![[경주 APEC] “노딜도 불사” 배수진, ‘연 200억弗’ 10년 할부 관철](http://www.ekn.kr/mnt/thum/202510/rcv.YNA.20251029.PYH2025102930370001300_T1.jpg)
한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3500억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 방안을 핵심으로 한 한미 관세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일본이 미국에 '투자 백지수표'를 제공하는 5500억달러 투자 MOU에 서명해 우리 협상 입지가 좁아진 가운데서도 교착 장기화를 각오한 배수진 끝에 연간 200억달러 투자 한도 설정 등 일본보다 개선된 조건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경주 국제미디어센터 브리핑에서 “미국과의 관세협상 세부내역에 합의했다"며 “양해각서(MOU)는 거의 문안이 마무리 돼 있고, 팩트시트도 양국간 세부합의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경주 정상회담 담판을 통해 관세 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최대 쟁점이던 현금 직접투자는 2000억달러로 정하되, 한국의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달러로 묶었다. 애초 미국은 7월 30일 큰 틀 합의 이후 투자 패키지의 대부분을 현금으로, 그것도 단기간 '선불'로 송금할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한국 측이 '외환 위기' 우려를 강하게 제기하자 미국이 분할 투자안에 동의했고, 이에 따라 극적 합의가 성사됐다. 또 다른 핵심 쟁점인 현금 투자 비율을 놓고도 한미 간 공방이 격화됐다. 우리 정부는 당초 3500억달러 중 직접(현금) 투자를 5% 이내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보증으로 충당한다는 구상이었으나, 일본이 '백지수표'식 5500억달러 MOU에 서명하면서 미국의 요구가 한층 거세졌다. 정부 내부에선 한국과 일본의 경제 규모 차이, 원화와 기축통화인 엔화의 위상 차이를 감안할 때 일본식 조건을 수용하면 한국 경제가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급부상했다. 이에 정부는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일본·유럽보다 불리하다는 내부 여론에도 '국익 극대화' 관점에서 합리적 패키지를 만들겠다며 사실상 배수진을 치고 협상에 임했다. “(미국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였다면 탄핵당했을 것"(타임 인터뷰)이라는 이 대통령의 공개 발언은 당시 정부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정부는 대외적으로 강경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실무 채널에선 설득 중심의 '강온 병행' 전략을 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라인을 축으로 한국이 조선 등 미국 제조업 부흥에 필수적 파트너임을 강조하고, 과도한 현금 요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격"이라며 조정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김 장관을 “터프한 협상가라고 들었다. 조금 더 능력이 부족한 분을 만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런 협상 기류를 방증한다. 한국은 일본보다 늦게 투자 협의를 매듭지었지만, 분할 투자와 함께 여러 조건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었다는 평가다. 일본이 5500억달러 전액을 현금 투자 중심으로 합의한 반면, 한국은 3500억달러 중 2000억달러만 현금으로 하고, 나머지 1500억달러는 미국 조선 산업 부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에 별도 할당했다. 마스가 협력 투자는 한국 주도로 진행되며, 한국 조선사의 대미 직접투자(FDI)는 물론 국내 공적금융·민간은행 보증을 포함하는 구조다. 신규 선박 도입 시 장기 금융을 통한 선박금융도 포함돼 외환시장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우리 기업의 선박 수주 가능성은 높였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한화그룹 필리조선소 사례 등 대미 조선 투자 확대 흐름을 감안하면, 정부 직접 부담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1500억달러를 경감한 효과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투자 MOU에는 '원리금 회수가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한다는 원칙과, 프로젝트 진행 정도에 따른 단계적 집행(선불 금지)이 담긴다. 또한 일본이 프로젝트별 SPV(특수목적법인)로 자본금을 대는 방식인 데 반해, 한국은 전체 프로젝트를 '엄브렐러(우산) 구조'로 묶어 운용함으로써 특정 프로젝트 손실을 다른 프로젝트에서 상쇄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확보했다. 관세 측면에서는 자동차 관세 25%→15% 인하와 함께, 반도체·의약품 등 품목에 대한 최혜국 대우가 향후 적용될 전망이다. 다만 투자 MOU 서명은 특별법 제정과 국회 동의 이후에야 가능하다. 김용범 실장은 “우리는 (한미 투자) MOU에 MOU 서명을 위해 법을 제정해야 하고, 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며 “이름은 몰라도 대미 투자기금이 신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국에서 매년 30조원에 가까운 돈이 빠져나간다는 측면에서 국내 외환시장과 산업에 충격이 없을 수 없다는 지적을 내놨다. 이번 타결안에는 그동안 언급되던 통화스와프는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정치 상황에 따라 추가 관세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걱정이 계속 따라다닐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 연구기관 관계자는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수요가 연간 30조원 새로 생기는 말인데, 외환시장에 충격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며 “영향이 없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국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시경제 관점에서 그나마 플러스를 기록했던 부문이 설비투자인데, 기업 돈이든 정부 지원이든 한국 설비를 늘릴 돈이 매년 미국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라며 “어떻게 우리 국내총생산(GDP) 구성항목 중 투자에 영향이 없을 수 있겠나"라고 우려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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