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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이 이끈 기업 국가대표도 ‘金빛’ 행진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활동한 국내 대기업들도 금메달급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를 직접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물론 물심양면으로 대회와 선수들을 후원한 다른 기업들도 한국 경제의 위상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재용 회장, 글로벌 네트워킹 강화 기회로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 기간 중 파리 현지를 방문한 이재용 회장은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킹에 집중했다. 이 회장은 현지에서 피터 베닝크 전 ASML CEO 등 반도체, IT, 자동차 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인들과 릴레이 미팅을 통해 중요 비즈니스 현안 및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초청으로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인 오찬에 참석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 등 글로벌 기업인 40여 명들과 글로벌 경제 전망, 미래 기술 트렌드, 조직문화 혁신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삼성전자는 지난 1988년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식 파트너 지위를 유지 중이다. 이 회장은 현지에서 주요 글로벌 인사들과의 연쇄 회동을 통해 비즈니스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삼성전자의 신제품을 홍보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림픽 참가 선수들에게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제공하고, 시상대에서의 '빅토리 셀피'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활동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개회식에서 선수단 보트에 '갤럭시 S24 울트라'를 설치해 센강을 따라 6km가량 퍼레이드를 펼치는 각국 선수들의 생생한 모습을 촬영했다. 이 모습은 올림픽방송서비스(OBS)를 통해 전 세계로 송출됐다. 또 올림픽 최초로 시상대 위에 오른 선수들이 직접 셀피(셀카)를 촬영할 수 있도록 한 '빅토리 셀피'는 영광의 순간을 간직하는 상징으로 연일 화제를 불러 모았다. 포디움에 오른 선수들은 앞서 삼성전자가 각국 선수 1만7000여 명에게 제공한 '갤럭시 Z플립6 올림픽 에디션'으로 메달을 딴 뒤 영광의 순간을 직접 촬영하고, 촬영된 사진은 '애슬리트 365'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 세계 팬들에게 공유됐다. ◇정의선 회장, 양궁 전종목 석권 이끈 '투명한 지원' 정의선 회장은 대한양궁협회장으로서 양궁 선수들을 직접 지원하고 격려하는 데 집중했다. 현대차그룹은 1985년부터 양궁을 지속적으로 후원해왔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양궁 선수단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현장에서 직접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정 회장은 개막식이 열리기 전에 현지에 도착해 양궁 선수단의 준비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또 양궁 경기를 직접 관전하며 선수들을 응원하고, 경기 후에는 선수들을 만나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의 응원과 후원에 힘입은 대한민국 양궁 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전 종목을 석권하는 역사적인 성과를 거뒀다. 대한양궁협회는 원칙을 지키는 투명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 회장은 선대 회장으로부터 이어받은 공정한 협회 운영을 통해 양궁의 발전을 이끌었다. 지연·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 없이 국가대표 선발이 이루어지는 시스템은 한국 양궁의 강력한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는 평가다. ◇SK·한화도 펜싱·사격 메달 획득에 '숨은 조력자' 역할 비록 총수가 직접 현지를 찾지는 않았지만, SK, 한화 등 다른 대기업들도 올림픽과 선수들, 그리고 각 기업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SK텔레콤은 2003년부터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를 맡아 지금까지 약 300억원을 지원하며 펜싱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도왔다. 파리 올림픽 기간 동안 선수들의 훈련 파트너를 현지에 파견하고, 현지 한식 배달을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했다. 그 결과 한국 펜싱은 이번 올림픽에서 남자 사브르 단체전 3연패(2012 런던, 2020 도쿄, 2024 파리)를 달성하는 등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오상욱 선수는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펜싱 선수로는 첫 올림픽 2관왕에 올랐다. 한화그룹도 오랜 기간 사격을 후원해왔다. 이번 올림픽에서 사격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를 따내며 성과를 이어갔다. 한화는 2001년 한화갤러리아 사격단을 창단하고, 2002년에는 대한사격연맹 회장사 역할을 맡았다. 또한, 2008년부터는 국내 주요 대회인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를 매년 개최하며 종목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였다. 한 재계 관계자는 “선수 못지 않게 이재용과 정의선 두 회장의 활동은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했다"며 “다른 대기업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올림픽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면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무대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디스플레이 OLED, 뉴욕 도심 누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광고가 뉴욕 도심을 누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지난 5일부터 한 달간 뉴욕의 명물 시티투어버스에 삼성 OLED의 우수성을 알리는 랩핑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광고는 타임스퀘어-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월스트리트 등 맨해튼 남쪽을 도는 다운타운 노선과 자연사 박물관-메트로폴리탄미술관-센트럴파크 등 북쪽의 랜드마크를 지나는 업타운 노선버스에서 만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뉴욕 버스 랩핑 광고는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내구성을 바다를 배경으로 위트 있게 표현했다"며 “버스에 탄 승객들을 물놀이하는 피서객처럼 표현한 일러스트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에서 적극적인 OLED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타 모니카 해변에서 삼성 OLED의 우수성을 알리는 팝업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산타 모니카 해변은 넓은 모래사장과 아름다운 바다로 유명한 미국 서부 지역 핫플레이스로,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지역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센트럴 프라자' 중앙 광장에 행사장을 마련, 삼성 OLED 탑재 여부를 감별해주는 'OLED Finder' 체험 존을 비롯해 삼성 폴더블 OLED의 뛰어난 내구성과 차별화된 화질 등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 및 이벤트를 진행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엔씨, 해외 리더십 싹 뜯어고쳤다…가족경영 탈피 가속도

엔씨소프트(엔씨)가 김택진 공동대표·김택헌 수석부사장·윤송이 엔씨문화재단 이사장 3인으로 대표되는 가족경영 체제 탈피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미래 먹거리 발굴과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해 게임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경영 쇄신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엔씨는 12일 해외법인 자회사 리더십을 대거 개편했다고 밝혔다. 해외 사업 확장 경험이 풍부한 진정희 전 펄어비스 아메리카 대표를 엔씨아메리카 대표로 영입한 점이 눈길을 끈다. 신임 진 대표 내정자는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북미법인 지사장을 역임했다. 북미 지역에서 약 15년 동안 현지 및 국내 기업들의 중역을 맡으며 서구권 게임 퍼블리싱 및 글로벌 사업을 다수 진두지휘해 왔다. 엔씨는 그의 서구권 지역 게임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경험,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 확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엔씨재팬과 엔씨타이완은 사업지원 업무를 총괄 중인 임원기 최고BD&마케팅책임자(CBMO·전무)가 맡는다. 이에 따라 김 대표의 동생이자 엔씨 아메리카·재팬·타이완 대표를 맡아왔던 김택헌 수석부사장은 직책을 내려놓는다. 기존에 윤 사장이 맡고 있던 엔씨웨스트홀딩스 대표는 박병무 공동대표가 겸직한다. 이에 따라 윤 사장해외 사업 업무에서 손을 떼고 엔씨문화재단 이사장직을 유지하며 사회공헌 업무에 집중할 방침이다. 김 수석부사장도 경영전략 수립 업무에 전념할 예정이다. 진 내정자는 “엔씨의 게임개발 역량과 그 가치가 글로벌로 더 크게 인정받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엔씨는 올 초 정기인사에서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최고사업책임자(CBO) 3명을 중심으로 한 주요 게임 개발·사업 재편과 기획조정·법무 등을 담당하는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 신설을 골자로 한다. 이 때 리니지 지식재산(IP)을 담당하는 이성구 부사장과 아이온2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백승욱 상무, 쓰론 앤 리버티(TL) 등 신규 IP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최문영 전무가 신임 CBO로 임명됐다. 반면 윤 사장은 최고전략책임자(CSO), 김 부사장은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직을 사임하며 경영 전면에서 물러났다. 이와 함께 지난 2월에는 기존 투자조직 인원을 대폭 교체하고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속 조직에 '전략투자실'을 신설하기도 했다. 해당 조직은 윤 사장이 지난 2021년부터 맡아오던 조직으로, 기존 인적 구성과 운영 방향에 변화를 줌으로써 가족 경영 이미지를 벗어나 체질을 개선시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에 앞서 전문 경영인 출신인 박 공동대표를 영입해 창사 20년 만에 김 대표 단독 체제에서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도 같은 취지로 풀이된다. 분야별 권한과 성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구조로 개편해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신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효성티앤씨, 스판덱스 경쟁력 높인다…생산력·친환경성↑

효성티앤씨가 주력 제품 스판덱스의 수익성 향상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0년간 유지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도 수성한다는 목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9826억원·영업이익 8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영업이익은 31.2% 증가했다. 섬유 부문은 매출 8218억원·영업이익 637억원을 달성했다. 스판덱스 및 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PTMG)의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다. PTMG는 스판덱스 등을 만드는 소재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7일 중국 닝샤법인에 1120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하는 등 설비 증설을 진행 중이다. 앞서 958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도 결의했다. 중국 내 중소업체들이 2015년 22곳에서 지난해 11곳으로 줄어들고, 닝샤에서 증설 중인 공장의 생산성이 높다는 점도 이같은 움직임에 힘을 싣고 있다. 현지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의 상당 부분이 다른 지역으로 공급된다는 점도 언급된다. 김도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까지 지속된 중국 외 지역 수요 개선세가 3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 의류 브랜드 재고가 낮은 레벨을 지속 중"이라고 설명했다. 효성티앤씨가 중국 증설을 마치고 내년말 베트남 공장 생산력 확대를 계획 중인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수요는 현지 물량으로 대응하고, 베트남에서 나오는 제품을 중국 외 지역에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한국·중국·인도·베트남·튀르키예·브라질에 생산거점을 보유한 것도 강점이다. 권역별 상황에 대해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고, 물류비 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총 1조원을 들여 베트남 남부에 바이오 부탄다이올(BDO) 공장도 짓는다. 세계 최초로 바이오 스판덱스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기 위함이다. 미국 제노와 손잡고 화석연료 기반의 일반 제품 대비 이산화탄소(CO2)를 9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기술도 접목한다. BDO는 PTMG의 원료 등에 쓰이는 화학소재로, 바이오 BDO는 사탕수수·옥수수를 비롯한 식물자원에서 나오는 당을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바리우붕따우성 공장에서 만든 바이오 BDO는 호치민 인근 동나이 공장에서 PTMG로 제조되고 동나이 스판덱스 공장을 거친다. 효성티앤씨는 2026년 상반기부터 연간 5만t 규모의 바이오 BDO를 생산·판매할 방침이다. 풀가동 시기가 앞당겨졌고,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시장 개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저귀용 스판덱스 생산거점도 국내(구미)와 중국(자싱·주하이)에서 튀르키예와 인도로 확장한다. 생산력도 현재 7만3000t 수준에서 2026년 8만4000t로 높인다는 전략이다. 인도·유럽·중동·아프리카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을 활용하고, 물류비·관세 등 원가 절감으로 성과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티앤씨의 재고 부담(30일 이하)이 중국 업체들 20일 가량 보다 적고,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판가도 높게 가져가고 있다"며 “하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반기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화재 차량엔 ‘파라시스 배터리’” 국토부 발표에도 벤츠 ‘묵묵부답’ 이유는?

최근 국토교통부가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사고를 일으킨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EQE에 중국산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고 밝혔다. 반면 정부의 발표에도 당사자인 벤츠코리아는 “제조사를 밝힐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해당 모델은 출시 당시 글로벌 1위 배터리 기업 CATL의 제품이 들어간 것으로 홍보됐다. 이에 일각에선 벤츠코리아가 저렴한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사실을 최대한 숨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EQE에는 중국 기업인 '파라시스'의 니켈·코발트·망간(NCM)배터리가 탑재됐다. 사고 차량에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당초 벤츠 EQE는 세계 1위 배터리 업체 'CATL'의 배터리를 품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국내 출시 때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벤츠 전기차 개발 총괄은 “EQE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CATL이 공급한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소비자들은 중국산 제품이 탑재된 것에 불만을 품었지만 그나마 성능이 입증된 CATL이기 때문에 안심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실상은 아니었다. 이번 사고차량에 탑재된 배터리는 CATL도 아닌 '파라시스'의 제품이었던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 증폭됐다. 한 네티즌은 “1억원이 넘는 차량에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전기차 배터리가 탑재된 것이 말이 되느냐"며 불만을 표했다. 하지만 고객들은 실망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시중에 유통된 EQE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알려달란 소비자들의 요청에 “회사 정책상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만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화재 사고차량에 탑재된 배터리가 파라시스가 맞냐는 질문에도 같은 대답을 고수했다. 이에 EQE 오너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EQE는 지난해 약 2000대가 팔렸고 올해 상반기에만 1300대 이상 팔릴 정도로 수요가 많은 전기차다. 그러나 오너들은 자신의 차량에 어떤 배터리가 탑재됐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선 '벤츠 전기차=파라시스'라는 낙인이 확산될까봐 공식적 발표를 금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자신이 EQE 오너임을 밝힌 한 네티즌은 “나도 언제 화재 피해자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아무리 회사 정책상 제조사를 밝힐 수 없더라도 이런 심각한 상황에선 공개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네티즌은 “이미 벤츠 서버에 어떤 차량에 무슨 배터리가 들어갔는지 다 저장돼 있을 것"이라며 “마우스 몇 번 클릭하면 알려줄 수 있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소비자 기만"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벤츠코리아는 “이번에 발생한 사고 관련해 아파트 및 피해 지역 주민 등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당국에 협조해 차량을 철저히 조사하고 근본 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라 더 이상 말씀 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부연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탄력 받는 밸류업]주주환원 직접 챙기는 재계 총수들···올들어 자사주 소각 2.6배

재계 총수들이 직접 계열사 주가를 챙기며 주주환원정책에 신경을 쏟고 있다. 올해 정부의 K-밸류업 프로그램의 도입되고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이에 발을 맞추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하기 위해 대기업그룹 계열사도 자본시장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주가를 관리해야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에 올해 상반기 산업권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규모가 4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산업권에 따르면 최근 재계 총수와 대기업그룹 핵심 임원들이 직접 계열사 주가를 챙기고 부양을 지시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전에도 물밑에서 주가에 신경을 쓰는 재계 총수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주주환원정책을 직접 지시·언급하면서 주가 부양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모습을 외부로 노출하고 있다. 우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가장 주가 부양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인다. 최 회장은 최근 몇 년 동안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주요 임원들에게 주주 및 시장 관계자들과 회사의 재무적 비전을 공유한 결과 주가를 부양하는 특유의 소통 방식을 '파이낸셜 스토리'라고 명명해 거듭 강조해왔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도 지난달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직접 시가총액 200조원 달성 등의 목표를 담은 미래 경영 비전을 발표했다. 포스코그룹은 장 회장의 발표 직후인 지난달 12일 이차전지소재사업 밸류데이를 열고 세부적인 '기업가치 제고전략 방향'을 소개하면서 약 2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계획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장 회장의 미래 경영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주주환원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현대차그룹의 기아도 올해 2월 한 때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의 시가총액을 뛰어넘기도 했다. 지난 1월 매입한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그 중 50%를 소각하는 주주환원정책을 실시한 덕에 주가가 크게 올라갔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그룹의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동시에 주주환원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 덕에 단행된 조치로 분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 2022년 10월 회장 취임 직후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만나 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방안을 최대한 빨리 찾아 실행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년사를 통해 주가에 신경을 쓰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그룹의 밸류-업을 위해 수익성 극대화 및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 회장은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서 “2년째 최고 실적을 달성하고 있음에도 그룹 시가총액이 정체된 것은 CJ그룹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주가 부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재계 총수의 영향을 받아 자사주 소각 등 여러 주주환원정책을 단행하는 대기업 그룹 계열사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비금융사가 소각하거나 소각할 예정인 자사주 규모는 총 4조126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1조551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 것에 비해 2.66배(2조5757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 기업 중에서 SK와 SK이노베이션, SK스퀘어, 삼성물산,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3대 그룹 상장 계열사가 다수 눈에 띈다. 자사주 소각은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를 높이고, 자본금을 줄여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제고하기에 대표적인 주주환원정책으로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SK와 포스코 등 최근 들어 주가에 신경을 쓰는 재계 총수가 늘어나고 있다"며 “배터리와 그 소재 등 미래 성장동력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 대규모 자본을 조달해야하는 상황이라 주주와 회사의 밸류업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탄력 받는 밸류업]삼성·SK·현대차, 자사주 소각 2조6000억원

올해 정부의 K-밸류업 프로그램 도입과 재무 리스크가 줄어든 덕에 국내 대기업 그룹에서도 주주환원정책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 금융사에 비해 규모가 작았던 자사주 소각에서도 올해는 삼성·SK·현대차 등 대기업그룹 계열사가 잇달아 단행하면서 금융사를 뛰어넘은 것이 눈에 띈다. 11일 산업권에 따르면 올해 대기업그룹 상장 계열사에서 자사주 소각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비금융사의 자사주 소각 결정 공시를 살펴보면 39개사로, 소각되거나 소각될 예정인 자사주 규모는 총 4조126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26개사가 총 1조551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 것에 비하면 2.66배(2조5757억원) 크게 늘어난 규모다. 특히 지난해까지 금융사가 자사주 소각 규모가 훨씬 많았지만 올해는 큰 차이로 역전한 것이 눈에 띈다. 지난해 상반기 상장 금융사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1조5547억원으로 산업권 상장사보다 소폭 규모가 컸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는 2조1325억원에 그쳐 4조원을 넘어서 산업권 상장사를 뒤쫓지 못했다. 산업권 상장사 중에서도 3대 그룹 계열사가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단행해 전체를 견인했다. SK그룹은 5개 상장 계열사가 총 1조1543억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해 3대 그룹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컸다. 그 중 SK이노베이션은 단독으로 7936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해 올해 상반기 단일 기업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삼성그룹에서는 삼성물산이 홀로 7677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해 SK그룹의 뒤를 이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이 총 6668억원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해 3위에 꼽혔다. 이들 3대 그룹이 소각한 자사주 규모는 합계 2조5888억원으로 전체 상장사(4조1267억원) 물량의 62.73%를 차지했다. 국내 대기업 그룹 계열사가 올해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 것은 우선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상장사들이 기업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 같은 정부 정책에 호응하기 위해 대기업그룹 계열사들이 대표적인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 것이다. 자사주 소각이란 회사가 보유한 보통주를 지워 없애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이 소각 될 경우 없어지는 주식 규모만큼 주당 가치가 증가해 대표적인 주주환원정책으로 꼽혀왔다. 아울러 대기업그룹 계열사 사이에서는 지난해보다 자금 조달이 수월해지고 재무 리스크가 줄어들면서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단행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사주 소각을 단행할 경우 재무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는데 이러한 위험이 줄었다는 의미다. 실제 회사가 소각을 위해서 자사주를 장내·외에서 매입해야하는데 이 때 현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가고 자본총계도 줄어들게 된다. 또 매입 이후 소각을 단행하면 자본금도 줄어들게 된다. 매입과 소각 둘 모두 재무지표를 다소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에 재무 리스크가 높은 상황에서는 자사주 소각을 단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진단이다. 실제 지난해까지 글로벌 경기 위축의 영향으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 재무 리스크가 높은 편이었다. 회사채 시장에서 신용등급 'AA' 3년물의 금리가 4%를, 'BBB+' 등급 3년물 금리도 8%를 줄곧 상회해왔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AA 등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4%를 하회했고 6월 말 3.59%까지 떨어졌다. BBB+ 등급도 올해 2월부터 8%선 아래로 떨어졌으며, 6월 말 7.32%까지 낮아졌다. 산업권 관계자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이 크지만 경기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면 이정도로 많이 늘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올해 다소 재무 리스크가 줄어들면서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에 신경 쓸 여력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통신 3사 ‘5G 가입자 둔화’에 울상… 영업익 내리막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주요 수익원인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해진 영향이다. 이에 통신업계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사업 등에 방점을 찍고 활로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올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285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275억원) 대비 3.2% 감소했다. 통신사별로는 희비가 갈렸다. SK텔레콤은 영업이익이 증가한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10% 이상 쪼그라들었다. 앞서 1분기 합산 영업이익(1조2259억원)도 지난해보다 1.2% 감소한 바 있다. 이로써 통신 3사는 2개 분기 연속 합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역성장했다. 통신업계가 예년과 같이 폭발적 성장을 이어가지 못하는 건 통신사들의 돈줄과도 같은 5G 가입자 증가 폭이 둔화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2021년 초만 해도 100만명을 웃돌았던 5G 신규 가입자 증가 수는 지난해 30만명대 초반까지 줄어든 데 이어 올 2분기엔 20만명대로 추락했다. 시장 포화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업계 전반적으로 5G 기반 통신 사업이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통신 3사는 AI 관련 사업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5G 서비스를 시작한지 6년차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 5G 가입자 증가세 완화는 불가피하다"며 “통신사들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AI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선적으로 3사의 시선은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쏠린다. 전 세계적으로 AI 서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주는 IDC 사업이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거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서울, 경기 등의 지역에 IDC 7개를 운용하고 있다. 오는 2027년 준공 목표로 파주에 AI용 초대형 데이터센터도 설계 중이다. SK텔레콤은 기존 IDC 사업을 AI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진화,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KT는 AI, 클라우드, IDC 등으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AICT 컴퍼니'를 천명한 상태다. 인공지능 콘택트센터(AICC) 사업 확장에도 박차를 가한다. AICC는 사람 대신 AI 콜봇이나 챗봇이 고객 질문에 응대하는 지능형 고객센터다. 고객센터 운영이 필수적인 공공, 금융, 제조업 영역에 AICC를 제공해 매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도 눈에 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시너지로 국내 공공분야 시장에서 성과를 달성하겠다는 포부 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양사가 제공하려는 서비스 특징은 소버린 AI와 클라우드다"며 “정부, 공공기관, 금융기관이 독립적이고 자주적으로 데이터를 소유, 운영 통제하도록 확신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소버린 AI는 국가와 기업이 자체 데이터 등을 활용해 AI 역량을 쌓는 전략을 뜻한다. SK텔레콤은 생성형 AI 검색 전문 기업인 퍼플렉시티에 투자하고 한국어에 최적화된 생성형 AI 검색엔진을 개발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AI 사업화를 위해 글로벌 석학과 협력에 나섰다. 앞서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지난달 29일 AI 세계 석학인 앤드류 응 스탠퍼드대 교수와 만나 글로벌 AI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황 사장은 “LG유플러스의 강점인 데이터를 활용해 AI 사업화를 빠르게 할 수 있도록 글로벌 AI 전문가들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국내 타이어 3사, 올해 상반기 수출액 2.5조…유럽향 48.2%

올해 상반기 국내 타이어 제조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한 타이어가 450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한타이어산업협회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등이 올해 상반기 국내외 시장에서 총 4452만3000개의 타이어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승용차와 트럭·버스 타이어 등의 내수·수출 판매량을 모두 합산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4312만개) 대비 3.3% 증가해 2019년 상반기(4910만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무게로 환산 시 55만2499t 규모다. 수출 증가와 더불어 국내 시장 내 교체용 타이어(RE) 판매량 확대가 이를 이끌었다. 수출량은 3383만개로 지난해 상반기 3226만개보다 4.9% 늘었다. 또 국내 시장에서 교체용 타이어 판매량은 849만여개로 4.8% 증가했다. 신차용 타이어(OE) 판매량은 신차 수요 감소 여파로 20.3% 줄어든 219만개였다. 수출 증가세는 유럽 시장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올해 튜브 포함 상반기 자동차용 타이어 수출액은 18억3300만달러(약 2조5225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9% 늘었다. 이 가운데 유럽 수출액은 8억8400만달러(약 1조2164억원)로 전체의 수출액의 48.2%를 점했다. 유럽 수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38.5%에서 근 10%p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북미·중남미·아시아 등 유럽 제외한 전 지역으로의 수출액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타이어 제조사들이 유럽 시장에 공을 들인 데에 따른 것이다. 유럽 시장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18인치 이상·전기차 타이어 판매량이 많다. 지난 2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유럽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한국타이어·넥센타이어가 각각 40% 수준이고, 금호타이어는 30%다. 3사는 현지 생산 시설 투자에 나섰다. 한국타이어는 약 8000억원을 투입해 2027년까지 헝가리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유럽 공장 구축을 검토 중이다. 넥센타이어는 최근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체코 공장 2단계 증설을 마치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네카오, 2분기 동반성장했다만… 대내외 악재 어쩌나

네이버와 카카오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양사 모두 하반기 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AI)을 내세운 가운데 라인야후 사태와 총수 공백이란 리스크 해소가 관건이다. 빅테크의 국내 시장 침투에 대항할 전략 마련도 숙제다. 11일 플랫폼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고, 카카오도 역대 2분기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6105억원, 영업이익 472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4%, 26.8%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카카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2조49억원, 영업이익은 18.5% 오른 1340억원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서치플랫폼과 커머스, 핀테크 부문, 카카오는 플랫폼 및 카카오톡을 통해 광고·커머스 사업을 펼치는 톡비즈 부문의 성장세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하반기 AI 사업을 강화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들이 실적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대내외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게 급선무로 꼽힌다. 네이버의 경우 라인야후 사태로 인한 지분 매각 논란이 언제든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에 대해 최수연 대표는 지난 9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최대 주주를 변경하거나 경영 컨트롤 축소에 대한 전략적 검토는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라인야후의 탈(脫) 네이버 의지가 여전한 데다 장기적으로는 소프트뱅크와의 지분 협상 가능성이 남은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제기된다. 양사는 라인야후 모회사인 A홀딩스의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의 경우 창업자인 김범수 전 경영쇄신위원장 구속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사법리스크가 절정에 달한 데다 주요 의사결정이 늦어지면서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사업 확대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카카오는 최근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신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김 전 위원장을 중심으로 구축돼 온 의사결정체계가 단기간에 바뀌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공통점은 해외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동안 네이버는 메신저 '라인(LINE)'을 중심축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해 왔다. 특히 일본·대만·태국 등 아시아 지역 사업의 경우 그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방향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대외적 이미지 하락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블룸버그·로이터·CNBC 등 주요 외신들도 김 전 위원장 구속을 보도하며 글로벌 확장 계획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양사의 2분기 실적발표는 해외 사업 확대보다 핵심 사업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라인야후 사태가 향후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해외 사업 확대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며 “카카오 역시 총수 구속으로 대외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투자 유치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빅테크의 국내 시장 지배력이 커지고 있지만 이를 막아낼 '무기'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국내 기업은 각종 규제로 발이 묶인 반면 빅테크는 이를 교묘하게 피하면서 검색, 음원, 이커머스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국내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추이를 분석한 결과 유튜브가 4580만8803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카카오톡(4500만4079명), 3위 네이버(4308만7420명)가 이었다. 같은 기간 네이버의 검색 엔진 시장 점유율은 55.9%로 1위를 수성했지만, 2위 구글(35.6%)과의 격차는 더 좁혀졌다. 네카오가 국내 시장 입지를 지키기 위해선 빅테크에 사회적 책임을 부과할 수 있는 법적 테두리 구축과 함께 빅테크에 대항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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