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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하만 ‘빅딜’ 독일 ZF ADAS 사업 2조6000억원에 인수

삼성전자가 2017년 하만을 인수한 지 8년만에 전장 부문 사업에 또 한 번 '빅딜'을 감행했다. 삼성전자는 23일 자회사 하만을 통해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고성장 중인 전장사업 강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이다. 투자 금액은 15억유로(약 2조6000억원)다. 인수 절차는 내년 중 마무리된다. ZF사는 1915년 독일에서 시작해 100년 이상 기술력을 축적한 종합 전장 업체다. ADAS, 변속기, 섀시, 전기차 구동부품 등 폭넓은 사업 영역을 보유하고 있다. 하만이 사들이는 ZF사의 ADAS 사업은 25년 이상 업력을 보유한 분야다. 글로벌 ADAS 스마트 카메라 업계에서는 1위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ZF는 이를 통해 다양한 시스템온칩(SoC) 업체들과 협업하고 주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에 ADAS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하만은 이번 '빅딜'을 통해 고성장하고 있는 ADAS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됐다. 차량용 전방카메라와 ADAS 컨트롤러 등 자동차 주행 보조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ADAS 관련 기술과 제품을 확보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IT 기술과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미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전장 업체들도 이에 따라 디지털콕핏(Digital Cockpit)과 ADAS가 통합되는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에 집중하고 있다. 하만은 이번 인수를 통해 주력 제품인 디지털 콕핏에 ADAS를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로 통합할 수 있게 됐다.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능을 OTA(Over the Air)로 간편하게 업데이트할 수 있다. 고객 경험과 기능 업그레이드를 보다 풍부하고 유연하게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체계적 소프트웨어 구조 설계로 유지보수가 간편하고, 제품과 관련 소프트웨어를 포함해 전체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도 있다. 하만 측은 ADAS와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시장 규모가 올해 62조6000억원에서 2030년 97조4000억원, 2035년 189조3000억원으로 급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최고경영자(CEO) 겸 오토모티브 사업부문 사장은 “이번 인수로 ADAS 사업을 하만의 제품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디지털 콕핏과 ADAS가 통합되는 기술 변곡점에 있는 전장시장에서 중앙집중형 통합 컨트롤러를 공급할 수 있는 전략적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소봇카 사장은 “하만의 전장 분야 전문성과 삼성의 IT 기술 리더십을 결합해 자동차 업체들의 SDV 및 차세대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전환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마티아스 미드라이히 ZF CEO는 “하만은 ADAS 사업의 잠재력을 키워줄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라며 “ZF의 ADAS 사업은 앞으로 하만과 함께 성장과 혁신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공조(독일 플랙트그룹), 전장(독일 ZF사 ADAS 사업), 오디오(미국 마시모사 오디오 사업), 디지털헬스(미국 젤스) 분야 사업을 인수하는 등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8년 전 삼성전자 품에 안긴 하만은 2017년 매출 7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14조3000억원으로 몸집이 2배 이상 커졌다. 영업이익률도 1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만과 삼성전자의 다양한 IT·인공지능(AI) 기술과 전장·오디오 기술 간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전장 및 오디오 1등 업체로 위상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2025 재계 말말말] 최태원, SK 미래 좌표로 ‘AI·지속가능 경쟁력·사회적 가치’ 던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올해 행보를 꿰뚫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연초까지만 해도 그룹 리밸런싱(사업재편) 작업 등에 집중하며 조용히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지만, 글로벌 빅테크들의 행보가 빨라지기 시작하자 “AI를 가지고 놀 줄 알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며 임직원들에게 변화를 촉구했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이행(知難而行)'이라는 사자성어를 사용했다. '어려움을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의지를 직원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최 회장은 “새로운 시도와 혁신은 언제나 어렵다"며 “지난해 지정학적 변수가 커지고 AI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시장이 격변하는 경영환경을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SK그룹의 미래 도약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본원적 경쟁력'을 꼽았다. 최 회장은 “본원적 경쟁력은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으면서 본질적으로 보유한 근본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의미한다"며 “이를 위해 운영개선(Operation Improvement)의 빠른 추진을 통한 경영 내실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SK그룹이 조직 슬림화와 운영 효율화 등을 추진하던 상황과 맞닿아 있다. 성공적인 리밸런싱으로 내실을 다져 AI 등 미래 신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최 회장의 'AI 집중 전략'을 올해 들어 수차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하며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는 올해 1월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황 CEO를 만나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 개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지난 10월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황 CEO가 최 회장을 찾아와 별도로 회동했다. 최 회장은 CES 2025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은 SK하이닉스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보다 조금 뒤처져 있어서 상대편(엔비디아)의 요구가 더 빨리 개발해달라는 것이었다"며 “최근에는 (SK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를 조금 넘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부침도 있었다. 최 회장은 올해 초 문제가 된 SK텔레콤(SKT) 사이버 침해 사고 관련 지난 5월7일 '데일리브리핑'에 직접 참석해 대국민사과를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SK 전 그룹사를 대상으로 보안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보안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며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보보호혁신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이고 중립적 시각에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6월 열린 SK그룹 경영전략회의 키워드 역시 '반성'이었다. 최 회장과 그룹 경영진들은 “경영의 본질로 돌아가 신뢰를 회복해야"는 메시지를 공유했다. 최 회장은 8월 '이천포럼'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구성원들에게 'AI 삼매경'에 빠져들기를 촉구했다. 그는 “구성원 개개인이 AI를 친숙하게 가지고 놀 수 있어야 혁신과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현재 우리가 하는 업무의 대부분이 AI 에이전트로 대체될 것"이라며 “사람은 창조적이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최 회장의 자신감은 지난달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꽃폈다. 그는 “SK하이닉스는 초고용량 메모리 칩을 개발하거나 낸드 콘셉트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았다"며 “기술력은 업계에서 충분히 증명됐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젠슨 황 CEO조차도 우리에게 더 이상 개발 속도 얘기는 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충분히 준비돼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지속가능 성장 위해 사회적가치 포함하는 '새로운 자본주의'가 필요하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5'에서 “현재 자본주의 아래 우리는 환경 문제, 사회 양극화 등 다양한 사회 문제들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해결해 얻는 사회적가치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새로운 자본주의의 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자본주의는 재무적 측면만 집중하고 사회적가치에 대해서는 보상이나 인센티브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가치란 단순히 경제적 이윤을 창출하는 것을 넘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증진하는 것을 뜻한다. 최 회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회적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회적가치의 측정과 관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구성원들에 대한 날 선 비판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성과급 문제 관련 SK하이닉스에서 내홍이 발생하자 “(구성원들이) 성과급 1700%에도 만족하지 못한다고 들었다"며 “3000%, 5000%까지 늘어난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가 반도체 1등 기업으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불안이 존재한다"며 “보상에만 집착하면 미래를 제대로 볼 수 없다. 이는 근시안적인 접근"이라고도 일침했다. 최 회장은 올해 SK그룹 인사에서 '안정 속 혁신'을 택하며 내년 경영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시선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미국 테라파워 등 차세대 사업으로 향해 있다. 앞으로도 AI 등 신사업 관련 다양한 발언을 이어가며 임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韓 제조업 임금, 일본·대만보다 25% 이상 높다···생산성 제고 시급”

우리나라 제조업 평균 임금이 일본·대만보다 25% 이상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간한 '한·일·대만 임금 현황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물가를 고려한 구매력평가환율로 환산한 우리나라 임금은 일본·대만을 20% 가량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제조업만 놓고 보면 대만보다 25.9%, 일본보다 27.8% 높았다. 우리 상용근로자 연 임금총액(초과 제외)은 6만5267달러로 일본(5만2782달러)보다 23.7% 많은 수준이다. 2011년만 해도 한국(3만9702달러)과 일본(3만9329달러) 임금이 유사했으나 이후 인상률이 달랐기 때문이다. 규모별로 보면 우리나라 대기업 임금은 9만6258달러로 일본(6만574달러)을 58.9% 상히ㅗ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5만5138달러로 일본(4만5218달러)보다 21.9% 높았다. 업종별로는 금융·보험업(일본 대비 161.8%), 전문·과학·기술업(130.1%), 제조업(127.8%) 등에서 격차가 컸다. 제조업만 놓고 보면 한국 상용근로자 연 임금총액은 6만7491달러로 일본(5만2802달러)보다 27.8% 많았다. 양국은 모두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제일 높다는 특징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자동차, 전자제품, 철강 등에서 경쟁관계에 있다. 대만과 비교해보면 우리 임금근로자 연 임금총액(초과 포함)은 6만2305달러로 대만(5만3605달러)보다 16.2% 높았다. 2011년에는 우리 임금(3만6471달러)이 대만(3만4709달러)보다 5.1% 높았으나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업종별로 보면 비교가능한 17개 중 14개 분야에서 우리 임금이 대만보다 높았다. 특히 교육서비스업(대만 대비 183.5%), 수도·하수·폐기업(160.3%), 전문·과학·기술업(143.3%) 등에서 격차가 두드러졌다. 부동산업(96.4%), 숙박·음식점업(96.2%), 보건·사회복지업(81.2%)에서는 대만이 한국을 앞섰다. 제조업은 우리나라 임금근로자 연 임금총액이 7만2623달러로 대만(5만7664달러)보다 25.9% 많았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우리나라와 주요경쟁국인 일본·대만과 임금수준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며 “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고임금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만큼 생산성 제고와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짚었다. 이어 “이미 우리 기업의 인건비 압박이 상당한 상황에서 법적 정년 연장 같이 이중구조를 심화시키고 청년 고용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정책들은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韓 첨단산업 규제 수준 경쟁국보다 높아···패러다임 바꿔야”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첨단산업·신산업 분야 기업규제 수준이 미국, 일본, 중국 등 경쟁국보다 높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규제 장벽을 보다 적극적으로 걷어내고 규제 패러다임 자체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대학 교수 등 2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규제혁신 정책과 주요 규제 이슈에 대한 전문가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7%(이하 복수 응답)는 첨단산업·신산업 분야 우리나라 기업규제 수준이 '경쟁국보다 높다'고 답했다. '경쟁국과 유사하다'는 답은 19.2%, '경쟁국보다 낮다'는 답변은 4.1%가 나왔다. 우리나라 첨단산업·신산업 육성 및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규제혁신 제도로 응답자의 61.6%가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원칙허용, 예외금지)이라고 대답했다. 전체의 46.6%는 최근 국회의 입법활동이 '규제혁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 외 응답은 '규제혁신에 도움이 된다'(38.4%), '잘 모르겠다'(15.0%) 순이다. 전문가의 58.5%가 현 정부의 규제혁신 정책 추진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했다. '부정적'이라는 답은 27.9%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 이유로는 '불합리하고 불필요한 규제 합리화라는 목표 설정'(57.0%), '규제혁신에 대한 대통령의 강한 의지'(53.1%), '수요자 중심, 성과 지향, 속도감 있는 규제혁신 지향'(39.8%) 등을 들었다. 최근 민주노총 택배노조가 요구한 새벽배송 금지에 대해 응답자의 78.5%가 '새벽배송 금지 반대'라고 답햇다. 찬성 의견은 18.3%가 나왔다. 새벽배송 금지에 반대하는 이유는 '직장인, 맞벌이 가구 등 소비자 편익 저해'라는 답이 58.7%, '배송업무 편리성 등 택배기사들이 새벽배송을 원함'이라는 응답이 41.9% 나왔다. '새벽배송 관련 일자리 축소'라는 의견(37.2%)도 있었다. 김재현 경총 규제개혁팀장은 “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 반도체 등 첨단산업 패권 경쟁에서 각국은 막대한 보조금, 세제지원, 수출통제 등 다양한 수단으로 자국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거미줄 규제 장벽을 걷어내고, 끊임없는 혁신이 가능하도록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 패러다임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내년 1분기 ‘수출 훈풍’ 기대···반도체 끌고 선박 밀고”

내년 1분기 국내 수출기업의 체감경기가 뚜렷한 개선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와 선박 등 주력 산업의 수출 호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성 확대는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23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1분기 EBSI는 115.8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110을 상회하는 것이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국내 수출기업들의 전망을 조사·분석한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전 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 큰 값을, 악화될 것으로 보이면 작은 값을 가진다. 품목별로는 15대 품목 중 반도체·선박 등 7개 품목의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반도체(187.6)는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와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세가 맞물려 가장 밝은 전망을 보였다. 선박(147.2) 역시 고선가 수주 물량 인도가 본격화되고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증산에 따른 운반선 발주 확대 기대감이 반영되며 수출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전기·전자제품(70.4)과 섬유·의복제품(84.7)은 글로벌 소비 회복 지연, 원재료 가격 상승, 가격 경쟁 심화 등 대외 여건 악화의 영향으로 수출 부진이 예측됐다. 항목별로는 10개 조사 항목 중 △수출단가(125.2), △설비가동률(122.5), △수출상담·계약(121.6) 등 9개 항목에서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상품 제조원가(98.6)는 전 분기(86.8) 대비 소폭 상승(+11.8p) 했음에도 여전히 기준선(100)을 밑돌고 있어 기업의 원가 압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 기업들은 내년 1분기 수출 애로요인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17.5%)과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15.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라고 응답한 비중이 전 분기 대비 5.5%p 상승하며 13개 애로 요인 중 가장 가파른 증가 폭을 기록했다. 옥웅기 무협 수석연구원은 “내년 1분기 반도체와 선박이 수출 성장을 주도하겠지만 품목별로 온도차가 있어 수출 경기 전반을 낙관하기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며 “고환율로 인한 원가 부담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환율 변동성 완화 대책과 더불어 무역금융 금리인하 등 기업의 비용 절감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행복얼라이언스, 시민 참여형 기부 캠페인 ‘행복소원상자’ 진행

SK그룹의 사회공헌 네트워크 행복얼라이언스는 참여형 기부 캠페인 '행복소원상자'를 내년 1월16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행복얼라이언스는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결식우려아동을 발굴·지원하고 있다. 식사 지원을 넘어 교육과 일상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결식우려아동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일상 속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기획됐다. 시민들이 캠페인에 참여하는 횟수만큼 영양간식, 생활용품, 건강식품, 기초화장품, 장난감, 아티스트 굿즈 등으로 구성된 행복상자가 아이들에게 매칭 기부되는 형식으로 펼쳐진다. 최대 1만2000개의 행복상자를 조성해 결식우려아동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참여자는 검색을 통해 '나만의 소원 타로' 게임에 참여하거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에 소원을 댓글로 남기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조민영 행복얼라이언스 본부장은 “시민들이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놀이형 콘텐츠를 통해 기부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높이고자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며““앞으로도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쉽고 재미있게 기부에 동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캠페인들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2025 재계 말말말] 이재용 “저력 잃었다” 질타에 삼성전자 심기일전 ‘체질 개선’

삼성전자는 올해를 '통렬한 반성'으로 시작해 '초격차 재확인'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메시지 역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는 통렬한 비판에서 “열심히 일하고 왔다"는 경영 성과의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별도의 신년사 없이 올해 업무를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전문경영인들이 임직원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하고 이 회장은 조용히 '현장 경영'을 펼치는 문화를 수년째 조성하고 있다. 이 회장은 연초부터 강렬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지난 3월 열린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고 질타하면서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할 때"라고 채찍성 영상 메세지를 던졌다. 이보다 앞서 열린 사장단 세미나에서도 같은 영상을 공유했다. 이 회장은 “(삼성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전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이 훼손됐다. 과감한 혁신이나 새로운 도전은 찾아볼 수 없고 판을 바꾸려는 노력보다는 현상 유지에 급급하다"고 임직원들을 질타했다. 이어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당시 경쟁사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주권을 내주며 '반도체 왕좌'에서 내려올 수 있다는 걱정에 휘말렸다. 신성장동력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는 좀처럼 성과가 나지 않고 TV·가전·스마트폰 등 분야에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직면했었다. 이재용 회장의 절박함은 3월 시진핑 중국국가주석과 만난 뒤 돌아오는 공항에서 보인 행동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중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자리에 공항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시 주석과 회동 소감', '반도체 위기론' 등 다수의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런 메시지를 내지 않고 귀가했던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이 회장이 10년가량 이어온 '사법리스크' 족쇄를 풀고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력도 다시 향상되기 시작하면서다. 이 회장은 '사법리스크'를 벗는 과정에서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관련 2월 2심과 7월 대법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자 “열심히 하겠다"는 짧은 한마디를 남겼다. 이어 11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관세협상 후속대책을 두고 의견을 나누면서 “국내 산업투자와 관련한 우려가 일부 있겠지만 그런 일이 없게 하겠다"며 “삼성은 투자 확대 및 청년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과 상생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적극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현장 경영'에도 이 회장은 속도를 냈다. 글로벌시장 동향을 살피는 동시에 글로벌 빅테크 등 우군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다. 지난 3월 중국 출장길에서 샤오미·BYD 등 본사를 방문한데 이어 4월 일본에서 토요타 경영진들과 회동했다. 7월과 12월에는 미국 출장길에 올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과 차례로 회동하고 사업 협력 의견을 나눴다. 특히, 최근 보름 간 일정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취재진을 향해 “열심히 일하고 왔다"는 말을 남겼다. 상반기 '위기설'이 돌 때와 중국 출장 귀국길에서 보인 행보와는 확연히 다른 성격이었다. “열심히 일하고 왔다"라는 짧은 문장 뒤에는 테슬라, AMD,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과 연쇄 회동하며 AI 반도체와 파운드리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의미와 함께 협력 성사의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됐다. 이재용 회장의 '인맥 리더십'은 실제 성과로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11월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을 만난 뒤 삼성전자는 다양한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암바니 회장은 '아시아 최대 부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앞서 7월 테슬라와 파운드리 단일계약으로는 역대 최대인 165억달러(약 22조8000억원) 딜을 성사시키는 '잭팟'을 터트리기도 했다. 또한,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한국에서 만찬을 함께 한 뒤로는 전장 부품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 관련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8월엔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과 회동한 이후 인공지능(AI) 분야 청사진을 함께 그리고 있기도 하다. 이 회장은 올해 이례적으로 일반인들과 접점을 만들며 소탈한 모습을 공개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지난 10월 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함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차 방한한 젠슨 황 CEO와 이른바 '치맥회동'을 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이 회장은 당시 시민들에게 “치킨 좀 드실래요?"라고 말하고 소탈하게 '소맥'을 즐기는 모습 등을 보여줬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과 젠슨 황 CEO가 회동하는 자리에도 동석해 “삼성과 엔비디아는 25년 넘게 같이 일을 한 친구 관계"라며 “생전 처음으로 젠슨이 시켜서 골든벨을 울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앞으로 각 사업장 '현장 경영'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됐고 '트라이폴드 폰' 등 스마트폰 신제품 흥행에 성공한 만큼 연구개발(R&D) 및 인수합병(M&A) 등에 더욱 신경을 쓸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장은 연말연시를 맞은 22일 오전 경기도 기흥캠퍼스 위치한 DS부문 차세대 R&D 단지 'NRD-K'를 비롯해 메모리 사업장을 두루 살펴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내년 초에는 삼성그룹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새해 첫 만찬을 갖고 사업 전략을 논의한다. 특히, 이 자리에서 어떤 신년 메시지를 내놓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어 새해벽두인 1월 6일(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 2026'에 참석 여부도 재계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과감한 혁신·투자로 본원 기술 경쟁력 회복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과감한 혁신과 투자로 본원적 기술 경쟁력을 회복하자"는 메시지를 남겼다. 2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기흥·화성 반도체 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점검한 뒤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NRD-K'를 방문해 차세대 연구개발(R&D) 시설 현황을 둘러봤다. 메모리·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스템반도체 등 차세대 제품·기술 경쟁력도 살폈다. NRD-K는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해 건설한 최첨단 복합 R&D 단지다. 공정 미세화에 따르는 기술적 한계 극복과 첨단 반도체 설계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오후에 화성캠퍼스로 이동했다. 디지털 트윈 및 로봇 등을 적용한 제조 자동화 시스템 구축 현황과 AI 기술 활용 현황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화성캠퍼스에서 전영현 DS부문장,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반도체 사업 주요 경영진과 글로벌 첨단 반도체 산업의 트렌드와 미래 전략을 논의했다. 이어 최첨단 반도체 제품 사업화에 기여한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韓 기업 52% “내년 경영 여건 어려울 것···고환율·내수침체 걱정”

국내 주요 기업 10곳 중 5곳 이상은 내년 경영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내수 부진'과 '환율 리스크'를 지목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6년 기업 경영 환경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150여개 응답 기업 중 과반(52.0%)은 내년 경영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양호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44.7%)을 상회한 것이다. '매우 어려움'을 전망한 기업도 전체의 18.0%로 나타났다. '매우 양호'를 전망한 기업은 3.4%에 불과했다. 내년 경영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 기업들은 그 원인으로 '업황 부진'(31.6%), '경기 침체 지속'(26.5%), '글로벌 불확실성 지속'(21.4%) 등을 꼽았다. 기업들은 내년도 대내 경영 리스크 요인으로 '내수 부진 및 회복 지연'(32.2%)을 가장 많이 들었다. 이밖에 '인플레이션 심화'(21.6%), '금리 인하 지연'(13.1%), '정책 및 규제 불확실성'(12.5%) 등이 뒤를 이었다. 글로벌 리스크 요인으로는 '환율 등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26.7%), '보호무역 및 수출 장벽 확대'(24.9%), '세계경제 둔화 및 회복 지연'(19.8%), '에너지·원자재 등 수입 물가 불안' 같은 답이 나왔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불안정한 대외 여건과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기업들은 내년 경영에 부담을 느끼는 중"이라며 “경제 성장을 이끄는 주체인 기업들의 활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가 과감한 규제 혁신과 함께 첨단·신산업 투자 지원, 내수·수출 활성화 정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재계 2026 신년사] 구광모 LG그룹 회장 “지금 성공방식 뛰어넘는 새로운 혁신 필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026년 새해를 앞두고 22일 임직원들에게 “지금까지 성공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하자"는 신년 메시지를 전달했다. LG그룹은 구성원들이 한 해를 차분히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할 수 있도록 회장 신년사를 2022년부터 연초가 아닌 직전 연말에 발표하고 있다. 구 회장은 이날 2026년 신년사 영상을 LG그룹 국내외 구성원에게 보내면서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변곡점에서는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 회장은 “우리는 LG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꿈꾸고 이를 현실로 만들며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우리의 노력 못지않게 세상의 변화도 더 빨라지고 있다"면서 기술의 패러다임과 경쟁의 룰이 바뀌고 고객의 기대가 더욱 높아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신년사에서 혁신,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 구 회장은 “먼저 고객의 마음에 닿을 하나의 핵심가치를 선택해야 한다. 하나의 핵심가치를 명확히 할 때 비로소 혁신의 방향성을 세우고 힘을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변곡점에 서 있으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이자 기회"이며, “10년 후 고객을 미소짓게 할 가치를 선택하고 여기에 우리의 오늘을 온전히 집중하는 혁신이야말로 LG가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구 회장은 취임 2년째인 2019년 신년사에서 '고객'을 LG가 나아갈 핵심 방향임을 강조했고, 이후 해마다 신년사를 통해 고객가치 경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진화·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2023년 '내가 만드는 고객가치'를 화두로 제시하고 모든 구성원이 'LG의 주인공'이 돼 고객 감동을 키워가자고 했다. 이어 지난해 최고의 고객경험 혁신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을, 올해는 LG의 창업초기부터 이어 온 '도전과 변화의 DNA'로 미래 고객에게 꼭 필요하고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경영 의지를 각각 제시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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