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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트럼프 관세로 스태그플레이션 온다…美 침체 확률 40%”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의 애널리스트들은 25일(현지시간) 반기 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연초 2.0%에서 1.3%로 하향 조정했다. 또 미국 경제가 올 하반기 침체에 빠질 확률을 40%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높은 관세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충격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이라며 “침체 리스크가 여전히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JP모건은 이어 미국 경제가 둔화하는 반면 신흥국 포함 해외 국가들이 성장책을 펼침에 따라 달러 가치 전망에 대해서도 약세론을 피력했다. 또 불어나는 미국 부채를 감안해 해외 투자자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상업은행들의 미 국채 비중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미 국채의 기간 프리미엄(만기가 긴 채권에 추가로 요구되는 금리 수준)이 시간에 걸쳐 40~50bp(1bp=0.01%포인트)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은 올 연말 미국 2년물과 10년물 국채수익률이 각각 3.5%, 4.3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국채금리는 이날 각각 3.779%, 4.293%을 기록했다. 아울러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 JP모건은 12월부터 내년 봄까지 100bp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시장에서는 올해 금리가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의 여파로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침체가 발생하거나 경기가 급격히 둔화할 경우 연준이 더욱 공격적인 완화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미국 주식에 대해선 긍정적인 견해를 유지했다. 보고서는 “중대한 정책 혹은 지정학 서프라이즈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강력한 펀더멘털로 신고점을 향한 저항이 최소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차기 연준 의장 조기 발표 가능성”…파월 레임덕 현실화하나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을 이어온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후임자가 조기에 발표될 가능성이 거론됐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 후임자 면접을 시작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 나는 내가 고를 3∼4명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다행스럽게도 그(파월)는 매우 곧 물러날 거"이라며 “왜냐하면 나는 그가 끔찍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후임자가 누구인지, 언제 발표되는지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에도 “(차기 연준 의장에 대한 결정이) 곧 나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이 없음에도 금리를 동결하는 파월 의장을 향해 '미스터 투 레이트'(의사결정이 매번 늦는다는 뜻), '멍청한 사람' 등 노골적인 표현을 써가며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후임을 9~10월까지 발표할 계획을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파월 의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으로 후임 발표 시기를 올 여름으로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약 11개월 뒤인 2026년 5월에 임기가 끝난다. WSJ 보도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올 여름이나 가을에 후임 연준 의장을 발표할 경우 이는 상당히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후임자 발표 이후 준비기간이 3~4개월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빠르게 후임자를 발표해 미국 기준금리 전망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바꾸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럴 경우 금리 동결을 이어가겠다는 파월 의장의 통화정책 기조에 힘이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은 후임 연준 의장 조기 발표 가능성에 대해 연준이 성장 위주의 통화정책을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고용·투자 성장을 강화하기 위해 토대를 쌓고 있다"면서 “통화정책이 이러한 어젠다를 보완하고 미국의 경제 재부흥을 지지할 적기"라고 말했다. 치가 연준 의장으로 오를 가장 유력한 후보들은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 총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등이라고 소식통들은 WSJ에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의장을 조기에 교체하는 것에 대해 올해 초 워시 전 이사를 만났고 지난해 가을에도 재무장관 자리를 두고 그를 면접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8년 전에도 워시 전 이사를 연준 의장으로 고려했지만, 당시 40대로 너무 젊다는 점을 고려해 17살 많은 파월 의장을 지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워시 전 이사는 매파적 성향인 데다 자신의 신념에 확고하기 때문에 차기 연준 의장직에 부적합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 워시 전 이사는 이달 보스턴에서 열린 비공개 행사에서 “내 치명적인 약점은 내가 믿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약한 사람을 원한다면 나는 그 일을 맡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융 정상화를 주도하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를 향해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유능한 중앙은행 총재"라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이어 “제로 금리로 모든 것들이 무료면 매우 나쁜 경제적 결과를 초래한다"며 저금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피력했다. 또 다른 유력 후보로 꼽히는 해싯 위원장은 주변에 연준 의장직에 관심이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의 지지를 받는 베선트 장관은 공개적으로 재무장관 임기를 채우겠다고 밝혀왔지만, 그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베선트 장관이 언젠가 연준 의장이 되기를 원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이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11일 미 하원 세입세출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대통령이 원하는 일을 기꺼이 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을 쌓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충성도가 낮은 사람을 선택한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기 당시 세계은행 총재로 임명한 맬패스 전 총재의 경우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임명하는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맬패스 전 총재는 1기 당시 '트럼프 충성파'로 분류됐으며 최근에도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지난 13일 WSJ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가 느리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비공개로 진행된 식사에서 파월 의장 교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맬패스 전 총재가 외모적으로 TV 출연에 적합한지에 대한 개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고 WSJ는 전했다. 아울러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월러 이사에 대해서도 의견을 묻고 있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이 없기 때문에 차기 의장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매우 낮은 후보로 거론됐지만 연준 인사 중 처음으로 7월 금리인하 주장을 제기해 백악관으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WSJ는 전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의 반기 통화정책 보고 청문회에 출석해 “관세가 물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는 것은, 솔직히 매우 어렵다"고 말하면서 금리 동결 기조를 재차 강조했다. 이어 “연준에 남은 시간 동안 하고 싶은 일은 경제를 탄탄하게 만들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것"이라며 “그런 상태에서 (의장직을) 후임자에게 넘기고 싶다"고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이란 때리고 금리 내리는 미국, 우리는 준비됐나

트럼프는 이란의 항복을 주장하면서 2주간의 유예 기간을 주겠다고 말한 이틀만에 이란 핵 저장시설 3곳을 B-2 폭격기를 동원해 'bunker buster' 폭탄을 투하했고 이란은 이스라엘과 휴전을 선언한 상태다. 이란 국민들의 속내도 이제 평화다.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의 영향이 줄어들 거고 이란의 정치 지형은 바뀔 것이다. 이번 미국의 이란 핵 시설 폭격에서 보듯이 트럼프가 주장하는 상호관세 협상의 모범 답안을 세계각국에 제시했다. 이란처럼 핵 협상 테이블에 순순히 나오면 트럼프는 이를 응징하고 중국처럼 맞불 관세에 더불어 희토류를 가지고 미국에 맞짱을 뜨면 트럼프가 물러날 수 있다는(TACO) 힌트를 각국은 얻게 되었다. 방위비 증가에 반발한 일본도 이와 같은 전략을 지금 쓰는 게 확실하다. 우리도 상호관세와 방위비 증가에 대비해 우리만의 무기인 조선과 HBM을 가지고 강하게 트럼프 정부에 맞서야 우리 국익을 지키게 될 것이다. 한 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얘기까지 나오면서 상승했던 유가는 이란-이스라엘 휴전 소식으로 다시 60달러대로 급격히 하락했다. 승기를 잡은 트럼프는 유가를 내리라면서 에너지부에 당장 시추를 지시했다. 유가가 트럼프의 바람대로 급격히 하락한다면 관세의 최대 걸림돌인 인플레가 수그러들 것이고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는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 장기채 금리는 하락할 것이고 달러도 약세로 갈 것이다. 거기에 더해 스테이블 코인과 SLR(법정 유동성 비율) 규제를 완화하면서 미 국채의 수요를 증가시킬 계획을 시행할 수 있게 되었다. 스테이블 코인이 활성화되면 미국 단기 채권을 담보로 해야 하니 단기 국채 수요가 늘어날 것이고 이는 단기 금리를 내리며 달러 약세를 자극하고 긍극적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미국 달러의 사용을 증가시켜 달러 패권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이같은 맥락으로 SLR의 규제 완화는 미국 시중은행들의 미국 국채 수요를 증가시키게 되고 특히 10년 이상의 장기채 수요도 늘어나 미국 채권의 프레미엄, 즉 장기금리를 떨어뜨리는 효과를 낳게 될 것이다. 이번 6월 FOMC에서 연준 위원들 간에 분열의 조짐이 나타났다. 올해 3 번의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사람의 늘어났고 그 주장에 앞장선 사람이 바로 월러 이사다. 매파의 선봉이었고 차기 연준의장 후보로 강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다. 파월은 저항하고 있지만 트럼프와 의회의 정치적 공세를 이겨 내기 쉽지 않을 거다. 월가에서는 벌써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래서 유럽중앙은행은 지난 6월 초 금리 인하가 거의 끝나간다고 시사했던 라가르드 총재의 말을 뒤집고 ECB 부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를 일본은행 총재도 금리인하 시사 발언을 하고 있다. 무역 분쟁, 관세 분쟁 등으로 인한 성장 둔화 우려를 해소를 위해 그동안 각국은 금리를 내린 건데 미국이 채권 수요를 통해 금리를 내린다면 우리도 추가 금리 인하를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서울을 중심으로 치솟는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크지만 이재명 정부의 금융시장 부양 기대로 오르는 코스피 시장에는 금상첨화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로 원화 가치 상승 또한 예견된다. 연내 한차례의 추가 금리 인하와 원화 강세 가능성은 열어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화 절상의 속도 및 크기는 다른 국가들과 보조를 맞춰야 할 같다. 최용

‘석유공룡’ 쉘, 경쟁사 BP 인수설 부인…거대 빅오일 탄생 무산?

글로벌 석유공룡 쉘이 경쟁사인 BP(브리티시페트롤리엄)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쉘이 BP를 인수하기 위해 초기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사 간 협상 논의는 활발히 진행 중이지만 인수 조건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며 실제 인수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WSJ는 덧붙였다. 쉘은 지난 2022년 본사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영국 런던으로 옮기고, 사명도 로열더치셀에서 쉘로 바꿨다. BP 역시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다. 쉘과 BP는 한때 회사 규모나 사업 범위, 글로벌 위상 등이 서로 비슷해 대등한 경쟁 관계를 보였지만 몇 년 전부터 BP가 밀리기 시작했다. 버나드 루니 전 최고경영자(CEO)가 저탄소 에너지전환 전략을 너무 빨리 시행해 BP의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실제 루니 전 CEO는 2020년 당시 석유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판단해 친환경 사업을 늘려 '2050년 넷제로 달성'이라는 파격적인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BP와 쉘의 시가총액은 두 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이는 최근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가 공격 대상으로 삼은 빌미가 되기도 했다. CNBC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엘리엇은 BP 지분을 5% 넘게 확보한 상태다. 루니 전 CEO는 결국 2023년 9월 사임했고 그 뒤를 이은 머리 오친클로스 CEO는 이라크 화석연료 프로젝트 재개발을 위한 협상, 재생에너지 자산 매각, 직원 5% 감원 등 변화에 나섰지만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선 역부족이란 반응이 나온다. BP 주가는 지난 1년간 22% 가량 폭락했다. 생키 리서치의 폴 생키 애널리스츠 총괄은 “석유 기업을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BP의 시도는 확실히 중대 실수였다"며 “두 사업 간 자본 비용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절대 (재생에너지에) 접근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CNBC에 말했다. 반면 쉘은 비용 삭감, 재생에너지 사업 축소, 화석연료 확대 등에 주력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왔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쉘의 시가총액은 2102억달러로, 사우디아람코 등 국영 석유기업을 제외한 글로벌 빅오일(거대 석유기업) 중 엑손모빌(4670억달러), 셰브런(2481억달러)에 이어 3번째로 크다. BP 시총은 822억달러다. 쉘가 BP의 인수·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유럽 역사상 가장 큰 기업 간 합병이 될 것이며 석유업계가 재편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는 또한 1998년 미국의 엑손이 830억달러로 모빌을 인수·합병한 이후 가장 큰 에너지 기업 간 합병이 될 수 있다. 다만 쉘은 인수 협상 중이라는 WSJ 보도를 부인했다. 쉘 대변인은 “이것은 또 다른 시장의 추측이다.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전에 여러 차례 말했듯, 우리는 성과, 규율, 단순화에 계속 집중하면서 쉘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뉴욕증시에서 BP 주가는 장중 한때 10% 급등했지만 쉘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히자 결국 1.64% 상승 마감했다. 다만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쉘이 BP 전체를 사들이는 대신 BP가 분할된 후 매각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CNBC에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도 쉘이 BP를 인수할 가능성에 대해 지난 5월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소식통은 쉘이 자문사들과 함께 BP의 인수 가능성을 살펴보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때 인수 합병 성사의 여부에는 BP 주가와 국제유가가 핵심 변수로 꼽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 증시, MSCI 선진시장 편입 실패…“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이 또다시 불발됐다. 선진국 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등재에도 실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종전과 같은 신흥국 지위에 머물게 됐다. MSCI는 24일(현지시간) 홈피이지에 '2025년 시장 분류 결과'를 발표하고 한국을 신흥국(EM) 분류로 유지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여전히 제한된 점이 불발 요인이 됐다. MSCI는 “한국 주식 시장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조치들의 이행 및 시장 채택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들이 선전시장에서 목격할 수 있는 온전히 운영되는 역외 외환시장을 재현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최첨단 제조업체들이 한국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중국, 인도 등의 국가들과 최소 1년 동안 신흥국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MSCI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시장 참가자들은 역외 외환시장에서 제한된 환전을 선진국 지위로 재분류하는 데 있어 주요 장벽으로 꼽았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3월 전면 해제된 공매도 금지 조치와 관련, “최근 불법 공매도 등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금지 조항을 삭제하는 등 규제 및 기술적 개선이 이뤄졌다"면서도 “시장 활동은 회복됐지만 규정 준수에 따른 운영 부담과 갑작스러운 규제 변화의 위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선진국의 현재 관행을 반영하고 있지 않는 한국의 제한적인 개혁(거래시간 연장 등)이 선진화된 외환 시장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라고 했다. MSCI는 또 “한국증시를 선진시장으로 잠재적으로 재분류하기 위한 협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모든 쟁점이 해결되고 시장개혁이 완전히 시행되며 시장 참가자들이 변화의 효과를 철저히 평가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MSCI는 이번 시장 재분류에 앞서 지난 20일 발표한 '2025년 글로벌 시장 접근성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한국의 노력에 대해 조명했다. 보고서는 “한국에서 일련의 외환시장 개혁 조치가 시행됐다. 외국 기관투자자(RFI)의 국내 은행 간 외환시장 참여 허용, 외환시장 거래 연장 등이 해당된다"면서도 “이러한 개혁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 등록 절차는 여전히 운영상 어려움이 존재하고, 옴니버스 계좌 및 장외거래(OTC)의 활용이 제한적이어서 관련 조치의 효과가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기업들이 관련 정보를 영문으로 공개하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기업들은 배당락일 이후 배당금을 공개하고, 예상 배당금 또한 대체적으로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당기준일 이전에 배당액을 확정할 수 있도록 한 배당절차를 개선한 데 대해서도 “이를 채택한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다만 공매도 접근성에 대한 평가가 '마이너스'(개선필요)에서 '플러스'로 상향 조정됐다. 한국 증시는 지난해 18개 평가 항목 중 7개 항목에서 '마이너스'를 받았는데, 올해는 공매도 접근성 항목이 '플러스'로 전환되며 '마이너스' 항목은 6개로 줄었다. 외환시장 자유화, 투자자 등록 및 계정설정, 청산결제, 투자상품 가용성 등의 항목에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MSCI는 매년 전 세계 주요 증시를 선진시장, 신흥시장, 프론티어시장, 독립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분류 기준은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자금 규모 결정에 활용돼 국가 자본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MSCI의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려면 관찰대상국에 1년 이상 올라야 한다. 한국은 지난 1992년부터 신흥시장에 편입돼오다 2008년 관찰대상국에 올랐으나 시장 접근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등재가 불발됐고, 결국 2014년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됐다. 이번에도 관찰대상국에 들지 못한 한국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 도전은 다음 기회인 내년 6월로 넘어갔다. 내년 6월 관찰대상국 등재에 성공하면 2027년 6월에 지수 편입이 정식 발표되고, 2028년 6월에 실제 편입이 이뤄진다. UBS 글로벌 웰스의 싱첸 유 신흥국 시장 전략가는 “시장 접근성에 대한 추가 진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2~3년 동안 우리는 자본흐름과 시장 구조에 대한 진척을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선진국 편입에 성공할 경우 한국 시장에 약 250억달러(약 34조원)의 자본이 유입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서은종 BNP파리바 서울지점 대표는 “당국의 시장 개혁은 선진국 지수 편입을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장에서는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에 대한 MSCI의 권장안을 즉각 이행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은 훨씬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압박에도 꿋꿋한 파월…“7월 금리인하 서두를 필요 없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24일(현지시간) 미 연방 하원 재무위원회의 '반기 통화정책 보고 청문회'에 출석해 7월 금리인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인플레이션 압박이 계속 억제된다면 금리를 빠르게 내릴 수 있는 시점에 도달할 것"이라며 “하지만 특정 회의를 지목하고 싶지 않고, 경제는 여전히 탄탄하기 때문에 우리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18일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또 점도표를 통해 연내 0.25%포인트씩 2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임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또 향후 미국 경제와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둔화하거나 노동시장이 약화한다면 연준은 조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예상을 웃돌면 연준은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올해 동안 인플레이션이 의미 있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을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시점에 대해선 “관세와 인플레이션 영향이 더 많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솔직히 말해 얼마나 많은 영향이 소비자들에까지 갈지 모르겠다"며 “실제 확인하기 전까지 알 수 없다. 예상보다 낮을 수도, 높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름에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그로부터 배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파월 의장의 청문회 출석에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투 레이트(의사결정이 매번 늦는다는 뜻)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오늘 의회에 출석해 금리를 왜 안내리는지 설명할 예정이다"며 “유럽은 금리를 10번 내린 반면 우리는 인하 횟수가 제로(0)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도 금리가 2~3%포인트 낮아져야 한다"며 “의회가 이 멍청하고 고집이 센 사람(파월)을 고치길 바란다. 우리는 앞으로 수년 동안 그의 무능함에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한때 연준에서 매파 인사로 통하던 미셸 보먼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이 최근 들어 7월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블룸버그는 “파월 의장이 의원들에게 연준이 금리를 곧 인하할 것이라고 확실히 말할 기회가 많았지만 정책금리 조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반복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반박했다"고 짚었다. 에버코어 ISI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파월의 증언은 9월 금리인하를 가리키고 있고 우리도 9월 금리인하가 타당하다고 보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JP모건 “아시아 AI 관련주 추가 상승 여력…SK하이닉스 등 주목”

올들어 크게 상승한 인공지능(AI) 관련 아시아 주요 기술주들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의 고쿨 하란 등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데이터센터에 대한 자본지출 증가와 내년 성장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AI가 이러한 상승세를 계속 주도할 것"이라며 올해 아시아 기술주들의 추가 상승 여력이 15~20% 가량 더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은 이어 “향후 3개월 동안 AI 관련주에서 의미 있는 로테이션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자체 추종하는 '블룸버그 아시아태평양 반도체 지수'가 올해 12% 가량 오르면서 이 수익률이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를 상회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AI 메모리칩 수요로 추가 상승에 대한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JP모건은 또한 TSMC, SK하이닉스, 어드반테스트, 델타 일렉트로닉스를 최우선주로 꼽으며 이들 주가 또한 향후 12개월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제품에 대한 수요가 견고해 실적 전망치가 꾸준히 상향 조정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JP모건은 중국 정부의 소비재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약화됨에 따라 실적 하향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며 PC,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 AI와 관련 없는 기술주에 대해선 신중론을 폈다. 한편,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만9000원(7.32%) 오른 27만85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종가 기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202조7487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증권사들도 이달 들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조정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 DS증권, 대신증권, IBK투자증권 등은 최근 들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각각 35만원, 29만원, 30만원, 30만원으로 제시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스라엘·이란 휴전에 국제유가 급락…연준 ‘7월 금리인하’ 힘 실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의 휴전 합의를 발표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4일 한국시간 기준 오후 3시 19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4.54% 하락한 배럴당 65.40달러를 나타냈다. WTI 가격은 전날에도 7.22% 폭락한 배럴당 68.51달러에 장을 마감했는데 유가 하락세가 이날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WTI 가격은 중동 갈등이 고조되기 시작했던 지난 11일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국제유가는 미국 정부가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대피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에 지난 11일 4.88% 급등한 배럴당 68.15달러를 기록했고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 공격 여파로 13일엔 7.26% 폭등해 73달러에 근접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중동 갈등 격화로 유가가 치솟았던 점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2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모두들 유가를 낮춰라, 내가 지켜보고 있다"며 “당신들은 적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나고 있다. 그렇게 하지 말라"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 에너지부를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 지금 당장"이라며 석유 생산 확대를 주문했다. '드릴, 베이비, 드릴'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당시 미국 내 석유와 가스 시추를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담은 구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도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향해 증산을 수차례 압박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엔 유가 상승이 미국 인플레이션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 속에서 유가마저 오를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과 이스라엘의 휴전 발표로 유가가 진정되자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박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의식한듯,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투 레이트(의사결정이 매번 늦는다는 뜻)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오늘 의회에 출석해 금리를 왜 안내리는지 설명할 예정이다"며 “유럽은 금리를 10번 내린 반면 우리는 인하 횟수가 제로(0)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도 금리가 2~3%포인트 낮아져야 한다"며 “의회가 이 멍청하고 고집이 센 사람(파월)을 고치길 바란다. 우리는 앞으로 수년 동안 그의 무능함에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연준 내부에서 커지고 있다. 연준은 오는 7월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진행해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보면서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이어왔다. 그러나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23일 체코 중앙은행 주최 연설에서 “통화정책 조정을 고려할 때"라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억제된 상태를 유지한다면 이르면 다음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먼 이사는 연준 내부에서 가장 매파 성향으로 꼽혀온 인물이다. 그는 올해 2월까지만 해도 공개 발언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질 위험이 있다며 공개 석상에서 매파 발언을 이어왔다. 그러나 그는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새 금융감독 담당 연준 부의장으로 내정돼 이달 초 취임했다. 연준의 또다른 매파 인사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지난 20일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일회성에 그칠 것으로 본다며 “이르면 7월부터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다.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데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차기 연준 의장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23일 한 행사에서 “만약 관세 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내 생각에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발표한) 4월 2일 이전에 내가 지칭해온 '황금 경로'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는 금리인하를 향한 노력을 촉진하는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도 7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조금씩 높이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미국 금리가 7월 동결될 가능성이 전날 85.5%에서 현재 77.3%로 낮춰 반영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이스라엘-이란, 휴전 합의”…국제유가 급락세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소식이 나오자 국제유가는 급락세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하는 것으로 합의가 온전히 이뤄졌다"고 적었다. 이어 “이란이 휴전을 시작하고 12시간이 경과한 시점에 이스라엘이 휴전을 시작할 것이고 24시간 후엔 12일동안 이어지던 전쟁이 공식 종식을 보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모든 것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가정 하에, 실제로 그렇게 되겠지만, 이스라엘과 이란 두 나라가 이른바 '12일 전쟁'을 끝낼 수 있는 끈기와 용기, 그리고 지혜를 축하한다"며 “이 전쟁은 수년 간 지속될 수 있어 중동 전체를 파괴할 수 있지만 결국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란 고위 당국자도 미국측이 제시한 휴전안에 이란이 동의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유가는 24일에도 급락세를 이어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 선물 가격은 이날 개장 이후 전장 대비 6% 하락한 배럴당 64.38달러까지 급락했다. WTI 가격은 전날에도 7.22% 폭락한 배럴당 68.51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급락으로 WTI 가격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 공습했던 지난 13일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게 됐다. 23일 이란은 카타르 내 미군 기지를 미사일로 타격했다. 다만 카타르 외교부는 해당 공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미사일은 방공망에 의해 요격됐다고 밝혔다. 이란은 공습 예고 당시 이미 공역을 통제하고 대피 안내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격 대상은 공백 상태의 기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지아드 다우드 수석 신흥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월요일(23일) 이란의 움직임은 상징적인 보복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에 “인명 피해와 부상자가 없도록 미리 알려준 이란에 고마움을 표한다"며 “아마도 이란은 이제 이 지역의 평화와 조화로 접어드는 것 같다. 이스라엘도 그렇게 하도록 열렬히 격려할 것"이라고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호르무즈 해협 봉쇄 확률 23%”…국제유가 어디까지 치솟을까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면서 중동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베팅 사이트인 폴리마켓에선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을 어떻게 예측하는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폴리마켓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4시 28분 기준, '이란이 7월 이전에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폐쇄될 확률이 23%로 반영되고 있다. 이 질문에 걸린 판돈은 213만6871달러(약 29억5294만원)로 집계됐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은 해당 질문이 첫 등장한 지난 16일 이후 한때 40%에 달했다가 지난 21일엔 9%까지 추락했었다. 그러나 전날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폭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봉쇄 가능성이 전날 오후 9시 52%까지 치솟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길이 약 160㎞에, 좁은 곳은 폭이 약 50㎞ 정도에 그치지만 페르시아만을 대양으로 이어주는 유일한 해로로, 지정학적 중요성이 막대하다. 이 해협을 통한 석유 운송량은 전 세계 석유 소비의 약 20%에 해당한다. 전 세계 석유 해상 운송량과 비교해서는 전체 운송량의 약 4분의 1이 이 해협을 관통해 운반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우 전 세계 해상 운송량의 5분의 1이 이 해협을 지난다. 이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는 대부분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시장을 향한다. 다만 대형 선박 대부분은 이란 영해를 지나야 한다는 점에서 이란이 사실상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 특히 얕은 수심으로 인해 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기뢰 공격에 취약할 수 있으며, 이란 해안선에 근접해 있어 미사일 공격이나 소형 순찰정, 헬기 공격에 쉽게 노출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전날 투자노트를 내고 호흐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한 달간 절반으로 감소하고 이후 11개월간 10%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일시적으로 11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그 이후 안정세를 되찾지만 올 4분기 평균 가격이 배럴당 95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됐다. 골드만삭스는 또 이란의 원유 공급량이 향후 6개월 동안 하루 175만 배럴 감소한 후 다시 반등할 경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0달러에 고점을 찍은 뒤 내년에 60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란의 원유 공급 축소가 장기화할 경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0달러에 고점을 찍겠지만 내년엔 70~80달러 범위에 유지될 것으로 예측됐다. 골드만삭스는 중동지역 사태는 여전히 유동적이지만 미국, 중국 등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는 사태를 막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운송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가정을 여전히 유지하면서도 “에너지 공급의 하방 위험과 에너지 가격 전망의 상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폴리마켓의 베팅은 사용자들이 1달러의 가치를 가진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서 베팅하는 방식이다. 특정 질문에 대한 답변을 선택한 방식으로 베팅하며, 이에 따른 배당금을 받는다. 폴리마켓은 특히 최신 소식 등에 민감한 참가자들이 직접 돈을 걸고 예측하는 시스템이어서 여론조사보다 더 정확하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 미국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올 동안 여론조사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폴리마켓에선 트럼프 승리 확률을 높게 점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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