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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AI 투매가 호재?…韓 코스피 등 아시아 증시 승승장구 이유 [머니+]

미국에서 인공지능(AI)이 기존 산업을 잠식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며 관련 주식들이 급락하는 'AI 투매'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같은 불안이 오히려 아시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34%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1.57%, 2.03% 하락 마감했다. 이날 하락으로 S&P500 지수의 올해 연간 수익률은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AI 도구가 전문 기업용 소프트웨어(SW)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촉발된 '사스포칼립스(SaaS+Apocalypse·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의 종말)' 공포가 다른 업종으로 확산하는 양상다. 지난 주에는 스프트웨어 업종이 동반 급락했지만 최근에는 AI의 파괴적 혁신에 대한 우려가 자산관리 서비스, 보험업, 물류, 부동산 서비스 등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의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수익 불확실성도 투자심리를 짓누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구글·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MS) 등 4개 기업이 AI에 6600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나스닥100 지수는 지난 10 거래일간 4.6% 하락했으며,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 1조5000억달러 가량이 증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반면 MSCI 아시아태평양지수는 올해 들어서 12% 넘게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주 상승률 기준, 아시아와 미국 증시 간 상관계수는 0.43까지 낮아졌는데 이는 2022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 수록 양의 상관관계를 지닌다. 미국과 달리 한국 코스피 지수 등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배경엔 AI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반도체 업체들이 아시아에 집중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괴리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미국의 AI 선도 기업에서 강력한 가격 결정력을 지닌 아시아 하드웨어 제조업체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실제로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아시아 반도체 기업들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에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의 독보적인 지위 역시 대만 증시를 지지하는 핵심 요인으로 평가된다. 스위스 금융사 줄리우스 베어의 리처드 탕 홍콩 리서치 총괄은 “미국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는 점"이라며 “아시아 테크 기업들의 익스포저는 대부분 업스트림에 있다. 최종 승자가 누구든 업스트림 기업들은 다운스트림 기업들로부터 매출을 거둘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알피니티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엘프레다 욘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가 투자하는 대상은 반도체 제조사 같은 AI 인프라 핵심 기업들"이라며 “TSMC는 우리 포트폴리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AI에 대한 모든 길은 TSMC로 향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반영하듯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6.44%, 3.26% 급등했다. 그 결과 코스피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5500선을 넘어섰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종가 기준 '18만 전자'를 달성했다. 일본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사 키옥시아 주가는 AI 수요 급증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전망이 나오자 이날 하루에만 15% 급등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스테파니 알리아가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미국에서의 공포는 아시아에 오히려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며 “시장이 실제로 반영하기 시작한 것은 AI 에이전트(비서)를 위한 챗GPT의 등장"이라고 말했다. 미국 증시의 AI 투매 영향이 아시아에서 제한적이었던 또다른 배경에는 첨단 기술의 도입 속도가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점도 거론됐다. 실제 일본 토픽스지수의 보험업 지수는 지난 3일부터 6.2% 올랐고 부동산 지수는 15% 급등했다. 오르투스 어드바이저스의 앤드류 잭슨 일본 주식 전략 총괄은 “지금까지는 전통 산업이 승기를 잡고 있다"며 “이들 산업은 일본에 깊게 뿌리내려 있어 아직까지는 AI로 인해 대체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달러는 추락, 엔화는 널뛰기, 프랑화는 강세…안전자산 공식 바뀌나 [머니+]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거나 경기가 불안할 때 주목받는 대표적 안전자산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에서는 재집권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 행보로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반면, 일본 엔화는 정치 지형 변화와 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 속에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위스 프랑화는 반사이익을 누리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스위스 금융당국의 새로운 부담으로 부상하고 있다. ◇ 트럼프 등장이 촉발한 弱달러…“약세장 장기화" 1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9.37% 급락해 2017년 이후 최대 연간 낙폭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올해 들어서도 1%가 넘는 추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스위스 금융사 줄리우스 베어는 이같은 달러 약세의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무역정책"을 지목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이후 동맹국과 적대국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며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었고, 이는 이른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흐름을 촉발했다. 특히 관세가 갑작스럽게 부과됐다가 철회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정책 신뢰도가 훼손됐고, 이는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줄리우스 베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숙원 사업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대규모 감세법안)이 미국을 “지속 불가능한 부채 궤도"로 몰아넣고 있으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향해 금리를 대폭 인하하라고 압박한 점도 달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간 점도 탈(脫)달러 흐름을 부채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달러 약세를 우려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 결과 달러인덱스는 하루 만에 1.3% 급락하며 지난해 4월 10일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 자체가 약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이치뱅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외환 리서치 총괄은 최근 보고서에서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를 “신화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가 위험회피 국면에서 상승한다는 통념에 대해 “달러와 주식 간 상관관계를 살펴봐도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며 “지난 1년간 S&P500 지수는 달러와 탈동조화된 흐름을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이에 스미드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콜 스미드 최고경영자(CEO)는 “달러가 장기적인 약세장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며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을 되돌아보면 달러는 2002년에 고점을 찍은 뒤 6년 동안 매우 오랫동안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달러인덱스는 2002년 고점에서 2008년 저점까지 약 41% 급락했다. ◇ 150엔 밑에서 160엔까지…냉온탕 엔화 또 다른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일본 엔화는 지난해 큰 폭의 등락을 거듭했고 최근에는 미국과 일본의 공동 시장 개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6엔으로 작년 한 해를 시작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을 시사하자 엔화 환율은 하락세(엔화 강세)를 이어갔고, 2~3분기 동안 150엔선 밑에 유지됐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취임한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아베노믹스를 넘어서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칠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면서 일본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했고, 이는 엔화 매도세로 이어졌다. 그 결과 엔/달러 환율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올해 초까지 약 8% 상승하며 160엔 돌파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엔화 환율은 이후에도 널뛰기 장세를 이어갔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엔/달러 환율에 대해 '레이트 체크'를 실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환율은 152엔 수준까지 급락했다. 레이트 체크는 당국이 시장 개입에 앞서 주요 금융기관을 상대로 환율과 거래 상황을 점검하는 절차로, 통상 실제 개입의 전조로 해석된다. 이후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면서 일본은 조기 총선 국면에 돌입했고, 집권 자민당이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이 과정에서 엔/달러 환율은 다시 157엔대까지 상승했으나, 현재 153엔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일본이나 미국 외환 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엔/달러 환율이 160엔선을 넘어설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금융사 ING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159엔 부근에서 시장과 당국 간 힘겨루기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스위스 프랑화 초강세…“가장 확실한 안전자산" 반면 달러화나 엔화와 달리 스위스 프랑화는 뚜렷한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기축통화들이 흔들리는 가운데 프랑화의 안전자산 매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된 결과다. CNBC는 “프랑화는 스위스의 정치적 안정성, 낮은 국가 부채, 다각화된 경제 구조를 바탕으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달러 대비 프랑화 환율은 작년에만 13% 가량 급락(프랑화 강세)했다. 프랑화 환율은 올해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11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유로화 대비 프랑화 환율도 이달초 11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프랑화 강세는 큰 변동 없이 꾸준히 이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CNBC는 지난 1년간 프랑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인 날은 10거래일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글로벌 금융서비스 업체 에버리의 매튜 라이언 글로벌 시장 총괄은 “달러와 엔화는 최근 확실히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을 일부 잃었다"며 “반면 스위스 프랑화은 현재 가장 확실한 안전자산 통화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MUFG의 리 하드먼 통화 애널리스트 역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달러와 엔화의 안전자산 매력이 훼손됐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프랑화는 주요 10개국(G10) 통화 가운데 엔화와 달러를 포함해 가장 뛰어난 가치 저장 수단임이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스위스 정부와 중앙은행은 프랑화 강세를 오히려 부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스위스는 주요 선진국 가운데서도 물가 상승률이 매우 낮은 편인데, 이런 상황에서 통화 강세는 추가적인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스위스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1%에 불과하다. 문제는 스위스 기준금리가 이미 0%인 만큼 스위스 중앙은행(SNB)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SNB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유지했던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되돌아가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이에 마르틴 슐레겔 SNB 총재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외환시장에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SNB는 과거에도 외환시장에 개입해 프랑을 매도하고 외화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통화 강세를 억제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교역국들의 통화 평가절하 문제에 매우 민감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중국과 일본을 보면 그들은 항상 위안화와 엔화 가치를 낮추려 해왔고, 나는 그들과 치열하게 싸웠다"며 “그들의 통화 평가절하는 공정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집권 1기와 2기 모두에서 스위스의 외환시장 개입을 문제 삼은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격노’에 일본, 대미투자 확정 수순?…한국은 시작부터 난항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무역 합의를 체결한 일본이 약속했던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정부가 조성한 5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계획 가운데 첫 집행 대상 프로젝트 선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가 주도하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사업 △멕시코만 심해 원유 터미널 △반도체용 인공 다이아몬드 생산 사업 등 3개 프로젝트가 최종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 14일까지 미국에 급파된 일본의 관세 협상 총책임자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키맨'으로 불리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회동해 최종 합의 도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러트닉 장관과 아카자와 경제산업상이 대미 투자 사업 협의를 마치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다만 이번 주 안에 결론이 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해 7월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 협상을 타결하면서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미·일 무역협정에 따르면 대미투자 프로젝트가 최종 선정된 이후 일본은 45영업일 이내에 자금 집행을 개시해야 한다. 만약 일본이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철회할 경우 미국은 일부 수익을 환수하거나 관세를 재인상할 수 있다. 블룸버그의 이날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정부의 대미 투자 이행이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나왔다 전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다카이치 총리를 향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일본의 대미 투자 지연 탓에 불만도 품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를 향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기 전 미국이 일본 측에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대한 문제로 격노하고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당초 러트닉 장관은 작년 말까지 일본의 첫번째 대미투자 프로젝트를 확정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나 투자 규모가 방대한 탓에 합의 시점이 이달 말까지 두 차례 지연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의도적으로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불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본 정부는 아카자와 경제산업상을 미국에 급파해 사태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지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는 한국 국회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늦추고 있다며, 한국에 부과된 관세를 15%에서 25%로 다시 인상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에 국회는 대미 관세 협상의 후속 조치를 다루는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최근 구성했다. 미 백악관은 이에 대해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특위는 첫 회의가 열린 이날부터 파행을 겪었다. 전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당이 이른바 '사법개혁법'을 일방 처리한 것을 야당이 문제 삼으며 설전이 벌어지면서다. 특위 원장인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활동기한인 3월 9일 전 합의 도출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야 대립이 격화하는 만큼 원만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파행의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렸다. 민주당 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미투자 특위는 여야가 국익을 위해 어렵게 합의해 출범했음에도 첫 회의부터 국민의힘이 일방적으로 파행시켰다"며 “국민의힘은 여야 간 합의 정신을 스스로 훼손하며 국가적으로 중대한 현안 앞에서 국익을 포기하는 선택을 했다"고 꼬집었다. 정태호 의원은 “특위 활동 기간이 한 달로 잡혀있는 건 그만큼 이 사안을 신속히 다뤄야 한다는 필요성이 있었던 것"이라며 “첫날부터 회의가 흐트러져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 이후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고 법안소위도 구성해야 하는데, (이런 내용이) 설 연휴 중에 방향이 잡혀야 한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하기 위해 간사 협의를 계속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日 엔화 환율 하락세 지속…“엔캐리 청산은 시한폭탄” [머니+]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연일 하락세(엔화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인기 전략인 '엔캐리 트레이드'가 대규모 청산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과거 2024년 '8·5 블랙먼데이' 사태를 촉발한 핵심 뇌관으로 지목된 바 있다. 1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3시 6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3.09엔을 기록, 지난달 3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장중에는 한때 152.27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엔화 환율은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크게 승리한 이후 157.74엔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하락 전환해 올해 연 저점(152.09엔)을 위협하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집권 자민당의 선거 압승이 엔화 약세를 부추길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었다. 엔저를 용인하는 다카이치 총리의 확장적 재정 기조로 인해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 인상을 늦출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일본 총선을 앞두고 엔화 숏(매도) 포지션을 늘리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과 달리 엔화는 선거 이후 오히려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카이치 정권이 적극 재정을 펴면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오히려 일본은행의 금리 조기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한 영향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전했다. 일본 금융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 역시 엔화 강세 요인으로 거론된다. 일본 환율 정책을 담당하는 미무라 아츠시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경계심을 전혀 낮추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높은 긴장감을 갖고 시장 동향을 주시하는 동시에 시장과의 대화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당국과도 긴밀히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무라 재무관은 지난 9일에도 외환시장 동향과 관련해 “높은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고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 역시 지난 8일 “외환시장에 단호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렇듯 엔화 환율이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자 헤지펀드들도 엔화 강세에 대한 베팅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기준, 규모가 1억달러 이상인 엔/달러 환율 풋옵션 거래량은 콜옵션 거래량보다 약 50% 많았다. 풋옵션은 엔/달러 환율이 하락할수록 수익이 커지는 구조다. 노무라 인터내셔널의 앤토니 포스터 주요 10개국(G10) 현물환 트레이딩 총괄은 “헤지펀드들의 심리가 바뀌었고, 엔/달러 환율 하락에 베팅하는 수요가 더 많이 포착되고 있다"며 “달러뿐 아니라 호주 달러, 스위스 프랑 등 다른 통화 대비 엔화를 매수하려는 수요도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런 가운데 BCA 리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엔캐리 트레이드가 대규모 청산에 취약한 시한폭탄과 같은 상태"라고 경고했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차입하거나 매도해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엔화 약세가 지속될 때 투자 매력도가 커진다. 그러나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환손실을 피하기 위해 자금이 본국으로 환수될 가능성도 커진다. 실제로 2024년 7월 일본은행의 '깜짝 긴축'과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동시에 겹치자 엔/달러 환율은 당시 152엔대에서 141엔 수준까지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엔화 매수가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이어지며 8·5 블랙먼데이 사태가 발생했고, 이때 한국 코스피지수는 8.77% 급락했다. 그러나 BCA 리서치는 과거 2008년, 2015년, 2020년에 나타났던 것과 유사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일어날 위험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당시 글로벌 위험 선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대규모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 발생했고, 투자자들은 일제히 엔화를 사들이며 엔화가 급등했다. 보고서는 “투자 자산의 가치 급락과 엔화 강세가 맞물리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촉발될 가능성이 크다"며 “어느 쪽이 먼저 발생할지는 알 수 없지만 두 요인이 서로를 강화하며 엔캐리 트레이드가 대규모로 청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장기 투자자들에게 달러 대비 엔화 매수 포지션을 취할 것을 권고했다. BCA 리서치는 아울러 엔캐리 트레이드의 규모를 정확히 산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여러 지표를 종합할 때 최근 수년간 크게 확산됐고, 그 규모 역시 상당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E칼럼] 북한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 남한이 참여한다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지 1년이 지난 2014년 1월 1일 육성 신년사에서 “한 와트(W)의 전기도 극력 아껴 쓰도록 하며 나라 살림살이를 깐지게(까다로울 정도로 빈틈없고 아무지게) 해나가자"고 전기 절약 투쟁을 강조했다. 10여년이 지난 현재는 과거보다 전력 사정이 조금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심각할 정도로 부족하다. 그 나마 나아진 전력도 모든 곳이 균등하게 나아진 것이 아니다. 김정은이 허락한 곳, 그의 통치에 꼭 필요한 곳에서만 나아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미국의 소리(VOA0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내각을 통해 평양에는 무조건 전력을 공급하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따라서 하루 5시간 정도 전기 공급이 이뤄지고 있지만 대부분 60~80W의 낮은 전압이 들어와 전기 사용에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사회로부터 대북 제재가 풀리고 난 후 북한 산업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중국에서 중간재와 자본재, 부품 등 상당한 규모의 조달이 돼야 한다. 현재는 대북 제재로 인해 북한과 우호국으로부터 수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남북 관계가 개선돼 경제협력이 추진 된다면 우선적으로 북한의 심각한 전력 해결을 위해 남북 간 협력이 논의 되어야 한다. 2019년 10월 북한이 중국에 태양광발전소 투자를 대가로 희토류 채굴권을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중국 희토류산업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의 제안 내용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의 한 고위급 관료는 중국 라오닝성 선양시에서 열린 회의에서 “북한의 전력난 해결을 위해 중국이 태양광발전소 건설에 투자하면 이에 대한 대가로 황해도 철산군 희토류 광산 개발권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중국 희토류협회는 평양에 매일 250KW의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광발전소 건설에 약 25억 달러가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당시 로이터 통신은 이 같은 내용을 보도 했으며 중국 내 희토류 업계 관계자를 이용해 “북한의 제안을 세밀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대북 투자는 국제적으로 안전하지 못하지만 상호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좋은 사업성을 평가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재생에너지 개발 및 보급 확대에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북한은 풍부한 석탄을 보유하고 있지만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 북한은 필요한 에너지 자원을 무역으로 확보하지 않고 자체 보유한 자원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자급자족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북한의 에너지 공급량은 남한의 5~10% 정도로 전력 공급의 어려움이 상당하다. 하지만 북한은 외화를 필요로 하는 석유를 최소화하고 석탄을 중심으로 에너지 생산 및 소비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 전력은 자체적으로 생산되는 석탄과 수력에 의존해 석탄을 이용한 화력과 수력 위주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 결과 북한 전체 에너지 수급 구조를 낙후시킨 중요한 요인이 됐다. 또한 설비의 노후화, 에너지원 공급의 감소, 발전 및 송배전 체계의 불안, 중공업 우선의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 구조로 인해 전력난이 심화됐다. 사회주의 경제권 해체에 따른 대외 지원 감소와 북핵 문제에 따른 국제사회의 원조 축소 등도 북한의 전력난을 가속화 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북한의 발전설비 용량은 2020년 기준 766만㎾(남한: 전력거래소 2024년 말 기준 총 152,768MW)이다. 북한의 수력과 화력발전 비율은 수력 60%, 화력 40%이며, 대형 발전소 60개 등 중소형 발전소 포함해 약 1,190여개가 있다. 특히 화력발전소는 대부분 평양과 그 주변 지역에 건설돼 있다. 이들 발전소는 대부분 30년 넘는 설비가 73% 정도 차지해 약 65%가 개보수 또는 폐지 대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남한이 북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우선적으로 친환경에너지 차원에서 태양광 발전을 얘기할 수 있다. 지난해 통일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장관은 “호혜적, 다자적. 획기적 협력 구상을 통해 남북 교류 협력을 재기하겠다" 며 그 한 방안으로 북한과의 광물 교역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신평화 교역 시스템 구축을 위해 북한 광물과 희토류를 남한에 수출하면 남한은 그 대금을 에스크로(ESCROW) 자금 중계 계좌에 넣으면 국제사회가 블록체인을 통해 투명하게 검증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에스크로는 국제 무역 거래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결재 방식 또는 특정 조건이 충족될때까지 자금이나 자산을 보관하는 중립적인 제3자 서비스를 뜻 한다. 북한이 광물을 수출하면 남한은 수입 대금을 에스크로에 지급하고 미국 등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북한은 그 금액으로 민생 품목 등을 수입하는 방식이다. 북한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코발트, 니켈, 흑연과 희토류, 텡스텐 등 각종 핵심광물이 매장되어 있으며 특히 희토류, 텡스텐, 몰리브덴, 흑연, 마그네사이트 등의 매장량은 세계 10위권 내에 들어갈 정도로 풍부하다. 따라서 북한이 당면하고 있는 극심한 전력난 해소를 남한이 지원하고 그 댓가로 남한 산업에 필요한 광물을 반입하는 남북 상호 협력이 가능하다. 북한은 현재의 경제 상황 및 운영 시스템으로는 전력 부족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남북 간 협력이 재기되면 정부 차원에서 우리의 우수한 발전 설비와 관리 노하우를 북한에 전수해 북한 산업과 주민 생활에 도움을 줘야 한다. 이것이 남북 교류의 물꼬를 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bienns@ekn@co.kr

트럼프 ‘아릅답고 깨끗한’ 석탄 사랑 어디까지?…“미국인들 부유해질 것”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탄 발전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를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전방위적 조치에 나섰다. 미 국방부에 석탄 화력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기존 석탄발전 설비 개선을 위해 수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에 석탄발전소와 새로운 전력 구매 협정을 체결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는 미 에너지부와 협력해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추진하게 되며, 이는 석탄 발전소들에게 안정적인 수익 기반과 사업의 확실성을 제공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광부와 석탄업계 경영진, 에너지 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행사에서 “이제 군을 통해 석탄을 대량 구매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수년간 사용해 온 방식보다 더 저렴하고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석탄에 대해 “깨끗하고 아름답다"고 수차례 언급하며 “가장 신뢰할 수 안정적인 에너지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려은 또 미국에서 석탄발전량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기요금을 낮추는 동시에 인공지능(AI) 등 국가 안보에 핵심적인 산업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보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취임 후 첫 해에 미국의 석탄 발전량은 거의 15% 증가했다"며 “내년에는 그 수치가 25~30%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석탄발전이 늘어나면 비용이 낮아져 미국 시민들은 물론 미국이라는 국가의 주머니에도 더 많은 돈이 들어가게 된다. 이는 나쁘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 최대 공영 전력사업자인 테네시밸리전력청(TVA)이 폐쇄 예정이었던 석탄발전소 2기의 가동을 계속하기로 한 결정을 치켜세웠다. 아울러 미 에너지부를 통해 석탄발전소 설비 보수 및 성능 개선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켄터키,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버지니아, 웨스트버지니아 등 5개 주에 위치한 석탄발전소 6기에 총 1억7500만달러(약 2530억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미국 최대 석탄 채굴 기업인 피바디 에너지의 짐 그레치 최고경영자(CEO)는 행사에서 “미 행정부와 신규 석탄 발전소 건설 가능성에 대해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피바디 에너지 주가는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최대 9.6% 폭등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워싱턴 석탄 클럽으로부터 '아름답고 깨끗한 석탄의 명백한 챔피언' 트로피를 받기도 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석탄 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의 연장선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석탄 생산 확대를 공언했다. 지난해 4월에는 국가 및 경제 안보 차원에서 석탄을 핵심 자원으로 규정하고 채굴 확대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강한 국경과 전통 에너지원이 있어야 다시 위대해질 수 있다"며 “녹색 사기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주요 정부 부처들도 이에 발맞춰 석탄 산업을 장려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미 에너지부는 일부 석탄 발전소의 가동을 유지하도록 하는 긴급 명령을 내렸고 내무부는 석탄 채굴 확대를 위해 연방 토지를 추가로 개방하기로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석탄 르네상스'가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석탄발전은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 등 대체 발전원과의 경쟁에서 이미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라자드가 작년 발표한 연례 '18차 LCOE(균등화발전비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석탄발전의 LCOE는 1MWh(메가와트시)당 122달러로 분석됐다. 이는 태양광(58달러), 육상풍력(61달러), 복합 사이클 가스 터빈(78달러), 지열(88달러) 등 보다 훨씬 높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석탄발전 비중은 2000년에 절반을 차지했지만 2024년엔 15%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천연가스의 발전 비중이 43%로 나타났고 재생에너지(24%), 원자력발전(18%)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 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의 마니시 바프나 회장은 “미국인들이 깨끗하고 저렴한 에너지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세금을 투입해 오염이 가장 심하고 효율이 낮은 발전소를 떠받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미국산 석탄의 수출 확대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전 세계로 석탄을 수출하고 있다"며 “지난 몇 달 동안 일본, 한국, 인도 등과 우리의 석탄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릴 역사적인 무역 합의들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7월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은 100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다"고 적은 바 있다. 당시 언급된 '기타 에너지 제품'에 석탄이 포함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고래들도 못살리는 비트코인 시세…그래도 15만달러까지 오른다? [머니+]

'큰 손 투자자'로 불리는 비트코인 고래들이 최근 저가 매수에 공격적으로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 시장은 여전히 맥을 못 추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강세론자들은 비트코인 시세가 올해 말 15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11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4시 46분 기준, 비트코인은 6만710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초 12만6198달러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그 이후에 약 190억달러(약 27조원)의 대규모 선물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면서 하락장이 본격화됐다. 특히 지난달 29일엔 9만달러선이 붕괴됐고 이틀 뒤인 31일에는 8만달러선마저 무너졌다. 지난 5일엔 13% 넘게 급락했는데, 이는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했던 2022년 11월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이다. 지난 6일 반등하며 7만달러선을 회복하는 듯했지만, 이날 새벽부터 다시 낙폭이 확대됐다. 최근 7일간 비트코인 가격은 약 12% 하락했으며, 사상 최고가 대비로는 사실상 반토막 난 수준이다. 주요 알트코인들의 시세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지난 7일 동안 14% 급락했고, 같은 기간 리플(-14.81%), 바이낸스(-21.23%), 솔라나(-17.27%), 트론(-4.12%), 도지코인(-16.42%), 비트코인캐시(-2.18%), 카르다노(-14.59%) 등도 급락세다. 주목할 점은 비트코인 고래들의 대규모 매집이다. 데이터분석 기업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1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고래들은 지난 한 주 동안 40억달러(약 5조원) 이상 규모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사들였다. 그러나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이번 움직임으로 추세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래스노드 집계 결과, 비트코인을 대거 보유하는 투자자들은 지난 1년간 순매도 기조를 이어왔고,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17만개 이상의 비트코인이 이들 지갑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글래스노드의 브렛 싱어 영업 총괄은 “(고래들의) 이번 매수는 추가 하락 속도를 늦추는 효과는 있다"면서도 “시장에 더 많은 신규 자금이 유입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매집은 (시세 반등에 대한) 강한 확신보다 가격 급락에 대한 방어성 대응에 가까울 수 있다"며 “과거 강한 상승장이 전개됐던 시기에는 보다 꾸준한 매집과 함께 다양한 투자자들의 광범위한 참여가 있었지만 현재 하락장에선 이런 특징이 아직 뚜렷하지 않다"고 짚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비트코인을 매입했던 투자자 상당수가 현재 손실 구간에 있어 공격적으로 추가 매수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오랜 기간 가상자산에 투자해온 브루노 베르는 “지난해 말 일부를 매도했기 때문에 폭풍이 지나가면 다시 매수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아직 폭풍 한가운데에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론은 이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가우탐 추가니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상황은 비트코인 역사상 가장 약한 약세장 논리"라며 올 연말 비트코인 목표가 15만달러 전망을 재확인했다. 그는 “모든 여건이 갖춰질 때마다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스스로 위기론을 조성한다"며 “대형 악재도 없고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것도 아닌데 언론은 다시 '비트코인 사망 기사'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시장은 항상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찰스 슈왑의 짐 페라이올리 전략가는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의 상황을 살펴보는 것이 시세의 바닥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페라이올리는 “과거 매도 국면은 대체로 비트코인의 생산 원가 부근에서 바닥을 형성했다"며 “비효율적인 장비를 사용하는 채굴업체들은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들이 떠날수록 채굴 난이도는 하락한다"며 “난이도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하면 비트코인 시세가 저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해시레이트 인덱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는 지난해 11월 155.97T에서 고점을 찍은 후 현재 125.86T 수준으로 20% 가까이 하락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캐나다 산골 학교서 총기난사 발생…10명 사망·25명 부상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한 산악마을 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10명이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오후 1시 20분 밴쿠버에서 북동쪽으로 1000km 이상 떨어진 소도시 텀블러 리지(Tumbler Ridge)의 한 중고등학교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텀블러 리지는 인구 약 2400명의 산악마을로 전해졌다. 사건이 발생한 중등학교에는 175명이 재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용의자를 포함해 8명이 숨졌고, 이번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근 주택에서도 2명이 추가로 숨진 채 발견됐다. 부상자는 25명 이상으로, 이중 2명은 생명이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연방경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용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확인된 공범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총격범의 신원을 확인했지만 이름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며 “범행 동기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총격범이 드레스를 입고 갈색 머리를 한 여성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총격범 경보를 발령할 때 용의자의 모습을 이같이 묘사한 바 있다. 경찰 당국은 인근 지역의 지원 병력까지 총동원해 현장을 통제하고 있으며, 주민들에게 집 밖으로 나오지 말고 실내에 머물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캐나다는 미국과 달리 학교 총격 사건이 드물다. 이에 이번 사건은 캐나다 역사상 가장 참혹한 총기 난사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에서는 2020년 4월 노바스코샤주에서 22명이 사망하는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총격범은 경찰로 위장해 12시간 넘게 여러 지역을 이동하며 범행을 저질러 캐나다를 충격에 빠뜨렸다. 캐나다 정부는 이 사건 직후 공격용 무기로 통칭되는 강력한 화력을 지닌 민간용 반자동 소총 1500종을 즉각 금지했다. 앞서 1989년 12월 몬트리올의 이공학교(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서는 25세 남성이 총기를 난사, 여대생 14명이 숨진 바 있다. 이는 최악의 반(反)페미니스트 사건으로 기록돼 있다. 캐나다 정부는 몬트리올 총기난사 사건 35주년을 맞은 2024년 12월 공격용 총기 324종의 판매와 구매, 수입을 추가로 금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국채 축소령 내린 중국…‘트럼프 변수’에 EU·日도 가세할까 [이슈+]

중국 당국이 최근 자국 금융기관들에 미국 국채 보유를 줄이도록 권고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탈(脫)미국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지난 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주요 은행들에 미 국채 신규 매입을 제한하도록 권고했으며, 미 국채에 대한 익스포저(노출)가 큰 기관들에는 보유 규모를 줄이도록 지시했다. 해당 지침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갖기 이전 일부 대형 은행들에 구두로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이었던 중국의 보유액은 2013년 1조320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현재는 6800억달러 수준으로 절반가량 감소한 상태다. 투자자들은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 역시 수년간 이어져 온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최대 패권 경쟁국인 미국과의 무역·지정학적 갈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미국 자산 익스포저가 중국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미·중 무역전쟁이 일시적 휴전 국면에 들어섰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간접적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이후 베네수엘라산 원유 통제에 나섰고, 최근에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는 등 중국의 주요 원유 공급국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 유리존 SLJ 캐피탈의 스티븐 젠 공동창립자는 “주요 적대국 정부에 자금을 빌려주는 행위 자체가 더 이상 베이징에서 환영받기 어려운 발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 당국의 이번 지침에도 불구하고 미 국채 시장의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해당 보도가 나온 지난 9일 30년물 미 국채금리는 한때 5bp(1bp=0.01%포인트) 가량 뛰었으나 전날엔 다시 하락 전환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미국 고용지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국채 입찰도 무리 없이 소화됐고, 변동성과 매수·매도 호가 스프레드 역시 수년래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밥 미셸 글로벌 채권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은 오랜 기간에 걸쳐 미 국채 보유를 서서히 줄여왔지만, 현재 시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거의 없다"며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은 여전히 미국 국채에 대한 강한 수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이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들로 확산될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 기조가 유럽과 일본 등 기존 미 국채 핵심 매입국들의 태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이 지난달 덴마크령 그린란드 매입을 두고 갈등을 빚자 덴마크 연기금 아카데미커펜션은 약 1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 보유분을 전부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럽 최대 연기금인 네덜란드 ABP 역시 지난해 9월까지 6개월 동안 미 국채 보유액을 약 100억유로 줄여 190억유로로 축소했다. 아시아와 남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감지된다. 인도는 통화 방어와 외환보유액 다변화를 이유로 미 국채 보유액을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췄고, 브라질은 장기채 중심으로 익스포저를 축소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 국채 비중은 2025년 초 약 50%에서 현재 31%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해외 투자자들의 미 국채 보유액은 지난해 11월 기준 9조400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미국 정부의 부채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국채 비중이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에릭센즈 캐피털의 데미언 로 CIO는 “전반적인 흐름은 분명하다"며 “국영·민간 기업을 막론하고 비(非)미국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 특히 미 국채에 대한 과도한 포지션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상황이 투자자들이 국채 매수를 거부하는 이른바 '바이어스 스트라이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짐 오닐 전 회장은 “미국이 무역적자를 지속하는 한 해외로 유출된 달러는 투자처를 찾아야 하고 미 국채는 여전히 주요 선택지"라며 “중국이나 일본이 보유량을 줄이더라도 누군가는 그 물량을 사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의 실제 미 국채 보유 규모는 공식 통계보다 더 크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브래드 세처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실질적인 미 국채 보유액이 공식 집계치인 6830억달러를 웃도는 1조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은 벨기에 등을 통해 미 국채 일부를 우회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중국 분야를 총괄했었던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다른 통화로 표시된 안전하고 유동성이 풍부한 자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중국인민은행(PBOC)는 달러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공식 통계가 시사하는 것만큼 중국이 미 국채에서 대대적으로 이탈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일단 팔자”…‘산업 파괴자’가 된 AI, 주식 투매 어디까지 확산하나 [머니+]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고 생산성을 높이며 전 세계의 열광을 이끌었던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이제는 '산업 파괴자'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월가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AI가 소프트웨어 기업을 넘어 금융서비스 업종까지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자 투자자들은 AI 수혜주를 주목하기보다 피해야 할 섹터부터 빠르게 정리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존 산업이 제공해온 서비스가 단기간에 AI로 완전히 대체되기 어렵다며, 최근의 조정 장세를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약보합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0.33%, 0.59% 떨어졌다. 지수 흐름과 달리 금융서비스 업종의 주가는 급락했다. 레이먼드 제임서 파이낸셜 주가는 8.8% 급락해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했던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찰스슈왑과 LPL파이낸셜홀딩스 주가도 7% 이상 떨어지며,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발표로 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기술기업 알트루이스트가 AI 기반 맞춤형 세금·자산관리 도구인 '헤이즐'을 출시하면서, 기존 재무자문사들의 사업 영역이 AI에 의해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제이슨 웬크 알트루이스트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장 반응의 규모에 놀랐다"면서도 “우리 기술이 기존 자산관리 산업에 얼마나 큰 위협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헤이즐을 구축하는 데 사용한 이 아키텍처는 자산관리 업계의 거의 모든 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며 “기존에는 여러 명의 팀이 수행하던 역할을 AI가 월 100달러 수준의 비용으로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온라인 보험 비교 플랫폼 인슈리파이가 AI 기반 챗GPT를 활용한 자동차 보험료 비교 앱을 선보이자 전날 S&P500 보험지수는 3.9% 급락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수천억 달러가 투입된 AI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시장 전반에 '먼저 팔고 나중에 묻자'는 심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벨리 펀드의 존 벨턴 매니저는 “조금이라도 AI로 잠식될 위험이 있다고 보이면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매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수년간 AI는 기술주 랠리를 이끄는 핵심 테마였다. 글로벌 증시는 AI 투자 확대와 함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동시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하이퍼스케일러들(AI 설비 운용사)의 수익성을 둘러싼 'AI 거품론'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월가의 분위기는 급변했다. 지난주 AI 기업 앤트로픽이 '클로드 코워크'에 법무 업무 기능을 추가하면서, 고가의 기업용 소프트웨어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본격적으로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사스포칼립스(SaaS+Apocalypse·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의 종말)'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들로 구성된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익스팬디드 테크-소프트웨어 섹터 ETF'(IGV)는 지난 한 주간 9% 가까이 급락했다. 그라니트셰어즈의 윌 라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며 “AI의 활용 사례가 점점 더 강력해질수록, 그만큼 기존 산업을 흔들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공포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버 가와사키의 로스 거버 CEO는 “AI가 5년 뒤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상상해볼 수는 있지만, 아직은 그 결과를 단정할 수 없다"며 “시장이 너무 이른 시점에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근의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 소프트웨어 종말론이 투자심리를 “매우 비관적인 수준"으로 끌어내렸다며 “최근 나타나는 여러 정황을 보면 AI는 단기적으로 소프트웨어를 대체하기보다는 기존 업무 흐름에 추가적으로 결합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은 또 △소프트웨어 투자 비중이 극단적으로 낮아진 점 △반도체·하드웨어로 쏠린 자금 흐름 △공포 심리에 따른 공매도 증가 등을 전형적인 역발상 신호로 해석했다. 보고서는 이어 “시장은 향후 3~6개월 동안 실현될 가능성이 낮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실적이 여전히 견조한 점도 반론의 근거로 제시된다. JP모건 보고서가 공개된 시점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편입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마켓인사이더는 전했다. 시장에서는 소프트웨어 업종의 매출과 이익이 올해 1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케이티 허버티 글로벌 리서치 총괄 역시 같은 날 보고서에서 “미국 소프트웨어 업종의 밸류에이션 괴리는 펀더멘털이 아니라 투자 심리에 따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JP모건과 모건스탠리는 AI 확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선별적 매수를 권고했으며, 공통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팔로알토네트웍스, 서비스나우를 언급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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