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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저렴해질까…술 소비 급감에 재고 역대급으로 쌓여

위스키, 코냑, 데킬라 등 증류주 수요가 급감하면서 주요 기업들의 재고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디아지오, 페르노리카, 캄파리, 브라운포맨, 레미 쿠앵트로 등 주요 상장 주류업체 5곳의 숙성 증류주 재고가 10여년만에 최고치인 총 220억달러(약 32조원)어치로 집계됐다. FT는 역사적인 수준의 수요 감소로 재고가 불어나면서 위스키, 코냑, 데킬라 업체들이 증류소 가동을 중단하거나 가격을 대폭 인하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의 코냑 제조사인 레미 쿠앵트로의 경우 재고 규모가 18억유로(약 3조원) 상당으로, 연간 매출의 두 배에 달했다. 디아지오 역시 재고가 연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2 회계연도 34%에서 2025년 43%로 증가했다. 번스타인의 트레버 스털링 애널리스트는 재고 규모가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관련 정보를 공개한 기업들의 현재 재고 규모가 금융위기 여파로 재고가 쌓였을 때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했다. 이처럼 재고가 쌓이면서 업체 간 가격전쟁이 촉발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헤네시 코냑'은 코로나19 당시 미국에서 병당 45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35달러로 내렸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 배경엔 기업들이 수요 예측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수요 급증에 대응해 기업들이 생산을 급격히 늘리기 시작했다. 스털링 애널리스트는 2021~22년 업계 전반이 수요가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물가 급등과 이에 따른 세계적 가처분소득 감소로 증류주 수요가 급격히 식었다. 일각에서는 위고비, 오젬픽과 같은 비만치료제의 빠른 보급과 전반적인 건강·웰빙에 대한 관심 증가를 술 소비 감소의 배경으로 보기도 한다고 FT는 전했다. 주류 업계는 수요 급감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업체들은 짧게는 2년, 길게는 12년 뒤를 내다보고 수요를 예측해 주류 생산량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는 생산 중단에 들어갔다. 일본 산토리는 미국 켄터키주에 있는 '짐 빔'의 주력 증류소를 최소 1년간 폐쇄했고 디아지오는 텍사스와 테네시주 시설에서 위스키 생산을 올여름까지 중단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에드워드 먼디 애널리스트는 생산 축소가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침체기에 재고를 줄이면 향후 수요를 충족시키려 할 때 큰 문제가 생긴다"며 지난 5년간 증류주 시장의 호황과 불황은 예측이 거의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중국, 작년에도 ‘5%안팎 성장’ 목표 달성…관세전쟁·내수침체 버텼다

중국 경제가 작년에도 5%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과의 관세전쟁, 내수 침체 등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를 달성한 것이다. 이는 다만 미국 이외의 지역으로 수출을 늘린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은 크게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140조1879억위안(약 2경9643조원)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다. 로이터통신(4.9%)과 블룸버그통신(5.0%)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치다. 중국 당국이 설정했던 '5% 안팎'의 성장률 목표에도 일치한다. 지난해 중국의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5.4%), 2분기(5.2%) 때는 5%를 상회했으나 3분기 4.8%에 이어 4분기는 4.5%로 곤두박질쳤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소비·투자가 부진했던 2023년 1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중국이 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해 연말에 소비 진작과 정부 투자 강도 등을 높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 4분기 성적표가 부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2023년, 2024년 4분기 성장률은 각각 5.3%, 5.4%로 집계됐다.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를 달성하긴 했지만 연간 성장률도 하락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 2022년 3.1%에서 2023년 5.4% 크게 반등했지만 2024년에 이어 작년에도 5.0%로 둔화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25년 국민경제는 다중의 압력을 견디면서 안정 속에 진전하는 발전 추세를 유지했다"며 “외부 환경 변화의 영향이 깊어졌고, 국내 공급 강세·수요 약세의 문제가 두드러져 경제 발전 중의 오랜 문제와 새로운 도전이 여전히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부 지표를 보면 내수·투자 둔화가 두드러진다. 내수 경기 가늠자로 지목되는 소매 판매는 연간 기준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중국의 소매 판매 증가율은 지난 5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 하고 있는데 이는 2021년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작년 4분기 임금 상승률은 전년 동기대비 5.3%로 둔화돼 2023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과 전반적인 투자 침체 속에 연간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대비 3.8% 감소해 1989년(-7.2%)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작년 인프라 투자는 2.2% 감소했고, 부동산 개발 투자는 17.2% 줄어들었다. 제조업 투자는 0.6% 성장에 그쳤다. 신규 상업용 주택 판매 면적은 8.7%, 판매액은 12.6% 감소했다. 고정자산 전반에 대한 민간 투자는 6.4% 줄었고, 부동산을 제외하더라도 1.9% 감소했다. 물가 상승률이 반영된 명목 GDP 성장률은 4.0%로,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했던 2020년을 제외하면 197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명목 성장률은 3년 연속 실질 성장률을 밑돌았다. 이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압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디플레이션이 3년 연속 이어졌다"며 “일본을 제외하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이같은 장기적인 물가 하락을 보인 주요 경제국은 없다"고 짚었다. 아울러 지난해 중국의 도시 지역 평균 실업률은 5.2%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말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489만명으로 2024년 대비 339만명 줄었고, 4년 연속 인구 감소세를 보였다. 출생 인구는 792만명으로 800만명선까지 무너졌다. 반면 지난해 연간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제조업(6.4%)이 전반적인 성장을 이끌었고, 이 가운데도 장비제조업(9.2%)과 첨단기술제조업(9.4%)이 두드러졌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수입은 0.5% 증가했고, 전체 무역 규모는 3.8% 늘어났다. 지난해 중국 순수출이 경제 성장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이 비중은 1997년(42%) 이후 최고치다. 1조1890억달러(약 1757조원) 규모의 사상 최대 무역 흑자는 내수·투자 둔화의 부정적 효과를 다소 상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내수가 회복되지 않는 한, 중국 경제 성장률이 크게 오르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스탠다드차타드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중국 성장장률이 4.5~5.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맥쿼리 그룹의 래리 후 중국 경제 총괄은 “5% 성장 목표를 달성했지만 분기별로 보면 성장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갔는데 이는 내수 수요가 여전히 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성장률이 아니라 중국이 현재의 이중 성장 구도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미셸 램 중국 이코노미스트도 올해 수출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부동산 시장 완화 폭이 얼마나 될지 아직 불확실한 상황에서 소비는 계속해서 부진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發 ‘관세전쟁 시즌2’ 오나…다시 흔들리는 글로벌 금융시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구상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대(對)유럽 관세 카드까지 꺼내 들자 미국과 유럽 간 관세 전쟁이 '시즌2'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번 관세 위협이 단순한 무역 협상용 압박을 넘어 지정학적 힘을 지렛대로 삼으려는 시도로 해석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위험자산을 중심으로 급격한 매도세에 직면했다. 무역·관세 전쟁을 둘러싼 확실성이 더 이상 없다는 관측까지 나오자 자금이 안전자산인 금과 은에 쏠리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의사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을 상대로 2월 1일부터 대미 관세 10%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6월 1일에는 관세율이 25%로 인상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의 완전하고 총체적인 매입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부과된다"며 동맹국을 향한 압박을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영국과 독일이 이번 조치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국가로 지목된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대미 관세가 10%, 25% 추가로 부과될 경우 영국과 독일의 국내총생산(GDP)은 각각 0.1%, 0.2~0.3%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맞서 유럽 각국은 유럽연합(EU) 차원의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주요 회원국들이 최대 930억유로(약 159조원)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거나 EU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활동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이번 보복 조치는 이번 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할 때 활용할 지렛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EU는 지난해 미국과 무역 협상을 벌일 때 보복 관세를 이미 마련했지만 무역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내달 6일까지 유예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EU 8개국에 대한 관세를 예고하자 보복 관세가 이날 다시 논의됐고, 통상위협대응조치(ACI)도 별도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ACI는 EU나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에 서비스,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 시장, 공공 조달, 지식재산권 등의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다. 2023년 도입 이후 한 번도 사용된 적은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이 지난해 4월 상호관세가 발표됐던 국면과 유사한 수준으로 격화됐다고 진단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베렌베르크의 홀거 슈미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관세 문제가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졌다"며 “다시 작년 봄과 같은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포드햄 글로벌 포어사이트의 티나 포드햄 창립자 역시 “미국과 EU 간 무역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더 이상 무역 협상의 수단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라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무역적자 해소와 교역국의 '비관세 장벽' 제거를 명분으로 한국을 포함한 각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해왔다. 글로벌 금융사 ING의 카스텐 브르제스키 글로벌 거시경제 총괄은 “새로운 무역 긴장의 결과는 불확실하지만 무역이나 관세에 대한 확실성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이른 흐름을 반영하듯, 글로벌 금융시장은 위험자산을 중심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9일 한국시간 오전 11시 56분 기준, 미국 나스닥 100 선물지수는 전장 대비 1% 가량 하락하고 있고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1% 하락 중이다. 호주 S&P/ASX 지수, 홍콩 항셍지수 등도 떨어졌다. 다만 인공지능(AI) 투자 수혜 지역으로 평가받는 한국 코스피 지수는 주요국 가운데 드물게 상승세를 보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약세를 나타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0.2% 하락한 유로당 1.1572달러로 떨어지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일본 엔화는 안전자산 선호 속에 강세를 보였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도 이날 0.2% 가량 하락했다. 크레딧 애그리콜의 데이비드 포레스터 선임 전략가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으로 '셀 아메리카'가 다시 불붙었다"고 전했다. 가상자산 시장 전반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 장중 최대 3.6% 하락해 9만2000달러선을 한때 밑돌았다. 이더리움과 솔라나도 각각 4.9%, 8.6% 하락했다. 무역 갈등이 고조되자 안전자산인 금과 은은 이날 또 급등하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장중 최대 온스당 4688.50달러까지 치솟았고 국제은값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94달러선을 돌파했다. 캐피탈닷컴의 카일 로다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위험이 계속해서 고조되고 있다"며 “새로운 무역 불확실성이 성장 전망을 훼손하고 있고, 미국의 대외정책은 달러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 이는 금·은 상승에 완벽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차기 美연준의장 판도 급변…“블랙록 CIO 가능성 커져”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인선을 둘러싼 후보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지명 가능성이 낮아진 반면, 릭 라이더 블랙록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릭 라이더 CIO가 차기 연준 의장직을 맡을 가능성이 최근 들어 크게 높아졌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준 의장직에 우호적인 인물을 앉히려는 시도에 대해 의회가 보일 반발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둘러싼 법무부 수사가 인선 구도에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해석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라이더 CIO와 면접을 진행했으며, 면접 또한 순조롭게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후보 선정 과정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내 생각엔 이미 후보를 정해 놨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현재 후보 경쟁 구도가 라이더 CIO에 이어 해싯 위원장,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현 연준 이사 등 총 네 명으로 압축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백악관 행사에서 해싯 위원장에 대해 “나는 사실 당신을 현직(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에 두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내가 그를 옮기면, 이 연준 사람들은, 특히 지금 있는 한 사람은,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며 “나는 당신(해싯)을 잃을 수 있다. 이는 나에게는 심각한 우려이다"라고 강조했다. 해싯 위원장은 최근까지 차기 의장 후보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돼왔지만, 경제학자들은 그가 의장으로 취임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대한 입김을 강화할 것을 우려해왔다. 특히 파월 의장을 향한 수사로 공화당의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와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상원의원이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연준 의장 지명자에 대한 어떤 인준도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기 연준 의장 인준은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현재 공화당 13명, 민주당 11명 구도 속에서 은행위 소속인 틸리스 의원이 민주당 편에 선다면 의장 인준안은 채택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상대적으로 거리를 둔 인물이 지명될 경우 해싯 위원장보다 인준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라이더 CIO는 상원 인준 절차를 비교적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러 이사가 파월 의장과 오랜 기간 함께 일해온 존경받는 동료라는 점에서, 만약 월러 이사가 차기 의장으로 지명될 경우 파월 의장이 오는 5월 임기 만료와 함께 이사직에서도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WSJ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워시 전 이사와의 면접에서 그의 통찰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측근들에게 “매우 인상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그린란드 파병 유럽 8개국에 관세 폭탄…“2월부터 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의사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내달 1일부터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법적 근거로 관세를 부과할지 미지수지만 그린란드 병합이 마무리될 때까지 동맹들을 향한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럽 각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덴마크를 포함해 유럽연합(EU) 모든 국가들은 물론, 다른 국가들에게 관세를 부과하지 않거나 다른 형태의 보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지원해왔다"며 “수백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그들은 돌려줘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세계 평화가 위태롭다. 중국과 러시아는 그린란드를 원하는데 덴마크가 이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그들(덴마크)은 보호용으로 두 개의 개썰매만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하에서 미국만이 성공적으로 이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며 미국이 그린란드를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이 불분명한 목적으로 그린란드를 방문했는데 이는 지구의 안전, 안보, 생존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이 매우 위험한 게임을 벌이는 국가들은 감당할 수 없고 지속 불가능한 수준의 위험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이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며 군사 행동 가능성까지 거론하자, 당사국인 덴마크와 이들 국가는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해 이 잠재적 위험 상황이 의문의 여지 없이 신속히 종결되게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2026년 2월 1일부터 위에 언급된 모든 국가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상품에 10% 관세가 부과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세는 2026년 6월 1일부터 25%로 인상된다"며 “그린란드의 완전하고 총체적인 매입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부과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미국은 지난 150년 넘게 (그린란드 매입을) 시도해왔지만 덴마크는 항상 거절해왔다"며 미국의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인 '골든돔'이 “이 땅(그린란드)에 포함되면 최대 잠재력과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과 “즉각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향후 그린란드 문제에 대한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국은 지난해 영국, EU와 각각 체결한 무역협정을 통해 영국 수입품에는 10%, EU에는 1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해당 관세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것으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발표한 관세는 여기에 추가되는 관세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법적 근거를 활용할지, 관세가 실제로 발효될지 여부, 또한 EU 회원국에 대해 개별 관세를 어떻게 적용할지 명확하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얼마나 부과할지 의문이 든다"고 짚었다. 실제 미 연방 대법원은 IEEPA를 근거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심리 중인데, 이르면 오는 20일이나 늦어도 수주 내에 결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당 관세가 대법원에서 위법하다고 판단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는 물론 그린란드와 관련한 이번 관세 조치 역시 사실상 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다. IEEPA를 대체할 가장 유력한 대안은 무역법 122조가 거론되고 있다. 무역법 122조를 활용 경우 관세율 상한은 15%이고 적용 기간은 150일로 제한된다. 프랑스, 영국, 독일, 스웨덴 등 각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며 대응 의지를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공동 성명을 내고 “관세는 대서양 관계를 훼손하고 위험한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유럽은 앞으로도 단결하고, 협력하며,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관세 위협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나토 동맹국들이 집단 안보를 추구한다는 이유로 동맹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건 완전히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우리 나라는 협박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U의 한 고위 정책입안자는 지난해 7월 체결된 미국과 EU의 무역협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유럽의회는 이달 26∼27일 미국과 무역협정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싱크탱크 브뤼겔의 시몬 타글리아피에트라 선임 연구원은 “관세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다시 열렸다. 전례 없는 수준의 잔혹 행위가 자행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며 “유럽은 이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 적대적 행위에 강력하고 주저 없이 맞서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관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새롭게 드러난 몇 가지 교훈을 강조했다"며 “협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없고 동맹은 의심의 눈초리를 받으며 결국 힘과 레버리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초당적인 반발이 일어났다. 톰 틸리스 상원의원(공화·노스캐롤라이나)과 진 섀힌 상원의원(민주·뉴햄프셔)은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위협을 중단하고 외교를 재개하라"며 “이 방향으로 계속 가는 것은 미국은 물론 미국의 기업들과 동맹국들에게도 나쁜 일"이라고 꼬집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번엔 상호관세 결론?…美대법, 20일 판결 선고일로 지정

미국 연방 대법원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심리해온 사안에 대한 선고가 있을 수 있다고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의 위법 여부에 대한 판결일지 그날 나올지 관심을 모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대법원은 16일(현지시간) 심리해온 사안에 대한 판결을 공개할 다음 날짜로 오는 20일을 지정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미 대법원은 어떤 사안인지는 공개하지 않은 채 특정일에 선고가 있을 수 있다고만 미리 공개한다. 대법원은 애초 지난 9일과 14일 선고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함에 따라 관세 판결을 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관세와 무관한 다른 판결들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누적된 미국의 엄청난 무역 적자가 비상사태이고 이에 따라 무역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논리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서 각국에 상호관세를 적용했다. 이후 제기된 소송에서 1, 2심 재판부는 IEEPA를 상호관세 등 부과의 근거로 삼은 것이 위법이라고 판결했으며,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고에 따라 이를 심리해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반도체 관세, 국가별로 합의할 것”…대만기준 韓에 동일적용 안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향후 각국에 부과할 반도체 관세와 관련, 국가별 협상을 통해 면제 기준이 결정될 것이라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이 대만과 합의한 반도체 관세 면제 기준을 한국에도 적용하느냐'는 한국 언론 질문에 “국가별로 별도의 합의"(separate agreements for separate countries)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미국이 대만에 적용하는 기준을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별도 협상을 통해 그 내용을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준이라 관세를 통해 조절할 필요가 있다면서 반도체 수입이 안보에 가하는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관련 국가들과 협상하라고 지난 14일 행정부에 지시했다. 반도체를 미국에 수출하는 국가들과 협상을 먼저 한 뒤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에 투자하는 기업에는 '관세 상쇄 프로그램'을 통해 우대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미국은 지난 15일 발표한 대만과의 무역 합의에서 대만에 적용할 반도체 관세 면제 기준을 공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반도체 생산능력을 신설하는 대만 기업의 경우 해당 시설의 건설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생산능력의 2.5배 수입분까지 관세를 면제하고, 신규 반도체 생산시설을 완공한 대만 기업의 경우 신규 생산능력의 1.5배까지 관세를 내지 않고 수입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한국의 경우 대만보다 먼저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하면서 '반도체의 교역 규모가 한국 이상인 국가'보다 불리하지 않은 반도체 관세를 약속받은 바 있다. 이는 한국의 주요 경쟁국인 대만과 최소한 동등한 조건을 적용하겠다는 의미인데 이게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지 아직 불확실성이 많으며 앞으로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원화는 추락, 코스피는 고공행진…증시·환율 괴리에 아시아 투자공식 깨졌다

아시아 증시와 통화 간 상관관계가 무너지면서 이 지역에 대한 투자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와 블룸버그 아시아 달러지수의 30일 상관계수는 2024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증시가 연일 기록적인 랠리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화 가치는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디커플링은 특히 한국에서 두드러진다. 코스피 지수는 작년 한 해 동안 76% 급등해 글로벌 주요 증시를 압도했고, 올해도 15% 가까이 상승했다. 16일엔 사상 처음으로 4800선마저 돌파했다. 그러나 달러 대비 한국 원화 환율은 달러당 1470원대로 17년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일본과 대만 등 다른 아시아 시장에서도 주가 강세와 통화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증시와 환율을 움직이는 동력이 서로 다르다고 진단한다. 인공지능(AI) 열풍이 주식 시장을 끌어올리는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위협과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기조가 환율을 압박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롬바드 오디에의 이호민 선임 거시경제 전략가는 “시장이 서로 다른 장단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것이 가장 간단하고 합리적인 설명"이라며 “주식 시장은 테마별, 업종별 동향에 반응하는 반면 환율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 등 거시경제적 요인과 자금 흐름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이 더 이상 통화 강세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는 헤지(위험 분산) 비중을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시아 주식에서 수익을 내더라도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방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에서 16억달러를 운용하는 이안 샘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특히 한국의 상황은 매우 놀랍다"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막대하고 증시 또한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통화가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며, 결코 건강한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아시아 익스포저에 대한 헤지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벤티지 포인트 자산운용의 닉 페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단기적으로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은 남아있으나, 조만간 헤지를 고려할 만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헤지 비용 또한 저렴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자체 집계한 결과, 아시아 8개 주요 통화의 평균 헤지 비용은 약 0.31%로 1년 만에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베렌버그의 울리히 우르반 다사잔 전략 총괄은 “헤지를 하지 않은 투자자들에게는 상황이 복잡해졌다"며 “주식이 수익을 내더라도 현지 통화가 달러 대비 소폭 약세만 보여도 수익률이 상쇄되거나 포트폴리오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통화 약세를 크게 우려하지 않는 시각도 있다. 아닌다 미트라 BNY 인베스트먼트의 아시아 거시경제 및 전략 총괄은 “환율이 중요하긴 하지만 수출 중심 경제의 강한 반등세를 고려했을 때 완만한 통화가치 하락이 증시 전망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AI 인프라 트레이드가 아시아 증시 전망에서 가장 큰 변수"라며 “증시가 2026년 초반부터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이러한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망망대해 선원들도 카카오톡으로 안부 전한다

망망대해에 나가 있는 선원들도 카카오톡을 통해 안부를 전하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SM그룹의 해운부문 계열사 대한해운이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를 공식 개통해 스마트 해운으로의 전환을 본격화 한데 따른 것이다. 대한해운은 최근 벌크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운영하고 있는 전체 선박 38척에 국내 해운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스타링크의 설치를 완료·개통했다고 16일 밝혔다. 작년 4월 스페이스X의 공식 B2B(기업 간 거래) 리셀러(재판매 사업자) 중 하나인 KT SAT와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대한해운은 이로써 고성능, 초고속 위성통신망을 활용해 스마트 선박 운영과 관련한 질적 개선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스타링크의 저궤도(지면에서 500~2000km 상공) 위성통신은 약 550km 고도에 쏘아 올린 위성 8000여개를 사용하는 서비스로, 기존의 정지궤도(지면에서 3만5000km 이상 상공) 위성보다 지구와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가까워 통신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대한해운은 스타링크로 선박 운영 데이터를 신속하게 수집·전송하고 해상과 육상 사이의 실시간 소통이 이전보다 원활해진 만큼, 선내 작업의 효율성과 완성도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연료 효율성 개선과 탄소 배출 저감, 안전운항 강화 등 해운사가 실천할 수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역량도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와 함께 스타링크 도입은 장기간 항해하는 선원들의 복지 향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2013년 대한해운이 그룹 해운부문에 편입된 이후부터 선원과 그 가족들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직접 지시하며 노고를 격려해 왔다. 특히 이번 스타링크 개통으로 선원들이 가족들과의 상시 연락은 물론이고 원격 의료와 온라인 교육 등에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돼 전반적인 근무환경 개선과 복지 증진도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SM그룹 관계자는 “이번 스타링크 개통으로 선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통화를 하는 수준으로까지 기술적인 진보가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얼마든지 먼 바다에서도 빠른 소통이 가능해졌다"며 “항해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안에 대해 원양에서도 육지와 직접 소통을 통해 안전한 항해 여건이 한층 강화됐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원가만 열 배”…국제 은값 시세 치솟자 태양광 업계 한숨

국제 은값 시세가 사상 처음으로 90달러를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글로벌 태양광 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수년간 이어진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핵심 원자재인 은값 폭등이 추가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업계는 비용 절감을 위해 은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에 나서고 있지만 내구성 저하 등 잠재적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국제 은 선물 가격은 최근 장중 한때 온스당 최대 93.56달러까지 치솟았다. 전날엔 온스당 92.35달러에 장을 마감해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은값은 지난해에만 150% 폭등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전날까지 약 30% 추가 상승했다. 이달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은값은 9개월 연속 오르게 되는데,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50년 이후 최장 기록이다. 은은 모든 금속 가운데 전도성이 가장 뛰어나 태양광 패널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 원자재로 꼽힌다. 은값은 2013년 이후 오랜 기간 온스당 10~20달러대 박스권에 머물렀지만 2024년엔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30달러선을 돌파했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태양광 제조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은 사용량을 지속적으로 줄여왔다.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업계의 평균 은 사용량은 와트(W)당 8.96밀리그램으로, 2024년 수준(11.2밀리그램) 대비 20% 감소했다. 문제는 국제 은값 상승 속도가 이러한 노력을 압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BNEF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 생산 원가에서 은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3.4%에서 2024년 10.7%로 세 배 가까이 뛰었고, 2025년에는 14.8%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은값을 최근 최고 수준인 온스당 93달러로 적용할 경우, 은의 원가 비중은 무려 29%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과 비교하면 불과 3년 만에 은 관련 원가 부담이 약 10배로 늘어난 셈이다. BNEF의 옌리 장 애널리스트는 “원자재 가격 급등은 태양광 제조업체들에 거부할 수 없는 비용 압박을 가한다"며 태양광 업계의 출혈 경쟁 속에서 “2년간 침체된 시장을 버텨온 업체들이 추가 비용을 흡수할 여력이 거의 없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인 중국에서는 이미 패널 가격을 올렸다. 인포링크 컨설팅에 따르면 이번 주 태양광 모듈 가격이 와트당 0.8위안 이상으로 인상됐다. 이는 은 가격 상승을 반영한 조치로, 전주 대비 1.4~3.8% 오른 수준이다. 이에 500W급 태양광 패널 가격은 약 400위안(약 8만4600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트리나솔라, 진코솔라 등 중국 주요 태양광 업체들은 작년에도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가이던스를 최근 제시했다. 정부 주도의 '내권식'(제살깎아먹기) 경쟁 통제와 업계의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과거 무분별한 설비 증설로 인한 과잉공급 여파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은 함량을 더욱 줄이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룽지 그린에너지 테크놀로지는 태양광 셀 생산 과정에서 은의 비중을 줄이고 다른 원자재로 대체하겠다고 이달 초 발표했다. 진코솔라, 상하이 아이코 솔라 에너지 등도 이와 비슷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은을 다른 원자재로 대체하는 데 기술적 장벽은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엔지니어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태양광 셀에서 은의 일부 또는 전부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리로 대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급격한 소재 변경에 대한 위험 부담도 따른다. 충분한 검증 없이 금속을 교체할 경우 장기 내구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 패널은 통상 20년 이상의 품질 보증을 요구받는다. 이와 관련해 귀금속 거래 업체 실버 불리언 그룹의 그레고르 그레그슨 창립자는 “만약 패널이 10년 만에 고장 나는데 보증 기간이 20년이라면 제조사는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부채에 직면에 파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태양광 업계의 은 수요 둔화가 현재 기록적인 은값 상승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세계은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태양광 산업은 전체 은 수요의 약 17%를 차지했다. 이는 10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중국 시장정보업체 상하이메탈스마켓(SMM)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올해 태양광 업계의 은 사용량은 지난해 약 6000톤 수준에서 17% 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자재 대체를 위한 업계의 노력과 글로벌 태양광 패널 설치 및 생산 둔화가 맞물린 결과다. 블룸버그는 “은 소비가 상당히 둔화될 경우 투기적 자금 유입과 원자재 시장 전반의 자금 이동에 힘입어 이어져 온 은값 급등세의 장기 지속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컨설팅업체 메탈스포커스의 니코스 카발리스 대표는 “현재 은 가격 수준에서는 훨씬 더 많은 대체 시도가 일어날 것"이라며 “강력한 투자 수요 때문에 단기적으로 가격이 꺾이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업계의 은 소비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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