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美·이란 전쟁이 바꾼 돈의 흐름…코스피 8000 찍나 [머니+]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을 계기로 각국 정부가 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자립도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이 구조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과 증시가 어떤 수혜를 입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21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올해 들어 MSCI 세계지수(WI) 내에서 에너지·소재·유틸리티·산업재 섹터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MSCI는 S&P 다우존스와 함께 글로벌 산업분류 기준(GICS)을 개발해 전 세계 증시를 11개 주요 섹터로 구분한다. 실제로 지난 17일 기준 MSCI 세계 에너지 지수는 연초 이후 25.09% 상승하며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소재(16.62%), 산업재(12.25%), 유틸리티(10.15%)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누적 상승률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에너지 지수는 45.42% 상승했고, 소재(44.74%), 산업재(40.34%), 유틸리티(27%) 역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MSCI 세계 부동산 지수는 올해 상승률이 10.24%로 양호했지만, 1년 누적 상승률은 16.61%에 그쳐 유틸리티 대비 상대적으로 모멘텀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올해 가장 부진한 섹터는 헬스케어로 -2.69%를 기록했으며, 임의소비재 역시 0.98% 하락했다. 필수소비재, IT(정보기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금융 등 나머지 섹터들도 상승률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특히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빅테크가 포함된 MSCI 세계 IT 지수는 지난 1년간 57.15% 급등했지만 올해 상승률은 5.25%에 그쳐 상승 동력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이 올해 들어 뚜렷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세계화 투자'에서 '안보·자립 투자'로 이 같은 흐름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월가는 수년간 세계화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들을 높게 평가해왔고, 그 결과 많은 국가들이 핵심 인프라와 공급망, 자원 투자를 소홀히 해왔다"며 “투자자들은 이러한 시대가 끝났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 등으로 촉발된 구조 변화가 이번 중동 전쟁을 계기로 더욱 명확해졌다는 분석이다. 영국 투자사 라스본스의 존 윈 에반스 시장분석 총괄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세계가 변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있는 것 같다"며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경고였지만 우리는 이를 외면해왔고, 이제 다시 경보가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나인티원의 사힐 마타니 책임도 “글로벌 시스템이 구조적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세계화가 끝나는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과거처럼 순탄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유럽이 각자도생 주도…인프라·에너지 투자 확대 전문가들은 향후 세계화가 지역, 자본 규모, 각국 정부의 정책 의지에 따라 서로 다른 속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른바 '각자도생'의 시대가 본격화됐다는 의미로, 유럽이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스본스의 산지브 툼쿠르 주식 총괄은 “글로벌 질서 변화로 유럽이 방위와 에너지 등 전략 분야에서 자립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전력망 현대화, 배터리, 수소 분야 투자 확대에 따라 베스타스, 내셔널그리드, SSE 등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독일은 러시아 위협에 대응해 군사비를 확대하는 동시에 약 5000억유로(약 866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JP모건자산운용의 휴 기머 글로벌 시장전략가는 이를 두고 “그 중요성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크리스티안 켈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들은 수십 년 동안 소득 대비 투자 비중이 낮았다"며 “특히 서방은 투자 부족 상태였지만 이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각국이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美 '전통 산업' 부상…AI 인프라도 수혜 빅테크 중심으로 움직이던 미국 증시에서도 자립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전통 산업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물류와 원자재 공급 등 '구경제'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S&P500 내에서도 에너지·소재·산업재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러셀 인베스트먼트의 폴 아이텔만 글로벌 수석 투자전략가는 미국이 “에너지 안보와 독립성 확보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세계가 분절화될수록 이러한 주제는 과거보다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과 자립 강화 정책이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인 대규모 감세 법안(OBBBA)은 미국 내 제조업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도 이어지면서 GE 버노바, 버티브 홀딩스, 이튼 등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데이터센터 냉각 장비 업체 매디슨 에어 솔루션즈는 최근 IPO를 통해 22억3000만달러를 조달했는데, 이는 산업 섹터 기준 1999년 이후 최대 규모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사미어 사마나 글로벌 주식 및 실물자산 책임자는 “회복력을 위한 경쟁은 곧 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이라며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 원자재 비중을 충분히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한국은?…“방산·산업재 수혜 기대" 아시아에서는 에너지와 방산 분야에서 자립을 강화하려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수출 경쟁력이 높은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삭소마켓의 차루 차나나 수석 투자전략가는 “단기적으로는 유럽 자급자족 정책과 연계된 기업들이 먼저 수혜를 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아시아의 회복력 강화 여부가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의 자립 정책은 아직 초기 단계로 실적 반영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 CATL은 이란 전쟁 이후 주가가 약 40% 상승했고, 한국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올해 약 50% 오르며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 방산 기업들은 내수 지출 확대와 수출 증가 기대에 힘입어 수혜가 예상되는 분야로 지목되고 있다. 에머 캐피털 파트너스의 마니시 라이차우두리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방산 및 산업재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폴란드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방산 장비를 수입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AI 관련 반도체 산업 역시 글로벌 자금 재편의 또 다른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증시 전반에 대한 재평가 기대고 커지고 있으며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코스피 목표치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최근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기존 7000에서 8000으로 높였다. 반도체와 산업재를 중심으로 펀더멘털 개선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선행 주가수익률(P/E)이 약 7.5배 수준에 머물러 과거 평균 대비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판단에서다. JP모건 역시 코스피 목표치를 최대 8500까지 상향 조정했다. 기본 시나리오도 기존 6000에서 7000으로 올려잡았다. 이란 관련 리스크 완화와 함께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고, 시장 변동성도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올해 이익 추정치가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와 에너지 가격 부담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JP모건은 “한국 시장의 핵심 펀더멘털(메모리 사이클, 지배구조 개편, 테마별 성장)이 궤도에 올라와 있는 만큼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며 “한국은 여전히 아시아 내 최선호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다 박살내겠다”…휴전 만료 앞두고 美·이란 전쟁 중대 기로 [이슈+]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의 향방이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종전 합의를 위한 2차 협상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휴전 시한 만료를 앞두고 양측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면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군이 이란 화물선을 나포하고 이란이 보복을 예고하면서 군사적 긴장감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길이가 약 900피트(약 275m)이고 항공모함만큼 무게가 나가는 '투스카'라는 이란 화물선이 우리 해군의 봉쇄를 뚫으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스프루언스가 오만만에서 투스카를 가로막고 정지하라는 경고를 내렸다"며 “이란 선원들은 응하지 않아 우리의 해군 군함이 기관실에 구멍을 내는 방식으로 멈추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해상 봉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미군이 직접 무력을 사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군 측은 반관영 통신을 통해 “이란 군대가 미군의 무장 행위에 대응하고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란은 또 자국 화물선 나포에 대한 대응으로 미군 군함에 무인항공기(UAV)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시작된 미·이란 간 2주 휴전 시한이 21일로 다가온 가운데 갈등이 재격화되면서 종전 협상 전망은 다시 불투명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최종 결렬 시 군사 행동을 시사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미국 협상 대표단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향하고 있으며 내일(20일) 저녁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우리는 매우 공정하고 합리적인 합의를 제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교량을 무너뜨리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가 지속되는 한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란 국영 방송은 “미국의 과도한 개입과 비합리적이며 비현실적인 요구, 잦은 입장 변경과 지속적인 모순, 그리고 휴전 합의 위반으로 간주되는 해상 봉쇄와 위협적 발언이 협상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하마드 레자 아레프 이란 제1부통령도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한하면서 다른 국가들의 안전을 기대할 수는 없다"며 “선택은 분명하다. 자유로운 석유 시장이거나 모두가 비용을 감수하는 상황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란은 앞서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휴전 합의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한다고 지난 17일 발표했지만, 미군의 해상 봉쇄를 문제 삼아 하루 만에 재봉쇄한 바 있다. 이처럼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20일 아시아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이란 간 충돌이 추가로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후 2시 55분 기준, 전장 대비 0.50% 오른 6222.75를 기록 중이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0.65% 오른 5만8838.65를 나타내고 있고 대만 가권지수(+0.42%), 홍콩 항셍지수(+0.58%), 중국 상해종합지수(+0.45%) 등도 상승세다. JP모건 자산운용의 케리 크레이그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상황이 어느 정도 같은 궤도를 반복하며 맴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은 이번 분쟁이 종료되거나 최소한 종식의 시작 단계에 접어들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필드 레이놀즈 블룸버그 전략가 역시 “중동에서 교전이 재격화되지 않는 한 증시는 추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제유가는 중동 갈등 격화에 다시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각각 5.97%, 5.31% 오른 배럴당 87.52달러, 95.18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아직 시작에 불과”…해외 기관들, 삼성전자 말고 ‘이것’ 콕 집었다 [머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계기로 촉발된 글로벌 군비 확장 움직임 속에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방산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전쟁 이후 시작된 방산주 상승 랠리를 단기적인 흐름이 아닌 장기 상승의 초입으로 보고 있다. 20일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집계한 항공우주·방산 기업 지수에서 한국 한화시스템과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옛 LIG넥스원), 일본 아스트로스케일 홀딩스 등 아시아 방산 기업 3곳이 올해 글로벌 방산주 수익률 상위 5개 종목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한화시스템 주가는 지난해 말 5만4400원에서 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27일 11만2700원으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후 지난달에는 18만4000원까지 치솟으며 장중 신고가를 기록했다. 현재는 12만9000원대로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연초 대비 여전히 약 140%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주가 역시 지난해 말 42만4500원에서 현재 89만원대로 올라섰으며, 이달에만 약 47% 급등했다. 한화시스템과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중동 전장 발발 이후 각각 15%, 75% 상승했다. 지난 7일 시작된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이 오는 21일 만료를 앞두고 2차 협상 기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상황이 급변하면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대(對)이란 해상 봉쇄 작전을 벌이고 있는 미군이 이란 화물선을 향해 함포 사격을 가한 뒤 나포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표가 나오면서다. 이란이 보복을 예고한 만큼 이번 사건이 종전 협상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블랙록의 위 리 글로벌 최고투자전략가는 “중동 전쟁으로 가속화된 구조적 테마 가운데 하나가 방산"이라며 “전쟁 국면에서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 오히려 전략적 투자 매력을 확인하고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많았고, 장기적으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기관들은 방산주 랠리가 이번 중동 전쟁을 넘어 구조적인 상승장의 초입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실제로 유럽은 전쟁 이전부터 국방 예산 확대 기조를 보여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2035년까지 회원국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유럽의 방위비 지출은 2021년 이후 달러 기준 연평균 약 10% 증가했다. 여기에 중동 국가들도 이번 전쟁을 계기로 군사 지출 확대를 우선순위에 둘 가능성이 커졌다. 블룸버그는 “각국 정부가 기존의 소극적 방어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억지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는 점이 주가 상승의 주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주피터 자산운용의 샘 콘래드 투자 매니저는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은 수십 년간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을 높이지 않았던 점이 추가 상승 여력으로 꼽힌다"며 “이란 전쟁이 당장 내일 공식 종료되더라도 중동 국가들은 국방비 확대를 계속 계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제조업 기반을 갖춘 아시아 방산업체들이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과거 무기 수입이 중심이었던 아시아 기업들이 자체 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해 미국과 유럽 공급망에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TJ 쏜턴 리서치 마케팅 총괄은 “아시아는 오랫동안 방산 시스템을 구매하는 지역으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방산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과 첨단 기술, 빠른 납기라는 세 가지 요소를 동시에 갖춘 점에서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CA 인도수에즈 웰스 자산운용의 프란시스 탄 아시아 수석 전략가는 “유럽의 재무장, NATO 표준 장비 수요, 경쟁력 있는 가격, 대규모 수주 잔고 등 한국 기업들의 구조적 성장 스토리는 견고하며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방산주가 중동 전쟁 이후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고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반론도 제기된다.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영향 등으로 블룸버그 항공우주·방산 지수는 전쟁 이후 약 5.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개리 탄 펀드 매니저는 “전쟁 정점에서의 하락은 펀더멘털 악화가 아니라 포트폴리오 전반의 위험 축소 움직임이었다"며 “이후 분쟁 완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주가가 반등한 것은 투자자들이 전술적으로 다시 위험 자산 비중을 늘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종전 구상 하루만에 암초…美·이란 전쟁 다시 ‘시계제로’ [이슈+]

세계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하루 만에 재봉쇄되면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2주간 휴전이 오는 22일(이란 현지시간 기준) 만료를 앞둔 가운데 협상도 난항을 겪으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재차 고조되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측은 최근 미국과의 협상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견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1차 협상에서 이란 대표단을 이끌었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이날 국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에서 진전은 있었지만 여전히 많은 이견이 존재하고 몇 가지 근본적인 쟁점들이 남아 있다"며 “최종 합의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군의 이란 항만 봉쇄에 대해 “어리석고 무지한 조치"라고 비판하며 “봉쇄가 해제되지 않는다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은 의심의 여지 없이 제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란이 지난 17일 호르무즈 해협의 '일시 개방'을 발표한 이후 10여 척의 유조선이 해협을 통과했지만, 이튿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미국이 해상 봉쇄를 해제하기 전까지 통항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재봉쇄를 선언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특히 이날 인도 국기를 단 선박 2척이 해협을 통과하려다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려가 더욱 커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인도 정부는 주인도 이란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로 강조해온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휴전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남부에서 활동하던 '테러 조직'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또 “전방 방어선 남쪽 지역의 지하 통로와 그 내부로 진입하는 것이 확인된 헤즈볼라 대원들을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평화 협정이 임박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가 흔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합의가 임박했다고 주장했지만, 전날에는 “이란은 수년간 해왔던 것처럼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하려 한다. 우리를 협박할 수는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또 미군의 해상 봉쇄 조치를 정당화하면서 휴전이 종료되는 오는 22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시 폭격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이 제안한 '2주 휴전안'을 수용하고 22일을 시한으로 종전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일각에서는 휴전 만료 이전에 미·이란 2차 협상이 열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란 측은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차관은 이날 튀르키예에서 열린 안탈리아 외교포럼(ADF)에서 취재진에 “2차 협상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현재 양측 간 합의 틀을 최종 확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틀이 마련되기 전까지 협상 날짜를 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배경에 대해 “미국 측이 '이란 선박을 제외하고 해협이 개방됐다'는 식으로 휴전 조건을 훼손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상황이 급격히 반전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상황실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회의에는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댄 케인 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돌파구가 조만간 마련되지 않을 경우 전쟁이 수일 내 재개될 수 있다"고 악시오스에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합의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으로 보이지만 완전하고 지속적인 평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합의는 제한적이고 취약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다시 증폭될 가능성도 나온다. 글로벌 증시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종전 기대감 등이 맞물리면서 사상 신고가 행진을 이어왔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지난 17일 7126.06에 거래를 마감, 사상 처음으로 7100선 위에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는 13거래일 연속 상승했는데 이는 1992년 이후 최장 기간이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소식에 큰 폭으로 급락했던 국제유가가 다시 오를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 1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1.45% 내린 배럴당 83.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월물 종가 기준으로 약 5주 만의 최저치다. 브렌트유 6월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9.07% 하락한 배럴당 90.38달러에 마감했다. CNBC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사 ING는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재개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될수록 실물 시장의 수급은 날로 빡빡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과 이란 간 평화 협상이 결렬되는 것이 시장의 가장 큰 상방 리스크“라며 “양측의 요구 조건 간 격차가 여전히 큰 만큼 결렬 가능성도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호르무즈 해협 열렸다는데…트럼프·이란은 계속 ‘딴소리’ [이슈+]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개방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중동 전쟁 종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1차 회담에서 이란 측 협상단을 이끈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상반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갈리바프 의장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 대통령이 1시간 만에 7가지 주장을 펼쳤지만 이는 모두 거짓"이라며 “이러한 거짓말로는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협상에서도 성과를 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미군의) 해협 봉쇄가 계속된다면 호르무즈 해협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며 “해협 통과는 이란의 허가와 지정된 경로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해협 개방 여부와 관련 규정은 소셜미디어로 결정되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이란은 미디어전과 여론 조작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서 실질적 양보를 이끌어냈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해협 개방 발표 이후 “이란과의 거래가 100% 완료되기 전까지 대이란 해군 봉쇄는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핵 개발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합의했다"며 “여기에는 시한이 없고 무기한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요 쟁점은 대부분 마무리됐고 협상 타결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에서 핵심 쟁점은 우라늄 농축 중단과 이란의 핵 포기다. 양국은 1차 협상에서 우라늄 농축 문제를 둘러싼 간극을 해소하지 못해 합의에 실패했다. 당시 미국은 기존의 '농축 전면 금지' 입장에서 물러나 20년간 중단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란은 5년을 역제안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미 매체 악시오스는 이란이 농축 우라늄 비축을 포기하는 대신 동결 자금 200억달러를 해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절충안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미국에 넘기기로 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시점 역시 여전히 불투명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유조선 등 약 20척 규모의 선박이 페르시아만에서 해협 방향으로 이동했지만 대부분이 회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통과 시도였지만, 회항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협상 기대감도 남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양국 회담이 오는 20일 파키스탄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CNN 역시 이란 협상단이 19일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해 20일 회담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국 정부는 아직 공식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20일 개최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로이터는 파키스탄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회담에서 60일 내 포괄적 평화협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양해각서(MOU)가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속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 문제를 천천히, 여유를 갖고 접근할 것이고 대형 장비를 동원해 (문제를) 하나씩 파헤쳐 나갈 것"이라며 “그 결과를 미국으로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소식에 큰 폭으로 급락했던 국제유가가 다시 오를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1.45% 내린 배럴당 83.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월물 종가 기준으로 약 5주 만의 최저치다. 브렌트유 6월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9.07% 하락한 배럴당 90.38달러에 마감했다. 그러나 CNBC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사 ING는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재개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될수록 실물 시장의 수급은 날로 빡빡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미국과 이란 간 평화 협상이 결렬되는 것이 시장의 가장 큰 상방 리스크"라며 “양측의 요구 조건 간 격차가 여전히 큰 만큼 결렬 가능성도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러프·이란 “호르무즈 해협 완전 개방”…국제유가 급락

이란이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휴전 기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기로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해당 내용을 확인하면서 국제유가는 급락했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상승세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 계에 “레바논 휴전에 따라 남은 기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상선의 통행이 완전히 개방될 것임을 선언한다"고 적었다. 이어 “이는(통행은) 이란 항만해사청이 앞서 공지한 '조정된 경로'를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열흘간 휴전 기간 동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한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열흘간 휴전은 전날 오후 5시(미 동부시간 기준)를 기해 공식 발효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방금 이란 해협(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열려 완전한 통행 준비가 됐다고 발표했다"며 “감사하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개방돼 사업과 완전한 통행을 위한 준비가 됐지만 이란과의 거래가 100% 완료되기 전까지 이란과 관련한 해군 봉쇄는 전면 유지될 것"이라며 “대부분의 사항이 이미 협상된 상태기 때문에 이 과정은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란은 미국의 도움으로 모든 기뢰를 제거했거나 제거 중이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3일 오전 10시를 기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항구나 연안으로 오가는 모든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를 시작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이란과의 합의가 완전히 타결될 때까지 이란의 석유 수출과 물자 조달을 차단해 압박을 유지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란의 핵보유 금지는 미국과 이란의 최대 협상 쟁점으로, 지난 11일 열린 1차 협상이 결렬된 것도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입장 차이 때문이었다.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을 20년간 중단하고 비축된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에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3~5년 중단을 제시하고 국제사회의 대(對)이란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럼에도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됐다는 소식에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블룸버그는 “양측간 관계가 개선됐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중동 전역의 전쟁을 종식시킬 합의 가능성을 높였다"고 전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17일 오후 11시 43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4.53% 급락한 배럴당 80.77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 역시 배럴당 86.17달러로 전장 대비 13.29% 내렸다. 반면 이날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08%, S&P500 지수는 1.28%, 나스닥지수는 1.51% 상승세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소식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글로벌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아르네 로만 라스무센 수석 분석가는 “시장은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끝났다고 반영하고 있다"면서도 “이는 이란 해안선을 따라 항해하는 선박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 완전한 개방은 아닐 수도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란은 재개방 조건을 제시하고 어떤 선박의 항해가 가능한지를 결정하며 통과 조건도 설정했다. 이는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고 짚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휴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레바논 휴전 발효 첫날인 17일(현지시간) 영상 성명에서 “솔직히 말해 임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추가적인 계획이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은 더 이상 레바논을 폭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그들이 레바논을 폭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글로벌 에너지 시장 뒤흔든 이란 전쟁…한국은 괜찮을까 [이슈+]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중심의 에너지 전환 기대가 무너지는 가운데, 가격 급등과 공급 불안이 동시에 확산되며 한국을 포함한 에너지 수입국 전반에 충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위기가 촉발되자 석탄 의존도를 줄이고 LNG 중심의 에너지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사실상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올해 연초까지만 해도 LNG 공급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가격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지난 1월 미국 생산 확대를 중심으로 LNG 공급이 7%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카타르 LNG 시설을 포함한 중동 에너지 인프라 피습이 이어지면서 상황은 급격히 반전됐다. 에너지 분석업체 ICIS는 이란의 미사일 공습을 받은 카타르 라스라판 LNG 생산시설이 5개월간 가동 중단될 경우 올해 글로벌 LNG 생산이 전년 대비 0.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최소 10년 만의 첫 감소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차단 상황을 “우리가 겪은 최대 규모의 에너지 위기"라고 규정하며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상황이 길어질수록 글로벌 성장과 물가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제유가와 가스 가격, 전기요금이 모두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롤 총장은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5월 말까지 이어질 경우 충격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경제가 취약한 국가부터 고물가와 성장 둔화에 직면하고 일부 국가는 경기침체까지 겪을 수 있다"며 “일본, 한국, 인도, 중국,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최전선"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일부 국가는 부유하거나 에너지 여력이 있을 수 있지만 이번 사태에 면역력을 가진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의 경우 국내 전력도매가격(SMP)이 현재 kWh당 120원 수준이지만, 연료비 상승이 향후 반영되면 200원대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5월 1일부터 SMP 상한제를 재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LNG 가격 급등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도입 LNG 가격은 장기계약물량의 경우 브렌트유와 연동되고 환율 영향을 받는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브렌트유 가격은 현재 98달러대를 기록 중이다. 이란 전장 발발 이후 고점인 119달러보다는 내렸지만, 전쟁 직전인 72.48달러와 비교하면 36%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 역시 전쟁 전 1430원대에서 한때 1510원대를 찍은 뒤 현재 148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동북아 LNG 현물 가격 지표인 JKM도 전쟁 전 10.725달러에서 지난달 22.35달러까지 급등한 뒤 현재 16.13달러 수준이다. 이미 한국가스공사가 가격 상승기에 일부 현물 계약을 체결한 만큼 이르면 5월부터 전력시장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참조 : [단독]기후부, 5월부터 SMP 상한제 재도입 유력…“전력시장 다시 규제로" 아시아 주요 에너지 수입국들도 LNG 중심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는 LNG 수입을 전년 대비 약 15% 줄였고, 산업용 공급도 축소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에너지 믹스에서 천연가스 비중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트남과 필리핀 역시 대체 에너지원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베트남 일부 가스 발전 프로젝트는 풍력·태양광과 배터리 기반으로 전환을 검토 중이다. 태국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는 동시에 러시아 주요 LNG 수출업체와 협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산유국인 말레이시아의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는 유가 상승으로 확보한 수익을 자국 내 가스전 투자에 재투입해 LNG 수입 의존도를 낮출 방침이다. 인도네시아 역시 LNG 수입 확대 계획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등 아시아 주요 경제국들은 LNG 중심 에너지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높은 비용을 감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기업들의 해외 가스 자산 투자를 확대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대만은 미국과 추가 LNG 확보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LNG 수요 둔화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라이스태드 에너지의 오다카 마사노리 애널리스트는 “봉쇄가 길어질수록 LNG 가격은 상승하고 시장 수급은 더 빡빡해져 수요 파괴가 발생할 것"며 “이 상황이 지속될수록 구조적인 변화로 굳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컬럼비아대 글로벌 에너지 정책 연구소의 앤-소피 코르보 연구원은 “동남아 지역에서 LNG 수요 증가에 대한 투자 규모가 줄고 재생에너지 확대와 석탄 유지가 병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롤 총장은 이번 위기를 계기로 원자력 발전 등 대체 에너지 기술 도입이 가속화될 수 있다며 “향후 수년간 글로벌 에너지 지형을 재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종전 선언, 시장 달래기”…美·이란 합의 가능할까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합의가 임박했다며 중동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다만 미국과 이란 간 단기간 내 합의 도출이 쉽지 않다는 회의론도 제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시장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과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좋은 합의가 될 것"이라며 양국 간 후속 협상이 이번 주말 재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합의가 임박했다며 지난 7일 체결된 '2주 휴전'을 연장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필요하다면 연장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어 “이란이 거의 모든 것에 동의했다. 이제 협상 테이블에 앉아 서명만 하면 된다"며 협상이 타결될 경우 파키스탄을 직접 방문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농축 우라늄을 미국에 넘기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으며, 합의가 이뤄지면 호르무즈 해협도 재개방돼 원유 수송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이러한 주장에 대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란 정부 역시 관련 내용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행사에서도 “전쟁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에 앞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휴전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중재로 성사된 이번 휴전은 미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5시(한국시간 17일 오전 6시)부터 발효돼 열흘간 유지된다.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을 워싱턴DC 백악관으로 초청할 계획이라며 “양측 모두 평화를 원하고 있고,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사실상 전쟁 상태를 이어왔으며, 이번 휴전이 이란과의 광범위한 평화 합의로 이어질 경우 트럼프 행정부에 상당한 외교적 성과가 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2주간의 휴전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해왔다. 이렇듯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합의를 통해 종전이 임박했다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영국 싱크탱크 새첨하우스(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의 롭 마케어 위원은 “단기간 내 미국과 이란 간 합의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론은 시장 영향을 의식한 측면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협상의 성패뿐 아니라 군사 충돌 재개를 막을 수 있을 만큼 성과를 내느냐가 핵심"이라며 “그 자체는 가능하지만 이란 내부에서는 미사일 공격 재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어 상황은 거대한 치킨게임과 같다"고 덧붙였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부 걸프 국가와 유럽 지도자들은 미국과 이란 간 최종 합의까지 약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기간 동안 휴전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걸프 국가들은 이란이 여전히 핵무기 개발 의지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합의에는 우라늄 농축 금지와 장거리 탄도미사일 보유 제한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의 핵보유 금지는 미국과 이란의 최대 협상 쟁점으로, 지난 11일 열린 1차 협상이 결렬된 것도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입장 차이 때문이었다.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을 20년간 중단하고 비축된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에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3~5년 중단을 제시하고 국제사회의 대(對)이란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의 최근 이란 방문 이후 2차 협상과 휴전 연장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고 밝혔지만, 핵 개발을 둘러싼 근본적인 이견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 소식통들은 고농축 우라늄 일부를 해외로 반출하는 절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 역시 주요 쟁점이다. 파키스탄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은 해협을 개방하기 위해서는 영구적인 휴전과 함께 향후 미국과 이스라엘의 재공격을 금지하는 유엔 차원의 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마케어 위원은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국제 사찰단의 입국을 허용하고 일정 기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타협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미국은 또 동결된 이란 자산 일부를 해제하고 이란의 석유 거래 제재를 일부 완화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이란의 안보 보장 요구는 훨씬 복잡할 수 있다고 마케이 위원은 지적했다. 한편, 미국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종전 기대감에 이날까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파월 해고하겠다”…트럼프 압박·워시 인준 지연, 美 연준 리더십 공백? [이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전례 없는 리더십 공백 우려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해임 압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후보자의 상원 인준도 불확실한 상태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정해진 시점에" 의장직에서 물러나지 않을 경우 해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제때 떠나지 않는다면 나는 그를 해임해야 할 것"이라며 “그를 해임하는 것을 그동안 자제해왔고 실제로 해임하고 싶었지만 논란을 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논란을 원하지 않지만 그는 해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 인하 요구를 거부한 파월 의장을 해임하겠다고 위협해왔다. 앞서 파월 의장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기자회견에서 “법무부의 수사가 투명하고 확실하게 마무리될 때까지 이사회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다"며 임기가 만료될 때까지 후임자가 확정되지 않으면 한시적으로 의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 과다 사용 의혹과 관련한 수사가 종료되지 않을 경우, 이사 임기가 남아 있는 동안 연준을 떠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필요할 경우 한시적으로 의장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파월 의장은 수사 종료 이후 이사직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연준과 국민에게 무엇이 최선인지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를 중단하기보다는 파월 의장이 이사로 남는 상황을 감수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그가 한 말이 사실일 수도 있다"며 “그 상황을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의장으로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무능 때문이든, 부패 때문이든, 아니면 둘 다 때문이든 밝혀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수사 지속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연준의 근거 법률인 연방준비법은 이사회 구성원이 임기 만료 이후에도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오랫동안 의장직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돼 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임시 의장직 수행을 중단시킬 권한이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워시 후보자의 상원 인준 역시 여전히 불투명하다. 연준 의장 인준은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를 거쳐 본회의 표결로 확정된다. 워시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오는 21일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은행위 소속 공화당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파월 의장 관련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워시 후보자 인준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공화당이 은행위에서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틸리스 의원이 반대할 경우 인준 통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인준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워시 후보자의 의장 인준 지연 가능성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틸리스 의원은 이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워시 후보자를 “완벽한 후보"라고 평가하면서도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가 종료되기 전까지 인준 표결에 찬성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검찰 조사 변수가 없더라도 워시 후보자의 청문회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출렁이는 상황에서 연준의 독립성과 금리 정책을 둘러싼 강도 높은 질의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정 역시 촉박하다. 청문회가 열리는 4월 21일부터 파월 의장 임기 종료일인 5월 15일까지 남은 기간은 24일에 불과하다. 이 기간 상원 회기일도 13일뿐이어서, 모든 인준 절차를 마치기에는 시간이 빠듯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전·하닉에 쏠려도 상관없다”…美 월가 ‘바이 코리아’ 외치는 이유 [머니+]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기대가 확산되며 위험선호 심리가 개선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수요 확대가 한국 반도체주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최근 미국과 신흥국 증시에 대한 투자 비중을 동시에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양 시장 모두에서 이익 증가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블랙록 위 리 글로벌 최고투자전략가는 “한국은 신흥시장 비중 확대의 중요한 이유"라며 “특히 글로벌 기술 공급망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역할이 매우 크고, 그 모멘텀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AI 관련 하드웨어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 시장을 확실히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전쟁에도 불구하고 AI 관련 수요가 확대되면서 올해 기업 이익 전망치는 오히려 상향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한국 코스피 지수의 선행 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올해 초 43% 수준에서 최근 약 170%까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에서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전쟁 이전 수준까지 회복한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는 2월 27일 이후 처음으로 6200선을 넘어섰고, 올해 들어 약 47% 올라 글로벌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블랙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 반도체 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에도 한국 증시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리 전략가는 “기술 전환기에는 이러한 집중이 오히려 하나의 특징으로 작용한다"며 “현재로서는 특정 종목 쏠림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카막샤 트리베디 애널리스트 등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상대가치 거래' 전략을 시작해 한국과 대만을 매수, 인도·필리핀·태국을 매도하는 포지션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중동 사태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산업 기반을 갖춘 북아시아 시장이 동남아시아 대비 더 나은 위험 대비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들 애널리스트는 신흥국 증시에 대해 “밸류에이션과 포지셔닝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리셋된 만큼 전반적인 투자 환경은 우호적"이라며 “기초적인 이익 성장세도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MSCI EM(신흥국 지수)의 이익 증가율 전망치(23%) 중 약 16%포인트는 AI 관련 수요에서 비롯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유가 충격의 직접적인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중국에 대해 “에너지 위기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위치에 있지만, 주가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기업 실적 개선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외 지역에서는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유망 투자처로 꼽혔다. 골드만삭스는 브라질에 대해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고 남아공은 “저평가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2주간 휴전을 선언한 이후 투자심리가 개선되자 신흥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실제로 MSCI EM은 이달 들어 약 15% 상승해, 약 8% 상승에 그친 MSCI 세계 지수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