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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의 영풍 의결권 다시 제한…다음주 가처분 결정

MBK·영풍 측이 제기한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과 관련해 법원이 다음주 결론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21일 영풍의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첫 심문을 진행한다. 해당 가처분은 이달 28일 예정된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풍 측이 보유한 지분 25.42%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이 의결권 행사 여부에 따라 고려아연 경영권이 좌우될 수 있는 만큼 분쟁 당사자들이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려아연의 정기 주총이 열리기 전인 오는 28일 이전 법원이 가처분 결론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고려아연은 지난 12일 호주 자회사이자 주식회사인 썬메탈홀딩스(SMH)가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이 보유한 영풍 지분 10.3%를 현물 배당받는 방식으로 상호출자 고리를 변경했다. SMH는 호주에서 아연 제련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을 관리하는 지주회사다. SMH는 고려아연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완전 자회사이며, SMC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직전 임시 주주총회 바로 전날 SMC를 통해 '고려아연→SMC→영풍→고려아연'의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했다고 공시했다. 이를 근거로 임시 주총에서 영풍의 고려아연 의결권 행사를 제한한 바 있다. 상법에서 A사가 단독 또는 자회사·손자회사를 통해 다른 B사의 주식을 10% 이상 보유한 경우, B사가 가진 A사의 지분은 의결권이 제한된다는 상호주 제한 규정을 활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임시 주주총회 효력 정지 가처분 판결에서 법원은 SMC가 주식회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근거를 들어 MBK·영풍 측이 제기한 가처분을 대부분 인용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정기 주총에서는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약 25.4%의 의결권이 회복됐으나 새로운 순환 출자 고리를 만들어지면서 다시 법정에서 맞붙게 됐다. 만약 법원이 이번 가처분을 기각하면, 최윤범 회장 측은 상당 기간 동안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면, 최 회장 측이 핵심 안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최 회장 측은 지난 1월 임시 주총에서도 영풍 의결권 제한을 통해 상정한 핵심 안건을 모두 통과시킨 바 있다. 반면 법원이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허용하면, 지분율에서 다소 앞선 MBK·영풍 측이 이번 주총을 계기로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이 경우 최 회장 측이 법원 판단에 불복해 본안 소송에 나설 경우 최소 1년 이상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MBK·영풍 측은 이 시간 동안 고려아연 이사회를 최대한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가처분이 분쟁의 중요한 분수령"이라며 “법원이 가처분 심문에서 영풍 의결권 행사 여부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진에어 여객기, 고도계·속도계 이상 메시지에 긴급 회항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포항공항으로 가던 진에어 여객기가 운항 중 고도계와 속도계 문제로 출항지로 되돌아왔다. 21일 진에어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 김포공항에서 승객 42명을 태우고 출발한 LJ659편은 운항 중 회항했다. 고도계와 속도계에 이상 메시지가 표시됐기 때문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김포공항으로 돌아온 항공기는 점검 중"이라며 “대체 항공편이 편성돼 12시 50분에 출발했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BM4’ 개발 사활…SK·삼성·마이크론 AI 반도체 패권전쟁

차세대 AI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같은 날 HBM4 관련 소식을 각각 발표하면서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둘러싼 긴장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HBM4 12단 제품을 2025년 하반기에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같은 날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4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제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HBM4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는 HBM4 개발 단계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이제 본격적인 제품 검증 단계에 돌입했다는 의미다. 반도체 업계에서 샘플 출하는 단순한 개발 완료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주요 고객사가 직접 테스트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실질적인 검증 과정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SK하이닉스는 “HBM4 12단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하며, 올해 하반기에 양산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미 HBM3E 시장에서도 경쟁사보다 앞선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지난해 HBM3E 제품의 초기 양산과 공급에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을 제치고 엔비디아 및 AMD 등 주요 고객사와 협력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이번 HBM4에서도 동일한 전략을 유지한다면, 향후 AI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주도권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HBM4는 기존 HBM3E 대비 메모리 대역폭과 전력 효율이 더욱 향상된 제품으로, 엔비디아, AMD, 인텔 등의 AI 반도체 기업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샘플 출하를 가장 먼저 발표함으로써, 향후 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주주총회에서 HBM4 12단 제품을 2025년 하반기부터 양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말 발표한 반도체 로드맵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AI 반도체 시장에서 HBM 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포부와는 달리 삼성전자는 아직 샘플을 출하하지 못한 상태다. 즉, SK하이닉스가 이미 제품 검증 단계에 들어간 반면, 삼성전자는 HBM4 개발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 명확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하고, 해당 제품이 검증된 이후에야 양산이 가능하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2025년 하반기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하더라도, 샘플 출하 시점이 늦어질 경우 실제 양산 일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HBM3E 대응이 늦어지면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밀린 전례가 있다. 특히 HBM3E 제품의 초기 검증 단계에서 문제를 겪었고, 결과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예상보다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HBM4 제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삼성전자가 다시 한 번 시장에서 신뢰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HBM을 생산하는 중 업체인 마이크론도 지켜만 보고 있지는 않을 예정이다. 현재까지 HBM4 경쟁에서 마이크론은 비교적 늦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론은 HBM4 12단 샘플을 아직 출하하지 않았으며, 공식적으로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샘플 출하가 없고 양산 예상 시점도 가장 늦기는 하지만 무시할 수 는 없다. 마이크론은 HBM3E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엔비디아 등의 주요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HBM4에서도 같은 전략을 유지하며, 품질 안정성을 강점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마이크론은 현재 1β(5세대 10nm급) 공정을 적용한 고용량 제품을 개발 중이며, 삼성전자보다 안정적인 공급을 강점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 한편 현재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 이상으로 1위, 삼성전자가 30~35%, 마이크론이 15~20% 수준이다. HBM4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가 한발 앞선 상태에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2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4 12단 제품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리라 예상되는 2025년 하반기부터 시장의 판도가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며 “품질 검증과 양산 속도, 고객사 확보 여부가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美 국무부, 고려아연 인수전 주시…중국 견제 필수 파트너

미국 국무부가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적대적 인수·합병(M&A)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한국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고려아연을 포함한 한국 기업들이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중국의 시장 조작에 대응하는 데 필수적인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했다. 20일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과글리아노네 국무부 수석국장은 공화당 소속 잭 넌 하원의원에 게 보낸 답변 서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 14154를 언급하며, 핵심 광물 생산 확대와 공급망 다변화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경제 및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핵심 정책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정책이 국무부 및 행정부의 주요 관심 사안임을 강조하며, 한국과 한국 기업들이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넌 의원은 지난달 18일 핵심 광물 공급망의 다변화와 중국의 시장 지배력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고려아연의 경영권 문제를 국가 안보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무부는 한국이 중국의 경제적 보복과 강압을 직접 경험한 국가로서 광물 안보 파트너십(MSP)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의장국으로서 공급망 다변화 및 경제 안보 강화를 위한 핵심 기술 보호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이 미국 및 일본과 함께 3자 공급망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해 정보 공유에 참여하고 있으며, 다자간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한 협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국무부는 고려아연 사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으며, 이 사안이 미칠 잠재적 영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려아연의 독자적인 제련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어 있어 해외 인수합병, 외국인 투자 및 합작 투자, 기술 수출을 진행하기 전에 한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현재 고려아연은 중국 자본과 연관된 MBK파트너스로부터 적대적 M&A 위협을 받고 있으며,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등 미국 방위산업, 반도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필수적인 광물을 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추진하는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있어 핵심적인 기업으로 평가되며, 만약 경영권이 중국과 연관된 세력에 넘어갈 경우 공급망 안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이 핵심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고려아연이 중국 자본의 영향력 아래 놓일 경우 미국과 동맹국들의 전략적 광물 확보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이에 따라 미국 정치권에서도 고려아연 인수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관련 대응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글리아노네 국장은 “미국은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여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중국의 핵심 광물 공급망 장악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광물 안보 파트너십 활동을 넘어 다양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측근으로 알려진 잭 넌 하원의원을 비롯해 에릭 스왈웰 미국 의회 핵심 광물 협의체 공동의장, 마리아네트 밀러-믹스 연방 하원의원,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 다수의 미국 정치인은 중국 투자를 받은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글로벌 광물 및 자원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네카오, R&D·스타트업 투자 전략 대조적…공통점은 AI

네이버와 카카오의 연구개발(R&D)과 스타트업 투자 전략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R&D 투자가 줄고 타법인 출자 규모가 늘었다. 반면 카카오는 스타트업 투자가 줄었지만 R&D 비용을 늘려 인공지능(AI) 기술 확보에 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네이버와 카카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네이버의 지난해 R&D 투자 비용은 1조8579억원으로 전년(1조9926억원)보다 6.76%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3.3%p(포인트) 감소한 17.3%를 기록, 창사 이래 처음으로 20%선이 뚫렸다. 지난해 매출 10조 클럽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치를 거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지난 2020년을 기점으로 자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개발과 메타버스·자율주행·클라우드 등 미래기술 투자를 본격화하며 R&D 비용을 늘려왔다.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매년 R&D 투자 비율은 20~25% 사이를 유지해 왔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던 네이버제트 등 일부 연결 제외 기업이 생긴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는 지난해 3월 약 20%가량의 네이버제트 지분을 라인플러스 등 계열사에 매각했다. 일본 라인야후 자회사인 Z인터미디어트글로벌과 라인플러스에 매각했다. 타법인 출자를 통한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소폭 상승한 모습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7건의 직·간접적 출자를 통해 69억1300만원가량을 투자, 전년(약 18억원)보다 약 50억원가량 증가했다. 투자 대상은 대체로 북미에 기반을 둔 AI 스타트업에 집중된 가운데 숏폼·네이버플러스스토어 사업 관련 내역이 두드러진다. 네이버는 스타트업 투자사 D2 스타트업 팩토리(D2SF)를 통해 △생성 AI 기반 3D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 클레이디스 △패션 특화 멀티모달 AI 개발 스타트업 예스플리즈 △AI 기반 동영상 광고 솔루션 전문 스타트업 램브랜드에 각각 11억3000만원, 14억7000만원, 29억4000만원을 투자했다. 전체 투자 비중의 약 80%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는 국내 스타트업의 북미 진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북미 스타트업 발굴·투자를 본격화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현지 기업·투자사·창업가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의 지난해 R&D 투자 비용은 전년(1조2336억원)보다 3.76% 오른 1조269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대비 비율은 16.1%로 0.1%가량 줄었으나, 이는 전년 대비 매출(7조5565억원→7조8738억원)이 상승한 영향으로 보인다. AI 에이전트 카나나 및 생성AI 모델 개발에 투자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5년 동안의 투자 추이를 분석할 때, 금액 증가폭은 5년 사이 가장 둔화된 모습이다. 카카오는 2020년 5354억원에서 2021년 7645억원, 2022년 1조213억원 등 30~40%p의 성장폭을 보여왔다. 2023년 또한 전년보다 19.8% 늘렸음을 감안하면, 투자 집행이 다소 보수적인 모습이다. 스타트업 투자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투자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카카오벤처스의 2023년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150억원대였으나, 2024년은 72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역시 197억원대에서 67억원대로 줄었다. 양사 모두 2020년대 초반 200억~600억원대를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카카오는 벤처캐피탈(VC) 카카오벤처스를 통해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전문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후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구조다. 이들이 투자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AI·헬스케어에 초점이 맞춰진 모양새다. 2023년보다 스타트업 투자가 줄어든 건 글로벌 경제 위기가 심화되며 투자 상황이 전반적으로 녹록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술 기반 기업 창업이 줄며 투자할 만한 국내 스타트업을 찾기 쉽지 않다는 반응도 적잖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AI 수익화 기조가 확대됨에 따라 관련 기술 고도화 목적의 투자가 늘 전망인데, 스타트업 추가 투자 여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양사의 해외 스타트업 투자가 증가한 건 국내 법인 본사를 해외로 이전하는 '플립(Flip)' 현상이 늘어난 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포스코그룹, 장인화 체제 1년…고망간강·하이렉스·2차 전지로 위기 넘는다

철강업계가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성·중국발 공급 과잉·수요 둔화 등의 복합적인 악재 속에서 생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보호 무역주의 확산까지 겹치며 업계 전반이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취임 1주년을 맞이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고망간강·하이렉스 공법·2차 전지 소재 사업 등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탄소 중립과 환경·사회·지배 구조(ESG) 경영 기조가 강화됨에 따라 전통적인 철강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친환경·고부가가치 기술 확보가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포스코는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철강 신소재 개발과 친환경 생산 방식 도입, 그리고 신사업 확장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포스코가 내세우는 첫 번째 승부수는 차세대 철강 소재인 '고망간강'이다. 고망간강은 기존 철강 제품 대비 강도와 내구성이 뛰어나며 극한 환경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장인화 회장은 철강 연구원을 지낸 바 있어 조선과 철강 양쪽 분야에 이해가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고망간강 연구와 사용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고망간강의 육상·선박용 저장 탱크에 실제 적용해 판매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트랙 레코드를 만드는 역할을 했다. 광양 LNG 터미널 5호기 건설이 결정되었을 무렵인 2017년 포스코 부사장 재임 당시 기성 소재 대신 고망간강을 쓰도록 지시도 했다. 포스코의 소재를 활용해 포스코이앤씨가 건설하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용하면 그룹 시너지가 높다는 판단도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LNG 추진선의 LNG 연료 탱크에 적용할 수 있게 해 선박용 신수요도 이끌어냈다. 이순기 포스코 수석 연구원은 “장 회장은 2020년 포스코 사장 재임 당시 한화오션 경영진을 직접 만나 고망간강의 안전성을 적극 설명하며 적용을 위한 담판을 지었다"며 “이후 한화오션은 2022년 세계 최초로 고망간강을 사용한 LNG 연료 탱크를 초대형 원유운반선에 탑재했고, 이어 컨테이너선에도 이를 적용했다"고 회고했다. 포스코는 고망간강의 강점을 살려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국제 해운업계가 친환경 선박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고망간강이 LNG 추진선·극저온 저장 시설의 핵심 소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가 두 번째로 내세우는 기술 혁신은 '하이렉스 공법'이다. 하이렉스는 수소 환원 제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 제철 공법이다. 기존 고로 방식과 달리 철광석을 수소로 환원해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철강업계에서 수소 환원 제철 기술은 필수적인 혁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포스코는 하이렉스 공법을 앞세워 유럽 연합(EU)의 탄소 국경 조정 제도(CBAM)와 같은 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친환경 철강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자 하는 포부를 갖고 있다. 한편 장 회장은 새로운 먹거리로 2차 전지 소재 사업을 꼽아 집중 육성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과 니켈의 공급망 안정성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포스코홀딩스는 종합 소재 기업으로 도약해 2030년 리튬 42만3000톤, 니켈 24만톤, 양극재 100만톤, 음극재 37만톤 등 세부 생산 목표를 공개했고, 포스코HY클린메탈은 리튬·니켈·코발트 등 7만톤에 이르는 리사이클링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해외 염호 개발에 적극 투자하며 차별화된 원료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호주 벌판과 남미 호수에서 리튬 채굴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이러한 기술 혁신과 신사업 확장은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철강업계가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포스코의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이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당사는 그룹 차원에서 원료부터 소재·폐 배터리 리사이클링까지 배터리 소재 풀 밸류 체인을 구축하고 있다"며 “탈중국 난이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받는 흑연계 음극재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완성차, 배터리 기업들 대상 매출액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포스코그룹은 앞으로도 기술 혁신과 사업 다각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장인화 회장 체제의 포스코그룹이 철강업계의 난관을 어떻게 돌파할지, 그리고 신사업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외면받던 ‘올인원 세탁건조기’…이제 필수 가전 된 이유

한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올인원 세탁건조기'가 최근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성능이 개선됐고, 공간 절약과 사용 편의성 덕분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인원 세탁건조기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하나로 결합한 제품이다. 2010년대 초반 처음 출시됐지만, 당시에는 세탁과 건조 기술이 미흡해 시장에서 외면 받았다. 특히 히터 방식은 건조 성능이 미흡하고, 높은 열로 인해 옷감 손상 위험이 커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제조사들이 기술을 대폭 개선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반응이 달라졌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콤보'는 출시 5개월 만에 국내 누적 판매량 3만대를 돌파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도 비스포크 AI 콤보의 판매는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의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는 출시 1년 만에 전자랜드의 세탁건조기 카테고리에서 누적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3년 이상 된 기존 타워형 제품들을 제치고 순위권에 오른 점이 주목할 만하다. 업계는 올인원 세탁건조기의 인기가 높아진 이유로 기술적 성능 향상과 공간 활용성을 꼽는다. 소비자들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따로 사용하는 것보다 오히려 올인원 제품의 성능이 우수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비교 시험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인원 세탁건조기는 기존 드럼세탁기에 비해 세탁 성능이 1~4%포인트 높았으며, 건조 성능 또한 기존 건조기와 유사한 수준(건조도 103% 이상)으로 나타났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특히 건조 성능에 주목하고 있다"며 “제조사들이 히터 방식 대신 저온 제습 방식의 인버터 히트펌프를 적용하면서 옷감 보호 효과를 높이고, 에너지 효율도 개선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또한 세탁기와 건조기를 따로 설치할 필요 없이 한 대로 해결할 수 있어 공간 활용성이 뛰어난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올인원 세탁건조기는 기존 세탁기와 건조기를 개별 설치할 때보다 약 40%의 설치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 아울러 세탁 후 건조까지 자동으로 진행돼 세탁물을 옮길 필요가 없다는 점도 편의성을 높이는 요소다. 올인원 세탁건조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업계는 긍정적인 시장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단가가 높은 제품이기 때문에 기업들의 수익성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최근 중국 로보락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H1·M1' 모델을 선보인 로보락은 20일 'H1 Lite'를 추가로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장 독주 체제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시장 수요에 맞춰 신제품을 출시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2025년형 비스포크 AI 콤보'는 기존 제품보다 건조 용량을 3kg 늘려 18kg까지 확대했다. LG전자는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에 '트루스팀' 기능을 적용해 의류 살균 성능을 향상시켰다. 트루스팀은 100도로 끓인 물로 미세한 스팀 입자를 생성해 건조 시 옷감에 분사하는 기술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인원 세탁건조기 시장에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제품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기술 혁신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하이닉스, 육아 휴직 어렵다고?…워라밸 공시 해프닝 ‘진땀’

SK하이닉스가 올해부터 시범 시행된 '워라밸(work-life balance) 공시' 탓에 진땀을 뺐다. 작년도 사업보고서에 적은 여성 직원 육아휴직 사용률이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현저히 낮아 '직원 복지가 나쁘다'는 비판을 받은 것이다. 통계 작성법이 달라 생긴 해프닝이지만 SK하이닉스만 홀로 다른 기준을 적용해 괜한 오해를 살 필요가 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594명의 여성 직원이 육아휴직 제도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2023년(827명)이나 2022년(775명)과 비교해 다소 줄었다. 이 회사 전체 임직원 수는 기간제를 포함해 3만2390명이다. 이 중 1만897명이 여성이다. 이목을 끄는 점은 지난해 SK하이닉스 여성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16.6%라고 표시됐다는 점이다. 전년(16.6%)과 2022년(19.1%)에도 비율이 20% 선을 넘지 못했다. 출산을 하더라도 육아휴직을 쓰지 않는 직원 비중이 80%를 넘는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해당 공시 이후 SK하이닉스에는 '육아휴직 사용률이 왜 이렇게 낮냐'는 질문이 쏟아졌다고 전해진다. 숫자만 보고 직원 복지가 나쁜 곳이라고 지레짐작한 경우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 측은 사용률을 산정하며 분모에 '육아휴직 대상 근로자수'를 넣어 생긴 착시라고 해명하고 있다. 아이가 있어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 전체에서 당해 실제 휴직한 사람 비중을 추렸다는 뜻이다. 문제는 다른 기업들은 대부분 분모에 '당해 출생 자녀를 가진 직원'을 넣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육아휴직 사용률은 자연스럽게 90% 안팎 수준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97.8%), 현대자동차(91%), LG전자(94.6%), 포스코(93.1%), 네이버(82.7%), 카카오(84.3%) 등 주요 기업들이 모두 같은 기준을 사용했다. SK(86.7%), SK텔레콤(80%), SK이노베이션(87.5%) 등 SK그룹 계열사들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는 당해 출생 자녀를 가진 직원'을 분모에 넣으면 타사와 비슷한 수준인 약 80~90% 가량의 육아휴직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기업들이 올해부터 사업보고서에 육아휴직 현황 등을 공개하는 것은 향후 '워라밸 공시'가 의무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일·생활 균형 경영 공시제' 도입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 중이다. 민간기업들이 육아휴직, 출산휴가, 유연근무제 사용 현황 등을 알리도록 한 게 골자다. 이에 따라 아직 정비가 필요한 기업들은 작년도 사업보고서에 해당 내용을 기재하지 않고 있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주요 기업 중에는 KB금융, 신한지주 등 금융권이 관련 집계를 완료하지 않았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투자자들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였음에도 괜한 비판을 받은 셈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직원 워라밸 향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작년에는 임금협상을 타결하며 출산 축하금을 첫째와 둘째 각 100만원, 셋째부터 500만원으로 상향하기도 했다. 남성 구성원에 대한 1년 이내 특별 육아휴직 제도 신설 등도 논의 중이다. 교대근무 직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올해 들어 시차출퇴근제도 도입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워라밸 공시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아직 없는 상태라 육아휴직 사용률 등 수치가 다른 기업들과 크게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사업보고서를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늦게 제출했는데 올해 처음 추가된 분야에서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며 “괜한 오해를 살 필요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두산그룹 新청사진]② 에너빌리티·밥캣이 영업익 91.34% 차지…로보틱스 키워서 의존도 경감 필요

지난해 말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무산된 두산그룹이 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 재편의 새로운 청사진을 가다듬어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새로운 청사진에 대한 기대와 함께 기존의 지배구조 개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에너지경제신문은 두산그룹의 신규 청사진을 들여다보고 그 방향성 살펴본다. 지난해 두산그룹이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안은 두산로보틱스의 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막강한 현금창출력을 가진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흡수 합병해 로보틱스의 체급 자체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두산그룹의 일부 계열사의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고민에 대한 해답이기도 하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밥캣 2개 계열사의 영업실적이 그룹 전체의 80~90%를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심각하다. 이에 두산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에너빌리티와 밥캣의 의존도를 다소 완화하기 위해서 세 번째 주력 계열사로 로보틱스를 낙점하고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 상장 7개사의 누적 3분기(1~9월) 합산 영업이익은 1조478억원에 달한다. 이 중 에너빌리티와 밥캣의 영업이익 합계는 9571억원으로 전체의 91.34%를 차지한다. 또한 7개사의 합산 매출액 6조4230억원 중에서도 에너빌리티와 밥캣의 합산이 5조846억원으로 전체의 79.16%를 차지한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두산그룹에 비상장사 15개사가 더 존재하나, 대규모 영업실적을 기대할만한 계열사는 거의 없다. 결국 두산그룹은 영업실적의 80~90% 가량을 에너빌리티와 밥캣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존도가 높은 만큼 두 계열사가 호황을 맞이하면 그룹의 전체 성과도 좋았다. 반대로 둘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실적이 악화된다면 그룹의 전체 실적도 악화를 면치 못했다. 문제는 두 계열사가 영위하는 사업이 중공업과 건설장비 판매로 호황과 불황의 격차가 큰 업종이라는 점이다. 이를 감안하면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에너빌리티와 밥캣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줄 세 번째 주력 계열사가 필수적이다. 다만 아직 두 계열사와 나머지 계열사에 대한 격차가 매우 심각하게 벌어져 있다. 우선 지주사인 ㈜두산도 지난해 누적 3분기까지 영업이익 593억원에 그쳤다. 두산테스나와 두산퓨얼셀의 영업이익은 각각 435억원, 26억원에 그친다. 비상장사도 마찬가지다.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와 사업범위가 연결된 곳들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력변환장치 관련 사업체인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손실 129억원을 기록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사인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도 같은 기간 영업손실 278억원으로 집계됐다. 제조업 기반이 아닌 계열사 중에서는 흑자를 내는 곳이 있다. 두산그룹의 광고회사인 오리콤과 전 한화계열 광고회사였던 한컴 등이 100억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해당 계열사들은 광고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두산그룹의 기존 주력 사업과 너무 동떨어져 있고, 향후 주목을 받기에도 어려운 산업군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두산그룹은 지난해 누적 3분기 영업손실 207억원을 기록한 로보틱스를 세 번째 주력 계열사로 낙점했다. 테스나와 퓨얼셀보다 실적이 좋지 않은 계열사를 낙점한 점을 감안하면 두산그룹은 당장의 성과보다 향후 미래 성장성과 안정성 등에 더욱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지난 2020년 두산중공업(현 에너빌리티)의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서 채권단 관리를 받는 등 큰 곤경을 겪었다"며 “지난 2022년 채권단 관리 체제를 빠르게 졸업했지만 이후에는 다시 이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안정적인 세 번째 주력 계열사를 육성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스마일게이트 ‘스토브페이’ 법인 설립…“PG사 신청도 검토”

스마일게이트는 스토브페이 법인을 설립하고 선불전자지급수단발행 및 관리업(선불업) 등록을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스토브페이는 게임 플랫폼 스토브(STOVE)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수단 '스토브캐시' 등을 발행·관리하고, 이를 사용해 결제할 수 있는 페이 서비스를 비롯해 다양한 결제 수단 관련 업무를 운영할 방침이다. 선불전자지급수단은 고객이 온라인 플랫폼 등에 미리 금액을 충전해 두고 결제 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이나 캐시·포인트 등을 의미한다. 선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등록 면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른 선불업 등록이 필수적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강화된 전자금융거래법에 대응하고,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란 설명이다. 선불업 등록을 위해선 △재무건전성 △시스템 안정성 △이용자 보호 장치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스토브페이는 금융감독원 심사를 모두 통과해 최종 승인을 받았다. 스마일게이트는 법인 설립을 통해 전자금융업 전문 법인을 보유하게 됐고, 이용자들은 스토브페이 서비스를 더욱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스토브 플랫폼의 결제 관련 서비스 품질을 향상할 수 있도록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 신청도 검토 중이다. 송민철 스토브페이 대표는 “스토브 플랫폼 이용자와 입점사 모두 스토브페이 서비스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전자금융거래법을 철저하게 준수하면서 단계적으로 스토브페이 특화 영역을 개발해 사업을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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