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KT, 지니TV 콘텐츠 외부 유통 확대…OTT 통합 구도 속 ‘독자 노선’ 강화

KT가 자사 인터넷(IP)TV 플랫폼 '지니TV'에서만 제공하던 오리지널 콘텐츠를 외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으로 유통하기 시작하면서 콘텐츠 유통 전략 전반을 재정비했다. 국내 OTT 시장이 티빙과 웨이브 중심의 통합 흐름에 접어든 가운데, KT는 차별화된 '콘텐츠 독립 노선'에 방점을 찍으며 자체 생태계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그동안 지니TV에서만 제공해온 오리지널 콘텐츠를 외부 OTT 플랫폼에도 순차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폐쇄적인 독점 구조에서 벗어나 지식재산권(IP)의 확장성과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3월 전혜진·조민수 주연의 '라이딩 인생'을 지니TV와 티빙에서 동시에 무료 VOD로 공개한 데 이어, 이날 김민호·김동준 주연의 '신병3'도 동일한 방식으로 선보였다. 오는 5월에는 강하늘·고민시 주연의 '당신의 맛'을 넷플릭스에서도 동시 공개해, 플랫폼 다변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KT는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콘텐츠 브랜드 슬로건 '어디서나 만날지니'를 선포, 지니TV 오리지널의 정체성과 인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웰메이드 콘텐츠 제작사로서 위상을 높여 종합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종수 KT 미디어전략본부장(상무)은 “KT 오리지널 콘텐츠를 더 많은 시청자가 경험할 수 있도록 유통 전략을 개편했다"며 “국내외 다양한 OTT와 협력해 시장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차별화 콘텐츠로 KT의 콘텐츠 영향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KT의 이번 유통 전략 변화가 티빙·웨이브 통합 구도와 거리를 두려는 신호로 보고 있다. 현재 CJ ENM과 SK스퀘어는 각각 보유한 OTT 플랫폼인 티빙과 웨이브를 통합해 국내 최대 규모의 OTT 서비스를 출범시키려 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OTT 강자인 넷플릭스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시도다. 하지만 합병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티빙의 2대 주주인 KT스튜디오지니가 아직 합병안에 대한 공식적인 찬성 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KT는 “유료방송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까지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은 유일한 주체도 KT스튜디오지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최근 실적 악화를 겪으며 콘텐츠 유통 전략 조정에 대한 압박을 받아왔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7% 감소한 4511억원,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74% 급감했다. 외부 OTT 유통 확대는 실적 회복과 브랜드 노출 극대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선 KT가 자사 플랫폼만으로는 콘텐츠 수익 모델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외부 플랫폼과의 협력을 통해 유통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OTT 통합 구도와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KT의 전략 변화는 OTT 통합 지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T가 끝내 합병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티빙·웨이브 통합 일정은 추가 지연이 불가피하다. 콘텐츠 투자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를 노리는 CJ ENM과 SK스퀘어의 전략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현재 국내 OTT 플랫폼은 글로벌 공룡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409만명으로 전월 대비 64만명 증가했다. 이는 2023년 초 '더 글로리' 이후 최고치로, 최근 공개된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흥행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티빙과 웨이브의 MAU는 각각 705만명, 426만명에 머물며 넷플릭스와의 격차는 확대되는 추세다. 통합 OTT를 통한 콘텐츠 투자 여력 확보와 시너지 창출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가 글로벌 공룡들과 경쟁하려면 단순한 사용자 수를 넘어선 콘텐츠 품질과 볼륨이 필요하다"며 “합병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OTT 전체가 경쟁에서 더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글로벌 조선 수주량, 전년 동기비 71%↓…HD현대·한화오션, 질적 승부로 ‘정면 돌파’

전세계 조선사들이 올해 1분기 수주 절벽에 직면했다. 이 가운데 '양보다는 질'을 중시하는 국내 관련 업계는 기술적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 미국발 유리한 정책의 바람을 타고 친환경 선박 수주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7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 업체 클락슨 리서치는 지난 4일 올해 3월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이 총 150만CGT(58척)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 377만CGT보다 60%, 전년 동기 513만CGT와 비교하면 71% 감소한 수치다. 국가별로는 한국이 82만CGT(17척)로 전체 수주량 중 55%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고, 2위인 중국은 52만CGT(31척)로 35%의 점유율을 보였다. 척당 환산 톤수는 한국이 4만8000CGT로 1만7000CGT인 중국보다 약 2.8배 많았다. 이는 한국 조선사들이 액화 천연 가스(LNG) 운반선이나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 수주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1분기 전체 누계 수주량도 부진했다. 글로벌 수주는 779만CGT(234척)로, 전년 동기 1632만CGT(710척) 대비 52% 줄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 209만CGT(40척), 중국은 380만CGT(139척)로 각각 55%, 58%씩 빠진 것으로 집계됐다. 삼정KPMG도 '2025년 국내 주요 산업 전망'을 통해 한국의 수주량은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한 수요가 줄어주는 추세에 맞춰 수주량과 수주액은 전년 대비 각각 9.5%, 1.6% 떨어져 950만CGT, 310억달러로 지난해 수준을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이 경쟁국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와 미국 유지·보수·정비(MRO) 시장 확대에 따라 반등의 여지가 있다고 봐서다. 한국 조선업계는 '친환경·고효율 선박' 전략으로 시장 내 차별화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삼정KPMG는 “탈탄소 규제 강화로 인해 선주사들은 LNG, 암모니아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확보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며 “이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보유한 한국 조선사의 수주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의 저속 운항·친환경 연료 추진 엔진 장착·추진 연료 교체 등 강력한 해상 탄소 규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지난 수년 간 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건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고 신조 계약 건수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현재 수주 잔고 물량은 3.6년을 상회한다. 한편 3월 말 기준 전 세계 수주 잔량은 1억5957만CGT로 2월보다 152만CGT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57만CGT가 줄어 3612만CGT, 199만CGT 늘어 중국은 9397만CGT로 시장 점유율은 각각 23%, 59%로 나타났다. 같은 시점 클락슨 신조 선가 지수는 187.43으로, 전월 188.36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2020년 3월 129.4과 비교하면 45% 이상 올라있는 상태다. 선종별로는 LNG 운반선 2억5500만달러, 초대형 유조선(VLCC)은 1억2500만달러, 2만2000~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2억7400만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친환경 극저온 에너지 화물창 최적 형상 설계를 위해 모형 실험과 하중 평가 기법을 연구했다. 풍부한 사업 수행 경험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량 사업을 발굴하고 친환경 신기술을 선점해 미래 에너지 산업을 선도한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미국은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SHIPS for America Act)' 등을 통해 전략 상선단을 250척까지 확대하고자 하고, 자국과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의 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 국방부가 중국 선사와 조선소를 블랙 리스트에 등재하며 글로벌 선사들이 선대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한국 조선소를 많이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는 이중 연료 추진선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탄소 제로 시대를 대비해 향후 차세대 연료로 각광 받고 있는 수소 운반선과 암모니아 추진선도 검토, 개발해 시장의 다양한 기술 요구에 대응하고 차별화된 엔지니어링 능력으로 시장 지배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HD현대 관계자는 “LNG·VLAC·VLEC·VLGC 등 다양한 선종은 친환경 규제 강화와 에너지 전환 가속화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발주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며 “여러 지정학적 요인들이 지속적으로 조선·해운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시장에 대한 지속적이고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겠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尹 파면] ICT업계 정책 변화 불가피…조기대선 흐름 촉각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대선 국면이 펼쳐지면서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정책 변화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체로 규제 해소를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정책 연속성이 흔들리면서 역으로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정계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 따라 치러지는 조기 대통령 선거일이 오는 6월 3일로 잠정 결정됐다. 이에 따라 업계는 차기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먼저 통신업계는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이 다시 거세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선거철마다 표심잡기를 위한 단골 공약으로 등장했던 만큼 이번에도 관련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이동통신 주파수 대가산정 기준·방식을 놓고 정부와 업계 간 의견차가 뚜렷한 가운데 재할당을 코앞에 두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당장 데이터 종류에 상관 없이 용량·전송 속도에 따라 요금을 선택하는 통합요금제 시행부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당초 1분기 출시를 예고했으나, 탄핵 정국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2분기로 연기된 상황이다. 궐위로 인한 선거는 당선 확정과 동시에 임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향후 정책 기조에 따라 출시 시점이나 방향이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만 증권가에선 업계 이익을 해치지 않는 수준으로 정책이 수립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통신비 요금 인하 규제 동향을 살펴보면, 저소득층이나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핀셋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통신사의 이익을 크게 훼손하는 정책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방송업계의 경우 방송통신위원회 구성 및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야권은 이미 방통위 회의 의사정족수를 최소 3인으로 규정한 방통위 설치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정책 추진 동력이 사라지면서 통합미디어법 제정은 안갯속에 빠질 전망이다. 유료방송과 지상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미디어 생태계를 아우르는 정책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을 반영해 규제를 일부 개선하는 게 골자다. 관련 업계에선 유료방송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글로벌 OTT와의 역차별 현상을 방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공영방송 관련 정쟁에 주요 미디어 정책이 뒤로 밀리면서 법적 규제가 개선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며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문체부에 소속된 관련 부서를 통합한 콘트롤 타워를 세우거나, 공영방송 영역을 별도 위원회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의 경우, 주이용층이 청년층인 만큼 표심 확보를 위한 공약이 쏟아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게임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산업 진흥 정책 방향성을 발표한 가운데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 4당 후보들도 유사한 행보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전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5개년 산업 진흥 종합계획 또한 일부 수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지난달 초 열린 게임특위 출범식에서 계승 방향에 대해 클라우드·콘솔 게임 지원책 보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전체적 흐름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만큼 산업 진흥이라는 큰 틀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체·산업·과기부 등 정부 부처 및 여야 간 공조 체계 구축과 이용자 보호·업계 활성화 모두 챙길 수 있는 정책 수립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정책의 경우, 행정 공백으로 인한 대응력 약화가 우려된다. 올 초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 등장 이후 전반적인 논의 방향이 규제에서 진흥으로 전환됐지만, 향후 정책 방향에 따라 예산 배정이 조정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AI 정책을 총괄할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과기정통부를 부총리급 기관으로 승격 △차관보급 AI 실장 영입 등 정책 연속성 확보를 전제로 한 조직개편으로 좁혀진다. 이와 관련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도 7일 국정과제 브리핑에서 부처 격상 필요성을 피력키도 했다. 유 장관은 “과기정통부는 AI·바이오·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를 이끌어나가는 주무부서이기 때문에 지금의 조직 체계로는 다소 한계가 있다"며 “조직을 보다 확대 개편하고, 중요한 국가 의제를 이끌어나가는 부서에 대해선 부총리급으로 격상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다만 AI 부서만 떼어내는 건 썩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29억 체납에 795억 주식 압류된 류광지 금양 회장

류광지 금양 회장이 보유 중인 금양 주식 중 액수로 약 800억원에 가까운 지분이 부산진구청에 의해 압류된 사실이 확인됐다. 체납 사유는 지방세 미납이다. 확인된 체납액에 비해 상당히 큰 규모의 주식이 압류됐다. 금양의 주식이 현재 거래 정지 상황이라는 점이 압류 규모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주식 압류로 류 회장은 회사의 지배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점쳐진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 25일 부산진구청은 류광지 회장이 보유한 금양 주식 803만1103주를 압류했다. 이 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약 12.5%에 해당하며, 거래정지 직전 주가(주당 9900원)를 기준으로 약 795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금양 측에 따르면 류 회장은 현재 국세 314억원과 지방세 29억원을 체납 중이다. 이번 주식 압류는 지방세 체납에 따른 것이다. 국세징수법 제53조는 원칙적으로 체납액을 기준으로 압류하되, 국세보다 우선하는 담보권 등이 설정돼 징수가 확실하지 않을 경우에는 채권 전액을 압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지방세기본법에서도 준용하는 내용이다. 이미 류 회장이 보유한 금양 주식의 상당수는 금융기관 담보 등으로 제한 물권이 설정돼 있다. 따라서 행정기관은 회수 가능성을 고려해 압류 가능 주식 전량을 확보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양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류 회장은 총 1413만1724주(22.09%)의 금양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1067만6103주(약 75.5%)가 담보 또는 압류 상태에 있으며, 법적 제한 없이 처분 가능하거나 의결권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은 345만5621주(전체 발행주식의 약 5.4%)다. 현재 류 회장이 체납 중인 국세에 대해서는 금양에서 받아야 할 대여금 중 209억원의 채권자가 류 회장에서 국세청으로 변경된 상태다. 국세청이 이미 금양에 대한 대여금의 채권자로 등재된 상태다보니, 부산진구청은 류 회장의 주식에 대해 별도로 압류 조치를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체납자 보유 자산 중 국세청이 먼저 채권을 확보한 만큼, 남은 주식이 지방세 회수 수단이 된 셈이다. 류 회장이 세금을 체납하게 된 이유는 보유 주식을 매도한 뒤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회사에 대여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류 회장은 본인 명의로 보유하던 금양 주식을 매도했고, 확보한 매도대금 전액을 금양에 단기대여금 형태로 제공했다. 당시 금양의 주가는 8만~10만원 선에서 거래되던 중이다. 총 525만5255주를 팔아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만들어 회사에 대여했다. 해당 자금은 금양의 공장 건설 및 운영자금으로 사용했다는 게 그동안 금양 측의 입장이다. 문제는 매도차익에 따른 세금을 위한 별도 자금은 확보하지 않은 상태였다. 대신 대여한 자금의 이자를 수취해 세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으나 금양의 재무상황이 악화일로를 겪으면서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자는 물론 대여금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면서, 류 회장은 납세 재원 부족으로 인해 지방세 및 국세를 체납하게 됐다.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금양은 류 회장 및 특수관계자에게 2024년 기준 연 4.5%의 금리로 단기차입을 유지했으며, 일부 자금은 이후 출자전환(유상증자)으로 처리되기도 했다. 류광지 회장의 주식 압류 규모는 체납액 대비 크지만, 담보 설정 등으로 실질 회수가 어려운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현재 금양의 주식은 거래 정지 중이다. 한때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길 정도로 주목받던 종목이지만, 최근 감사보고서에서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이에 이번 압류로 인해 류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상당수가 제한되면서, 실질적인 지배력 행사에는 제약이 생긴 상태다. 이는 향후 금양의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부산진구청은 향후 금양의 거래가 재개되거나, 상폐되면서 진행되는 정리매매가 발생할 경우 적법한 절차를 통해 압류한 지분의 처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양 관계자는 “류 회장이 이미 국세 체납 상황도 고려하고 조치한 일"이라며 “해결을 위해 거래 재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두산그룹 新청사진]⑤ 밥캣, 업황 악화에 올해 고전 예상…환율 수혜가 변수

지난해 말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무산된 두산그룹이 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 재편의 새로운 청사진을 가다듬어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새로운 청사진에 대한 기대와 함께 기존의 지배구조 개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에너지경제신문은 두산그룹의 신규 청사진을 들여다보고 그 방향성 살펴본다. 두산그룹의 핵심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이 올해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의 건설 업황 악화로 밥캣의 주요 사업 영역인 건설장비 산업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한 탓이다. 최근 밥캣이 과거 계열사였던 두산모트롤을 재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올해 안에 커다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 다만 밥캣의 주요 매출처가 미국 시장인 만큼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의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올해 밥캣의 영업실적 역성장을 감수한다는 입장이다. 밥캣은 올해 영업실적 목표로 매출액 8조4000억원과 영업이익 800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8조5512억원과 영업이익 8714억원에 비해서 각각 12%와 37% 오히려 줄어든 수준이다. 이는 최근 글로벌 경기 위축의 영향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의 건설 산업이 위축된 영향이 크다. 밥캣의 주력 사업은 건설기계군 중에서도 소형 장비다. 매출액의 약 80%가 소형 장비에서 나온다. 동시에 주력 시장으로 미국(74.08%)과 유럽·중동(15.28%)의 매출 비중이 90%에 가까운 수준으로 집계된다. 이에 미국의 경기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미국 인구조사국이 발표한 1월 건설 지출은 전월 대비 0.2% 줄었다. 관련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가 매우 높은 수준이라 건설 경기가 위축돼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해 12월부터 4.5%를 유지하고 있으나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역시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로존의 주요 심리지표가 모두 위축되고 있고, 산업재 부문도 하락폭이 크다. 건설 생산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건설 허가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두산그룹도 핵심 캐시카우인 밥캣의 실적 유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누적 3분기(1~9월) 밥캣의 영업이익은 7010억원으로 두산그룹 7개 상장사의 합산 영업이익 1조478억원의 66.9%를 차지했다. 밥캣의 수익성이 흔들리면 그룹 전체의 수익성도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두산그룹은 미국과 유럽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2021년부터 밥캣이 ㈜두산의 산업차량 부문을 인수토록 했다. 지난해에는 계열사였던 모트롤을 재인수하도록 했다. 모트롤은 1974년 설립된 유압기기 제조기업이다. 2008년 두산중공업에 인수돼 두산모트롤이 됐다가 2010년 두산에 합병돼 모트롤사업부문으로 변경됐다. 두산그룹은 지난 2021년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사모펀드에 모트롤 지분 100%를 453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밥캣이 영위하는 건설장비 사업과 유사한 영역의 계열사와 사업부문을 지속적으로 흡수 합병시키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 부문의 규모가 크지 않고 성장성도 높지 않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산그룹이 두산로보틱스 등 다른 계열사의 육성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밥캣이 다른 사업 부문에서 대규모 M&A를 성사시킬 가능성이 높지 않다. 다만 밥캣의 주요 매출처가 미국 지역인 만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밥캣의 영업실적 목표는 원·달러 평균 환율을 1320원으로 보수적으로 가정한 결과다. 반면 올해 초부터 4월 4일까지 원·달러 환율은 평균 145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 같이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유지한다면 환차익 효과로 밥캣의 영업이익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환율이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환율이 점차 하향 안정화될 것을 전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로보틱스 등 다른 계열사를 육성하는 동시에 캐시카우인 밥캣의 실적도 유지시킬 필요가 있다"라며 “올해 미국의 경기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밥캣에도 상당히 신경을 써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삼성·LG전자, OLED 시장서 ‘AI TV’ 정면승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공지능(AI) 기능을 앞세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분야에서 정면 승부를 벌인다. 시장을 선점한 LG전자가 프리미엄 기능을 강화하며 고객 만족도 향상에 집중하는 가운데 진출 3년차 삼성전자가 제품 '풀라인업'을 구축하며 도전장을 던지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TV 신제품 공개 행사 'Unbox & Discover 2025'를 열고 OLED 라인업을 늘렸다고 밝혔다. 기존에 없던 소형 선택지를 늘리는 등 결정을 내려 3개 시리즈 14개 모델을 확보했다. 42형부터 83형까지 라인업을 구축하고 관련 생산 설비 확충도 마쳤다. 시장에서는 OLED 진출 3년차를 맞이한 삼성전자가 '풀라인업'을 구축하며 LG전자와 정면승부를 준비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은 “삼성 OLED TV 경쟁력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풀라인업이 갖춰졌고 막강한 AI 기능이 탑재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올해 한국 시장에서 1등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임 총괄은 “(OLED 제품에) 막강한 AI 기능들이 탑재됐고 라인업도 다양화돼 (경쟁사와 대결에서) 승산이 있다고 본다"며 “OLED 관련 5년 이상 무상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힘이 된 듯하다"고 진단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OLED TV 연간 생산량을 보면 연간 30만대, 100만대 등으로 빠르게 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라며 “세계 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시장에 대한 성장은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2025년형 TV에 AI 기능을 고도화했다고 소개했다. 'AI 홈', 'AI 어시스턴트', 'AI 시청 최적화' 등 3가지 기능을 넣어 상품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시청하는 콘텐츠 자막을 사용자가 원하는 언어로 제공하는 '실시간 번역'을 지원하는 게 대표적이다. '클릭 투 서치' 기능을 활용해 시청 중인 영상과 유사한 콘텐츠를 추천받거나 등장하는 배우 정보 등도 확인할 수 있다. LG전자는 올해 올레드 TV를 △프리미엄 모델인 올레드 에보(M5·G5·C5) △일반형 올레드 TV(B5) 등으로 운영한다. 42형부터 97형에 이르는 사이즈를 제공해 삼성전자보다는 선택지가 더 많다. LG전자는 지난달 26일 2025년형 올레드 TV를 출시하며 'AI'를 마케팅 포인트로 낙점했다. AI 버튼으로 TV를 켜면 사용 이력 및 시청 환경을 분석해 검색 키워드, 시청 프로그램 등을 추천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음성인식을 통해 고객이 질문이나 요청을 말하면 AI 에이전트가 맥락을 이해하고 맞춤 화질, 문제 해결 등 기능을 작동시킨다는 점도 홍보하고 있다. 양사의 AI OLED TV 전장은 전세계가 될 전망이다. LG전자는 북미, 한국에 이어 이달 초부터 영국, 독일, 스위스, 헝가리 등 유럽 8개국에서 2025년형 올레드 TV 신제품 판매를 본격 시작했다. 회사는 제품 판매처를 현재 20개국에서 150여개국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2025년형 올레드 TV를 앞세워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리더십을 더욱 굳건히 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OLED TV 시장에서 LG전자는 출하량 기준 52.4% 점유율을 차지하며 1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전체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28.3%의 점유율로 19년 연속 1위를 기록 중이다. OLED 분야에서는 작년 매출 기준 27.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수량은 42%, 매출 점유율은 4.6% 포인트(p) 뛴 수치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에너지솔루션, 1분기 영업익 3747억원…미국 세액공제 효과에 흑자전환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효과로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74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38.2%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AMPC 금액은 전 분기보다 21% 증가한 4577억원으로, 이를 제외하면 83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셈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에는 AMPC 금액 3773억원을 포함하더라도 22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 매출은 6조265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9% 줄었다. 물량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에도 주요 고객사용 물량 출하가 예상보다 견조했고, 환율 상승 효과 등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출의 경우 일부 OEM들의 연말 재고 조정이 지속되고 있고, ESS 사업의 계절적 비수기 진입에 따른 물량 감소로 전기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의 위기를 제품 및 품질 경쟁력 강화, 구조적 원가 경쟁력 확보, 미래 기술 준비 등 근본적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고, 운영 효율화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미국 미시간주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와의 3번째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 3기 인수를 공식화했으며, 미시간 홀랜드 공장과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의 ESS 제품 생산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미국 내에서 미시간 홀랜드 단독공장, 오하이오 얼티엄셀즈 1기, 테네시 얼티엄셀즈 2기 등 3곳의 공장을 가동 중이며, 오하이오 혼다 합작공장, 조지아 현대차 합작공장, 미시간 랜싱 단독공장(얼티엄3기), 애리조나 단독공장 등 4곳을 건설 중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지난달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현재의 위기가 지나면 진정한 승자가 가려지게 될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이 시기를 펀더멘털한 경쟁력을 높이고, 운영 효율화에 힘써 미래의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LG전자,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액…영업익은 소폭 감소

LG전자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망치를 소폭 하회했다. LG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2조7447억원, 영업이익 1조259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7.8% 증가하고 5.7% 감소한 수치다. 1분기 기준 매출만 놓고 보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올린 1분기 역대 최대 매출(21조959억원)을 경신한 것이다. 다만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앞서 다수 증권사들은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1조3000억원대로 전망한 바 있다. LG전자는 “경기침체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이어졌지만 기존 주력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에 더해 B2B와 구독, 웹(web)OS 등 비하드웨어(Non-HW), 소비자직접거래(D2C) 등으로 대표되는 '질적 성장' 영역이 전사 최대 매출액 달성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HBM4 이끈 최준용 “SK하이닉스, 맞춤형으로 승부”

AI 기술의 빠른 진보와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면서, SK하이닉스의 성장도 가속화되고 있다. HBM은 고성능·고효율을 동시에 요구하는 AI 연산에 최적화된 메모리로, 반도체 산업 내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SK하이닉스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HBM사업기획 총괄에 1982년생 최준용 부사장을 선임했다. 그는 현재 SK하이닉스 임원 중 최연소로, 기술과 시장을 함께 이해하는 전략형 인재로 주목받고 있다.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워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7일 공식 뉴스룸을 통해 최준용 부사장과의 인터뷰를 공개하고, 그가 이끌 새로운 HBM 사업 전략과 조직 비전을 소개했다. 최 부사장은 모바일 D램 상품기획을 시작으로 HBM사업기획 전반을 맡아온 인물로, 지난 수년간 회사의 HBM 사업 성장을 실질적으로 견인한 주요 기획자다. 최 부사장은 “HBM사업기획은 막대한 투자와 전략 결정을 책임지는 핵심 조직"이라며 “기술 개발 로드맵부터 글로벌 고객과의 협력 전략까지, 제품을 넘어 전체 비즈니스 방향을 설계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구성원들의 강한 자부심을 조직의 성장 동력으로 꼽으며, “원 팀 문화 속에서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최근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HBM4 12단 샘플을 조기 출하한 성과를 언급하며, 이를 “AI 메모리의 기준을 앞당긴 상징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기존 제품 대비 성능과 집적도가 대폭 향상된 이번 제품은, 당초 계획보다 앞서 고객사에 공급돼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최 부사장은 HBM의 향후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신을 드러냈다. “HBM은 앞으로도 AI 반도체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우리는 신규 HBM 개발뿐만 아니라 고객 맞춤형(Custom) 제품을 통해 풀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서 경쟁력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사업 목표와 관련해서는 “HBM4 12단의 양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고객 수요에 따라 HBM4E도 적기에 공급해 시장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겠다"며 “사업 기획 전반을 최적화해 SK하이닉스의 리더십을 한층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뷰 말미에서 그는 젊은 구성원들, 특히 MZ세대를 'Motivated & Zealous(동기부여된 열정적 인재들)'로 정의하며, 이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리더가 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이어 “다양한 관점을 존중하고, 제 자리를 언제든 열어 두겠다"며 구성원들과의 열린 소통을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전자 AI 경쟁력 대폭 강화···글로벌 TV 시장 흔든다

“삼성전자 TV는 기존 스크린들이 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용자 경험의 세계를 열어갈 것입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7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열린 TV 신제품 공개 행사 'Unbox & Discover 2025'에서 한 말이다. 용 사장은 5분여간 인사말을 하며 '인공지능(AI)'이라는 단어를 15번 가량 언급했다. 화질, 사운드 등 향상은 기본적으로 제공하면서 '진정한 AI 기능'을 TV에 적용하겠다는 게 업체 측 포부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를 통해 신형 AI TV가 소비자들의 일상을 쉽고 편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을 강조했다. 'AI 홈', 'AI 어시스턴트', 'AI 시청 최적화' 등 3가지 기능을 고도화했다고 설명했다. 'AI 홈'은 사용자 생활 패턴과 기기 사용 이력, 실내 환경 등을 고려해 작동한다. '실내 온도 높으면 에어컨 켜기', '공기 질 나쁘면 공기청정기 작동' 등 필요한 행동을 추천해준다. 반려동물 모니터링 기능인 '펫 케어'와 아이 울음 감지가 가능한 '패밀리 케어' 등도 활용 가능하다. 'AI 어시스턴트'는 TV 시청을 더욱 편하고 쉽게 해주는 기술이다. 2025년형 삼성 AI TV는 시청하는 콘텐츠 자막을 사용자가 원하는 언어로 제공하는 '실시간 번역'을 지원한다. 해외 스포츠 해설이나 뉴스를 듣는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클릭 투 서치'로 시청 중인 영상과 유사한 콘텐츠를 추천받거나 등장하는 배우 정보 등도 확인할 수 있다. 'AI 시청 최적화'는 TV 화질과 사운드를 개선해주는 장치다. 제품에 장착된 '8K AI 업스케일링 Pro'와 '4K AI 업스케일링 Pro'를 통해 저해상도 콘텐츠를 업스케일링하는 게 골자다. AI가 각 장면의 색을 분석·분류하고 색 표현을 향상시켜 최상의 컬러로 시청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AI TV 기능을 강화하며 라인업도 대폭 늘렸다. 기존 네오(Neo) QLED·OLED에서 QLED와 더 프레임까지 확대했다. 9개 시리즈 34개 모델에서 14개 시리즈 61개 모델로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는 스마트 모니터에 무빙 스탠드를 결합한 '무빙스타일'도 포함됐다. 네오 QLED 최대 화면 크기는 기존 98형에서 115형으로 커진다.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몰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42형부터 83형까지 라인업을 구축했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시장 진출 3년차를 맞아 선택지를 대폭 늘리며 LG전자와 '정면승부'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은 “삼성 OLED TV 경쟁력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풀라인업이 갖춰졌고 막강한 AI 기능이 탑재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올해 한국 시장에서 1등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용 사장은 “AI TV는 편의성이 높아지는 만큼 보안에 대한 걱정도 동반하는데 기기 보안은 '삼성 녹스'를 통해 철저히 지킬 것"이라며 “'One UI 타이젠' 무상 업그레이드도 최대 7년간 무상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품 가격은 크기와 기본 제공 성능 등에 따라 다르게 책정했다. 네오 QLED 8K 최상위 시리즈 1620만~5040만원, 더 프레임 프로 339만~649만원 등이다. 터치 인터랙션이 가능한 초단초점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 5'는 199만원에 판매된다. OLED는 SF95 시리즈 기준 83형 1280만원, 77형 899만원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형 TV 출시를 기념해 오는 30일까지 론칭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행사 대상 모델을 구입하면서 '슬림핏 카메라' 또는 'Q시리즈 사운드바'를 동시 구매하는 경우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85형 Neo QLED 8K 구매 시에는 100만 삼성전자 멤버십 포인트를 증정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전세계 TV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수성한다는 구상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28.3%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2006년 이후 19년간 연속 1위 기록이다. 용 사장은 “미국 관세 우려가 큰데 현재 삼성전자 북미향 TV는 대부분 멕시코에서 만들어지고 있어 경쟁사 대비 타격이 적은 상태"라며 “전세계에 생산거점을 10개 마련해둔 만큼 계속 변화하는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에 대응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리더십 교체와 관련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모습들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