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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국내산 수산화리튬 1.5만 톤 확보

SK온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고순도 수산화리튬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SK온은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과 수산화리튬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SK온은 내년부터 3년간 최대 1만5000톤의 수산화리튬을 공급받게 된다. 계약 기간은 3년 더 연장할 수 있다. 2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체결식에는 박종진 SK온 전략구매담당 부사장과 이경섭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대표가 참석했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포스코홀딩스와 호주 광산업체 필바라미네랄스가 각각 82%, 18% 지분을 투자해 2021년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이 회사는 필바라미네랄스가 서호주 필강구라 광산에서 채굴한 리튬으로 만든 리튬정광을 조달해 전남 광양 공장에서 수산화리튬을 생산한다. SK온은 이번 계약으로 중국에 집중됐던 수산화리튬 수급처를 다변화하게 됐다. 국내 생산 제품을 활용함으로써 물류·재고 비용도 줄일 수 있게 됐다. SK온은 글로벌 공급망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6월 미국 엑손모빌과 리튬 공급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2월에는 미국 웨스트워터와 천연 흑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에는 칠레 SQM과 리튬 공급 계약을, 2019년에는 스위스 글렌코어와 코발트 구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박 부사장은 “글로벌 시장 수요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세계 우수 원소재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수급처 다변화로 원소재 조달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계약은 포스코그룹의 리튬 사업 경쟁력을 글로벌 일류 배터리사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국내 이차전지소재산업의 발전과 친환경 미래소재산업의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 세계 리튬 시장은 2023년 221억9000만달러 규모에서 2032년 1340억2000만달러로 연평균 22.1% 성장이 전망된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로 수산화리튬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광양 공장에서 연간 4만3000톤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는 전기차 약 1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국내 최초로 광석리튬 기반 수산화리튬의 상업생산에 성공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자동화된 생산 시스템과 친환경 공법을 적용하고 있으며, 수십 대의 CCTV를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있다. 특히 공정 중 발생하는 황산과 물을 재활용하는 등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생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美 포브스 선정 ‘엔지니어 최고 기업’에 ‘기아·LG·삼성’

미국 엔지니어들이 꼽은 최고의 근무처에 한국 대기업 3곳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가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와 함께 미국 내 직원 1천명 이상 사업장을 운영하는 기업의 현직 엔지니어 2만2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번 조사는 보상과 복리후생, 전문성 개발 기회, 근무 유연성 등을 종합 평가했다. 한국 기업 중에선 기아가 53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고, LG전자가 64위, 삼성전자가 71위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겪고 있는 현지 고용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높은 평판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포브스는 “현재 미국 노동시장에서 엔지니어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특히 소프트웨어, 전기공학, 로봇공학 등 첨단 분야의 기술을 보유한 엔지니어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위는 소니가 차지했으며,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뒤를 이었다. 미쉐린 그룹, 번스 앤 맥도널, 스페이스X, 인튜이트, 셈프라 등도 10위권에 들었다. 반도체 기업 인텔은 14위, AI 칩 기업 엔비디아는 20위를 기록했다. 한편 최근 산업계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엔지니어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먼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AI와 클라우드 컴퓨팅의 발전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데이터 엔지니어는 기업들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늘어나면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엔지니어 또한 글로벌 친환경 정책에 따라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일부 엔지니어 직군은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석유 엔지니어의 경우 세계적인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인해 수요가 크게 줄었으며, 전통적인 화학 제조 분야의 화학 엔지니어 역시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기업들은 우수 엔지니어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유능한 엔지니어 고용을 위해서는 업계 평균 이상의 기본급여와 성과 기반 인센티브 등 경쟁력 있는 보상 패키지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기술 교육과 인증 프로그램 등 전문성 개발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원격·하이브리드 근무 옵션을 제공하고 도전적인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부여하는 등 유연한 근무 환경 조성에도 힘쓰는 추세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트럼프發 통상압박에 철강업계 ‘비상’

한국 철강업계가 미국의 대중국 견제 강화와 중국의 수출공세 사이에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최근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한국 철강산업에 대한 수입규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가 미중 갈등 속에서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이미 2018년부터 국가안보를 이유로 한국산 철강 수입량을 연평균 383만t의 70% 수준인 250만t으로 제한해왔다. 실제로 미국의 한국산 강재 수입량은 2015년 440만t, 2016년 350만t, 2017년 340만t에서 2018년 250만t으로 급감했고, 올해까지도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무역적자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보편관세를 도입하면서 수출쿼터를 더 줄일 경우, 미국의 4대 강재 수입국인 한국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제철 서강현 사장은 “미국 현지 투자와 수요 증가를 어필해 현재 쿼터라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라며 “현대차의 미국 신공장 건설로 철강 수요가 늘고 있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철강협회(Worldsteel)는 2024년 글로벌 철강 수요가 0.9% 감소한 17억5100만 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에는 1.2% 반등하여 17억72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나, 전반적인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1118만 톤으로 전월 대비 10.1%, 전년 동기 대비 40.8% 증가하며 9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철강 시장은 2023년 약 5362만 톤 규모를 형성했으며, 향후 10년간 연평균 1.30%의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조선업계의 견실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과 자동차 부문의 침체로 인해 성장 잠재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후보가 공약한 '보편관세'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현재 평균 3% 수준인 관세가 10-20%로 인상될 수 있어 수출 여건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여기에 멕시코와 베트남 등에 대한 무역장벽 강화도 우려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들 국가를 중국산 제품의 우회기지로 판단할 경우,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기지들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포스코멕시코는 미국 자동차사에 납품하는 아연도강판에 한국산 냉연 소재를 사용하고 있어 USMCA 조강 기준 미달 시 관세를 물어야 한다. 현재도 미국은 USMCA 회원국인 멕시코산 제품의 유입을 강력히 차단하고 있으며, 포스코베트남에 대해서도 한국산 철강의 우회 덤핑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중국의 공격적인 수출전략도 부담이다. 미중 관세전쟁으로 경제성장률 하락을 우려하는 중국 철강업계는 수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보무철강은 “내수 부진 타개를 위해 올해 600만t인 수출을 1000만t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의 중국산 철강 수입은 2020년 600만t에서 올해 1~9월에만 900만t을 기록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중국의 강재 수출이 지속적으로 1억t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과 동남아 중심의 수출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은 최소한의 보호조치만 취하고 있어 중국산 수입이 1000만t에 육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 정책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석유가스 채굴·수송 프로젝트와 육상 LNG 시장, 건설기계용 중장비 시장 등에서 고부가가치 특수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미국이 규제 완화로 자국 내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에 따른 새로운 철강재 시장 창출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러한 대내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철강 생산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고부가가치 특수강 제품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 정책에 따른 특수강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함께, 주요 수출국의 통상정책 변화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메가클러스터의 明과 暗]③ ‘외부의 위협’…환경 규제·인재 유출 ‘먹구름’

[편집자주] 반도체는 단순한 산업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자산이다. 특히 AI 시대의 도래로 시스템반도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강국인 한국의 산업 구조 혁신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대만 TSMC의 독보적 위상과 중국의 맹추격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 대비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걸린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프로젝트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480조원 규모의 이 국가적 프로젝트는 전력 공급이라는 최대 난관을 해결하며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진정한 도전은 이제부터다. 이에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서 기술 경쟁력 확보, 나아가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까지, 우리가 직면한 기회와 위기의 본질을 살펴봤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가 도전의 기로에 섰다. 향후 한국 반도체 산업의 엔진이 되겠다는 이 프로젝트는 환경 규제와 인재 확보라는 두 개의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와 주요국의 적극적인 인재 유치 경쟁이 메가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협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가장 큰 위협은 환경 규제가 꼽힌다. 기후솔루션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32년 1722만톤에서 2040년 2384만톤, 2050년 3377만톤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는 삼성전자 글로벌 사업장의 2022년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1607만톤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전력 공급 계획이다. 정부는 2036년까지 3GW 규모의 액화천연가스 발전소를 건설하고, 동해안 지역의 석탄화력발전소와 원전을 통해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서해안 해상풍력 단지 전력 활용도 검토 중이지만, 화석연료 발전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전력 공급 계획은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 추세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유럽연합(EU)은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시행할 예정이며, 미국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들은 이미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TSMC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40% 달성, 2040년 100% 달성을 약속했다. 대만 정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텔 역시 2030년까지 RE100 달성을 선언했으며,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직접 구매와 자체 발전 설비 확충을 병행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들의 환경 기준이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다. 애플은 2030년까지 자사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것을 협력사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도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이들 기업과의 거래를 위해서는 환경 기준 충족이 필수적이다. 인재 확보도 메가클러스터에 해결해야 할 문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최소 3만 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기준 반도체 관련 학과 신규 졸업생은 650명에 불과했지만, 산업계 수요는 1600명에 달했다. 이러한 인력 부족 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적극적인 인재 유치가 한국 기업들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미국은 칩스법(CHIPS Act)을 통해 반도체 인재 육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한편, 해외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한 비자 발급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역시 '천인계획' 등을 통해 반도체 전문인력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어 메가클러스터를 채울 인력 확보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기후솔루션의 임장혁 연구원은 “용인 산단이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공급 로드맵을 구축할 수 있도록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 해소 및 해상풍력 인허가 제도 정비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최태원 SK그룹 회장 “불확실성 시대 ‘디자인 사고’로 대처해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불확실성 시대를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로 대처하자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22일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4' 개회사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은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최적의 사업을 펼치는 디자이너가 돼야 한다"며 “인공지능(AI) 사업과 같이 모든 사업 영역을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디자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쿄포럼은 2019년부터 최종현학술원과 도쿄대가 매년 공동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미래를 설계하고, 내일을 디자인하다'(Shape the Future, Design for Tomorrow)를 주제로 오는 23일까지 열린다. 이날 최 회장은 SK그룹의 역사와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에 활용된 디자인 사고를 소개했다. 그는 “SK그룹은 70여년의 역사에 따라 섬유에서 석유와 통신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반도체와 AI로 포트폴리오를 혁신했다"며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고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는 디자인 사고가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의 사람은 디자인이 비즈니스와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주어진 자원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는 특징은 근본적으로 같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비즈니스 리더 세션에도 패널로 참석했다. 여기서 미래 시점의 탄소 감축 성과를 예측해 지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환경보호크레딧(EPC)을 제안했다. 그는 SK그룹이 만든 사회성과인센티브(SPC) 개념을 소개하면서 “SK그룹 내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장려하기 위해 이 측정을 핵심성과지표(KPI)와 연계해 적용, 탄소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회장은 “현대사회에서 더 많은 문제 해결사를 확보하려면 그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며 “SPC는 창출된 사회적 가치에 대해 주어지는 금전적, 비금전적 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SPC와 비슷한 개념으로 EPC를 제안하면서 “EPC는 미래 시점의 탄소 감축 성과를 예측해 지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이라며 “기업은 약속한 탄소 감축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게 되고 투자자는 미래 수익을 기대하고 이런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LG그룹 7개 계열사, 주주 가치 제고…자사주 소각·배당 늘린다

LG그룹 상장 7개 계열사가 수익성 강화·주주 환원 확대를 골자로 하는 '밸류 업'을 추진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LG·LG화학·LG이노텍·LG유플러스·LG에너지솔루션·LG디스플레이·LG생활건강 등 LG그룹 7개 계열사는 밸류 업 계획을 내놨다. 지난 달 밸류 업 계획을 공지한 LG전자를 필두로 주요 계열사들이 일제히 기업 가치 높이기에 나선 것이다. ㈜LG는 내년부터 기존에 연 1회 지급하던 배당금도 중간 배당 정책을 도입해 연 2회 지급하기로 했다. 중간 배당금도 2025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 승인을 통해 배당액을 먼저 확정하고, 배당 기준일을 후에 설정하는 방식을 도입해 예측 가능한 배당 정책으로 주주 권익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7개사는 벌어들인 순이익 중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비율인 배당 성향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각각 60%, 30%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LG유플러스와 LG생활건강을 제외하고 △㈜LG(50%→60%) △LG전자(20→25%) △LG화학(20→30%) △LG이노텍(10→20%) 등은 기존 대비 주주 환원율 제고를 약속했다. LG그룹의 이번 밸류 업은 단순 주주 환원만 늘리는 게 아니다. 기업 가치를 근본적으로 높이겠다는 게 요점이다. ROE(Return on Equity)는 자기 자본 이익률 또는 자본 수익률이라고도 불리며, 기업이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이익을 창출하는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재무 지표다. 이와 관련, ㈜LG는 ROE를 오는 2027년까지 8~10%까지 달성한다는 게 재무 목표다. 아울러 ROE가 3.7%인 LG전자와 4.2%인 LG화학, 7.5%인 LG유플러스는 10%를 상회하도록 하고 작년 12%를 기록한 LG이노텍은 2030년 15% 이상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LG화학은 친환경 소재 중심의 지속 가능성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글로벌 최대 종합 전지 소재 회사가 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글로벌 혁신 신약을 개발해 관련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시장 선도 지위 강화와 동시에 효율적인 연구·개발(R&D)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겠다고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역별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사업을 전개하고 비 전기차 사업 확대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 이 외에도 전기차 고객을 다변화하고 에너지 저장 장치(ESS)와 신규 응용처 고객의 저변을 키워나간다. 더불어 차세대 기술과 솔루션을 강화해 고객 가치를 차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LG이노텍은 앞으로 전략적 생산지 재편과 인공 지능(AI)∙DX를 활용한 원가 경쟁력 제고, 현금 창출력∙자산 운영 효율성 강화 등 전사적 수익성 개선 활동 전개와 동시에 사업 부문별 수익 창출력을 강화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육성 사업의 매출 규모를 8조 이상으로 키운다. 자율 주행 핵심 사업 가속화,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등 AI∙반도체 신사업 육성을 통해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법원, APU 제기 ‘아시아나항공 화물 매각 중지’ 가처분 각하…M&A 박차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APU)이 국적 대형 항공사 간 기업 결합 승인의 전제 조건인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 결정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제기한 가처분을 재판부가 수용하지 않았다. 이로써 국내에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장애물은 모두 치워져 대한항공 주도의 통합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우현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 합의 51부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APU가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다. '각하'는 '기각'과는 달리 소송의 형식적인 요건 조차 갖추지 못해 청구 자체에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배척하는 처분이다. 이는 부적절한 소송을 걸러내 법원의 효율적인 운영과 불필요한 소송 진행을 방지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APU는 지난달 28일 서울남부지법에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을 승인한 이사회의 결의가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지난해 11월 2일 아시아나항공 사외이사 윤창번 김앤장 법률 사무소 고문은 이사회에서 화물본부 매각 의결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 점을 APU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인데, 이유는 김앤장이 종래까지 대한항공에 기업 결합 관련 법률 자문을 제공해와서다. 이를 근거로 APU는 윤 고문이 대한항공에 유리한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사측은 윤 고문이 상법 해석과 대법원 판례에 입각하면 의결권 행사에 제한이 있는 '특별 이해 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아울러 APU의 주장에 따라 이사회 결의 효력이 정지된다 한들 대한항공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에 기업 결합 최종 승인을 얻고자 경쟁 제한성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시정 조치안을 제출했다는 사실은 번복되지 않아 가처분 실익 또는 다툼이 있는 권리 관계가 없다고 부연했다. 양측의 의견을 살펴본 김 판사는 APU의 가처분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본안을 심리하지 않은 채 재판을 마쳤다. 아시아나항공 사측은 “법원 결정을 환영한다"며 “기업 결합이 원활히 끝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리아 주버 EC 경쟁 부문 대변인은 지난 21일 “티웨이항공이 티웨이항공이 인천-바르셀로나·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 4개 노선에서 일정 기간 동안 일정 운항편을 띄워야 한다는 조건을 채웠고, 향후 두 시즌이나 2025년 10월까지 해당 노선에서 서비스를 위한 항공권을 판매해야 하는 요건도 만족했다“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 조건부 승인에 명시됐던 여객 부문 시정 조치를 충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시정 조치 사안이라고 언급한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에 관해서는 요건 충족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를 품게 될 에어인천에 대한 현장 실사 등 매수인 평가를 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기업 결합이 끝났다는 게 중론이다. 미국 연방 법무부(DOJ)는 반 독점법(셔먼법)을 근거로 소송을 위한 증거 수집 절차에 착수조차 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승부수는 만 4년 여 만에 성공적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대차 CEO 내정’ 호세 무뇨스 “미국 규제에 유연하게 대응 가능…전동화 결국 가야할 길”

현대차 대표이사로 내정된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관련해 “어떤 규제가 나오더라도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무뇨스 사장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LA 오토쇼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동화는 장기적으로 가야 하는 길이지만, 그 과정에서 유연하게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주행 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심지어 수소전기차까지도 생산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현대차는 전기차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모든 기술에 투자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진 적이 있는데 아주 좋은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무뇨스 사장은 기존의 전동화 방향성은 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차는 글로벌 3위의 자동차 제조사이자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다음으로 큰 회사"라면서 “회사 전략이 크게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기차에서는 미국 업계 평균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인 26%의 성장이 있었고 하이브리드차는 올해까지 37% 성장했다"면서 “(전동화) 속도가 조금 더딜 순 있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변화"라고 강조했다. 무뇨스 사장은 전날 공개된 아이오닉9에 대해선 “차량의 공간성도 너무 좋고 차량에 타면 아주 편안하다"며 “전기차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타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뇨스 사장은 지난 15일 사장단 인사에서 현대차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현대차 CEO인 대표이사로 외국인이 선임된 것은 1967년 현대차 창사 이래 처음이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금감원, 장고 끝에 두산그룹 개편안 승인…다음달 임시 주총 개최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금융감독원의 심사를 통과했다. 두산그룹 관련 3사는 다음달 1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개편안을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22일 금융감독원은 두산로보틱스가 이달 12일 제출한 합병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증권신고서 안엔 두산에너빌리티의 일부 사업 부문과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신설 법인으로 분할한 이후 두산로보틱스에 편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골자는 현재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로 넘기는 것이다.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금감원의 문턱을 넘기까지는 4개월이 소요됐다. 당초 두산그룹은 최초 증권신고서를 지난 7월 15일 제출했다. 그 직후 시장에서는 곧바로 에너빌리티 분할신설법인 로보틱스 간 합병비율, 로보틱스와 밥캣의 주식교환 비율 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알짜회사인 밥캣이 시장에서 저평가됐으며, 적자회사인 로보틱스는 고평가된 결과 합병비율 산정이 소액주주에 불리하다는 불만이 커졌다. 이후 금감원도 합병비율 산정 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7월과 8월 두 차례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이에 두산은 해당 증권신고서를 철회한 이후 지난달 21일 절충안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했다. 우선 로보틱스와 밥캣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에너빌리티 분할신설법인과 로보틱스 간 분할합병 비율도 기존 1대 0.0315에서 1대 0.0432로 상향조정했다. 에너빌리티 주주 입장에서는 로보틱스 주식을 좀 더 많이 받게 된 것이다. 이에 금감원은 통상 열흘 정도 걸리던 증권신고서 심사를 한 달 가까이 끌며 장고했지만 결국 두산그룹의 절충안을 승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신고서 승인을 받은 두산그룹은 관련 3사의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개편안 문제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3사의 임시 주총은 내달 12일 진행될 예정이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경찰 고발 취소…“대승적 차원”

한화오션이 경찰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밀 유출과 관련해 HD현대중공업을 고발한 것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해양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해 대승적 차원의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한화오션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방문해 고발 취소장을 제출했다고 22일 밝혔다. 한화오션은 앞서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임원 개입 여부를 수사해달라며 고발장을 접수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020년 8월 KDDX 기본설계 사업을 수주했다. 당시 양측의 차이는 0.056점이었으나, 기본설계를 수행하는 업체가 향후 프로젝트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서는 특성상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등을 맡을 공산이 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이 직원들의 군사 기밀 누설을 비롯한 혐의로 내년 11월까지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의 감점을 적용 받게 되면서 흐름이 바뀌었고, 한화오션도 추가 수사를 요구했다. 다만, 방산업계와 군은 양사간 갈등으로 KDDX 사업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었다. KDDX 사업은 총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t급 구축함 6척을 2030년까지 전력화한다는 목표였으나, 경찰 수사가 늦어지면서 사업자 선정도 지연된 탓이다. 한화오션이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적기 전력화 등 국익을 고려했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이 공격적 투자로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는 가운데 국내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체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피력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하는 방산업체 지정 절차에 따라 실사단 평가와 현장실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며 “방위사업청 등 정부의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 결과를 수용하고 상호 협력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늦었지만 한화오션이 고발을 취소한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공정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KDDX 기본설계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것은 이미 수차례 확인된 사실"이라고 발언했다. 또한 “사업이 많이 지연된 만큼 한화오션의 방산업체 지정 신청도 철회, KDDX 사업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히 진행되길 희망한다"며 “K-방산의 경쟁력 강화와 수출 확대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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