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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메이플 확률조작’ 소송 5% 배상…대법원 첫 판결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 허위 고지로 피해를 본 이용자에게 구매 금액 일부를 환불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28일 대법원 제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넥슨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김모씨가 넥슨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매매대금 반환 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넥슨은 김씨에게 구매 금액의 5%인 57만2265원을 지급해야 한다. 김씨는 이번 판결과 연결되는 사건인 이른바 '보보보 사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최초 신고하고, 민사 소송을 제기한 인물이다. 이 사건은 지난 2021년 넥슨이 유료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 '큐브'에서 특정 능력치 옵션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촉발됐다. 당시 넥슨은 보스 몬스터 공격 데미지 증가 옵션이 3번 붙을 수 있는 능력치(보보보)도 등장한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이같은 능력치가 출현하는 비중을 실제 고지 내용보다 낮게 설정했음이 드러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김씨는 “게임에 이용한 금액 1100만원을 환불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확률형 아이템 확률조작에 관한 게임사의 법적 책임 인정 여부와 범위를 따지는 사건인 만큼 업계와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2심 재판부가 지난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며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 재판부는 “아이템 확률을 차단한 행위는 넥슨의 의도적·계획적 설정의 결과로 판단된다"며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아이템 출현 비중을 낮게 설정하고도 오랫동안 공지하지 않은 행위는 단순한 부작위 내지 침묵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청구액의 5%에 해당하는 57만2265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넥슨은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피고(넥슨)의 상고이유는 소액사건심판법에서 정한 적법한 이유가 될 수 없다"며 기각했다. 김씨 측이 낸 부대상고 또한 상고이유서 제출 기간이 지난 뒤 제기돼 각하했다. 소액사건심판법은 지방법원 및 지방법원지원에서 소액의 민사사건을 간이 절차에 따라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민사소송법에 대한 특례를 규정한 것이다. 판결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거나, 대법원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 등에 대해서만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해당 법이 정한 상고 이유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취지다. 법조계 관계자는 “소액사건심판법은 적법한 상고이유를 매우 제한적으로만 인정하고 있다"며 “다만 상고심에서 양측 거래 관련 법리가 다뤄지지 않은 만큼 아이템 매매계약의 법리에 관해 판단했다고 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 확률형 아이템 조작의 법적 책임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진 첫 사례인 만큼 향후 진행될 수 있는 유사한 법적 분쟁에 대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기준으로 작용하게 됨에 따라 지난 3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 시행 전후로 관련 의혹에 휘말렸던 게임사들의 제재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관련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변호사)은 판결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수백 개의 큐브 구매 계약 중 5%만 취소한다는 내용이 우리 민법의 해석상 가능한지에 대한 내용이 이번 판결의 핵심 쟁점 중 하나였다"며 “이번 판단이 향후 게임업계에서 강력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자연스럽게 단체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협회장은 이번 소송과 별도로 지난 1월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불거진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 의혹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500인 단체소송을 대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회사는 유사한 사안에 대한 한국소비자원의 집단분쟁 조정안을 지난 9월 받아들이고 분쟁조정을 신청하지 않은 이용자들에게도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용자의 신뢰 회복과 더 나은 게임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종합] 엔씨, 추가 분사 확정…노조 “경영 실패 직원에 전가” 반발

엔씨소프트(엔씨)가 게임 개발·인공지능(AI)조직 분사를 확정했다. 4개 자회사를 설립해 독립 스튜디오 체제로 전환하는 게 골자다. 신작 개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지만, 내부 진통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는 28일 경기 성남시 판교 R&D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을 논의했다. 해당 안건에는 독립 스튜디오 체제 전환을 위해 단순·물적 분할 형태로 비상장 법인 형태의 자회사 4곳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게임 개발 조직 3곳·AI 연구개발(R&D) 조직 1곳이 해당된다. 이날 주총 투표 결과, 68%의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찬성 99%로 통과됐다. 신설 법인명은 각각 △퍼스트스파크 게임즈 △빅파이어 게임즈 △루디우스 게임즈 △엔씨AI로 최종 결정됐다. 이들은 내년 2월 1일 출범을 목표로 한다. 퍼스트스파크 게임즈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TL)' 사업 부문을 담당한다. 해당 게임 개발을 총괄했던 최문영 전무(캡틴)가 대표를 맡는다. 슈팅 게임 'LLL' 개발 자회사 빅파이어 게임즈는, 배재현 부사장(시더)이, 전략 게임 '택탄' 개발 자회사 루디우스 게임즈는 서민석 부사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거대언어모델(LLM) 바르코(VARCO) 등 AI R&D 조직 엔씨AI 대표는 이연수 리서치본부장이 맡았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본사에 인력이 집중돼 있다 보니 프로젝트 수립 과정에서 속도감과 유연함,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프로젝트를 선별, 새로운 지식재산(IP)을 개발하는 것과 글로벌 IP 발굴을 위해 독립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게 효율적이겠다고 판단했다"고 분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신설 법인이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전 직원의 지속가능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공동대표는 추가 분사 가능성에 대해선 인위적인 분사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신규 IP에 대해선 자회사를 통한 개발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주총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대규모 인력 채용을 실시할 경우, 새로운 스튜디오 조직을 개설해 IP 개발을 이어갈 방침"이라며 “개발 초기 단계의 시드 조직들에게는 이미 원칙을 이야기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분사 방침에 대한 내부 반발이 적잖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동안 노사갈등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해소하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씨 노조(우주정복)는 이날 주총장 밖에서 분사 반대 집회를 열고 일방적 분사 계획 철회와 고용안정 보장안 제시를 촉구했다. 현장에선 “경영실패 전가 말라", “누굴 위한 분사인가", “공동대표 해체하라", “박 공동대표 사퇴하라" 등 발언이 제기됐다. 이들은 올 초부터 진행된 구조조정과 분사에 대해 “경영진의 경영 실패 책임을 직원에 전가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경영진이 게임 개발에 대한 철학과 비전 없이 단기적 재무 성과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또 사측이 제시한 '3년 이내 폐업 시 복귀 보장'에 대해 기간 연장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독립 스튜디오의 자율성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송가람 엔씨 노조 지회장은 “분사 이후에도 본사의 신작평가위원회가 게임 개발에 대해 계속 피드백을 하겠다고 했다. 독립 이후에도 본사가 개입한다면 분사의 실질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의문"이라며 “직원들의 고용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 사측은 실질적인 고용 보장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공동대표는 분사 책임에 통감한다며 “지난해 초부터 상당히 많은 임원진들이 회사를 떠났다. 연말 조직개편 때도 일부 그렇게 될 것"이라며 “내년에 보수를 봐도 임원들이 상당한 책임감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게임 개발에 대한 피드백은) 어느 회사나 다 하고 있는 것"이라며 “신설 법인들은 본사의 자회사고, 본사가 (게임을) 퍼블리싱하기 때문에 퍼블리셔인 개별 스튜디오와의 관계에서 피드백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공동대표는 또 “분사를 한다 해서 해당 조직들을 버리는 게 아니다. 앞으로도 본사에서 재무·기술적으로 지속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는 본사의 영향을 덜 받고 도전적으로 개발하라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내부 반발을 해소하는 방안에 대해선 원칙대로 진행한다고 방침이다. 그는 “즐거운 일은 아니지 않나. 서로 이해하면서 원칙대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효성그룹 정기 임원인사 단행…김태형 부사장 등 31명 승진

효성그룹이 28일 김태형 효성굿스프링스 대표이사의 부사장 승진을 포함한 31명 규모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효성은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회사의 이익극대화에 기여하고 글로벌 경쟁 상황에서 회사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사를 승진 대상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실무급 임원을 전진 배치하며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위기 극복을 견인할 수 있는 인사들을 발탁했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김태형 효성굿스프링스 대표이사는 1964년생으로 지난 1989년 효성물산에 입사한 전통 무역맨이다. 2012년 전략본부 발광다이오드(LED) 사업단 및 사업개발 담당 임원을 거쳐, 2017년 두바이지사장을 역임했다. 지난 2021년부터 국내 대표 펌프 전문 기업인 효성굿스프링스를 이끌었다. 한편 효성은 이번 인사부터 상무보, 상무로 나눠서 운영하던 직급체계를 '상무'로 통합했다. 기존 상무보 직급을 상무B, 기존 상무 직급을 상무A로 변경해 운영한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홍범식號 LGU+ 첫 조직개편 단행…핵심 키워드는 ‘AI·디지털전환’

LG유플러스가 다음달 '인공지능 전환(AX)'에 초점을 맞춘 연말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AI 조직을 신설해 AX 사업화와 통신의 디지털화를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8일 LG유플러스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홍범식 신임 대표 선임 이래 첫 조직개편이다. 사내 AI 역량 통합 및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2028년까지 AI 사업에 총 2조~3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퍼스널 AI 에이전트(PAA)를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분야와 연결한 '홈 에이전트'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AI 데이터센터(DC)·AI 컨택센터(CC) 등을 통해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AI 통화 PAA '익시오'를 통해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최근 발표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공시에도 고수익 사업 중심으로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담았다. 전 사업 영역에 AI를 도입, 업무생산성과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B2C 사업을 담당하는 '컨슈머부문'에 AI 상품·서비스 개발을 주도하는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을 신설한다. 스타트업의 일하는 방식을 차용한 애자일 형태의 팀이 모인 '트라이브'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해당 조직에는 △모바일 에이전트 트라이브 △홈 에이전트 트라이브 등 2개 부서가 포함된다. 먼저 모바일 에이전트 트라이브는 지난 7일 출시한 AI 통화 PAA '익시오'를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모바일 AI 특화 서비스를 개발·고도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홈 에이전트 트라이브는 익시오 중심 미디어 에이전트·싱스 에이전트를 구축, 홈 에이전트 영역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B2B 사업을 담당하는 '기업AI사업그룹'도 신설된다. 이 조직은 AX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적 지원을 진행한다. 이들은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 '에이전트/플랫폼 개발 랩' △최고인사책임자(CHO) 산하 'AX/인재개발 담당'으로 나뉜다. 각각 AI 서비스 개발과 전 직원 AX 역량 확보·고도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통신 사업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이뤄진다. △선납 요금제 기반 통신 플랫폼 '너겟' △신사업 발굴 조직 '인피니스타' △키즈 콘텐츠 플랫폼 '아이들나라'가 컨슈머부문으로 이동한다. 지난 2022년 설립됐던 최고콘텐츠책임자(CCO) 조직도 컨슈머부문 산하로 배치한다. 이들 조직 중 인피니스타·아이들나라·CCO 조직은 기존 최고경영자(CEO) 직속이었던 곳들이다. 특히 CCO 조직은 미디어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만들어졌던 콘텐츠 전담 조직이다. 황현식 전 대표가 제시했던 '유플러스 3.0' 전략의 핵심축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콘텐츠 제작 전문 조직 '스튜디오 X+U'를 두고, 산하에 콘텐츠 창작을 지원하는 '콘텐츠제작센터'와 지식재산(IP) 발굴·개발·투자를 담당하는 '콘텐츠IP사업담당'을 두고 있었다. 대표가 교체됨에 따라 향후 사업의 중심축이 바뀔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란 분석이다. 이밖에 구독 플랫폼 '유독'과 커머스 플랫폼 '유콕' 등을 '구독/옴니플랫폼 담당'으로 일원화한다. 이를 통해 기존 B2C 사업 및 각 서비스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원희 HR비즈니스파트너(HRBP) 담당은 “내년을 새로운 성장 원년으로 삼아 통신 본업의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홍 신임 대표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통해 선임됐다. 2019년 LG그룹에 합류했으며, 2022년부터는 LG유플러스·LG헬로비전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으며 통신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삼성SDS 신임 대표에 이준희 삼성전자 부사장

삼성SDS는 이준희 삼성전자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고 28일 밝혔다. 신임 이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 학사 졸업후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전기전자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정보통신(IT)·통신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2006년 삼성전자 DMC연구소에 합류해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장을 거쳐 네트워크사업부 개발팀장과 전략마케팅팀장 역할을 수행하며 기술 리더십과 경영 역량을 입증받았다. 특히 지난 2018년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망 상용화에 성공해 삼성전자가 관련 사업을 주도하는 데 공헌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당시 이 사장이 삼성전자의 5G 단말기 개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 관계자는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서 보여준 기술 혁신과 5G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회사의 새 도약과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다져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S는 부사장 이하 2025년도 정기 임원인사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현대차, 입는 로봇 ‘엑스블 숄더’로 시장 선점 나선다

현대자동차·기아가 자체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를 선보이며 급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 공략에 나섰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생산 현장 근로자들의 질병도 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수십년 간 무거운 짐을 옮기고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 근골격계에 부담이 쌓인 작업자들의 업무 효율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게 목표다. 더불어 이번 제품을 통해 추후 치열해 질 웨어러블 로봇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년 간 자사 직원들의 피드백을 적용한기술력으로 치열해질 시장서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기아는 27일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서 열린 '웨어러블 로봇 테크데이'서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를 공개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 규모는 올해 24억달러에서 2033년 136억 달러로 4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제조업 이외에도 의료, 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현대차·기아는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기아의 착용 로봇 브랜드 엑스블(X·ble)은 무한한 잠재력을 의미하는 'X'와 무엇이든 현실화할 수 있다는 의미인 'able'을 합쳐 만든 이름이다. 금일 공개된 '엑스블 숄더'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자체 기술로 개발한 산업용 착용 로봇이다. 산업 현장에서 팔을 위로 올려 작업하는 '윗보기 작업'에 활용하면 사용자의 상완(어깨, 팔꿈치) 근력을 보조해 근골격계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상무는 “엑스블 숄더는 현장 근로자들의 피드백과 로보틱스랩의 기술을 융합해 개발한 착용 로봇"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착용 로봇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제품군 개발과 보급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며, 인류에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 진보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이 제품을 모든 산업군에 판매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건설·조선·항공·농업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국내 출시 후 해외지역까지 판매 영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 생산 부문에 엑스블 숄더를 우선 공급한다. 이어 2025년부터 현대차그룹 27개 계열사, 다양한 분야의 타기업까지 판매처를 확대한다. 2026년에는 국내 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북미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글로벌 시장서 많은 수요가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노동자의 고령화가 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발표에 따르면 2030년엔 전세계 55세 이상 노동자수가 1억50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노동자의 근골격계 질환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의 커지는 만큼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자동화 업체 포드도 상체지지 웨어러블 로봇을 출시한데 이어 삼성전자, LG전자 등 다른 산업군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2년 간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쌓은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차별적인 기술을 제공할 계획이다. 테크데이서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상무는 “2022년 부터 옳해가지 자사 직원 약 300명을 대상으로 제품을 실험하고 많은 피드백을 받았다"며 “제품의 편의성, 무게, 내구성 등을 수차례 조정해 근로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영훈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사업1팀 팀장은 “향후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제품군을 보다 확대하고 AI기술을 접목시킨 다양한 산업 안전 솔루션을 선보여 웨어러블 로봇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롯데케미칼, 내달 19일 사채권자 집회 연다…‘롯데월드타워’ 담보 추가

롯데케미칼이 다음 달 19일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 위기를 넘어서기 위한 사채권자 집회를 연다. '유동성 위기설'이 확산되자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특약사항 조정을 위해 그룹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다음달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회사채 사채관리계약 변경을 위한 사채권자 집회를 연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사채권자 집회는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재무 약정 위반 대상이 된 회사채는 2조450억원 규모다.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회사채 원리금 지급 의무가 완료될 때까지 연결 기준 3개년 누적분 평균치로 △부채 비율 200% 이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자 비용 5배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특약사항이 책정돼 있다. 문제는 롯데케미칼이 장기간 적자를 보면서 EBITDA/이자 비용 지표가 올 9월 말 기준 4.3배까지 줄어들면서 회사채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롯데케미칼은 △EBITDA/이자 비용 5배 이상 조건을 조정하는 대신 특별 이자와 함께 은행권 보증을 추가 제공하는 방안을 사채권자 집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그룹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은행 보증을 받아 회사채의 신용도를 보강하는 조건이다. 약 6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한 은행 보증을 통해 회사채의 신용도를 보강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지주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그룹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해 시장 우려를 불식하고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할 것"이라며 “이번 시중은행 보증을 통해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신용도가 높아져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거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의 지난달 기준 총자산은 139조원, 보유 주식 가치는 37조5000억원에 달한다. 그룹 전체 부동산 가치는 10월 평가 기준 56조원이며,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 예금은 15조4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내년 ‘토종 공룡’ 온다…티빙·웨이브 합병 초읽기

양대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웨이브의 합병 작업에 속도가 붙은 모양새다. 양 서비스 합병의 최종 관문으로 꼽히던 웨이브의 전환사채(CB) 상환 문제를 양사의 최대 주주인 SK스퀘어와 CJ ENM이 전략적 공동 투자로 해결하면서다. 합병에 남은 건 이제 KT의 결정 뿐인 셈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SK스퀘어와 CJ ENM은 웨이브에 총 2500억원 규모의 전략적 공동 투자에 나섰다고 밝혔다. SK스퀘어가 1500억원, CJ ENM이 1000억원을 투자한다. 양사는 이를 통해 웨이브·티빙의 OTT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본계약 체결 후 기업결합심사 등을 거쳐 CJ ENM으로 기업결합을 추진하고, 주주 동의를 토대로 남은 통합 절차를 진행한다. 웨이브 관계자는 “기존 재무적 투자자(FI) CB를 상환하고 FI를 전략적 투자자(SI)로 전환할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방송통신·미디어 간 협업 시너지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웨이브는 지난해 8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CB 만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번 전략적 공동 투자를 통해 재무적 투자자와 합의해 투자 목적을 변경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선 사실상 두 OTT 사업자의 합병 절차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말 합병 계획을 밝혔지만, 주주 간 이해관계가 첨예해 합의안 도출이 지지부진해지며 당초 목표보다 연기됐다. 티빙의 주주는 48.9% 지분을 가진 CJ ENM 외에 KT스튜디오지니(13.5%)와 재무적 투자자(FI)인 젠파트너스앤컴퍼니(13.5%), 에스엘엘중앙(12.7%), 네이버(10.7%) 등으로 구성됐다. 웨이브는 SK스퀘어가 약 40.5%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가 19.8%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이날 기준 티빙 측 최대 주주인 KT스튜디오지니를 제외하곤 찬성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합병이 완료되면 국내 최대 규모 OTT가 탄생하며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우선 점유율 측면에서 넷플릭스를 앞지를 수 있게 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티빙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격차는 올해 1월 625만5961만명에서 지난달 381만3739명으로 약 40%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웨이브의 MAU는 427만명으로 집계됐다. 양 서비스 중복 가입자 수를 감안하더라도 두 서비스의 MAU가 합쳐지면 넷플릭스를 추월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티빙은 다음달부터 애플TV 플러스 브랜드관을 선보일 계획이다. 여기에 웨이브가 현재 자회사 웨이브아프리카를 통해 추진 중인 글로벌 사업 확장 작업이 더해질 경우, 해외 시장 공략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합병법인 출범은 내년 상반기로 점쳐진다. 윤상현 CJ ENM 대표는 “이번 투자로 이용자 편의성 제고와 콘텐츠 공급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사업적 협력이 가능해졌다"며 “이용자 만족도는 물론 토종 OTT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OTT 시장도 꽉 찼다…생존 위한 ‘합종연횡’ 전략 부상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진 모양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선 결합 상품 제휴 범위를 확대하는 '번들링 전략'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가입자 이탈을 막으면서 신규 가입자 저변을 넓히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7일 플랫폼·OT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플러스 멤버십 콘텐츠 혜택에 넷플릭스 이용권을 추가했다. 해당 이용권은 월 5500원에 풀HD(1080p) 해상도 영상을 제공하며, 2인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별도 비용 없이 광고형 스탠더드 이용권에 해당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구독가는 월 4900원, 연간 구독 시 월 3900원 수준이다. 넷플릭스를 단독으로 구독할 때보다 600원~1600원가량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티빙은 애플TV 플러스와의 제휴를 통한 브랜드관 신설로 맞불을 놨다. 이는 티빙 앱으로 애플TV 플러스 인기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티빙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며, 다음달 10일부터 적용된다. 애플TV 플러스는 그동안 아이폰·아이패드 등 자사 상품을 통해 전용 앱으로만 고화질 콘텐츠를 제공해 왔다. 이번 협업을 통해 안드로이드 이용자도 티빙 앱을 통해 글로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OTT 사업자가 통신 3사와 결합 상품을 출시한 사례는 많았지만, 플랫폼 사업자와의 제휴 협력은 처음이다. 특히 토종 OTT와 해외 OTT 사업자 간 파트너십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넷플릭스와 티빙으로선 월간이용활성자수(MAU) 1위 수성을 위한 가입자 유치 전략으로 분석된다. 올들어 OTT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신규 가입자 유치가 어려워졌기 때문.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팬데믹 전후 국내 OTT 서비스 가입자수는 2021년 14.90%에서 2022년 8.90%, 2023년 5.20%, 올해 4.30%로 감소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내년 3.60%, 2026년 2.80%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올들어 티빙이 국내 프로야구(KBO) 중계권과 인기 콘텐츠를 앞세워 넷플릭스의 MAU를 턱 밑까지 추격한 상황도 이같은 제휴 전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양사의 MAU 격차는 올해 1월 625만5961만명에서 지난달 381만3739명으로 약 40%가량 줄었다. 넷플릭스로선 격차를 다시 벌려야 하고, 티빙으로선 더 좁혀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기존 가입자의 이탈을 방지하는 한편 내실 다지기가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콘텐츠 시장조사업체 메조미디어는 최근 발표한 '2025년 트렌드 리포트'를 통해 향후 국내 시장에도 다양한 형태의 제휴 전략이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관계자는 “OTT 플랫폼들이 앞다퉈 번들링 전략을 도입한 것은 신규 가입자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며 “여러 플랫폼 콘텐츠를 한꺼번에 제공하면 이용자 이탈을 막고, 타사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OD 발생한 롯데케미칼, 내년 만기 도래 회사채만 9250억원

롯테케미칼 회사채 다수에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하면서 그 후속 조치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거의 모든 회사채 투자자들에게 일시적인 적용 유예를 받아낼 가능성이 높아 당장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9250억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행한 이후 대규모 회사채를 차환발행(롤오버)하려면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나거나 수요가 부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석유화학 업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롯데케미칼의 성장동력 발굴·확보 작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화학 및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거의 모든 회사채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한이익상실 사유에 대한 적용 유예를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1일 이미 발생된 일부 회사채에 대한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당 회사채는 특약 상 3년 동안 이자비용보다 '현금창출능력(EBITDA)'이 5배 이상이라는 재무관리 지표를 유지했어야 하는데 지난 9월 말 기준 해당 지표가 4.3배 수준으로 유지하지 못했다. 해당 특약이 적용된 회사채는 2조45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면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빌려준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할 권리가 발생한다. 이 경우 회사채 투자자들이 롯데케미칼에 회사채 만기 이전에 자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다만 롯데케미칼이 최근 열심히 회사채 투자자들을 만나 회사의 상황과 재무 여력 등을 설명한 결과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자금 상환을 요구하지 않고 만기까지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하면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지만 롯데케미칼에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한없이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내년 이후를 생각하면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내년 초부터 대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내년 2월 3100억원을 시작으로 내년 총 9250억원의 회사채가 만기를 맞이한다. 당장 2월 만기채의 차환을 결정한다면 롯데케미칼은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고서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수요예측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IB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원하는 금리와 수요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채권금리가 10~20bp만 높아지더라도 이자부담이 9~19억원 가량 늘어날 수밖에 없다. 내후년에도 735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지속적으로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대규모 회사채 만기 도래를 감안하더라도 롯데케미칼이 유동성 위기에 처할 상황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9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4551억원)과 만기 1년 이하인 단기금융상품(1조3730억원) 등으로 총 1조8281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차환발행 없이 회사채 상환하기가 불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 같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다면 롯데케미칼이 추진하는 미래성장동력 발굴·확보 작업이 표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석유화학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대부분 화학사가 신규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의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생산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해외 공략을 위해 5조8000억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동시에 롯데그룹 차원에서 본다면 대들보인 롯데케미칼이 그룹 전체의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써야하는 상황이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2년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데 2조7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이차전지 사업 진출을 위해 롯데케미칼이 인수를 단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감안하면 롯데케미칼의 성장동력 발굴 작업의 표류가 롯데그룹 전체의 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비주력사업이나 자산 매각 등을 강도 높게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업계에서 거론되는 롯데렌탈과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매각설도 물밑에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당장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해야할 자금을 조달하기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며 “케미칼이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그룹 전체의 동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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