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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 “中 못 따라올 걸”… 초프리미엄 ‘LG 시그니처’ 띄운다

LG전자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LG 시그니처' 신제품을 공개하며 초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중국 업체들의 가성비 공세에 대응해 고급 가전 시장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CES 2025에서 LG 시그니처존을 마련했다. LG 시그니처는 LG전자의 초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다. LG 시그니처 제품군에는 냉장고, 식기세척기, 레인지 등이 포함됐다. 고품격 디자인과 인공지능(AI) 기술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 인스타뷰 냉장고'는 AI 기반 식재료 관리 솔루션을 결합했다. AI가 내부 카메라로 냉장고에 들어오고 나가는 식품을 자동으로 인식하며, 연동된 LG 씽큐 푸드 앱을 통해 보관 목록과 위치까지 보여준다. 투명 올레드 디스플레이도 적용해 고객은 평상 시 표출되는 커버 스크린에 원하는 사진을 액자처럼 띄워놓거나 제공된 영상을 재생시킬 수도 있다. '식기세척기'에는 '팝아웃 핸들' 기능이 적용됐다. 평소에는 외부로 돌출되는 부분이 없다가 사용자의 손이 가까이 다가오면 핸들이 자동으로 올라오는 구조다. 도서관에서 조용히 대화하는 수준의 초저소음을 구현한 점도 이목을 끈다. '인덕션 더블 오븐 슬라이드인 레인지'에는 내부 카메라로 음식물을 인식해 메뉴를 추천해 주는 '고메AI' 기술이 적용됐다. 바게트와 크로와상, 머핀 등 베이커리 3종은 고객이 굽기 정도를 선택하면 AI가 요리의 상태를 파악하기도 한다. 전면에 달린 27인치 LCD 화면을 통해 조리 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한 '후드 겸용 전자레인지'도 LG 시그니처존에 자리했다. 고객이 시그니처 전자레인지와 오븐을 서로 연동하면, 인덕션 더블 오븐 슬라이드인 레인지의 조리 상황을 전자레인지의 디스플레이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LG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글로벌 가전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중국 제조사와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꼽힌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 메이디그룹은 2023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세계 가전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올 3분기까지 가전 매출은 약 26조원으로 메이디그룹(약 63조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중국 가전업체들은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저렴한 가격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9월 열린 'IFA 2024'에서 중국 가전업체에 대해 “무서워해야 할 대상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제품군 강화로 중국 업체의 공세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 특성상 아직까지 고급 시장에서는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초프리미엄 가전의 경우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한 제품인 만큼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덜 받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 등으로 인해) 국내 가전업체가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초프리미엄 가전을 앞세워 고물가에 영향을 덜 받는 고소득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방법 등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포스코·현대제철, 작년 4분기 아쉽지만 올해 판매량은 기대

철강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이 작년 4분기를 거친 후 올해 들어서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수요 확대로 판매량 증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이유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8조원·영업이익 6000억원 규모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수치지만, 전분기 보다는 낮다. 영업이익의 경우 컨센서스를 1000억원 가량 밑돈다. 철강 부문(포스코) 수익성이 하락한 탓이다.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2.5% 이상 불어났으나, 탄소강 평균판매단가(ASP) 하락폭이 원재료 투입단가 인하폭 보다 크게 나타난 까닭으로 풀이된다. 박성봉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스프레드가 같은 기간 t당 5000원 축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임단협으로 인한 인건비를 비롯한 일회성 비용도 영향을 준 요소로 꼽힌다. 포스코 노사의 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원 인상 △경영목표 달성 동참 격려금 300만원 △노사화합 격려금 300만원 △출산장려금 인상 △명절격려금 확대 등이 담겼다. 일부 설비 폐쇄를 포함한 구조조정 이슈도 영업외 손익에 반영됐다. 현대제철도 매출 5조7000억원·영업이익 900억원의 안팎의 실적을 시현하는 등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하고 전분기 대비 나아졌음에도 당초 기대치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봉형강 내수 부진이 판매량 확대를 저해하고, 고로·전기로 제품 ASP도 하락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재료값 하락이 마진 향상을 이끈 것으로 추정된다. 박 애널리스트는 재고평가손실·감산 관련 비용·산업용 전기요금 상승을 비롯한 요소가 악영향을 끼쳤으나, 자회사 현대스틸파이프 실적 개선 효과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일부 제품 판매량이 많아지고, 스프레드도 확대되면서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확산되고 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포스코 매출이 소폭 줄겠으나, 영업이익은 25%(7000억원) 가량 개선될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제철도 매출이 소폭 감소하겠지만, 영업이익은 100% 넘게 불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철강협회(WSA)는 지난해 글로벌 철강 수요가 전년 대비 0.9% 감소한 반면, 올해는 1.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인도를 비롯한 국가가 이같은 현상을 이끌 전망이다. 포스코가 인도에서 일관제철소 건설에 나선 것도 이같은 호재를 활용한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올해 국내 기업들의 철강 수출이 5%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p 개선된 수치다. 유럽연합(EU) 내수 둔화가 완화되고, 신흥국 수요 여건을 토대로 물량이 증가한다는 논리다. 원자재값 상승과 중국 내수 가격 상승이 수출 단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덧붙였다. 한국수출입은행도 중국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다면서도 신흥국 경기를 국내 철강 수출 증가율을 좌우할 요소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용 후판값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으나,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가격 상승의 여지가 있다"며 “중국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경기가 반등하는 등 경기부양책 효과도 점진적이나마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현대·기아 길 막아서는 ‘닛산·혼다 BYD’… ‘한중일 車삼국지’ 치열

일본 닛산과 혼다의 합병, 중국 BYD의 무서운 성장세와 한국진출까지 올해 동북아시아 자동차 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일본의 거대 기업과 파죽지세의 중국 업체를 모두 방어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장기적인 신차·친환경차 개발,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처 등을 통해 이들과 경쟁에 적극적으로 임할 방침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자동차 기업 닛산과 혼다는 본격적인 경영 통합 협의를 시작하는 등 합병을 구체화하고 있다. 글로벌 업계의 전동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두 기업이 힘을 합쳐 극심한 부진을 극복하자는 취지다. 닛산과 혼다는 최근 글로벌 시장서 뚜렷한 영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판매량도 현대차그룹에 크게 뒤처졌을 뿐만 아니라 이렇다 할 전기차 모델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특히 중국 전기차 브랜들에 밀리며 텃밭이던 중국과 동남아시장도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합쳐졌을 땐 계산이 달라진다. 2023년 기준 혼다는 398만대, 닛산은 337만대를 판매했다. 양사 판매량을 합산하면 약 735만대로 3위 현대차그룹(730만대)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단숨에 글로벌 판매량 3위 거대 자동차 기업이 탄생하는 셈이다. 반면 대부분 업계에선 이들의 합병을 '일본판 스텔란티스'라며 비판하고 있다. PSA그룹과 FCA그룹의 합병으로 등장한 스텔란티스는 출범 이후 오히려 판매량이 급감하며 현재까지도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합병을 통한 R&D 비용 절감으로 적극적으로 신차, 기술 개발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특히 혼다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닛산은 전기차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시너지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아직까진 이들이 현대차그룹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진 못할 전망이지만 매력적인 전동화 모델이 출시된다면 언제든 수요를 빼앗길 수 있다. 갑작스러운 일본 거대 경쟁자 탄생에 이어 전기차 최강자의 '한국 공습'도 예정됐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에 오른 중국의 BYD는 오는 16일 한국 승용시장 진출을 공식화한다. 극심한 캐즘으로 힘든 전기차 내수 시장에 강력한 상대가 등장한 것이다. BYD는 이미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났다. 에너지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2024년 1~11월 글로벌 전기차 등록대수 현황에 따르면 BYD는 이 기간 동안 367만3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43.4%의 성장률과 함께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전기차 최강자인 테슬라가 전년 대비 2% 역성장하는 동안 그 자리를 뺏어버렸다.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2% 하락한 51만대를 판매에 그쳤다. BYD의 무기는 '저렴한 가격'이다, 정부의 든든한 지원, 값 싼 인력 그리고 내재화를 통한 엄청난 생산비용 절감 등을 통해 타 브랜드 전기차 대비 1000~2000만원 저렴한 가격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세계를 제패한 BYD의 다음 타깃은 한국이다. 반중감정이 가득한 시장인 탓에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지만 분명히 이들의 전기차를 구매하는 수요는 존재할 것이다. 이들의 첫 모델로 예상되는 아토3의 경우 글로벌 시장서 동급인 기아 EV3 보다 약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아무리 중국산에 대한 불신이 깊은 소비자들이어도 구매비용이 파격적으로 낮다면 이끌릴 수밖에 없는 것이 시장의 원리다. 게다가 화재에 안전한 LFP 블레이드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점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올해를 '위기의 해'로 인식하고 신차 개발, 해외생산 확대,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장기적인 경쟁에 돌입할 것임을 밝혔다. 내수시장서는 아이오닉9, EV4·5 등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해 BYD 공세에 대응하고 팰리세이드 HEV 등 하이브리드 모델도 늘려 전동화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보급형 전기차 EV4·5로 BYD의 저가공세에 대응한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추후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전환까지 고려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BYD와 경쟁할 방침이다. 지난 6일 열린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충전 인프라부터 SDV 전환까지 모든 생태계를 전기차 경쟁에서 고려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닛산·혼다의 등장과 트럼프 2기 집권 등으로 복잡해질 글로벌 시장에선 유연한 대응을 통해 판매량을 확보하고 조지아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공장 등 해외 공장 생산능력을 확대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또 글로벌 시장서 경쟁력을 갖춘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구축해 세계 소비자들의 구미를 자극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미래차 시장을 이끌 EREV 개발도 나선다. EREV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각각 적용한 차량이다. 이어 현대차는 미국 제네럴모터스(GM), 일본 토요타 등과 협력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장재훈 부회장은 “볼륨보다도 내실, 얼마만큼 질적 성장을 하느냐 그 부분이 중요하다“며 "기술 측면, 원가 측면에서 품질과 더불어 과거와는 또 다른 부분에서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CES 2025] ‘롯데 3세’도 찾은 이 곳…AI로 중무장한 ‘칼리버스’ 선봬

롯데이노베이트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에서 자회사 칼리버스에 적용된 인공지능(AI) 기술을 선보인다. 양사는 오는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2025에 참여한다. 칼리버스는 쇼핑·엔터테인먼트·커뮤니티 등을 극사실적 비주얼과 독창적인 인터랙티브 기술을 접목해 만든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지난해 8월 출시했다. 실사 융합기술, 이용자가 직접 만드는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등 여러 신기술을 적용해 현실과 가상세계가 상호작용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 3차례 참여한 CES에서 고도화된 메타버스 기술을 공개한 바 있다. 올해는 현실과 다름없는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광활한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빌딩, 나무, 풀잎 등에 AI 기술이 활용됐다. 이를 통해 개발에서 완성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저가 자신만의 콘텐츠를 쉽게 생성해 AI 컴퓨터 캐릭터(NPC) 등과 서로 소통 및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UGC 요소를 선보이는 공간도 준비했다. 칼리버스가 추구하는 웹3.0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한다. 칼리버스의 세계관을 반영한 게임 요소가 가미된 새로운 행성, 빌딩 거래 시스템 등 향후 업데이트 계획도 함께 밝혔다. 롯데이노베이트는 CES 부스를 총 6개 존으로 구성했다. 가상현실(VR) 디바이스, 3차원(3D) 안경 등을 통해 K팝과 EDM 공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아바타 커스터마이징 △마이홈 등 UGC 기반 콘텐츠도 경험할 수 있다. AI 스캔 기능을 활용해 자신의 모습이나 실제 상품을 모바일로 360도 스캐닝해 디지털 휴먼, 아이템을 만드는 전 과정과 리얼타임 렌더링 기반의 실시간 3D 합성 기술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모바일이나 태블릿에 별도의 3D 보호필름을 부착하는 것만으로도 K팝과 EDM 공연을 입체감 있게 느낄 수 있는 시연존도 운영한다. 전시 첫날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현장을 찾기도 했다. 새해 첫 글로벌 행보로 그룹의 신사업을 직접 살펴보기 위함이다. 그는 2023년부터 3년 연속 CES에 참가해 AI를 비롯한 미래 먹거리 사업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가 신 실장에게 직접 전시관을 소개했다. 그는 3D 안경으로 K팝 아티스트 공연을 보는 메타버스 전시를 직접 체험하고, 김 대표의 설명을 들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등 AI 사업 추진 동향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후 칼리버스와 전기차충전 플랫폼 EVSIS의 전시관을 둘러본 뒤 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AI 기술의 고도화는 메타버스 세상을 앞당길 것“이라며 “혁신적인 기술을 지속 개발해 현실과 가상 세계를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칼리버스는 신규 메타버스 게임 '칼리버스 인베이전'을 다음달 정식 출시한다. △외계 생명체와 전투를 벌이는 스토리의 1인칭 슈팅 게임 △댄스 요소를 가미한 리듬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삼성전자 영업이익 6.5조로 예상치 하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 탓에 2024년 4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5조원,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6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30.50% 늘었으나 시장 기대보다 대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는 스마트폰·PC 등 전방 정보기술(IT) 수요 침체가 예상보다 깊어짐에 따라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범용 메모리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역시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의 IT 제품 중심 업황이 악화된 탓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공급 과잉으로 인해 메모리 가격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또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라 메모리 출하량과 평균 판매 단가(ASP)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범용 메모리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며 고객사 재고 조정과 공급 과잉으로 메모리 가격이 급락했다. 고용량 메모리 판매 확대에도 선단 공정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로 실적 개선이 어려웠다. AI 열풍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대한 수요는 견조했으나, 삼성전자의 HBM3E 양산 일정이 지연되며 실적에 기여하지 못했다. 엔비디아에 공급할 HBM3E는 10개월 이상 테스트 절차 중으로, 본격적인 실적 회복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 경영자(CEO)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글로벌 기자 회견 자리에서 삼성전자의 HBM에 대해 “현재 테스트 중이고,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면서도 “그러나 새로이 설계를 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효자 노릇을 해온 디바이스 익스피리언스(DX) 부문의 실적도 녹록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에 따른 수요 부진과 업체 간 경쟁 심화가 겹쳐 다소 둔화됐다"고 언급했다. 한편 잠정 실적을 발표하는 것이었던 만큼 삼성전자는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부문별 영업이익이 △DS 3조원 △MX·네트워크 사업부 2조원 △디스플레이 1조원 △TV·가전 3000억원 내외일 것으로 추산한다. 연결 기준 작년 총 매출은 300조800억원, 영업이익은 32조730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5.89%, 398.1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날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22조7775억원, 영업이익 1461억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 역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3.3% 급감하며 예상치(3970억원)의 37% 수준에 불과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해상 운임 급등과 연말 재고 건전화를 위한 일회성 비용 발생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주요 사업 부문인 TV와 생활 가전의 수요 회복이 더디고, HE사업부는 적자를 기록했으며 H&A사업부는 손익분기점 수준에 머물렀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올해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에 기반한 질적 성장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품질·원가 등 사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동시에 고정비 효율화를 통한 건전한 수익 구조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LG전자 실적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사업 구조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소비 심리 위축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대외 불확실성 요인들이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G전자 4분기 어닝쇼크…영업익 ‘반토막’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해상운임 급등과 재고 건전화를 위한 일회성 비용 발생이 어닝쇼크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2024년 4분기 매출액 22조7775억원, 영업이익 1461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증권가가 예상한 영업이익 3970억원의 37% 수준에 그치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3125억원 대비 53.3% 급감했다. 예상치 못한 글로벌 해상운임 급등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연말 재고 건전화를 위한 일회성 비용 발생도 실적을 압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간 실적은 매출액 87조7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조4304억원으로 6.1% 감소했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 3조9700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4분기 실적 쇼크로 인해 연간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TV와 생활가전 등 LG전자 주력 사업 부문의 수요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실적에 대해서도 HE사업부는 적자, H&A사업부는 손익분기점 수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올해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과 질적 성장 가속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AI 가전과 볼륨존 라인업을 확대하고, 구독과 D2C(Direct to Consumer) 등 사업 방식 다변화를 추진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webOS 플랫폼 기반의 광고·콘텐츠 사업 확대와 전장사업의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전환 등을 통해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특히 전장사업은 지난해 연간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며 미래 성장동력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사업구조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해상운임 상승과 환율 변동성 등 대외 불확실성 요인들이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6조5000억원 ‘어닝 쇼크’…시장 기대 밑도는 성적표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한 가운데 범용 메모리 수익성 악화 탓에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일 삼성전자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65%, 영업이익은 130.50% 늘었다. 실적이 늘기는 했지만 시장 기대보다 대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는 스마트폰·PC 등 전방 정보기술(IT) 수요 침체가 예상보다 깊어짐에 따라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범용 메모리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역시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의 IT 제품 중심 업황이 악화된 탓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공급 과잉으로 인해 메모리 가격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또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라 메모리 출하량과 평균 판매 단가(ASP)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인공 지능(AI) 광풍에 고 대역폭 메모리(HBM) 수요는 여전히 견조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HBM 양산 일정이 늦어져 아직 관련 제품의 실적 기여도가 낮은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3E를 납품해야 실적 개선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10개월 넘게 여전히 테스트 절차 중에 있다. 전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 경영자(CEO)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글로벌 기자 회견 자리에서 삼성전자의 HBM에 대해 “현재 테스트 중이고,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면서도 “그러나 새로이 설계를 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설계를 맡은 시스템 LSI 사업부와 파운드리를 포함하는 비 메모리 부문도 가동률 하락과 일회성 비용 반영 등에 적자를 지속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사업은 개인용 컴퓨터(PC)와 모바일 중심 컨벤셔널 제품 수요 약세 속 고용량 제품 판매 확대로 4분기 메모리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비용 증가와 선단 공정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 메모리 사업은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가동률 하락과 R&D 비용 증가 탓에 실적이 하락했다"고 부연했다. 효자 노릇을 해온 디바이스 익스피리언스(DX) 부문의 실적도 녹록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에 따른 수요 부진과 업체 간 경쟁 심화가 겹쳐 다소 둔화됐다"고 언급했다. 한편 잠정 실적을 발표하는 것이었던 만큼 삼성전자는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부문별 영업이익이 △DS 3조원 △MX·네트워크 사업부 2조원 △디스플레이 1조원 △TV·가전 3000억원 내외일 것으로 추산한다. 연결 기준 작년 총 매출은 300조800억원, 영업이익은 32조730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5.89%, 398.1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사업부별 실적을 포함한 작년 4분기와 연간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CES 2025] SKT ‘에스터’ 3월 북미 출격…해외 공략 강드라이브

SK텔레콤이 글로벌향 인공지능 에이전트(GPAA) '에스터(A*)'를 CES 2025에서 선보였다. 오는 3월 북미지역 베타 서비스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에서 에스터의 사업 방향을 소개했다. '에스터'는 이용자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해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개인 비서다. 기존 키워드 검색이 아닌 사람과 소통하는 방식의 대화형 검색으로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1월 'SK 서밋 2024'에서 첫 공개됐다. 일상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이용자 삶의 질을 높이는 AI 비서를 지향한다. 사전 조사부터 계획·실행, 상기·조언까지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단순 지시 수행에 그치지 않고 AI가 '액션'을 할 수 있는 단계로 개발한 게 골자다. 이용자와의 대화를 분석해 일정 목록을 생성하고, 서브 에이전트와의 연계 과정을 거쳐 목록을 세분화해 스케줄 조정과 맞춤 제안까지 수행한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이용자가 여행 중 “마지막 날 아무런 계획이 없는데 뭘 해야 할까"라고 질문하면, 에스터는 쇼핑·맛집 방문·공연 관람 등을 제안한다. 이용자가 공연 관람을 원할 경우 적합한 공연과 주변 맛집을 소개하고, 리뷰 확인·예약·결제까지 한 번에 실행한다. 회사 관계자는 “이용자와 AI 에이전트 간 소통을 통해 해답을 찾아가는 에스터의 서비스 형태가 다른 AI 서비스들과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SKT는 △글로벌 검색 서비스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사 △서드 파티 앱들과 전방위적 협력을 추진 중이다. 대화형 검색 서비스 '퍼플렉시티'를 에스터에 탑재하는 등의 파트너십도 추진된다. 이를 통해 각 개인·지역·국가 등 전 영역을 아우르는 AI 생태계를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대규모 AI 서비스 수요가 필요한 빅테크, 합리적 가격의 AI 서비스 공급을 원하는 통신사,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려는 서드 파티 개발사들이 이른바 'AI 허브'에서 공존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번 CES 기간부터 에스터의 베타 서비스 참가자를 모집한다. 이후 올 하반기 미국 정식 출시를 거쳐 내년 다른 국가들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정석근 SKT GPAA 사업부장은 “사용자의 요구에 대한 단순 답변 제공에 그친 기존 서비스와 달리 에스터는 일상에서 필요한 행위까지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로써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CES 2025] 젠슨 황 “삼성 HBM 아직 테스트 중…최태원 만날 예정”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해 “삼성은 설계를 새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CEO는 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퐁텐블루 호텔에서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말했다. 황 CEO가 삼성 HBM의 설계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은 인공지능(AI) 가속기용 고성능 메모리 칩으로,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납품을 위한 품질 테스트 중이다. 황 CEO는 지난해 3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도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10개월 넘게 아직 테스트 중인 셈이다. 다만 황 CEO는 “원래 엔비디아가 사용한 첫 HBM 메모리는 삼성이 만든 것이었다"며 “그들은 회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테스트에 왜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느냐"는 질문에 “한국은 서둘러서 하려고 한다. 그건 좋은 것이다"라며 “오래 걸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하고, 할 수 있다"며 “그들은 매우 빠르게 일하고 있고 매우 헌신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HBM3E에 적용 중인 1a D램의 회로를 다시 설계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진행한 삼성전자의 컨퍼런스콜에서도 “HBM3E 제품은 이미 진입한 과제 향으로 공급 확대하고 개선 제품은 신규 과제향으로 추가 확대해 범위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설계를 다시 진행하는 문제를 공식화한 상태다. 황 CEO는 최태원 SK 회장과의 회동 계획도 밝혔다. 최 회장은 CES 2025 참관차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이번 CES 기간 최 회장을 만나느냐"는 질문에 “만날 예정이다.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황 CEO는 이날 진행한 약 2시간 분량의 키노트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진행 중인 다양한 파트너십을 소개했지만, 한국 기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2보] 삼성전자, 4분기 잠정 영업익 6조5000억원…전년 동기비 130.50%↑

8일 삼성전자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65%, 영업이익은 130.50% 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투자자들과의 소통 강화·이해 제고 차원에서 경영 현황 등에 대한 문의 사항을 사전에 접수해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을 통해 주주들의 관심도가 높은 사안에 대해 답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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