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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첫 전기 세단 ‘EV4’… 한번 충전에 553km 달린다

기아가 준중형 전동화 세단 EV4의 실물을 공개했다. EV4는 같은 차급 대비 넓은 실내공간, 효율적인 전비를 갖춘 전기 세단으로 유럽 등 다양한 시장서 인기가 기대된다. 기아는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기아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서 'EV4'를 공개했다. 현장엔 EV4 어스트 1대, GT 라인 1대가 전시돼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면밀히 살펴볼 수 있었다. 2일 현대차에 따르면 EV4는 기아의 전동화를 가속화할 브랜드 최초의 준중형 전동화 세단이다. SUV 중심의 EV 시장에서 새로운 유형의 혁신적인 실루엣을 통해 기아가 추구하는 차세대 전동화 세단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기아 관계자는 “EV4가 실용성을 중시하는 고객에게 혁신적인 디자인과 우수한 상품성을 바탕으로 EV 시장에서 확장된 선택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V4는 E-GMP를 기반으로 81.4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과 58.3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스탠다드 모델이 운영된다. 롱레인지 모델은 자체 측정 기준 350kW급 충전기로 배터리 충전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약 31분이 소요된다. 특히 스탠다드 및 롱레인지 모델의 복합전비는 기아 EV 라인업 중 가장 높은 5.8km/kWh를 달성했다. 아울러 EV4는 공기역학적인 설계를 바탕으로 기아 차량 중 가장 우수한 공력성능인 공기저항계수 0.23을 달성했다. 기아는 EV4에 휠 갭 리듀서와 17인치 공력 휠을 적용하고 휠아치 후방 곡률 형상을 다듬어 휠 주변의 공기흐름을 최적화했다. 또 냉각 유동을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범퍼 일체형 액티브 에어 플랩을 탑재해 냉각 저항을 개선했다. 이를 기반으로 EV4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가장 긴 거리인 533㎞의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다. 이어 EV4에 기아 AI 어시스턴트를 탑재하고 혁신적인 커넥티비티 사양을 적용해 고객에게 의미 있고 편리한 차량경험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EV4는 넉넉한 실내 공간과 적재 공간도 갖췄다. 수평형 구조로 정돈된 깔끔한 실내 디자인으로 운전자 중심의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EV4의 실내는 전장 4730㎜, 축간거리 2820㎜, 전폭 1860㎜, 전고 1480㎜의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실제로 차량에 탔을 때 널널한 느낌을 받았다. 특히 넓은 휠 베이스 덕에 레그룸이 널널했고, 세단치고 높은 차체로 인해 헤드룸도 여유로웠다. EV4의 트렁크는 490L로 동급 최대 수준이었다. 광활할 정도의 엄청난 트렁크 공간이 눈에 띄었다. 반면 트렁크 입구는 비교적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실내는 역시 기아였다. 12.3인치 클러스터·5인치 공조·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세 개의 화면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통해 탑승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며, 차량 조작 버튼을 최적 배치해 편의성과 공간 활용성을 향상시켰다. 기아 관계자는 “현지 전략형 모델 EV4 해치백을 유럽 시장에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별 라인업 최적화로 EV 대중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미·중은 보조금, 한국은 세금 감면…K칩스법, 효과 있을까

한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입한 K칩스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됐다.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K칩스법은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환영하면서도, 실제 산업 발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조금 제도는 도입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아쉬움도 나타내고 있다. 2일 국회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K칩스법의 핵심은 반도체를 포함한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시설투자 세액공제율 인상이다. 이번 법 개정으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세액공제율은 기존 15%에서 20%로, 중소기업은 25%에서 30%로 각각 5%포인트씩 상향 조정됐다. 이는 기업들의 투자 부담을 줄이고 더 많은 시설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지원도 강화됐다. 신성장·원천기술 및 국가전략기술 R&D 세액공제 적용 기한이 2029년 말까지 5년 연장됐고, 반도체 R&D 세액공제는 2031년 말까지 7년 연장됐다. 이는 기업들의 장기적인 연구개발 계획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국가전략기술의 범위도 확대했다. 인공지능(AI)과 미래 교통수단도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는 반도체 산업과 연관된 신기술 분야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러한 K칩스법의 도입 배경에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미국의 CHIPS Act와 중국의 대규모 반도체 산업 지원책 등 주요국들의 공격적인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미국의 CHIPS Act는 2022년에 제정돼 약 793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 대출, 세액공제, R&D 지원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2022년부터 2031년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비해 한국의 K칩스법은 규모면에서는 작지만, 세액공제와 우대 대출을 결합한 프로그램으로 발전해왔다. 세제 혜택 확대를 통해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고 R&D 활동을 지원하는 제도로 직접적인 지원은 아니지만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장치라는 평가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도 포함돼 있어, 반도체 산업 생태계 전반의 균형 있는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K칩스법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 일본 등 주요국들이 세제 혜택 외에도 상당한 규모의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지원 정책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들은 세제 관련 입법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현재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점유율 하락 문제가 심각하고, 주력 분야인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저가 전략으로 인한 DRAM 가격 하락, R&D 투자 부족, 전문 인력 부족 등의 문제가 많다. 이는 이번 K칩스법과 더불어 산업 전반의 혁신과 구조 개선을 필요로 한다는 분석이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경우, 한국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2023년 2.3%에서 2025년 2%, 2027년에는 1.6%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한국 반도체 산업 구조가 가진 취약점을 드러내는 것으로, 산업 구조의 다각화와 고부가가치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가 주도해야 할 R&D 투자 측면에서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 미국 기업들이 매출의 약 20%를 R&D에 투자하는 반면, 한국 기업들은 약 9%만을 투자하고 있어 혁신 역량 강화를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K칩스법이 R&D 세액공제 기간을 연장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기업들의 자발적인 R&D 투자 확대를 유도할 수 있는 추가적인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전문 인력 양성 또한 중요한 과제다. 반도체 산업의 급속한 발전과 기술 고도화로 인해 고급 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의 교육 시스템으로는 이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산학협력 강화, 해외 인재 유치, 재교육 프로그램 확대 등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로벌 협력 강화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국제 협력 네트워크 구축은 매우 중요하다. 기술 제휴, 공동 연구 개발, 인력 교류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요구된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K칩스법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지만, 산업의 구조적 문제 해결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보다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와 업계는 K칩스법의 효과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산업 구조 개선, R&D 투자 확대, 인재 양성, 글로벌 협력 강화 등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완성차 3위 싸움’ 르노·KGM과 한국지엠 엇갈린 운명

트럼프의 '자동차 관세' 정책으로 올해 국내 완성차 업계의 내수 시장 중요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내수보다 수출에 집중하던 중견3사(한국지엠·르노코리아·KG모빌리티)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3사의 전망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KGM)은 각각 생산설비 점검, 신차 출시로 내수 미래가 밝은 반면, 한국지엠은 미국향 수출 관세로 철수설까지 나도는 상황이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중견 3사의 지난달 판매 실적(내수·수출 포함)은 한국지엠 3만1618대, KGM 7980대, 르노코리아 3814대로 집계됐다. 르노코리아를 제외하고 한국지엠과 KGM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6.8%, 13.0% 감소한 수치다. 전체 판매량으로만 봤을 땐 한국지엠이 압도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한국지엠의 지난달 내수 판매는 1229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반면 르노코리아와 KGM은 각각 내수 2601대, 2300대 기록했다. 두 브랜드 모두 전년 동기 대비하면 감소한 수치지만 한국지엠보단 나은 판매량을 보였다. 올해 상황을 고려하면 르노코리아, KGM과 한국지엠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가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예고하면서 수출길이 어려워졌기 떄문이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출시한 '그랑 콜레오스'가 대박을 터트리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한달 간 이어온 부산공장 생산설비 공사가 최근 마무리되면서 그랑 콜레오스 생산에 집중할 수 있게 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르노코리아는 1월 한 달 동안 부산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전기차 생산 설비 구축을 위한 시설 업데이트에 나섰다. 이에 매달 5000대 이상 팔리던 그랑 콜레오스는 국내서 2000대 판매에 그쳤다. 이에 르노코리아는 지난 7일 혼류 생산 라인 구축을 완료하고 최종 점검을 끝내면서 그랑 콜레오스 생산을 재개했다. 오는 3월 그랑 콜레오스의 생산규모는 약 7200대로 예상된다. 이어 KGM은 적극적인 신차공세로 내수 확보를 노력 중이다. 지난해 출시한 액티언이 비교적 부진하지만 올해 토레스 하이브리드, 전기픽업트럭 무쏘 EV 출시를 확정하면서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중국 BYD와 협업한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Dual Tech Hybrid System)' 직병렬 듀얼 모터가 장착된 하이브리드차다. 최근 자동차 시장에 불어닥친 '하이브리드 열풍'을 타고 반등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KGM은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판매 가격과 정확한 세부 사양은 오는 3월 중 출시 시점에 공개 예정"이라며 “경쟁이 심화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준중형과 중형급 SUV 중 가장 경제적이면서도 가성비 있는 3000만원 초반대의 가격으로 책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KGM은 전기 픽업트럭 무쏘 EV를 선보인다. 무쏘 EV는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401km(2WD 기준) 주행이 가능한 모델이다. 지난 25일 사전계약이 실시됐고 판매 가격은 보조금 포함 3000만원대로 예상된다. 두 기업이 날아오를 준비를 하는 반면 한국GM은 현재 철수설이 돌고 있다. 그간 내수보다 미국 수출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트럼프의 '25% 관세' 정책으로 가격경쟁력을 잃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국내 시장에선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소형 SUV 시장 점유율 10%를 기록하며 간신히 버티고 있지만, 올해에도 그 인기가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올해 대중적인 신차계획도 없어 반등이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넥슨·크래프톤·넷마블, 미래 걸린 ‘신작 전쟁’ 돌입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에서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한 넥슨, 크래프톤, 넷마블이 이달 신작을 잇달아 선보인다. 지난해의 기세를 올해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신작의 성공이 필수적인 만큼, 이들의 신작이 흥행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일 게임업계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적을 공개한 게임사 중 넥슨, 크래프톤, 넷마블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기준으로 국내 게임업계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매출 기준으로 넥슨(4조91억원), 크래프톤(2조7098억원), 넷마블(2조6638억원) 순이며, 영업이익은 크래프톤(1조1825억원), 넥슨(1조1157억원), 넷마블(2156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호실적 뒤에는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이 자리하고 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와 'FC',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와 '레이븐2' 등 인기 IP를 기반으로 성과를 냈다. 그러나 게임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중국 게임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기존 IP만으로 지속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새로운 작품을 통해 이용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에 넥슨, 크래프톤, 넷마블은 이달 신작을 잇달아 선보이며 국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여는 것은 넷마블이다. 이 회사는 오는 20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RF 온라인 넥스트'를 출시한다. 이어 27일과 28일에는 넥슨이 모바일 MMORPG '마비노기 모바일'과 PC·콘솔 액션 게임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차례로 선보인다. 크래프톤의 신작 PC 게임 '인조이'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같은 날인 28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방식으로 출시된다. 출시 전부터 시장의 기대감은 크다. 'RF 온라인 넥스트'는 최근 온라인 쇼케이스를 통해 공개된 이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고퀄리티 그래픽과 연출이 호평을 얻으며, 정식 출시 전부터 흥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넥슨의 신작 두 편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넥슨의 대표 IP인 '마비노기'의 낭만과 감성을 계승하면서도, 모바일 환경에 맞춰 가로·세로 모드 지원, 자동 진행 기능 등 편의성을 강화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기반으로 제작된 스핀오프 액션 게임으로, 강렬한 전투와 몰입감 있는 스토리가 특징이다. 스팀을 비롯한 주요 플랫폼에서 제공된 체험판은 3000개 이상의 리뷰 중 90% 이상이 '매우 긍정적' 평가를 기록하며 흥행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크래프톤의 '인조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활용한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과 다양한 인생 이야기를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AI 기반 콘텐츠 생성 시스템과 몰입형 플레이 요소로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잘 만든 대표 게임 하나가 회사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신작의 중요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신작의 성패가 한 해 실적을 좌우하는 만큼, 각 게임사는 출시 전까지 완성도를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기존 IP의 성과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작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 주도권을 지키기 어렵다"며 “3사 모두 올해 첫 신작을 선보이는 만큼, 이용자들에게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국가 AI 컴퓨팅센터, 유치 경쟁 과열에 ‘본말전도’ 우려

정부가 2조5000억 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국가 AI 컴퓨팅센터' 설립을 두고 지자체 간 유치전이 가열되고 있다. 광주, 대구, 포항 등 주요 도시들이 저마다 최적의 입지 조건을 내세우며 경쟁에 나선 가운데, 사업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지난 1월 22일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정부와 민간이 공동 출자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2027년까지 1엑사플롭스(EF) 이상의 컴퓨팅 성능을 갖춘 AI 컴퓨팅센터를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수도권 전력난 해소와 지역 균형 발전을 고려해 센터는 비수도권에 구축될 예정이다. AI 컴퓨팅센터는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컴퓨팅 자원을 제공해 AI 연구개발(R&D), 초거대 AI 모델 개발, 국산 AI 반도체 활용 등을 지원하는 핵심 인프라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글로벌 AI 경쟁에서 한국이 상위 3대 국가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 발표 이후 주요 지자체들은 앞다퉈 적극적으로 유치전에 나선 모습이다. 먼저 광주광역시는 국가 AI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4269억 원을 투자해 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를 조성한 데 이어, 2029년까지 9000억 원 규모의 AX 실증밸리 확장 사업을 추진 중인 곳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AI 산업은 속도전이며, 기존 AI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이 있는 광주가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광역시도 경제자유구역인 수성알파시티를 기반으로 유치 경쟁에 나섰다. 2008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이 지역은 규제 특례와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AI 컴퓨팅센터 유치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주장이다. 포항시는 지난해 10월 경상북도에 유치 제안서를 제출하고, 포스코홀딩스, 삼성, LG, 구글, AMD, KT 등과 협력해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포항은 포스텍 등 우수한 연구기관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AI 가속기센터 구축 계획도 내놓았다. 전라남도는 해남군 남쪽 목포에 건설 중인 친환경 스마트도시 '솔라시도'를 후보지로 제안하며 재생에너지 활용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국가 AI 컴퓨팅센터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선 정부가 대구모 투자를 통해 민관 합작 투자를 통해 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은 지역 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예산 투입은 지역 내 건설 및 관련 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삼성전자와 SK, 네이버, 카카오, 이동통신사 등 대기업들의 참여가 예상되는 만큼, 일자리 창출과 함께 지역 기술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AI 컴퓨팅센터가 구축되면 연구소와 기업 등에 GPU 자원을 제공하게 되어, 이는 지역 내 AI 관련 스타트업과 연구 기관의 유치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이러한 복합적인 효과를 고려하면, 지자체 입장에서는 국가 AI 컴퓨팅센터 유치가 지역 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사업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자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가 AI 컴퓨팅센터 설립이 본래 목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I 컴퓨팅센터는 단순한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한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적 거점이라는 점 때문이다. 각 지자체가 경제적 효과를 앞세워 유치전에 몰두하면서, 정작 중요한 AI 기술 발전 논의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AI 인프라 구축에 가장 필요한 것은 전력 공급 안정성과 인프라 구축 용이성, AI 연구 인력 및 기업 집적도, 초고속 네트워크 연결성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지자체들이 강조하는 논리는 주로 기존 투자 내역과 행정적 지원 수준에 맞춰져 있는 상황으로, AI 생태계 전반을 고려하기보다, 유치 자체를 목표로 내세우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가 AI 컴퓨팅센터 설립은 한국의 AI 경쟁력을 결정할 중요한 프로젝트"라며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될수록, 사업의 본질이 흐려질 위험도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정치적 논리가 아닌 기술적 필요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신속하고도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롯데, 렌탈 사업 매각 임박…어피니티, ‘렌터카 공룡’될까

롯데그룹의 사업 재편 전략이 국내 모빌리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롯데는 다음 달 11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와 롯데렌탈 매각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매각 대상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56.2%로, 매각 금액은 1조6000억원이다. 롯데렌탈의 매각 대금 100% 기준으로는 2조8000억원이다. 롯데와 어피니티는 지난해 12월 6일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바인딩 MOU)를 체결한 후 약 2달간의 실사 과정을 거쳤다. 본계약 체결과 함께 어피니티는 롯데렌탈에 약 20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유입된 자금은 대주주 변경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등에 활용될 계획이다. 이번 거래의 핵심은 어피니티의 '볼트온(Bolt-on)'(유사기업인수합병) 전략에 있다. 어피니티는 지난해 8월 SK렌터카를 82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롯데렌탈까지 손에 넣으며 국내 렌터카 시장의 1위(롯데렌탈, 21%)와 2위(SK렌터카, 15%) 업체를 모두 보유하게 됐다. 단순 합산 점유율은 약 36%에 달하며, 장기 렌터카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절반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이번 매각은 롯데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유동성 위기설 속에서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이번 매각을 통해 유입된 자금을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의 재무구조 개선 및 호텔 경쟁력 강화에 투입할 예정이다. 롯데는 향후 그룹의 4대 신성장 동력 중 하나인 모빌리티 분야를 전기차 충전과 자율주행 등 기술 기반 사업 중심으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어피니티는 롯데렌탈 인수 후 3년간 SK렌터카와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고, 이 기간 동안 롯데 브랜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두 회사의 독립성을 보장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합병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어피니티가 두 회사를 합병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차량 구매 및 운영 효율성 강화, 데이터 기반 차량 라이프사이클 관리 등에서 통합 운영의 장점이 높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단순 합산을 가정해 연간 매출액은 약 4조원을 초과하며, 국내 렌터카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롯데렌탈과 롯데오토케어 노동자들은 매각에 따른 고용 불안을 우려하고 있다. 어피니티는 롯데렌탈 직원들의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기로 했으나, 향후 SK렌터카와의 합병 가능성으로 인한 인력 감축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향후 노사 관계의 변화도 주목된다. 이번 거래로 어피니티는 두 회사의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서비스 가격을 인상하거나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향후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 당국의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합병으로 인한 시장 점유율이 약 36%에 달하더라도, 법적으로 독과점 규제를 받는 기준인 50%에는 미치지 않아 규제 측면에서 큰 장애물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아이폰 16e 공식 출시…통신 3사, 가입자 유치 경쟁 나서

애플의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16e가 국내에 정식 출시했다. 통신업계는 출시 첫날을 맞아 카드 할인·구독 등 다양한 프로모션 혜택을 내걸며 가입자 유치 경쟁에 나섰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16e가 공식 출시했다. 애플이 보급형 모델을 선보인 건 지난 2022년 아이폰SE3 이후 3년 만이다. 그동안 'SE'라는 이름을 붙여온 것과 달리 이번 시리즈부터 'e'로 바꿨다. 용량별로 128GB, 256GB, 512GB 등 3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색상은 무광 화이트와 블랙 등 2가지 옵션을 제공한다. 국내 출고가는 128GB 모델 기준 99만원으로, 아이폰 16 기본모델(125만원)보다 약 26만원 저렴하다. 업계는 아이폰 충성고객을 비롯해 청소년 자녀를 둔 고객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4만5000원~25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책정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SKT 4만5000원~13만8000원 △KT 6만원~25만원 △LG유플러스 5만2000원~23만원으로 KT가 가장 높다. 여기에 공시지원금의 15%에 해당하는 추가지원금을 더할 경우, 전체 지원금은 약 5만원~28만7500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들을 위한 프로모션도 마련했다. 먼저 SK텔레콤은 요금제 유형에 따라 추가 혜택을 제공한다. 온라인 전용 요금제 '다이렉트5G 76'를 가입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혜택을 선택하면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유튜브 프리미엄 중 하나를 무료 이용할 수 있다. 다이렉트5G 76(스마트기기)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애플워치 SE 2세대 기기를 24개월 할부로 매달 1만2000원씩 할인받을 수 있다. 단말 개통 시 △T 올케어플러스5 i일반/i파손 △T 올케어플러스5 스위치 i일반/i파손 등 총 4종의 파손보험 상품도 제공한다. KT는 카드사별로 12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만 18세 이하 고객 4000명에게 선착순으로 월 1만1000원 상당의 '콴다 프리미엄 라이트' 1개월 무료 이용권을 제공한다. 콴다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초·중·고 문제 풀이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학습 플랫폼이다. LG유플러스는 제휴카드 신청 후 해당 카드로 통신비를 납부하면 최대 2만5000원의 월 요금을 할인해 준다. 네이버페이·GS25·토스 포인트·하나머니·SSG페이·카카오T 할인·스마일 머니 등 최대 18만원 쿠폰을 제공한다. 고속무선충전부터 미니 공기청정기 중 필요한 개통사은품 하나를 골라 받을 수 있다. 기존 휴대폰의 약정이 18개월 경과한 고객의 경우, 약정기간이 남았어도 위약금이 없는 혜택을 준다. 한편 아이폰 16e의 기본 스펙을 살펴보면, 크기는 아이폰 16과 동일한 6.1인치로 출시됐다. 핸드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최신 세대인 'A18' 칩을 탑재했다. 배터리는 최대 26시간 비디오 재생이 가능하다. 퀄컴의 모뎀 칩이 아닌 자체 개발한 모뎀 칩 'C1'을 처음 적용했다. 촬영 기능도 개선됐다. 전작(아이폰 SE 3세대)보다 최대 4배 더 높은 해상도를 지원하는 4800만 화소(48MP)의 퓨전 카메라를 활용해 사진과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통합된 2배 망원 기능을 통해 광학 품질의 줌 촬영도 지원한다. 애플의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도 탑재됐다. 이에 따라 자연어 검색 기능으로 사진·동영상을 찾을 수 있고, 클린업 도구를 통해 사진 속 불필요한 부분들을 제거할 수도 있다. AI로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프라이버시 보호 수준을 높였다. 한국에선 오는 4월부터 지원할 예정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고려아연의 영풍 의결권 제한 정당한가…이르면 다음주 가처분 결정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지난해 9월부터 반 년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법정 공방이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지난달 진행된 임시 주주총회 결과가 무효화되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승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영풍이 제기한 임시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의 최종 판결은 이르면 다음달 7일 이전 결정날 전망이다. 28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 심리로 고려아연 임시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 심문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1일 첫 심문이 진행됐으며 이날 양 측이 자신의 입장을 보강할 추가 서면 자료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가처분의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하나는 SMC가 영풍 주식을 산 것이 상법상 '상호주(相互株·두 회사가 서로의 주식을 보유) 규제' 대상인지, 또 다른 하나는 SMC가 주식회사인지 여부다. 앞서 고려아연 임시 주총 하루 전인 지난달 22일 고려아연의 호주 손자회사 SMC는 영풍 주식 10.33%를 최씨 일가와 영풍정밀(최 회장 측 계열사)로부터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미 영풍이 고려아연 지분 29% 가량 보유한 상황에서 SMC가 영풍 주식을 매입하자 결과적으로 고려아연이 영풍 주식을 간접적으로 보유한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했다. 최 회장 측은 이를 근거로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정을 내리고 임시 주총을 진행했다. 상법에 따르면 두 회사가 서로의 주식을 10% 넘게 보유하면 상대 회사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상호주 규제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이로써 29% 수준인 영풍의 지분의 의결권이 제한된 결과 임시 주총 표 대결에서 최 회장 측이 승리했다. MBK·영풍 측은 이에 반발해 주총 결의를 무효화해달라는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가처분 심문에서 MBK·영풍 측은 SMC가 호주에 설립된 외국 법인이자 유한회사여서 한국 상법의 상호주 규제를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은 주식회사에만 한정돼 적용된다. 고려아연이 SMC를 통해 영풍 주식을 매입하고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것은 상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반면 최 회장 측은 SMC가 고려아연이 영풍 주식을 사기 위한 '중간 역할'일 뿐이어서 상호주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SMC가 유한회사가 아니라 주식을 발행하는 주식회사라는 점도 강조했다. MBK·영풍 측은 SMC가 외국 법인이므로 한국 상법의 상호주 규제를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과 영풍 간의 주식 보유 관계에서 SMC라는 외국 회사가 개입된 이상 국내 법 적용이 끊어진다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최 회장 측은 SMC의 국적보다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최 회장 측을 대리한 법무법인 율촌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SMC를 통해 영풍 주식을 취득한 이상 SMC는 단순한 '도구'에 불과하며 외국 회사이든 국내 회사이든 상관없이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 독일 등에서도 같은 해석이 적용된다는 점도 덧붙였다. SMC의 상법상 형태도 논쟁의 중심이었다. MBK·영풍 측은 SMC의 정식 명칭이 'Sun Metals Corporation Pty Ltd'라는 점을 들어 SMC가 유한회사라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Ltd(Limited)'는 유한회사를 뜻하는 만큼 SMC 역시 유한회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또 SMC는 주주 수가 제한돼 있는 '프라이빗 리미티드(private limited)' 회사이기 때문에 유한회사로 보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 회장 측은 SMC는 이름이 Ltd로 끝나지만 주식을 발행하는 주식회사라고 반박했다. 이어 호주 기업의 99%가 'Ltd'를 사용하지만 이를 모두 유한회사로 간주한다면 호주의 거의 모든 기업이 유한회사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은 주식회사의 주식 발행과 이를 전제한 양도 등이 가능한 주식회사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만약 SMC가 유한회사라면 영풍의 의결권(25.4%)을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을 근거로 제한한 고려아연 임시 주총 결의는 무효화될 사유가 발생한다. 법원이 고려아연 주총결의 효력을 정지하기로 결정할 경우 3월 예정된 정기추종에서 MBK·영풍 측이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게 된다. 임시 주총에서 통과된 이사 수 상한과 집중투표제가 무효화된다면 다수의 이사를 선임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다. 반면 기각될 경우 최 회장이 지난 임시 주총을 통해 이뤄낸 고려아연 이사회 방어 전략이 유지된다. 가처분 결과는 이르면 3월 첫째 주에 나온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기아 PBV에 삼성 스마트싱스 연동… ‘맞춤형 IoT 솔루션’ 제공한다

기아가 삼성전자와 손잡고 PBV 비즈니스 고객의 이용 경험 혁신에 나선다. 기아는 24일 스페인 타라고나의 타라코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기아 EV 데이' 행사장에서 '기아 PBV-삼성전자 IoT 솔루션 기반 B2B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행사엔 김상대 기아 PBV비즈니스사업부 부사장, 박찬우 삼성전자 B2B통합오퍼링센터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제품과 서비스, 플랫폼의 경계를 넘어 고객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양사의 공동된 목표 아래 이뤄졌다. 양사는 지난해 9월 '현대차그룹-삼성전자 기술 제휴 및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번 협약을 통해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했던 기술 협력의 범위를 B2B 사업자 고객으로까지 확대하게 됐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기아 PBV와 삼성전자의 AI B2B 솔루션 '스마트싱스 프로(SmartThings Pro)'를 연동한다. 이를 기반으로 B2B 고객의 PBV와 차량 외부의 비즈니스 공간이 연결되고 자동화 제어가 가능해진다. 즉, 고객이 '스마트싱스 프로' 기반으로 상황에 따라 필요한 루틴을 설정하면 PBV 내부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IVI(In-Vehicle Infotainment)'에서 입력한 목적지에 따라 루틴이 실행되고, 주행 중에도 쉽고 안전하게 외부 사업장 통합 관리와 모니터링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베이커리 매장을 운영 중인 소상공인 고객이 목적지를 인근 도매시장으로 입력하면 사전에 설정된 영업 루틴에 따라 '재료 구매 모드'가 실행되고, 구매한 재료를 신선하게 운반할 수 있도록 차량 내부 냉장시설이 자동 세팅된다. 재료 구매 후 목적지를 매장으로 입력하면 '출근 모드' 실행으로 매장 도착 전 에어컨, 사이니지, 오븐, 조명 등이 작동된다. 또한 운전 중에도 IVI를 통해 재고 현황과 같은 필요 업무 리스트를 미리 제공받으며 직원 없이도 영업 준비를 할 수 있다. 영업 종료 후에는 목적지를 집으로 입력해 '퇴근 모드'를 실행한다. 미리 공조장치가 작동된 PBV 차량을 타고 귀가하며 매장 내부 기기들의 전원이 꺼지고 에너지 절감 및 보안 관리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카메라를 통해 이상 행동이 감지되거나 기기가 고장 나는 등 유지 보수 필요한 상황에 대한 실시간 알림도 운전 중 편리하게 IVI로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경우 '무인 영업 모드'를 실행해 별도 직원 없이도 PBV를 활용한 시설 운영이 가능하다. 운전 중에도 IVI를 통해 객실 내외부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투숙객의 예약 정보를 확인해 원격 체크인 및 체크아웃을 진행할 수 있다. 그 결과 고객은 다양한 비즈니스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으며, 업무의 편리함은 물론 영업환경의 생산성이 향상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양사는 PBV 내부에 무선 제어가 가능한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lay)' 환경 조성을 위해서도 협력한다. 이를 통해 고객은 PBV 차량 내 IVI, 태블릿 등을 활용하여 센서류, 조명, 스마트플러그 등 개인이 소유한 IoT 기기를 손쉽게 통합 제어하고 에너지 관리 등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에 기반한 서비스를 자영업자·소상공인 고객을 대상으로 먼저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PBV 특화 IoT 제품군 △B2B 사업자의 요구에 맞춘 결합 상품 개발 등에도 힘쓰며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 창출, 글로벌 시장의 B2B 고객까지 확보한다는 목표다. 기아는 이번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PBV 고객의 차량 이용 경험을 외부 영역으로 확장하고 다양한 소상공인 고객의 비즈니스 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여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Platform Beyond Vehicle)'이라는 비전 달성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김상대 기아 PBV비즈니스사업부 부사장은 “기아 PBV와 삼성전자 AI B2B 솔루션 스마트싱스 프로 기반의 사업 협업으로 비즈니스 고객의 차량 이용 경험을 PBV 외부의 IoT 생태계까지 확장하고 새로운 고객 가치 발굴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찬우 삼성전자 B2B통합오퍼링센터 부사장은 “AI B2B 솔루션 스마트싱스 프로와 기아 PBV가 만나 비즈니스 고객들에게 매장과 모빌리티가 연결된 새로운 일상을 선보이겠다"며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B2B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기반으로 최적화된 매장 통합 관리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카카오, AI 경쟁력 높이기 속도…카나나엑스·알파 CPO조직으로 통합

카카오가 카카오톡 기반 사업 영역을 최고제품책임자(CPO) 조직으로 통합한다. 기술 및 서비스 영역으로 나뉜 인공지능(AI) 조직을 합쳐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핵심 사업별 역량 결집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27일 밝혔다. 카카오톡과 다양한 서비스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사용자 중심 혁신에 속도를 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토대로 사업 성장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정신아 대표 취임 직후인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AI 중심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첫 번째 조직개편은 조직 구조와 직제를 간소화하는 게 골자였다. 기존 5단계(부문장·실장·팀장·파트장·셀장)로 운영되던 관리자 직급을 2단계(성과리더·리더)로 개편했다. 두 번째 조직개편은 AI 개발 역량을 분야별로 끌어내기 위한 조치였다. 이에 따라 AI 서비스 기획을 담당하는 '카나나 엑스'와 서버에 필요한 언어모델을 지원하는 '카나나 알파'를 조직했다. 당시 최고AI책임자(CAIO) 단일 체제에서 프로덕트 오너(PO)·펑션 오너(FO) 투톱 체제로 바꾸고 이상호 전 CAIO가 카나나 엑스 PO를, 김병학 카카오브레인 각자대표가 FO 직책을 겸직토록 했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카나나'로 통합했다. 김병학 성과리더와 김종한 성과리더 공동으로 조직을 이끈다. 카나나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흩어져 있던 조직을 통합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기술 역량을 결집함으로써 카나나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신설된 CPO 조직은 토스뱅크 대표를 역임한 홍민택 CPO가 맡는다. 홍 CPO는 토스뱅크 초대 대표로서 신규 시장 개척과 비즈니스 구조 혁신을 통해 흑자 전환, 1천만 고객 달성 등의 성과를 낸 서비스 전문가로 꼽힌다. 홍 CPO는 사용자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문성을 토대로 카카오톡의 성장동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AI 스튜디오를 신설해 AI 신규 사업 기회와 AI 서비스의 기술 협력 기반을 마련하고, 오픈AI를 비롯한 파트너들과의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카카오는 이날 자체 개발 거대언어모델(LLM) 카나나 라인업의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초거대 언어모델 '카나나 플래그'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한국어·영어 성능을 보였다. 한국어 대화 실력을 따지는 벤치마크(성능지표) '로직코' 기준 9.524를 기록, LG의 엑사원 3.5(9.202)보다 뛰어났다. 영어(와일드벤치 기준)의 경우 69.84로 구글 젬마2(54.14)보다 15점 가량 높았다. 다만 코딩·수학 분야 성능은 경쟁사의 AI 모델보다 다소 떨어졌다. 회사는 경량 언어모델인 카나나 나노 2.1B 모델을 오픈소스로 개발자 커뮤니티 '깃허브'에 배포했다. 연구자·개발자가 활용하기 적절한 크기의 모델로, 온디바이스 환경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증류·업스케일링 등 최신 AI 학습 기법을 사용해 타사의 비슷한 모델보다 개발 비용을 50% 정도 아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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