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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성적표 좋았지만…롯데쇼핑, ‘성장 부진’ 자회사 살리기 과제

올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롯데쇼핑의 자회사 간 실적 명암이 뚜렷하게 갈렸다. 캐시카우인 백화점 사업부가 실적을 지탱 중인 상황에서 성장 여력이 부족한 나머지 사업부까지 체질 개선을 통해 반등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5816억원, 252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6%, 70.6%씩 증가한 수치다. 특히, 시장 기대치(2075억원)를 약 22% 웃도는 영업이익을 내면서 어닝 서프라이즈 달성에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사업총괄제가 해체된 뒤 롯데쇼핑이 받아본 첫 분기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분석한다. 앞서 지난해 말 롯데그룹은 9년간 유지해온 헤드쿼터(HQ) 체제를 전면 폐지한 뒤, 유통 핵심 계열사별 대표이사까지 물갈이하며 체질 개선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책임경영 효과가 가시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큰 폭의 실적 반등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한때 29조원대에 달했던 롯데쇼핑 매출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코로나19 등 외부 변수와 업황 침체 여파로 지난해 13조원대까지 고꾸라졌다. 영업이익도 2014년까지 1조원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5400여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롯데쇼핑은 한 차례 수정한 끝에 올해 매출·영업이익 목표치를 각각 14조3000억원, 영업이익 6500억원 가량으로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올 1분기 성적표만 놓고 봤을 때 일부 계열사에 대한 실적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분기 실적 성장세를 이룬 배경으로는 백화점 사업부의 외국인 판매·해외사업 호조가 꼽힌다. 해당 기간 백화점 사업부의 매출·영업이익은 각각 2조2768억원, 191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반면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롯데슈퍼·롯데온(이커머스)·롯데하이마트(가전양판) 등 일부 자회사들은 적자 폭을 줄이거나, 손실 지속하는 상태에 그쳤다. 이에 롯데쇼핑은 적자인 연결 자회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향후 사업 계획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본업 경쟁력 강화를 골자로 이커머스는 뷰티·패션 등 주요 제품군의 커머스 사업 구조를 강화하고, 그룹 계열사와의 콘텐츠 교류를 통한 시너지 창출에 나선다. 하이마트는 자체 브랜드(PB)·인공지능(AI)·중고가전 등 새로운 사업모델 고도화에 집중한다. 또 다른 반등 열쇠인 마트사업부(롯데마트)도 1분기 매출·영업이익 모두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하반기에는 '오카도 프로젝트' 등 굵직한 신사업을 앞두고 있다. 앞서 롯데마트는 오는 2030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입해 전국 6곳에 자동화 물류센터(CFC)를 구축한다고 예고했다. 이르면 오는 7~8월께 부산 강서구에 첫 번째 CFC(제타 스마트센터)가 가동을 시작한다. 오카도 프로젝트는 영국 리테일 기업인 '오카도'의 AI 역량을 바탕으로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온라인 그로서리 전용 물류 센터를 세우는 것이 골자다. 부산 CFC의 경우 지난 달 설비·전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각종 테스트를 거치는 등 시범 운영 전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되 인력 감축 등 비용 효율화를 꾀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최근 롯데마트·슈퍼는 동일 직급 근속 8년 이상, 48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대형마트·슈퍼 업황 심리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에서, 신사업 등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인건비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제고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마트·슈퍼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온라인 중심으로 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 속 조직 인력 구조의 선순환으로 현장 실행력·변화 대응력을 높이고 조직 활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채용 관련 세부 내용은 내부 검토 중인 단계로, 구체적인 현황은 공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정용진 ‘체질 변화’ 먹혔다…이마트, 1분기 영업익 14년 만에 최대

이마트가 올 1분기 연결 기준 178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14년 만에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합 매입 기반의 가격 혁신과 함께 고물가 속 대용량·가성비 중심의 차별화 상품이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1분기 연결 기준 순매출 7조1234억원, 영업이익 1783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순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1.9%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의 경우 2012년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이마트 총매출은 4조7152억원, 영업이익은 1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 1.9%, 9.7% 늘었다. 별도 영업이익도 2018년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다. 호조 배경으로는 통합 매입 역량 기반의 가격 경쟁력 강화가 주효했다. 원가 효율 개선과 가격 재투자를 통해 고객 방문을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신규 사업 모델인 스타필드 마켓을 이식한 일산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1% 증가했으며, 동탄점·경산점 역시 12.1%, 18.5%씩 올랐다. 일산점 방문 고객 수는 104.3% 급증했다. 3시간 이상 장기 체류 고객 비중도 리뉴얼 3개점 평균 87.1% 올랐다. 대표 할인 행사인 고래잇 페스타의 매출·고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 6.0% 늘었다. 고물가 시대를 반영한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가성비 자체 브랜드(PB) 등을 강화하면서 구매 수요 확대 기반도 넓혔다. 이 같은 실적 호조를 두고 이마트 측은 “정용진 회장은 스타필드 마켓 죽전, 트레이더스 구월 등 주요 점포를 직접 방문해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실행력을 독려하며 혁신의 속도를 높였다"며 “정 회장이 신년사에서 천명한 패러다임 시프트가 1분기 만에 숫자로 증명돼 이마트 체질 변화의 기폭제가 됐다"고 자평했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트레이더스는 대용량·가성비 상품력을 앞세워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1분기 총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7% 증가한 1조601억원을, 영업이익은 12.4% 오른 478억원으로 확인됐다. PB 브랜드 'T스탠다드'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40% 뛰었다. 'T카페' 매출은 24% 올랐고 방문 고객 수도 3% 증가했다. 올해는 전체 상품의 50% 이상을 해외 차별화 상품·신상품 등으로 교체한다는 목표다. 한편, 주요 자회사들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관광 수요 증가에 따라 순매출·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 116.7%씩 증가했다. SCK컴퍼니(스타벅스 코리아)도 신규 출점 효과에 힘입어 순매출이 7.3% 늘어나는 외형 성장 흐름을 보였다. 반면 G마켓·SSG닷컴 등 이커머스 계열사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1분기 SSG닷컴 순매출은 32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줄었고, 영업손실도 38억원 증가한 219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G마켓은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와의 합작사 설립 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면서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편의점 사업부 이마트24는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4583억원의 매출을 냈고 10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신세계프라퍼티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 25.8%씩 줄었고, 신세계푸드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13.7%, 56.7% 감소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멍맥주에 펫캉스까지…유통·여행업계, ‘펫팸족’ 마케팅 열중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 시대를 맞아 유통업계에서도 펫팸족을 사로잡기 위한 이색 마케팅에 분주하다. 반려동물을 가족 같이 여기는 사회적 문화가 퍼지면서 식품·여행·호텔 등 전방위로 반려인 모시기에 공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약 600만 가구로 추산된다. 국내 전체 가구 4곳 중 1곳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셈이다. 큰 규모만큼이나 관련 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2022년 8조원 수준이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오는 2032년 20조원대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통업계는 반려인들의 소비 취향도 세분화되는 만큼 최신 트렌드를 접목한 이색 상품을 내놓는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마트의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인 몰리스는 올 들어 사람이 먹는 별미를 반려견용 간식으로 재해석하는 색다른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계절성·메가 트렌드 구분 없이 고객 수요를 반영한 상품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최근에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반려견 물냉면·비빔냉면·멍빙수를 선보였다. 지난 2월에는 디저트 시장을 흔들었던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는 물론, 설맞이 떡국을 반려견용 버전으로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멍쫀쿠·떡국의 경우 판매 물량이 모두 동날 만큼 호응을 얻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소장 가치까지 덤으로 누릴 수 있는 커스텀(맞춤형) 상품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던 곳도 있다. 앞서 BGF리테일의 편의점 CU는 자체 앱에서 반려견 사진 등으로 캔 표면을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는 '반려견 커스텀 맥주'를 200세트 한정 판매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해당 상품 판매 시작 당일부터 예약 구매가 완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반려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업체들도 많아지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 매드포갈릭은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동반 착석이 가능한 '위드펫' 점포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스타필드마켓 경산점을 시작으로 안성스타필드점·스타필드 빌리지 운정까지 반 년 새 3곳까지 늘렸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전용 메뉴까지 출시하는 등 펫팸족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밖에 여행 플랫폼 놀(Nol)은 충남 태안군 내 반려동물과 동반 투숙이 가능한 숙소 예약 시 활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며, 콘래드 서울·글래드호텔(메종 글래드 제주) 등 유명 호텔업체들도 펫캉스 상품을 출시하면서 펫팸족 발길을 붙잡고 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홈플러스 37개 점포 기약없는 휴업…노조·정치권 “MBK 책임져라”

홈플러스가 슈퍼마켓 부문인 익스프레스 매각에 이어 37개 점포의 긴급 휴업을 발표하자 홈플러스 노조가 '기습적인 구조조정'이라며 규탄하고 나섰다. 특히 홈플러스 노조는 자금난 원인을 채권단 탓으로 돌리는 홈플러스 회사와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과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장 등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37개점 기습 영업중단을 규탄하는 동시에 정부 개입을 촉구했다. 특히 민 위원장은 최대주주인 MBK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 위원장은 “MBK는 익스프레스 매각 3000억원, 신규대출 3000억원이면 회사를 살릴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지만 현실은 어떤가"라며 “매각대금은 목표의 절반도 안되는 1206억원에 그쳤고 신규자금 투입도 1000억원에 멈췄다"고 지적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7일 하림그룹 NS홈쇼핑과 익스프레스 채무 중 일부를 승계하는 조건으로 현금 1206억원을 받는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홈플러스와 MBK는 채권단 등 금융권으로부터 긴급운영자금(DIP)을 대출받아 유동성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메리츠금융그룹 등 채권단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DIP 조달은 당초 목표치 3000억원에 못미친 1000억원에 그친 상태다. 민 의원은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2016년부터 2024년까지 28개 점포와 물류창고를 매각해서 약 4조1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지금 이 위기 앞에서 자구노력은 미미하다"며 “기업을 쥐어짜 수익을 챙긴 뒤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와 협력업체, 입점상인에게 떠넘기는 전형적인 약탈경영"이라고 MBK를 강하게 비판했다. 안수용 지부장은 “전환배치와 생계 보장은 말뿐이고 아무런 계획이 없다"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에 우리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죽기를 결심하고 50여명의 간부, 조합원들과 함께 다시 단식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앞서 홈플러스 사측은 지난 8일 37개 점포 휴업 결정을 공지하면서 '희망자에 한해 영업 중인 타 매장으로 전환배치가 가능하다'고 안내했으나, 3일만인 지난 11일 노조측에 공문을 보내 '현재 휴업을 진행하지 않는 점포들 역시 추가 인력을 수용할 여건이 되지 않아 전환배치는 휴업기간 동안 시행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홈플러스 사측은 이 공문에서 '유동성 자금투입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현 시점에서 (37개 휴업 점포의 영업재개 여부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혀 37개 점포의 재개 여부가 미정임을 내비쳤다. 민 위원장과 노조측은 결국 MBK가 최대주주로서 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 노조가 회사와 MBK를 향해 채권단 핑계를 대지 말라는 뉘앙스의 공개 비판을 한 것도 최대주주인 MBK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은 서울회생법원의 결정에 따라 오는 7월 3일까지로 연장된 상태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고물가 시름 깊어진다…“지금도 너무 올랐는데, 내년까지 지속”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역 인근에서 30년째 세탁소를 운영하는 A씨(68)는 최근 중동 전쟁으로 드라이클리닝 용제(솔벤트) 가격과 비닐 커버 가격이 2배로 올랐지만, 고객 이탈을 우려해 세탁 가격(코트 1벌 기준 3만원)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A씨는 “중동 전쟁 이후 드라이클리닝 용제 1말(18리터) 가격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랐고 비닐 커버 가격도 2배로 올랐지만, 이보다 더 큰 걱정은 그마저 물량 공급이 힘들다는 점"이라며 “주변 세탁소들이 조금씩 세탁비를 올렸어도 우리는 버티고 있었는데,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우리도 세탁비를 올려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석유류 및 플라스틱류 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외식·세탁 등 생활 경제에 밀접한 일부 소상공인들이 부득이 제품·서비스 판매 가격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소상공인들은 이미 고물가 및 내수 침체에 빠져있는 상태에서 추가적인 소비자 이탈을 우려해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박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이미 한계에 이른 소상공인과 소비자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12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비자물가는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가 현실화하기 전인 2월과 비교해 0.3% 하락해 전쟁 전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는 식품·유통·외식 기업들과 소상공인들이 원가 상승분을 감내한 채 소비자 판매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대형마트의 경우, 초특가 판매 등 자체 할인 행사를 확대해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형마트 육류값은 1년 전에 비해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달 24일 기준 전국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돼지고기 삼겹살(100g) 평균 가격은 2960원으로 전년 동월 2030원에 비해 45.8% 올랐지만, 대형마트 업계는 대규모 할인 행사로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전통시장 상인들도 식용류, 쌀, 김 등 식자재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판매 가격 인상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먹자골목에서 빈대떡 점포를 운영하는 A씨(65)는 “녹두전의 경우 이곳에 있는 10여 개 점포들 중 절반 정도는 최근 가격을 5000원에서 6000원으로 올렸지만, 우리를 포함해 나머지 점포들은 아직 5000원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킨 프랜차이즈를 비롯한 주요 외식 브랜드 본사들 중 일부는 가맹점 수익 방어를 위해 본사가 가맹점에 납품하는 식자재 가격과 가맹점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을 병행해 인상하기도 했다. 여전히 가맹점에 공급하는 납품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본사들도 있다. 내수 침체·경쟁 심화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을 위해 원가 인상분을 본사 차원에서 자체 흡수하며 감내하는 것이다. 다만, 가맹점 현장에서는 본사 납품 식자재 외에도 다른 제반 비용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B씨(47)는 “본사에서 납품가를 올리지는 않았지만 인건비와 광열비, 임대료 등 제반 비용이 올랐다"며 “배달 플랫폼 수수료 부담까지 더해져 판매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유가 상승에 따른 고물가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자영업자들이 버티는 데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최대 1.6%포인트(p)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 내년에는 1.8%p 상승 영향에 따라 고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보고서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에너지 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 상승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0∼1.6%p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정부와 KDI가 전망한 올해 소비자물가 2.1%를 감안할 때 유가 상승 영향으로 물가가 3% 중후반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KDI는 이번 분석에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유류세 인하 등 유가 안정 정책 영향은 제외했다고 밝혔다. 그나마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누르고 있는 정책 효과로 유가 상승이 소비자 물가로 일정 부분 전이되는 것을 막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3월 물가는 0.6p%, 4월 물가는 1.2%p 하락한 것으로 추산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였는데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지 않았다면 3.8% 수준으로 치솟았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석유류 가격이 타 품목보다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보다 상당하고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석유류 포함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 폭은 0.2%포인트로 그 외 요인(0.11%p)보다 2배 정도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실제 4월 석유류 가격은 전년 대비 21.9% 급등하며 전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렸다. 더구나 에너지 운송 불확실성 확대로 국제유가가 오르면 석유류뿐만 아니라 공업 제품, 서비스 등 비석유류 품목 가격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KDI 설명이다. 마창석 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운송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석유 정제업자들이 석유류를 비축해두려는 경향이 커져 실제 수급 여건보다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며 “국제유가 상승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지 않도록 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지역 관광 찾는 외국인…백화점 3사, 非서울 점포 강화 ‘사활’

국내 주요 백화점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비(非)서울권 점포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성장 여지가 큰 일부 수도권·지방 위주로 핵심 거점 매장을 육성해 해당 지역의 내·외국인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최근 3년 간 이어온 리뉴얼 작업을 마무리하고 이달 초 전면 재개장했다.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거나, 체험형 요소를 도입하는 등 식품·뷰티·키즈·여성패션·럭셔리 등 주요 카테고리 공간을 재정비해 집객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인천점은 인천광역시 내 유일한 백화점으로 타사와의 경쟁 구도에서 자유로운 유리한 입지를 자랑한다. 글로벌 관문인 인천국제공항과 가장 가까운 백화점으로, 외국인 수요를 모으기에도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쟁사인 신세계그룹이 인천 송도 내 백화점형 대형 쇼핑몰을 건립한다고 예고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착공일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리뉴얼 효과·입지적 장점 등에 힘입어 지난해 인천점은 연매출 8300억원을 기록하며 '수도권 서부 첫 연매출 1조원 클럽 달성'이라는 목표에 더 다가가고 있다. 백화점업계에서 단일 점포 기준 연매출 1조원 점포는 지역 상권 내 랜드마크로서 시장 지배력을 높였다는 측면에서 상징성이 크다. 신세계·현대 등 경쟁사들도 손 놓고 있진 않다. 업계 추정대로라면 지난해 기준 백화점업계에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점포는 총 13곳으로, 이 가운데 신세계백화점(5곳) 비중만 3분의 1을 넘는다. 롯데와 현대, 갤러리아는 각각 4개, 3개, 1개 순이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본점 등 서울권 이외에도 부산·대전·대구광역시 등 대도시 위주로 1위 점포를 보유하며 지방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대구신세계의 경우 내년까지 연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10년 만에 전 층 리뉴얼을 단행하는 등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여기에 2028년 광주점 증축, 2032년 인천 송도점 건립 등 장기적인 점포 개발 계획도 추진 중이다. 이 밖에 현대백화점은 총 1조9000억원을 들여 주요 광역시 위주로 전략적 거점을 구축한다. 핵심 점포 모델인 더현대 서울의 공간 혁신 전략을 기반으로 2029년까지 '더현대 부산', '더현대 광주'를 신규 출점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들 3사가 서울권 이외 지역 점포를 강화하는 배경으로 외국인 관광 수요가 지방까지 확산되고 있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고 풀이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 1분기 방한 외국인의 지역 방문율은 34.5%로 전년 대비 3.2%p 늘었다. 지방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관광객도 49.7% 증가하는 등 수요가 분산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갈수록 외국인 기여도가 커지는 만큼 전국 단위의 점포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사 모두 방한 인바운드 수요를 흡수하면서 외국인 고객 매출도 급성장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의 외국인 매출은 73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 외국인 매출은 연간 기준 최대치인 약 6500억원을 기록했고, 현대백화점의 외국인 매출도 전년 대비 25% 증가한 약 7000억원을 달성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요기요, 송도·강남 이어 성수서 ‘로봇배달’ 시작

요기요가 로봇배달 서비스 운영 범위를 서울 성수까지 확대하며 고객 접점 확대에 나선다. 12일 요기요에 따르면, 2024년 인천 송도, 지난해 서울 역삼에 이어 세 번째 로봇배달 거점으로 성수 지역을 낙점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지정한 위치로 자율주행 로봇이 배달해주는 음식을 받을 수 있다. 상권·주거 지역 복합형인 성수 지역 특성상 여러 생활 동선 속에서 로봇배달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요기요는 성수 운영을 기점으로 로봇배달 서비스 지역을 지속적으로 넓히며, 차세대 배달 인프라 구축과 도심형 배달 혁신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성수는 레트로 감성과 최신 트렌드가 공존하는 특별한 지역 특성을 갖춘 만큼, 로봇배달의 혁신성을 가장 잘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일상 속에서 스마트한 로봇배달 경험을 더 자주 만날 수 있도록 서비스 지역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요기요는 2024년 6월 자율주행 로봇 기업 뉴빌리티와 손잡고 로봇배달을 본격화했다. 그해 9월 인천 송도 내 아파트 단지와 오피스 상권,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업계 최초로 자율주행 한집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2월에는 서울 역삼까지 로봇배달 운영 범위를 넓혔으며, 같은 해 말에는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 단지에서 세대 앞까지 전달해주는 '도어투도어' 배달 서비스도 도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술 줄이는 사회…초저가·저도주·이색 맛으로 ‘酒心 잡기’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29세, 여성)는 건강관리 목적으로 음주 횟수를 줄이고 있다. 일주일에 많게는 2회 퇴근 후 홈술을 즐기던 애주가였지만, 근래 직장 회식·지인 모임 등을 제외하고 술을 마신 적이 손에 꼽는다. A씨는 “보통 한 번에 캔맥주 1~2캔을 마시는데, 4개 묶음 캔맥주 가격이 가성비가 좋아 자주 구매했다"며 “아예 음주 횟수를 줄이니 술 값은 물론, 안주 등 추가 비용 부담도 줄었다"고 말했다. A씨와 마찬가지로 예전처럼 술을 마시지 않은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 위주로 자기 관리를 위해 절주·금주를 선언하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의도적으로 음주를 자제하는 것)' 문화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5 주류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월 1회 이상 주류 소비한 사람의 월평균 음주 빈도는 8.8일로 2023년(9.0일) 대비 0.2일 감소했다. 하루 평균 음주량도 6.7잔에서 6.6잔으로 줄었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회로 변모하면서 당장에 주류 제조사와 유통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더구나 술은 담배와 함께 대표 불황형 소비 품목으로 꼽히지만, 경기 둔화에 장기화된 고물가 기조로 가계 심리를 짓누르면서 구매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업계 분석이다. 국내에 유통되는 주류 규모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국세청 통계포털에 따르면, 2022년 326만8623㎘였던 국내 주류 출고량은 2023년 323만7036㎘, 2024년 315만1371㎘로 매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주류 소비 감소에 대응해 주류·유통업계에서도 나름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분위기다. 소주·막걸리 등 초저가 전략을 기반으로 한 실속형 상품으로 고객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마트는 지난달 29일부터 일반 막걸리의 3분의 2 수준인 990원짜리 '구구탁 막걸리(750㎖)'를 10만병 한정 판매 중이다. 제조사는 계획된 일정·수량에 맞춰 상품을 생산하고, 유통사는 발주·입고·판매 전반의 효율을 높이는 구조다. 이를 통해 생산·유통 구조상 발생하는 비용을 낮춰 저렴한 가격을 구현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앞서 충청권 주류업체인 선양소주는 동네슈퍼 전용 상품으로 한 병 당 990원인 '착한소주 990'을 한정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시중에 판매되는 소주 한 병 당 판매가가 1500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저렴한 셈이다. 선양소주 관계자는 “착한소주 990의 990만병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현재 해당 상품의 누적 출고량은 약 510만병(25만5000상자)"이라며 “원가 부담이 큰 상황이지만 회사 입장에선 손해를 감수하더라고 민생 회복 의미에 동참해 진행 중인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기존 상품의 틀을 벗어나 고객 취향을 반영한 색다른 맛을 선보이는 업체도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 3월 국내 디저트 시장을 흔든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 트렌드를 접목한 '두쫀쿠향에이슬'을 내놓았다. 불황 타개책으로 도수를 낮춰 음용 부담을 줄이는 방식을 택하는 곳들도 눈길을 끈다. 올 초 롯데칠성음료는 제로 슈거 소주 '새로'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6도에서 15.7도로 하향 조정했다. 같은 달 경쟁사인 하이트진로도 진로 도수와 동일한 15.7도로 내리는 등 맞불 작전을 펼치고 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김병헌의 체인지] 거대해진 쿠팡, 작아진 정부… 플랫폼 권력의 역전

한때 미국의 혁신 아이콘으로 불렸던 엔론은 정계와 규제기관 주변에 막강한 인맥망을 구축했다. 전직 관료와 정치권 인사들이 기업 자문과 로비 창구로 줄줄이 이동했고, 엔론은 이를 기반으로 시장 규제를 피해가며 몸집을 키웠다. 그러나 결과는 파국이었다. 회계조작과 권력 유착 의혹이 터지자 세계 최강 기업이라던 엔론은 순식간에 붕괴했고, 미국 사회는 “기업이 권력과 결합하면 결국 시장 전체가 무너진다"는 교훈을 얻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쿠팡을 바라보는 시선 속에도 그 불안감이 스며들고 있다. 쿠팡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기업임을 강조한다. 하지만 현실은 명확하다. 쿠팡의 핵심 시장은 한국이다. 한국 소비자의 클릭이 매출이 되고, 한국 자영업자의 입점이 플랫폼을 키웠으며, 한국 물류노동자의 희생이 로켓배송 신화를 만들었다. 쿠팡은 한국 시장에서 성장한 기업이다. 그런데 정작 한국 사회가 요구하는 책임과 윤리 앞에서는 지나치게 미국식 기업 논리 뒤에 숨는다는 비판이 거세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관 중심의 대관·자문 구조다. 쿠팡은 그동안 검찰·경찰·공정거래 분야 출신의 전직 고위 인사들을 다수 영입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기업이 법률 전문가를 채용하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문제는 그 규모와 방식, 그리고 시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와 플랫폼 규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전직 고위 공직자 출신들이 대거 포진하는 모습은 국민에게도 강한 의구심을 남긴다. '기업 방어를 위한 전관 네트워크'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쿠팡은 자체브랜드(PB) 상품 우대 및 검색 알고리즘 운영 문제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아왔다. 소비자들은 플랫폼을 중립적인 시장으로 믿고 이용하지만, 특정 상품 노출 방식과 리뷰 운영 구조를 둘러싼 논란은 “플랫폼 권력이 공정한 경쟁 질서를 흔든다"는 우려를 키웠다. 여기에 입점업체 수수료 갈등, 물류센터 노동환경 문제, 배송기사 과로 논란까지 겹치며 쿠팡은 단순한 유통회사를 넘어 한국 사회의 공공성과 충돌하는 거대 플랫폼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쿠팡은 사회적 책임보다 방어 논리 구축에 더 능숙해 보인다. 미국 정치권에서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막대한 로비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현실이다. 미국의 정치자금, 로비 활동, 기업·단체의 정치권 지출 내역 등을 추적·공개하는 대표적인 비영리 감시기관인 OpenSecrets 에 따르면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로비 지출은 해마다 수천억 원대에 달한다. 쿠팡 역시 미국 기업이라는 지위를 활용해 글로벌 네트워크와 대외 대응력을 강화해왔다.지금도 진행중이다. 문제는 이런 구조가 한국 사회에까지 그대로 투영된다는 점이다. 한국은 미국처럼 로비 활동이 제도적으로 투명하게 공개되는 구조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직 검찰·경찰·경제관료 출신 인사들의 기업행은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국민 입장에서는 “과거 공직에서 쌓은 영향력과 인맥이 지금은 거대 플랫폼의 이해를 위해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품게 된다. 특히 쿠팡처럼 한국 시장 의존도가 절대적인 기업일수록 이런 의혹은 더욱 치명적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쿠팡이 보여주는 몰지각하고 뻔뻔한 태도다. 노동환경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혁신 과정의 불가피한 비용"처럼 접근했고, 플랫폼 공정성 문제에서는 “시장 경쟁의 결과"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시장이란 강한 기업이 약한 참여자를 배려할 때 지속가능해지는 것이다. 수많은 소상공인과 입점업체가 대기업 쿠팡의 플랫폼 의존 구조 속에서 흔들리고 있는데, 오직 성장과 속도만 강조한다면 결국 사회적 반발은 커질 수밖에 없다. 세계는 이미 이런 사례를 여럿 경험했다. 세계적인 자동차사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세계적 신뢰를 잃었고, 한때 실리콘밸리의 혁신 신화로 불렸던 테라노스는 정관계 유명 인사들을 전면에 세워 혁신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거대한 허상이 드러나며 붕괴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였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보다 권력과 이미지 관리에 집착하기 시작했다는 대목이다. 쿠팡도 예외일 수 없다. 한국 소비자 덕분에 성장한 기업이라면 당연히 한국 사회의 상식과 윤리를 먼저 존중해야 한다. 전관 인맥과 대관 조직으로 비판을 관리하려 한다는 인상을 주는 순간, 소비자 신뢰는 빠르게 흔들린다. 기업의 힘이 커질수록 더 투명해야 하고, 더 낮은 자세를 가져야 한다. 지금 쿠팡은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비난이 만만찮다. 정치권과 정부도 자유로울수 없다. 플랫폼 기업의 전관 영입 현황 공개, 로비 활동 투명성 강화, 공정거래 감시 확대 같은 제도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중요한 것은 국민의 감시다. 편리함에만 익숙해지는 순간 쿠팡처럼 거대 플랫폼은 공공질서 위에서 군림하기 시작한다. 쿠팡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한국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답게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것인가, 아니면 전관과 대관 네트워크에 기대어 비판을 관리하는 기업으로 남을 것인가. 선택은 쿠팡의 몫이지만 한국 국민은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롯데쇼핑, 백화점 호조에 1분기 영업익 70% ‘쑥’

롯데쇼핑이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70%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주력 사업부인 백화점부문이 국내외에서 실적 호조를 거둔 데다, 연결 자회사들이 수익 경영 중심으로 턴 어라운드에 성공하며 성장세를 견인한 것이다. 롯데쇼핑은 1분기 총매출액은 3조5816억원, 영업이익은 25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70.6%씩 올랐다고 11일 공시했다. 당기순이익도 14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개선세를 보였다. 실적 호조를 이끈 것은 백화점 사업부다. 1분기 백화점 사업부 매출은 8723억원, 영업이익은 191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와 비교해 8.2%, 47.1% 늘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과 영업이익도 14.7%, 268.7%씩 증가한 355억원, 76억원을 기록하며 신장세를 보였다. 베트남·인도네시아 내 전점 총매출이 상승하는 등 동남아시아 시장 위주로 영향력이 확대돼서다. 마트 사업부는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 20.2%씩 증가한 1조5256억원, 338억원을 기록했다.다만,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부 매출은 2.6% 늘어난 1조5256억원으로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영업이익은 22억원으로 30.7% 급감했다. 연결 자회사 가운데 롯데홈쇼핑·롯데컬처웍스는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한 반면, 이커머스·가전양판 사업부는 다소 부진한 성적을 냈다. 이커머스 사업부에 해당하는 롯데온의 올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매출도 전년 대비 3.8% 감소한 272억원을 기록했다. 가전 시장·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여파로 가전양판 사업부(롯데하이마트)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분기 롯데하이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줄어든 4969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실도 1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임재철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1분기에는 백화점의 견고한 실적과 자회사들의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국내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사업 확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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