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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 ‘AI 비서’ 고도화…‘초개인화 쇼핑’ 시대 연다

유통업계 전통 강자인 롯데와 신세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온라인 쇼핑 비서 도입에 공들이고 있다. '초개인화 쇼핑' 시대에 발맞춰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통해 고객 취향을 반영한 세심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주요 유통 계열사들은 고객의 구매 의사결정을 돕는 생성형 AI 기반의 AI에이전트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그룹의 전사적 실행 과제인 AI 혁신에 따라 관련 기술 고도화에 나선 것이다. 올해 신년사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AI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재화하고 그 잠재력을 활용해 변화를 선도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2일부터 AI 쇼핑 에이전트 '하비(HAVI)'의 오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고가·고관여 특성을 갖춘 가전 제품군 구매 시 발생하는 고민 해소를 돕기 위한 목적으로, 궁금한 사항을 질문하면 관련 상품을 제안·비교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시범 운영을 거쳐 하반기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고객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 추천 기능까지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특정 카테고리에 특화된 AI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최근 롯데온은 고객의 패션 스타일, 시간·장소·상황(TPO) 등의 조건을 고려해 상품을 추천해주는 '패션AI'를 선보였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6월부터 구글의 생성형 AI인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한 AI 소믈리에를 운영하며 맞춤형 와인을 추천해주고 있다. 경쟁사인 신세계그룹은 최근 미국 AI 전문 스타트업과 손잡고 AI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등 AI커머스로의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인프라 구축을 발판으로 자체 AI 역량을 끌어올려 향후 온라인 몰의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AI 에이전트'의 획기적인 발전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주력 이커머스 계열사인 지마켓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와 대대적인 기술 협업을 추진하는 것도 AI 역량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말 중국 알리바바인터내셔날과 합작법인을 세운 뒤 G마켓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는 알리바바의 정보기술(IT) 역량을 흡수해 쇼핑 경험에 녹여 넣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G마켓은 이르면 올 하반기 도입을 목표로 초개인화 에이전트를 준비하고 있다. '멀티모달 모델링'을 강화함으로써 상품명·이미지·가격·상세 정보 등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G마켓 관계자는 “해당 기술은 이미 알리바바닷컴에도 적용돼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G마켓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객의 잠재의식 속에 있는 키워드까지 도출해낼 만큼 맥락을 파악하는 쇼핑경험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업체가 대화형 AI 쇼핑 에이전트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쇼핑 행태가 기존 키워드 검색형을 벗어나 발견형까지 변모해서다. 이에 따라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취향을 파악함으로써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줄 수 있는지 여부가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고객의 구매 결정을 돕는 중요성이 부각되자 이커머스 전반으로 관련 서비스를 도입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는 올 2월부터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내 '쇼핑 AI 에이전트' 베타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디지털·리빙·생활 등 일부 제품군에서 해당 기능을 제한적으로 운영 중인데, 연내 뷰티·식품 등 다른 카테고리까지 서비스 확장이 예고돼 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초이락 ‘피닉스맨’, 불새 ‘아비타’·드론 ‘트라이기어’ 완구 출시

콘텐츠 전문기업 초이락컨텐츠컴퍼니의 새 히어로물 IP(지적재산권)인 '피닉스맨'이 주인공의 수호정령인 불새 '아비타'와 드론·바이크·버기 등 3종으로 구성된 '피닉스 트라이기어' 완구 세트를 출시했다. '피닉스맨'은 최근 14화까지 방영한 KBS 1TV 애니메이션으로, 미래 히어로가 꿈인 소년 주인공 차현우가 성스러운 불새 '피닉스' 아바타와 결합해 피닉스맨으로 변신하고, 천재의 광기를 가진 지휘자 악당 '베마에'에 맞서 싸우는 스토리의 애니메이션이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슈퍼히어로인 '피닉스맨'에게 자유로운 비행과 공중 장악력은 필수 자질이다. 이 스토리에 맞춰 초이락은 피닉스맨이 주변 사물들을 끌어당겨 자신의 슈트로 만드는 합체·변신 기어 '스텀', '블레이커', '엑스타리온', '스테이'를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한 '아비타'와 '피닉스 트라이기어'는 피닉스맨의 5번째 완구 라인업으로 피닉스맨을 하늘의 지배자로 만들어주는 조력자이자 아이템이다. 특히 불새인 아비타 완구 출시는 피닉스맨 세계관과 팬들 사이에서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애니메이션 스토리 속에서 아비타는 피닉스맨의 스승·친구이자 최강의 코믹 캐릭터로 등장한다. 아비타는 주인공 차현우 집의 다락방에 살면서 불새 버전으로 싸울 때가 아니면 인간 버전으로 변해 컴퓨터 게임을 즐기면서 낄낄거리는 못 말리는 게임 마니아이다. 피닉스맨 트라이기어는 미니 피닉스맨이 탑승하는 완구로 피닉스드론, 피닉스바이크, 피닉스버기카 등 3종으로 구성된다. 드론 조종석에 앉는 미니 피닉맨은 기존 피닉스맨에 비해 2.5분의 1 크기로 제작됐으며, 손 부위는 드론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도록 말랑한 재질로 만들어져 있다. 트라이기어 3종은 각각이 독립적이면서도 3단 합체도 가능하다. 초이락 관계자는 “피닉스맨의 인기 캐릭터인 아비타 완구는 피닉스맨 팬들이 가장 기다리던 아이템"이라며 “트라이기어 3종 세트는 세 명의 첫 미니 피닉스맨을 동시에 태우고 여러 모드로 변할 수 있어 특별한 재미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에너지 절약 이렇게] 식품·유통업계 ‘자원 다이어트’ 중…고효율 가전도 주목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전쟁 발발 후 에너지 수급 위기가 닥치면서 유통가에서도 고강도 '자원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상품 제조 시 플라스틱 사용량을 감축하거나 매장 전력 사용을 효율화하는 방식으로 전사적 차원의 에너지 절약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일부 이커머스·가전 제조사도 고효율 가전제품·생활잡화 판매에 공들이며 정부의 에너지 절약 기조에 발맞추고 있다. ◇생수 용기 경량화부터 재생 페트 도입…생분해 소재까지 도입 식음료·프랜차이즈 업계는 용기 경량화와 재생 원료 도입, 생분해 소재 활용 등의 방식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에 나서고 있다. 중동발 고유가 여파로 플라스틱 제조에 사용되는 재료값이 널뛰면서 수급 불안이 우려돼서다. 주 원료인 나프타·에틸렌 가격의 경우 지난 달 20일 기준 각각 1171달러, 1425달러로 전월 대비 80~100% 이상 폭등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롯데칠성음료는 패키지 경량화와 재생원료 도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월 페트병 몸체 라벨을 없앤 무라벨 제품 '아이시스 8.0 ECO'를 선보인데 이어 2024년 2월에는 먹는샘물 제품의 병 입구 높이를 낮춰 용량별 용기 중량을 최대 12% 줄였고, 같은 해 10월 기존 500㎖ 페트병 중량을 9.4g으로 줄인 초경량 아이시스도 내놓았다. 또, 지난해 10월 칠성사이다 500㎖ 페트병에 재생 플라스틱 원료 100%를 선제적으로 도입했으며, 올 3월부터는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재성형하는 기계적 재활용 페트(MR-PET) 원료 100%를 '펩시 제로슈거 라임', '아이시스', '새로' 페트병 용기로 확대 적용해 생산 중이다. 이로써 연간 약 4200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있으며 , '트레비' 제품에도 재생 플라스틱 원료 10%가 포함된 페트 수축 라벨을 적용해 상용화하고 있다. 2018년부터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와 빨대 없이 사용하는 뚜껑을 도입해 운영 중인 스타벅스 코리아도 눈길을 끈다. 개인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400원 할인 또는 에코별 적립 혜택도 제공 중이다. 매월 10일에는 '일회용 컵 없는 날' 캠페인을 진행해 다회용 컵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탈플라스틱 전략으로 생분해 소재를 개발하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생산 중인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가 대표 사례다. 식물 유래 당을 원료로 미생물 발효 공정을 거쳐 만들어지며, 토양·해양 환경에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것이 특징이다. 빨대·커틀러리·음료 컵 뚜껑 등의 일회용품은 물론, 화장품 용기와 비닐 포장재 등에 적용되고 있다. 햇반 컵반 순두부 등 CJ제일제당의 간편식 제품에도 PHA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조명 끄고 냉난방기 온도 조정, 자체 친환경 에너지 생산도 오프라인 기반의 주요 유통채널들도 에너지 저감 기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특히, 조명·냉난방기 등 주요 설비를 제한적으로 운영하며 매장의 전력 소모량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현대백화점은 자체 '에너지 플래너' 시스템을 통해 전국 매장의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 분석해 에너지 절감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각 매장마다 주차장 내 입출차량 상황에 따라 냉난방기 온도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향후 시스템 고도화 계획도 예정돼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도 2018년부터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SEMS'를 통해 전기 장비·기기 전력량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다. 과냉난방 발생 시 원격 조정을 통해 적정 온도로 유지·조절하는 구조다. GS25 매장 한 곳 당 월평균 전력 사용량도 SEMS 도입 시점인 2018년 6344㎾h에서 최근 4890㎾h로 29.7% 절감되는 효과를 봤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마트 역시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를 강화하며 에너지 절약에 힘 쏟고 있다. 평일 한산한 시간대에 점포별로 무빙워크 운영을 중단하는 등 전열기구 전원끄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사무 공간 내 조명뿐 아니라 옥외 광고탑·사인물도 매월 3주차 일요일 저녁 8~9시 1시간 동안 소등하고 있다. 직접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는 곳도 있다. 전국 점포에서 태양광 에너지 설비를 운영 중인 롯데마트·롯데슈퍼로, 이를 통해 연간 온실가스 감축 효과만 약 6400톤에 이른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앞서 매장 내 쇼케이스 도어를 설치해 냉기 유출을 막고, 고효율 LED 조명으로 전부 교체한 것도 전력 사용량을 줄이기 위함이다. 실제 쇼케이드 도어를 도입한 이후 롯데마트·슈퍼에서 전력 사용량을 절반 가량 줄였고, 고효율 LED로 조명을 바꾼 뒤 연간 약 2만MW의 전력 사용량을 감축했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 '구매 지표'…이커머스는 고객 참여형 기획전 운영 에너지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고유가에 따른 전기세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제2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웬만하면 전기요금은 변경하지 않고 유지하려고 한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국민에게 에너지 절약을 당부했다. 문제는 종전 시점이 계속 늦춰질 경우 인상 압박이 더 커질 우려가 잔존하는 점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6월부터 더위가 본격화될 경우 '냉방비 폭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구매가 불가피할 경우 에너지소비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을 구매하거나, 소형 자가발전 제품을 찾아보는 것도 차선책이다. 쿠팡 등 이커머스는 국내 중소기업들과 함께 고객 참여형 기획전을 운영하며 국민들의 에너지 절약 참여를 장려하고 있다. 태양광 무선 보조배터리·휴대용 자가발전 랜턴 등 에너지를 직접 만들거나, 효율적으로 관리해주는 1000여종의 상품을 선보인다. 다음 달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관하는 '녹색소비주간 기획전'에 참여해 에너지 절약 제품과 녹색인증 제품 소비를 독려하겠다는 방침이다. 가전제품이라면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스티커가 구매 지표가 될 수 있다. 전기로 작동하는 가전제품에 부착되는 이 스티커는 전력량 대비 효율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정리한 것으로, 1~5등급으로 나뉘어 있다. 라벨에는 효율등급을 비롯해 월간소비전력량, 이산화탄소 배출량, 연간 에너지비용 등의 정보가 기재돼 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정수기는 기능이 적을수록 전기세가 낮게 나타난다. 냉·온 기능과 직수형 제품이 얼음 기능과 저수조 방식보다 비용 부담이 적다.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으로는 코웨이 '아이콘2', LG전자 '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웰스 '슈퍼쿨링 더 뉴' 시리즈 등이 있다. 공기청정기·제습기는 전용면적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으로는 코웨이 '콰트로파워 공기청정기'(30평형), 삼성전자 '인피니트'와 '비스포크 큐브', LG전자 '퓨리케어 360˚' 시리즈 등이 꼽힌다. 에너지효율 1등급 제습기로는 대표적으로 위닉스 '뽀송' 라인이 있다. 제습기 전문 브랜드인 만큼 17~22ℓ 다양한 용량에서 1등급 제품을 다수 보유 중이다. 이 밖에 LG전자의 '휘센 오브제컬렉션' 시리즈가 우수한 전력 효율을 자랑한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가격 오를 일만 남았어요”…제조업체 떠안은 ‘원가상승분’ 언제 터질지 불안

중동 전쟁 장기화로 중동산 원유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생활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중소 제조업체와 소상공인들은 높아진 원가부담에 손실을 떠안으면서도 섣불리 소비자 판매가격을 올리지 못해 아직 전쟁으로 인한 생활물가 상승이 본격화되진 않았지만, 이들의 비용 감수가 곧 한계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조 현장과 전통 시장의 분위기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데이터를 통해 전쟁 직전인 2월과 지난 3월의 평균 생필품 가격 동향을 대분류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전반적인 물가 지표는 대체로 보합세를 보였다. 생활용품과 신선식품의 3월 평균 가격은 전월 대비 각각 1.1%, 0.8% 하락했다. 다만 소비자들이 마트에서 자주 구매하는 가공식품의 경우 3월 전체 평균 가격은 한 달 새 0.4% 소폭 상승했다. 전체 지표상 생활물가 상승 폭은 미미하다. 다만 유지류와 수산물 등 국제 공급망 불안과 직결되는 일부 품목만 오름세를 보였다. 고등어 가격은 한 달 만에 26.4% 급등했고, 참치캔 가격은 6.2% 올랐다. 마가린(5.6%), 식용유(5.1%), 부침가루(5.1%)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이러한 원가상승 압박은 식품 및 외식 프랜차이즈업계 전반을 짓누르고 있다. 다만 업계는 당장의 제품 가격 인상보다는 본사 차원의 비용 감내와 경영효율화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며 유가와 환율 급등으로 주요 원부자재 가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현재는 내부적인 경영 효율화를 통해 경비 부담을 완화하고 있어 당장의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업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한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전쟁 발발 이후 외국에서 직접 들여오는 치즈 등 수입 원부자재 쪽에서 가격 인상 여파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토로했지만 가격 전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원가 인상 압박이 큰 것은 사실이나 가맹점의 안정적인 영업이 최우선"이라며 “현재는 가맹점 공급가나 소비자 가격에 이를 반영하지 않고 본사가 인상분을 직접 감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제조업체들의 자체 비용상승분 감수 노력으로 유통업체들은 아직 생필품 가격을 올리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달 1~5일 150여종 상품을 대상으로 반값 할인행사 '랜더스 쇼핑 페스타(랜쇼페)'를 진행하고 있는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아직 납품업체들이 이마트에 납품하는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며 “아직 유통업계쪽에는 전쟁의 여파가 직접 닿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조업체들이 이미 높아진 제조원가를 아직 판매가격에 전가하지 않았을 뿐, 제조업체들의 손실이 누적되면 가격인상과 물가상승은 시간문제라는게 업계의 분위기다. 특히 플라스틱·고무 재료를 주로 사용하는 완구·문구 제조업계의 경우 이미 원가 상승이 본격화됐으나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로 내수부진을 겪는 만큼 소비자 가격 인상은 극히 자제하고 있다. 한 완구 제조업체 관계자는 “플라스틱·고무 등을 주재료로 하는 완구의 제조원가가 전쟁 발발 이후 30% 가량 오른 상황"이라며 “그러나 내수가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판매가 인상은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3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동대문 문구·완구 도매 종합시장'의 경우 대부분의 제품 판매가격은 아직 오르지 않았다. 이곳에서 완구류를 판매하는 업체 사장은 “포켓몬 캐릭터 신제품 등 새로 출시한 IP(지적재산권) 적용 제품은 비슷한 기존 제품보다 가격을 다소 높게 책정하지만 기존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식재료·반찬류의 가격도 치킨이나 튀김류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아직 오름세가 크진 않다. 다만 식용유 등 식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부대비용의 증가가 불가피한 만큼 앞으로 가격 상승은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다. 서울 중구 황학동 서울중앙시장에서 반찬류를 판매하는 업체 사장은 “우리는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고 버티고 있다"고 말했고, 닭강정을 판매하는 업체 사장은 “원청이 계육 공급가격을 올려서 어쩔 수 없이 판매가격을 최소한으로 올렸다. 배로 운송되는 브라질산 계육이라 앞으로 공급가격이 더 오를텐데 그때 되면 장사를 접어야 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국제 나프타가격 폭등의 직격탄을 맞은 플라스틱·비닐 용기·포장재 업체들은 이미 판매가격을 올린 것은 물론, 향후 공급 차질까지 우려하고 있다. 서울 중구 방산시장에서 비닐 포장재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 사장은 “4월 들어 판매제품 가격을 20% 올렸다"며 “공급업체가 오는 15일 다시 (가격과 공급물량에 대해) 조정안을 공지하겠다고 알려온 상태"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곳(방산시장)에서는 거의 모든 업체가 이미 판매가격을 올렸다. 앞으로 더 오를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수급 불안은 의약품 분야로도 번지고 있다. 의약품의 경우 정부의 가격관리체계 아래에 있어 당장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약국 현장에서 자동조제기(ATC) 약포지·일회용 주사기 등 필수 의료 소모품 대란 우려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약국 관계자는 “물약을 처방·투약하는데 필수적인 물약통(플라스틱 재질 투약병)의 경우, 제품 공급이 언제 안정될지 예측하기 어려워 손님이 추가 제공을 요구하더라도 1인당 1~2개로 제한해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품 업체 역시 용기 확보가 관건이다. 국내 화장품 ODM기업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일정 수준의 물량이 충분히 확보돼 당장 생산에 큰 차질은 없지만 전쟁이 장기화에 따라 종이 등 대체재 확보 및 공급망 다변화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소상공인들에게 포장재 가격 폭등은 또 다른 근심을 주고 있다"라며 “정부가 이번 사태를 엄중히 인식하고 소상공인 위기 극복을 위해 총력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편의점에서 ‘예금 토큰’으로 결제…디지털화폐 실험

생활 밀착형 플랫폼인 편의점이 예금 토큰을 상용화하기 위한 테스트 베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 실험에 발맞춰 주요 편의점 업체별로 시중은행과 손잡고 관련 실증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예금 토큰 사업은 기존 은행 예금을 디지털 토큰으로 바꿔 일상 속 결제 수단으로 안착시키는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 연계형 실거래 실험을 의미한다. 디지털 화폐는 비트코인 등의 가상자산과 달리 화폐와 동일한 가치를 갖는다. 특정 서비스를 가입할 필요 없이, 은행 계좌·스마트폰만 있으면 사용이 가능하다. 지난해 한국은행은 민생과 밀접한 채널 위주로 기술 검증을 골자로 '프로젝트 한강'의 1차 테스트를 벌였다. 올해는 사용처 확대 등 상용화를 검토하는 2단계 실증 사업을 본격화한다.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GS리테일은 최근 IBK기업은행·한국은행과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고 예금 토큰 상용화를 목표로 인프라 구축에 돌입했다. 디지털 화폐와 예금 토큰 기반의 결제·정산 체제를 마련한 뒤 하반기부터 전 점포에서 해당 결제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BGF리테일도 지난 2일 하나은행·한국은행과 손잡고 예금 토큰 실증 사업 2단계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국 CU 점포에서 바코드나 QR 스캔을 통해 은행 앱과 연동된 예금 토큰을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게 된다. 기존 포스(POS) 시스템을 최적화함으로써 점주의 추가 운영 부담 가능성도 없앴다. 향후 BGF리테일은 예금 토큰 이용 고개을 위한 결제 혜택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업계 단독으로 한강 프로젝트의 1차 테스트 점포로 협력했다. 3개월 동안의 테스트를 마친 뒤, 해당 기간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결제 시스템 견고화 작업·이용 환경 개선 등을 완료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는 테스트 참여 금융 브랜드 중 가장 이용자수가 많은 신한은행과 협력해 디지털화폐 상용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애경산업, AGE20’S 앞세워 중국 진출 ‘화력 집중’

뷰티 기업 애경산업이 대표 색조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AGE20'S)를 전면에 내세워 중국 시장에서 이전보다 더욱 강력한 경쟁력 확보를 선언했다. 애경산업은 지난달 31일 중국 항저우 포시즌스 호텔에서 중국 이커머스 전문 기업 넷탑스와의 전략 파트너십 행사를 열고 현지 일반무역 독점 총판을 넷탑스로 공식 지정했다. 애경산업과 넷탑스의 인연은 지난 8년간 역직구 유통 협업을 이어오며 에이지투웨니스의 중국 시장 성장을 함께 이끌어왔다. 이러한 협업 성과와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넷탑스가 중국 일반무역을 총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번 넷탑스와의 전략 파트너십을 통해 애경산업은 중국 시장 내 유통 질서를 재정비하고, 가격 및 채널 운영을 통합 관리해 브랜드 가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서 애경산업은 에이지투웨니스의 새로운 슬로건 '리얼 뷰티, 리얼 리절트'(Real Beauty, Real Results)를 공개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했다. 이어 대표 제품인 '에이지투웨니스 수퍼 엑토인 프라임 파운데이션 팩트'과 '에이지투웨니스 벨벳 래스팅 파운데이션 팩트'를 소개하며 '에이지투웨니스 2.0 시대'를 목표로 세웠다.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이사는 “올해는 에이지투웨니스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넷탑스와의 협력을 통해 브랜드의 새로운 비전을 중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박영범의 세무칼럼] 제과점인가 카페인가… 가업상속공제 둘러싼 업종 판정 전쟁

우리 경제의 눈부신 성장을 이끌어온 창업 세대의 고령화로, 안정적인 가업승계는 중소·중견 기업 창업주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가업승계'란 기업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상속이나 증여를 통하여 그 기업의 소유권 또는 경영권을 승계자에게 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업승계 지원제도에는 가업상속공제가 대표적이다. 이는 창업주의 사망 시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가업 영위 기간에 따라 10년 이상은 300억 원, 20년 이상은 400억 원, 30년 이상은 600억 원 한도로 공제해 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30년 이상 경영한 중소기업으로 가업상속 재산만 700억 원이며, 상속인은 자녀 1명이고 가업상속공제와 일괄공제만 있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아니면 납부할 상속세는 332억 원으로 상속재산의 절반에 달하지만, 가업상속공제 600억 원을 모두 공제받는다면 상속세는 41억 원으로 상속재산의 5%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생전에는 가업승계 자녀에게 600억 원을 한도로 10억 원 공제 후, 120억 원까지는 10%, 120억 원 초과분은 20%의 증여세율을 적용하는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 제도가 있다. 주식 증여재산 가액이 70억 원이면 일반적인 증여 세액은 29억 원이지만, 특례 적용 대상인 경우 증여세 6억 원만 내고 상속인끼리 생전에 다툼 없이 주식을 증여받아 안정적으로 가업승계를 할 수 있다.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은 대부분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업, 사회 복지, 서비스업, 광업 등이 해당한다. 그중 음식점 및 주점업 내 음식점업에 해당하는 제과점인 대형 베이커리를 차려 놓고, 실제로는 음료점업에 해당하는 커피전문점인 카페를 운영하며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업종 기준 허점을 노린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 카페에 대하여 국세청은 3월부터 전수 확인 조사에 들어갔다.이는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악용하여 수백억 원대의 부동산을 세금 없이 물려주려는 소위 '꼼수 상속'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해당 업종으로 가업승계를 준비 중인 사업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가장 큰 쟁점은 해당 사업장이 '제과점'인가 '커피 전문점'인가 하는 것이다. 세법상 음식점업에 속하는 제과점업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이지만, 음식점업이 아닌 비알코올 음료점 커피전문점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많은 자산가가 이를 악용해 실제로는 커피 판매가 주력임에도 사업자등록만 제과점으로 해두는 경우가 많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제과 시설 없이 케이크 완제품만 매입하거나, 음료 원재료 매입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경우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또한 커피의 마진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구매액 비중이 비슷하더라도 매출액 비중에서 음료가 월등히 높다면 이는 제과점이 아닌 카페로 간주해 공제 혜택이 부인될 수 있다. 따라서 사업자는 실제 제조 공정과 매출 구성을 자세히 따져 '주된 사업'의 실질을 입증해야 한다. 두 번째 검증 포인트는 가업상속 재산에 포함되는 '사업용 자산'의 범위다. 교외형 베이커리 카페는 넓은 부지를 자랑하는데, 이 부지 내에 사업주 일가가 거주하는 전원주택이 포함된 경우가 빈번해 주의가 필요하다. 가업상속공제의 핵심 요건 중 하나는 피상속인(부모)이 10년 이상 계속하여 경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세청은 다른 사업을 영위하거나 은퇴한 70~80대 고령의 부모를 바지 사장(명의상 대표)으로 앉히고, 실제로는 자녀가 운영하는지를 현장 검증한다. 국세청은 대형 베이커리 카페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가업상속공제가 편법 상속·증여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공제 요건에 대한 사전·사후 검증을 강화하고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대형 베이커리 카페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신청 시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된 혐의점은 더욱 면밀히 살피고, 공제를 적용한 이후에는 업종 및 고용 유지, 자산 처분 제한 등의 사후관리 요건 이행 여부를 철저히 검증할 예정이다. 또한 실태조사 과정에서 창업 자금 증여, 자금 출처 부족 등 탈세 혐의가 확인될 때는 엄정하게 세무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가업승계를 준비 중이라면 '절세 혜택'뿐만 아니라 ①업종의 실질(제조 여부) ②자산의 업무 연관성 ③경영의 진정성이라는 3대 요건을 유지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제 '형식'만 갖춘 절세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실질'을 갖춘 진정한 가업승계만이 국세청의 현미경 검증을 통과할 수 있다. ekn@ekn.kr

“단순 장보기 공간 NO”…백화점 3사, 프리미엄 식품관 경쟁 가열

국내 백화점 3사가 핵심 콘텐츠로 식품관 강화에 공들이고 있다. 단순 장보기 공간을 넘어 미식 경험에 초점을 맞춘 프리미엄 식료품 플랫폼으로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이 골자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전날 서울 노원점 지하 1층에 약 1800㎡(550평) 규모의 프리미엄 식품관 '레피세리'를 개장했다. 서울 동북권 상권 내 미식 명소로 만들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올 하반기 유명 맛집·스타 셰프들과의 협업 식음료로 채운 디저트 전문관까지 내놓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장보기 특화 공간을 표방하는 노원점 레시페리는 다양한 고급 식재료는 물론, 고객 취향을 반영한 신선 미식 경험을 앞세웠다. 대규모 공간답게 제철 과일·소포장 상품은 전면으로, 반찬 코너는 출구 근처로 각각 배치해 장보기 동선을 최적화한 점도 특징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현장감을 살린 '경험형 신선 콘텐츠'다. 수산 코너에서는 참치 유통사인 사조와 손잡고 초밥 패키징 등 상품화 과정을 볼 수 있는 '라이스 스시바'를 운영한다. 170여 종의 고급 반찬을 만나볼 수 있는 '한식 아카이브'도 최초로 도입하며, 두부·콩물·견과류 버터·참기름·들기름 등 현장에서 제조·판매해 신선도를 강조한 품목들도 대거 선보인다. 이번에 그로서리 상품군 중 최초 도입한 '베러푸드존'도 눈여겨볼 만 하다. 고객 스스로 건강 정보를 살펴보고 관리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곳으로, 고영양·저혈당·저칼로리·유기농을 콘셉트로 한 소스·간식 등 관련 상품울 두루 판매한다. 핵심 점포 내 F&B 콘텐츠에 힘주는 것은 롯데백화점뿐만이 아니다.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강남점 식품관 리뉴얼 작업의 하나로 1980㎡(약 600평) 규모의 대형 슈퍼마켓 '신세계마켓'을 개장했다. 신선식품·고급 가정식 전문관·식료품 매장을 한 데 아우른 것이 특징으로, 개점 후 1년간 매출만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날 만큼 호응도 얻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차별화된 미식 경험을 제공하고자 타국 동종업체와 전략적 협업까지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랑스 봉마르셰백화점 식품관 '라 그랑드 에피세리'와 손잡고 해당 식품관에서 프랑스 장인들과 협업해 만든 자체 브랜드(PB) 상품·현지 식료품 등 총 400여종을 판매하기로 했다. 단순 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연내 더현대서울 등 주요 점포에서 프랑스 미식 문화를 알리는 오프라인 행사까지 기획 중이다. 이들 업체가 식품관 구색을 강화하고 미식 경험 콘텐츠를 확대하는 이유는 고객 유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패션·명품 중심의 백화점 사업구조 특성상 총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대로 낮은 편이다. 다만, 다른 카테고리 대비 가격 부담이 낮은 데다, 경험 소비를 선호하는 젊은 층의 소비 흐름과 맞물려 집객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쇼핑이 확산되면서 오프라인 매장만의 체험형 콘텐츠 특성을 살려 고객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며 “F&B의 경우 다른 카테고리 대비 현장 구매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유행 주기가 빨라 업체마다 맛집 유치 경쟁이 활발하다"라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한숨 돌린 홈플러스, 회생 성공까지는 ‘첩첩산중’

홈플러스가 분리 매각을 추진 중인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 대해 복수의 업체가 인수 의향을 밝힘에 따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에 희망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그러나 익스프레스 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하더라도 단기적인 운영자금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돼 오는 5월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를 앞두고 있는 홈플러스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31일 익스프레스 매각을 위한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복수의 업체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진행 상황에 따라 향후 다른 업체들이 추가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현재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이 협의를 진행 중인 만큼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명과 상세 인수조건은 공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수를 검토했거나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거론되는 업체들도 모두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업체 중에 메가MGC커피를 운영하는 F&B기업 MGC글로벌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가성비 커피를 내세워 급성장한 메가MGC커피가 식품사업을 넘어 유통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메가MGC커피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본지에 답변했다. 다만 인수의향서 접수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삼일회계법인은 향후 법원과 협의해 익스프레스 매각 일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통매각(회생계획 인가 전 M&A)이 사실상 좌절된 이후 알짜 사업부인 슈퍼마켓사업부(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을 통해 회생의 불씨를 살리는데 공들여 왔다. 특히 슈퍼마켓사업부 매각은 지난달 초 회생법원이 “진행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연장해 준 주요 요인인 만큼 익스프레스 매각은 홈플러스에게 사활이 걸린 과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2021년 SSM 업계 최초로 즉시배송 서비스인 '매직나우'를 도입해 퀵커머스 시장 선점에 나섰으며 현재 293개 익스프레스 점포 중 약 76%(223개) 매장이 퀵커머스의 물류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익스프레스 점포의 90% 이상이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광역시에 자리한 덕에 타사 대비 더 많은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강점으로 최근 4년간 익스프레스의 퀵커머스 매출 증가율은 60%대를 기록했으며, 7%대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익스프레스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홈플러스 회생 성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아직 많은 난관이 남아있다. 우선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 규모가 관건이다. 당초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매각을 처음 추진하던 2024년 당시 7000억~1조원의 몸값을 기대했다. 그러나 SSM을 비롯한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내수침체 등으로 성장에 한계를 맞고 있는데 더해 익스프레스가 가맹계약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라 부동산 등 별다른 자산이 없다는 점 등이 지적돼 익스프레스 몸값은 3000억원까지 낮아졌다. 업계는 이번 매각 협상 과정에서 가격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가 익스프레스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이 매각 대금이 단기적 운영자금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지난달 긴급운영자금(DIP) 1000억원을 투입했으나 체불 임금·미지급 대금 처리에 전부 사용해 현재 모두 소진된 상태다. 금융권에서 총 2000억원의 DIP 자금을 추가 조달하겠다는 계획도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협력사 대금 정산이 지연되면서 일부 업체들이 납품을 축소하거나 중단해 매대 곳곳이 비어가고 있다. 이에 홈플러스는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매대를 채우는 고육책을 쓰고 있지만 이는 다시 매출 감소와 정산 지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결국 홈플러스가 오는 5월 4일 회생계획안을 인가받기 위해서는 좋은 가격에 익스프레스를 매각하는 것 외에도 금융권에서의 DIP 조달, 점포정리 등 구조조정을 당초 회생계획안 대로 차질없이 수행해야 한다. 회생계획안이 가결되려면 회생담보권자 의결권 총액의 4분의 3 이상, 회생채권자 의결권 총액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지난해 3월 4일 회생절차를 개시한 홈플러스는 1년이 지난 지난달 초 인가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법원은 익스프레스 매각 상황 등을 감안해 이를 5월 4일까지 2개월 연장했다. 업계는 이번 익스프레스 매각이 회생계획안 인가에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지난달 법원이 익스프레스 매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을 연장했던 만큼, 이번 매각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이 추가 연장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마뗑킴’ 키운 하고하우스, 올해 ‘맨즈 패션’ 정조준

국내 패션 브랜드의 성장을 지원하는 패션 전문 인큐베이팅 기업 하고하우스가 올해 남성 패션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하고하우스는 자체 제작한 첫 남성복 브랜드 '테일던' 론칭에 이어 여성복 브랜드 '마뗑킴'의 맨즈 라인 확장에 나섰다. 마뗑킴은 하고하우스의 인큐베이팅 역량을 잘 보여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이를 통해 쌓은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남성 패션에 적용해 안정적 안착을 노린다. 테일던은 상의, 하의, 재킷 등 상품 기획 단계부터 착장 조합을 염두에 두는 큐레이션 브랜드를 표방한다. 이러한 '선(先) 스타일링' 방식은 상대적으로 패션에 대한 정보가 적은 소비자가 어떤 아이템을 매치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간과 선택의 피로를 줄여준다. 또 '사이즈 미스'로 인한 '쇼핑 실패'를 최소화한다. 최근 스페인 SPA(제조·유통 일괄) 패션 브랜드 '자라' 등을 비롯해 글로벌 사이즈 기준에 맞춘 브랜드가 증가하면서 한국 남성의 평균 체형과 맞지 않는 실루엣에 불편을 느끼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대응해 테일던은 한국 남성을 기준으로 자체 개발한 평균 체형에 최적화된 독자적인 패턴으로 경쟁력을 강화했다. 남성들 사이에서 자신의 매력을 가꾸는 '그루밍' 현상이 뷰티뿐만 아니라 패션 카테고리에서도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테일던은 남성들이 적극적으로 방문할 수 있도록 오는 2일 서울 롯데백화점 잠실점 매장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백화점 입점을 계획하고 있다. 마뗑킴의 맨즈 라인 확장은 남성 버전 마뗑킴의 성장 여부로 시선이 모아진다. 마뗑킴이 2018년 설립 후 하고하우스와 만나 폭발적인 시너지를 낸 만큼 후광 효과를 얻은 맨즈 라인의 성장세에 관심이 높다. 하고하우스는 2021년 마뗑킴에 투자, 인수를 통해 연매출 2000억 규모의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이에 힘입어 마뗑킴은 서울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를 포함해 국내 2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홍콩·대만·일본 등 해외로도 진출했다. 지난해부터는 불가리아, 체코 등 동유럽 시장 오프라인 유통망 확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 입점하며 북미 온라인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여성복 마뗑킴'이 일군 성공 스토리를 이어 받아 '남성복 마뗑킴'은 글로벌 그룹 NCT(엔시티) 멤버 제노를 2026 여름 시즌 앰배서더로 발탁해 성별을 넘나드는 유연한 확장성과 신규 고객층의 적극적 유입을 도모하겠다는 목표다. 하고하우스 관계자는 “그동안 다양한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와 경험을 살려 테일던이 남성 패션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마뗑킴에서 맨즈 라인 인지도를 높여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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