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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은행 중심으로 발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은행 주도 발행 구조가 더욱 힘을 받는 모습이다. 다만 은행 중심의 발행 환경이 마련돼도 은행이 수익 모델을 모두 가져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발행 주체를 둘러싸고 법안 마련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어 발행 이후 과정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열린 신현송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신 후보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찬성하면서도 은행 중심 발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그는 “과거에는 스테이블코인이나 가상자산에 부정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기반 예금토큰이 통화 생태계에서 각각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은행 중심 발행 구조에는 “한국은 외환거래법에서 외환 규제가 상당히 중요한데, 현재는 은행이 고객 확인(KYC) 업무를 가장 잘한다는 전제 하에 이런 제안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핀테크 기업도 컨소시엄에서 역할을 한다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며 핀테크 기업의 참여 가능성도 열어뒀다.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과정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놓고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한은은 은행이 지분 과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른바 51%룰(50%+1주)을 주장하는 반면 여당과 업계는 혁신이 저해될 수 있다며 비은행 기업도 발행이 가능해야 한다고 맞선다. 현재는 은행 중심 발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데, 신 후보자도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어 한은 입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초기 시장에서 발행 권한을 가지는 것은 시장 선점과 새로운 코인 시장 생태계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평가된다. 수익성 측면도 기대된다.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 기업은 그만큼 지급 준비금을 확보해야 하는데, 발행사는 준비금을 채권 투자나 은행 예치금 등으로 활용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발행사로 유력한 은행이 전적으로 수혜를 보는 것인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스테이블코인은 발행사와 유통사, 결제사 등 다양한 참여자가 결합해 생태계를 이룬다. 은행이 발행권을 가져도 이후의 유통, 결제 과정 등 이용까지 이끌어내지 못하면 시장 장악력과 수익성이 제한되는 한계가 존재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유통, 결제 플랫폼 기업들은 코인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와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며 관련 사업을 확장하면서 영향력이나 수익성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현재 관련 법안 마련이 지연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가 어떤 구조로 어떤 인프라 위에서 작동할지 등을 예상하기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발행사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파생되는 수익 비중이 높을 것으로 확신하기는 어렵다"며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수수료 사업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유통·결제 등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나 이외 수익 사업을 통해 유통·결제 플랫폼들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초기, 그리고 스테이블코인 특성상 낮은 수수료와 다양한 혜택을 내걸고 경쟁을 해야 하는데 수익 모델을 어떻게 가져갈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먼저 법안이 마련돼 밑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둘러싸고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인 만큼 발행 이후 과정에 대한 논의는 늦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발행 주체를 두고 장기간 논의가 이어지다보니 발행 이후 준비 과정도 불확실성이 크다"며 “스테이블코인을 이용자들이 얼마나 사용할지도 의문을 가지고 있는데, 참여 기업들이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2026-04-16 10:18 송두리 기자 dsk@ekn.kr

글로벌 신용시장에서 급성장해 온 사모대출(private credit)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대형 사모대출 펀드에 환매 요청이 몰리고 일부 자산가치가 상각되면서, 그동안 가려져 있던 구조적 취약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 시스템 전체를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사모대출 시장을 둘러싼 경계심은 빠르게 커지는 분위기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뉴욕 증시에서 사모대출 시장 불안이 부각되면서 관련 투자회사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모건스탠리는 4.05% 내렸고, 아폴로 글로벌매니지먼트(-5.44%), 블루아울 캐피털(-4.55%), 블랙스톤(-4.78%), 아레스 매니지먼트(-6.73%), KKR(-3.73%) 등 주요 대체투자 운용사도 급락했다. 11일 미국 사모대출 운용사 클리프워터가 운용하는 330억달러(약 49조원) 규모 펀드에 환매 요청이 몰린 영향이다. 환매 요청 규모는 순자산가치(NAV)의 약 14%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환매 요청이 쇄도하자 클리프워터는 1분기 환매 한도를 펀드 지분의 7%로 제한했다. 사모대출은 은행이 아닌 자산운용사나 사모펀드 등 비(非)은행 금융사가 비상장 기업에 직접 대출을 제공하는 금융이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중견기업(미들마켓)이 주요 차주로 꼽힌다. 운용사는 투자자 자금을 모아 기업 대출이나 지분 투자 형태로 운용하고 여기서 발생한 이자와 평가이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사모대출 시장이 커진 배경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은행 규제가 있다. 규제당국이 은행에 자본 확충을 요구하고 위험 대출을 억제하면서 중소·중견기업과 레버리지 바이아웃(LBO) 시장에 거대한 대출 공백이 발생했다. 이를 메꾼 것이 사모대출 시장이다. 시장 규모는 더 이상 틈새시장으로 보긴 어렵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2000억달러(약 1780조원)에서 2025년 2조3000억달러(약 3395조원)로 약 두 배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 미국 비중이 전체의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모대출 시장은 범위가 불분명하고 투명성이 낮아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미국 사모대출 시장은 헬스케어와 기술 섹터 비중이 각각 19%로 가장 크다. 특히 지난해 AI 기업 투자 확대로 주요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이 영업 현금흐름에서 부채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사모대출은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조달 수단으로 떠올랐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8월 메타는 루이지애나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사모자산 운용사인 블루아울 캐피털과 특수목적회사(SPV)를 설립하고 사모대출 시장에서 270억달러를 조달했다. 최근 문제가 커지는 이유는 사모대출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사모대출 자산은 대체로 만기 3~7년의 장기·비유동 자산이다. 그런데 일부 비상장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나 세미리퀴드 펀드(Semi-Liquid Fund)는 투자자에게 분기마다 환매 기회를 제공한다. 보통 환매 한도는 순자산가치(NAV)의 5% 수준이다. 자산은 장기로 묶여 있고 부채는 단기로 빠져나갈 수 있는 전형적인 유동성 불일치 구조다. 시장이 좋을 때는 문제가 드러나지 않지만 투자심리가 흔들리는 순간 환매 요청이 한꺼번에 몰릴 수 있다. 김준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차입 기업의 펀더멘털이 AI 여파로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거나 실제 부실이 확대되고 있다는 증거는 제한적"이라면서 “최근 나타나는 환매 압력은 실질적인 신용 악화보다 선제적 유동성 회수 움직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 불안은 차입 기업의 부실 징후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9월 자동차 대출업체 트라이컬러(Tricolor)와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브랜드(First Brands) 파산을 계기로 사모대출 차주의 신용 위험이 부각됐다. 이후 주요 운용사들이 일부 대출 자산을 상각하면서 투자자 불안은 더 커졌다. 대형 운용사도 타격을 받았다. 블랙록은 일부 대출을 전액 상각하면서 관련 BDC의 순자산가치가 19% 급감했고, KKR과 아폴로 등 다른 운용사도 자산가치 하향 조정에 나섰다. 그동안은 이런 문제가 개별 사례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난달 말 블루아울 캐피털이 분기 환매 중단을 발표하면서 시장 전반의 유동성 우려로 번졌다. 블루아울 캐피털은 지난달 사모대출 펀드의 분기 환매를 중단하고 자산 매각을 통해 투자자에게 자금을 돌려주겠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 이후 사모대출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여기에 이달 들어 주요 펀드에 환매 요청이 빠르게 늘면서 일부 운용사는 약관에 따라 환매 한도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지난 6일 블랙록은 자사 최대 사모대출 펀드 중 하나인 280억달러 규모 펀드에서 올해 1분기 환매 요청이 12억달러(순자산가치의 9.3%)에 달하자 실제 환매를 5%로 제한했다. 11일 클리프 워터도 330억원 규모 펀드의 환매 요청이 14%를 넘어서자 환매 한도를 7%로 제한했다. 같은 날 모건스탠리도 80억원 규모 펀드에서 11% 환매 요청이 발생했지만, 환매 한도를 5%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사모대출 시장 불안이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주요 금융기관의 관련 익스포저가 전체 자산 대비 제한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미국 은행권의 관련 익스포저는 약 3000억달러, 5개 대형은행 합계는 1700억달러로 집계된다. 전체 대출 대비 비중은 2% 수준에 그친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현재 대형 금융기관의 자본여력, 은행의 사모신용과 비은행금융기관에 대한 대출 비중, 다변화된 기초자산 섹터 등을 감안할 때 사모대출 리스크가 금융시장의 전면적 신용 크런치(신용 경색)를 촉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과 보험사들이 사모대출 펀드에 투자하거나 자금을 공급하면서 사모대출과 전통 금융권의 연결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사모대출의 상당 부분이 기술·서비스 등 경기 민감 산업에 집중돼 있어 경기 둔화나 금리 상승이 지속될 경우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준수 연구원은 “실제 차입 기업의 자금 조달 환경을 약화시키거나 펀더멘털 훼손으로 이어질 경우, 단기 유동성 이슈에서 중장기 신용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모니터링이 필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사모대출 시장의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환매 증가와 신규 자금 유입 둔화가 맞물리면서 대출 스프레드는 확대되고 신규 대출은 감소하는 조정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사모대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했지만 아직 완전한 신용 사이클을 경험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번 환매 사태는 그동안 가려져 있던 위험을 시험하는 첫 단계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사모대출 운용사별 포트폴리오 운용 전략이 중요한 차별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큰 조정 없이 빠르게 확장되어 온 사모대출 비즈니스 구조가 이제 실제 시장 환경 속에서 검증하는 국면에 들어서면서, 같은 사모대출 영역이라도 운용사와 포트폴리오 전략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사모대출 환매 급증이 국내 금융권에 미치는 직접 충격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다만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사모대출 펀드 판매를 꾸준히 늘려온 만큼, 환매 제한이나 기준가 하락이 현실화할 경우 투자 손실 우려는 남아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해외 사모대출 판매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7조원이다. 이 가운데 개인투자자 몫은 4800억원 수준이다. 국내 투자자 판매 잔액과 증가율은 최근 3년간 꾸준히 늘어났다. 이에 따라 미국 사모대출 시장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투자자 민원과 판매사 책임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상반기 벤처·혁신기업에 투자하는 BDC 도입도 예정돼 있다. 주식과 주식연계채권뿐 아니라 금전대여 형태로도 40% 한도 내 투자가 가능해, 사실상 국내에서도 사모대출 시장의 기반이 열리는 셈이다. 해외에서 사모대출의 유동성·평가 리스크가 부각되는 시점에 국내에서도 유사한 시장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는 만큼, 초기 설계 단계부터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생산적 금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융권의 자금운용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사례를 참고하면서 투자 심사 등 강화된 리스크 관리 조치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3-14 13:00 최태현 기자 ct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