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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씨(CRAiSEE) 롯데그룹의 핵심 기둥인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미 수년간 이어진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이 반영되며 롯데지주 등 그룹 전반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적자 규모가 오히려 확대되자 시장의 우려가 더 깊어지고 있다. 그룹의 현금창출원(캐시카우)에서 신용도의 추가 하락을 압박하는 재무 리스크의 핵심으로 고착화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케미칼 주가는 가파르게 하락했다. 지난 5일과 6일, 단 이틀만에 16% 가까이 급락했다. 4일 종가 기준 8만5400원이던 주가는 6일 7만2900원까지 밀렸다. 단기간에 5000억원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술적 조정으로 보기는 어렵다. 주가 급락의 주요 원인은 실적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4일 오후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 18조4830억원, 영업손실 943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7.1% 감소했고, 적자 폭은 오히려 확대됐다. 이로써 2021년 이후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규모는 최대치다. 롯데케미칼의 영업손실은 2022년 7627억원, 2023년 3477억원, 2024년 8941억원이다. 특히 4분기 부진이 컸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액 4조7099억원, 영업손실 433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2337억원에서 85.7% 확대됐다. 이는 시장 추정치(컨센서스) -2350억원 대비로도 크게 하회한 수준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롯데케미칼의 단기적인 실적 회복 가시성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시황 부진이 이어지면서다. 주가는 연초 대비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최근 한국 증시 전반의 강세를 감안하면 상승 폭은 사실상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공급 축소에 대한 기대감과 현재 주가 수준을 고려할 때 추가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뚜렷한 반등 모멘텀 역시 부재한 구간으로 판단된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4분기 실적은 주요 제품 스프레드 악화와 인니 LCI 초기 가동 비용 부담으로 인해 컨센서스를 하회했다"며 “1분기에도 유의미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글로벌 업종 구조조정 기대감으로 주가 하방 압력은 제한적이나, 단기적 반등 모멘텀도 부재하다"고 덧붙였다.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케미칼을 둘러싼 업황 환경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현재 석유 산업을 단순한 경기 하락 국면이 아닌 '구조적 저점' 구간으로 평가했다. 수요가 더 이상 급락하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수익성이 회복되는 단계로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수요 측면에서 일부 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공급 구조는 여전히 과잉 상태다. 글로벌 석유 산업은 이미 수년 전부터 공급 확대 국면에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수급 불균형이 누적돼 왔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로 인해 업황 반등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가장 큰 부담 요인은 중국발 공급 과잉이다. 중국 업체들은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 유분을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빠르게 확대해 왔다. 내수 시장을 넘어 수출까지 겨냥한 증설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수급 균형은 크게 훼손됐다. 시장에는 이미 상당한 규모의 공급 물량이 누적돼 있다. 단기간 내 이를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러한 공급 구조를 감안할 때 석유 제품의 수급 환경이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시점은 2027년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가동 중인 설비 규모가 방대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일부 프로젝트는 향후 수년간 추가 물량을 시장에 유입시킬 가능성도 남아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공급 조정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스프레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공급 과잉 국면은 롯데케미칼과 같은 범용 석유 업체에 특히 불리하다. 범용 제품은 '가격을 내가 못 정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경쟁이 심해질수록 수익성을 지키기 어렵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중국 업체들의 자급률 상승 추세가 지속되는 한, 주요 제품 스프레드가 과거 평균 수준을 회복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는 단순한 경기 회복 여부와는 다른 문제다. 산업 구조 자체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인식에 기반한 평가다. 과거와 같은 업황 반등을 전제로 한 실적 회복 시나리오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비효율 라인 가동 중단이나 비용 절감과 같은 내부 대응만으로는 구조적인 마진 압박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일부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전반적인 스프레드 수준이 낮은 환경에서는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현재의 업황은 '바닥 통과'라는 표현보다는 저수익 구조가 장기화되는 국면에 가깝다는 것이 신용평가사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수요 급락이 멈췄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공급 과잉과 산업 구조 변화라는 제약 요인이 해소되지 않는 한, 실적과 현금창출력의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문아영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롯데케미칼의 주요 제품인 올레핀 기초유분을 중심으로 산업 내 생산능력 확대가 누적되어 왔고, 중국 업체들의 증설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 기간 동안 비우호적인 산업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향후 주요 제품 스프레드는 당분간 과거 대비 낮은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이에 연동하여 회사의 수익성 개선 폭 역시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은 이미 롯데그룹 전반의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진 상태다. 지난해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롯데지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우량 등급의 상징이던 AA 밴드에서 이탈한 것이다. 등 핵심 계열사들의 수익성 저하와 현금창출력 약화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다. 롯데지주의 신용도 하락은 롯데케미칼과 궤를 같이한다. 지주회사 구조상 롯데지주의 핵심 수익원은 계열사로부터의 배당금이다. 그러나 그룹 자산의 43%, 매출의 49%를 차지하는 롯데케미칼이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현금 유입 기반이 크게 약화됐다. 2022년부터 시작된 신용도 하방 압력은 결국 등급 강등으로 이어졌고, 이후에도 적자 폭이 더 확대됐다는 점이 부담을 키우고 있다. 롯데케미칼발 크레딧 리스크는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됐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도 전망이 부정적으로 전환되면서 롯데물산, 롯데렌탈, 롯데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들의 등급과 전망도 잇따라 하향 조정됐다. 계열 통합 신용도가 하락하며 그룹 전반의 조달 여건이 악화되는 구조다. 지주사의 재무 지표 역시 악화됐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지주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020년 19조원대에서 2025년 9월 말 기준 30조원을 넘어섰다. 이중레버리지 비율도 176.2%로 권고치인 15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수익을 창출하는 핵심 계열사는 부진한 반면, 신사업 투자와 계열 지원 부담은 지주사에 집중되며 재무적 탄력성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A+ 등급은 원리금 상환 능력은 인정받지만, 경기 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등급이다. 기관투자가들의 선호도는 낮고,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한 차례 등급이 하향된 상황에서 롯데케미칼의 적자 확대가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신용도 하락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향후 자산 매각 등 외부 현금 유입을 제외하면 재무 부담의 유의미한 완화에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과 주가 급락은 롯데그룹 전반의 크레딧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문이 구조적 저점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 롯데의 신용도 역시 당분간 하방 압력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민호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주력 계열사의 신용도 변화 여부, 자체·계열 합산 재무구조 변화에 따른 구조적 후순위성 변동 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것"이라며 “롯데케미칼 등 핵심 계열사의 신용도 변화는 롯데지주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02-11 10:36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지난해 글로벌 증시는 인공지능(AI) 등 제한된 업종과 테마에 수급이 집중되며 큰 변동성을 겪었다. 올해는 산업별 여건이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일부 산업은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반면, 어떤 산업은 업황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AI부터 반도체, 자동차 등 각 섹터가 맞이할 다음 국면과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조망한다. [편집자주] 2026년 산업은 업황 반등 여부를 논하는 국면을 넘어, 각 기업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 구간을 버틸 수 있는지를 가르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 수요는 바닥을 통과하는 모습이지만, 수익성을 좌우하는 마진(스프레드)과 재무 구조는 여전히 회복 국면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9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부정적' 전망 및 '하향검토' 대상에 오른 석유 업체는 5곳으로 전 업종 중 가장 많아 신용도 하락 위기 1순위에 올랐다. 한신평은 올해 석유 산업의 전망을 '비우호적',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며 혹독한 한 해를 예고했다. 중국발 증설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의미한 수급 개선은 2028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저성장과 중국 내수 부진에 따른 수요 약세가 이어지면서,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제품 가격에서 원가를 뺀 스프레드 개선 폭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약화된 이익 창출력에 비해 과중해진 재무 부담을 어떻게 털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NCC 설비 통합 운영 계획 등 본격적인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이 시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 리스크 경감 정도에 따라 업체별 신용도 하방 압력이 차별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단순한 버티기를 넘어 근본적인 체질 개선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평사와 국내 증권사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업종을 둘러싼 시장 인식은 '저점 통과'에 맞춰져 있다. 제품 수요가 급락 국면을 벗어나면서 올해는 점진적인 개선이 가능하다는 기대도 일부 형성됐다. 다만 수요 회복 자체보다는 이 회복이 실제 이익과 현금흐름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인지가 보다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업종의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한 스프레드 약세가 장기화되고 있고, 일부 품목에서 나타나는 국지적인 회복 조짐 역시 산업 전반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반복된다. 중장기 업황을 바라보는 신용평가사나 중단기 관점으로 바라보는 증권가 모두 올해도 제품 전반의 스프레드가 과거 평균 수준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종을 압박하는 가장 구조적인 요인으로는 중국발 공급 부담이 꼽힌다. 중국의 신증설 속도가 감산이나 구조조정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글로벌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내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잉여 물량이 글로벌 시장으로 유입되며 가격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변수는 단기 이벤트가 아닌 중장기 구조 문제로 인식된다. 일부 설비 폐쇄와 감산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공급 감소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시장의 가격 결정력은 약화되고, 제품 스프레드는 구조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업황 부진보다 더 무거운 부담은 누적된 재무 하중이다. 기업들은 지난 수년간 대규모 설비 투자와 고도화 투자를 집행해왔지만, 수요 회복과 스프레드 개선이 지연되면서 투자 이후 기대했던 현금창출력 회복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신용평가사는 업종에서 이른바 '설비투자(CAPEX) 이후의 시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진단한다. 투자는 이미 집행됐지만, 가동률 정상화와 이익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순차입금 부담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에서는 재무 지표 개선이 지연되고, 신용도 하방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미수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2027년까지 예정된 중국 신증설 규모가 구조조정에 따른 CAPA 축소효과를 상회할 것으로 보이며, 실제 설비 폐쇄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실질적인 공급 감소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수요 측면에서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로 성장 동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관세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 해소 여부, 중국 정부의 부양정책 효과 등이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이 공급 과잉 해소와 체질 개선을 위한 필수 경로임에는 분명하나, 실제 이행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해관계가 복잡한 산업 특성상 구조조정의 성과가 실제 수급 개선과 스프레드 회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정책 지원이 나타나면서 신용등급 하향 압력은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수익 창출은 제한적인 가운데, 사업재편의 속도가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 기업들은 올해에도 수요 약세와 증설 부담 등에 따른 공급 부담으로 실적 부진과 함께 높아진 차입 부담은 지속될 것"이라며 “금융기관 여신 차환과 자산 담보 제공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가운데, 결국 사업구조개편 등을 통한 재무개선 노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올해 산업의 관전 포인트는 업황 반등 여부가 아니라 이 구간을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에 있다"며 “스프레드 약세와 재무 부담이 장기화되는 환경에서, 이익 구조와 재무 완충력의 차이가 기업 간 성과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01-09 10:45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SKC가 재무상태가 악화하며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비주력 자산 매각과 대규모 자금 수혈을 동원한 전방위적 사업재편(리밸런싱)도 신용도 방어로 이어지지 못했다. 과거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이차전지 사업은 업황 부진 속에 '현금창출원(캐시카우)'에서 '재무 부담의 축'으로 전환됐다. 부문 역시 구조적인 공급 과잉에 갇혀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룹의 지원 가능성이라는 안전판 덕에 우량등급의 끝단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지만, 성장 스토리가 실적과 현금흐름으로 입증되지 않는 한 재무 부담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이 최근 SKC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말 SKC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기업어음 A2+에서 A2로 하향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보다 몇 달 앞선 6월에 이미 신용등급을 내렸다. SKC의 신용등급은 형식상 우량등급(A급)에 속하지만, 실제로는 경기와 업황 변화에 대한 완충력이 크게 약화된 '우량등급 하단'에 해당한다. SKC는 SK그룹 내에서 반도체·배터리 소재 계열사들을 거느린 중간지주사다. 계열사와의 밀접한 영업 관계와 그룹의 우수한 대외 신인도, 재무적 지원 여력을 바탕으로 신용도 하방을 일정 부분 방어해 왔다. 이번 신용평가 과정에서도 그룹 차원의 지원 가능성은 SKC 신용도에 긍정적인 요소로 반영됐다. 이를 반대로 보면, 신용등급이 우량등급의 끝단을 유지하고 있는 배경에는 그룹의 후광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개별 기업 기준으로는 재무 부담이 이미 임계 수준에 도달했지만, 그룹 차원의 지원 가능성이 '안전판' 역할을 하며 등급 하방을 간신히 지지하고 있는 셈이다. 신용평가사들은 공통적으로 계열 지원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영업적자 장기화로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차입과 투자가 동시에 확대되는 구조가 지속될 경우 개별 신용도의 하방 압력을 막기 어렵다고 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KC는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 최근 2년간 전사적인 리밸런싱 작업을 본격화했다. 우선 지난 2024년 2월, 부문에서는 SK피유코어를 매각하며 전통 포트폴리오를 축소하고, 성장 사업 투자 재원 확보에 나섰다. 같은 달 SK엔펄스의 파인세라믹 사업부문을 매각하며 반도체 소재 내 비핵심 사업 정리에도 착수했다. 이차전지 부문에서는 지난해 4월, SK넥실리스가 디스플레이용 FCCL 박막사업을 매각하며 동박 중심의 사업 집중 전략을 강화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을 핵심 축으로 삼고, 주변 사업을 정리하는 선택과 집중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소재 부문에서는 구조조정의 강도가 더욱 높아졌다. 2024년 12월, SK엔펄스는 일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아이세미를 설립했다. 이는 사업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1년도 채 안된 지난해 4월 해당 법인을 매각하며 사업 구조를 대폭 슬림화했다. 이와 함께 2024년 5월과 9월, 중국사업 관련 자회사 지분을 처분하며 자산 유동화를 병행했고, 2025년 9월에는 블랭크마스크(Blank Mask) 사업부문 영업양도를 결정하는 등 현금 확보에 속도를 냈다. 나아가 지난해 10월에는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SK엔펄스를 흡수합병하는 방안도 의결했다. 자산 매각뿐 아니라 외부로부터도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SK넥실리스 해외법인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해 2022~2023년 약 7000억원, 별도 기준 영구교환사채 발행으로 총 3850억원이 각각 유입됐다. 재무구조를 떠받치기 위해 자산 유동화와 자본성 조달을 동시에 동원한 구조다. 쉼 없이 진행된 일련의 리밸런싱 작업과 외부자금 수혈은 큰 폭의 재무건전성 변화를 맞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SKC의 부채비율은 2023년 178.6%에서 2024년 194.4%로 상승한 뒤, 2025년 3분기 기준 182.4%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2023년 수준을 웃돌고 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023년 48.9%에서 2024년 53.1%로 높아진 이후, 2025년 3분기 기준 50.7%로 다소 낮아졌으나, 안전성 기준인 30%를 훨씬 넘는 수준이다. 순차입금/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비율은 2022년까지 3.9배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후 EBITDA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산출 자체가 중단됐다. 이는 단순한 지표 악화를 넘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차입 부담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순차입금/EBITDA는 기업이 벌어들이는 현금창출력(EBITDA)으로 순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재무안정성 지표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사업양도 대금 추가 유입과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투자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약화된 이익창출력과 비우호적인 업황 전망에 따른 더딘 회복세 등을 감안할 때, 영업창출현금을 통한 재무부담 축소 규모는 제한적인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중장기적으로 이익창출력 대비 높은 수준의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SKC의 주가 궤적은 지난 수년간 추진해온 사업 구조 전환의 성과와 한계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다. 한때 20만원 선을 돌파하며 고공행진하던 주가는 현재 10만원 초반까지 하락했다. SKC 주가의 황금기는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과 궤를 같이했다. 2021~2022년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힌 동박 사업(SK넥실리스)에 대한 기대가 집중되며 주가는 20만원 선을 넘어섰다. 당시 SK넥실리스는 연간 800억~9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며, 전사 실적을 견인하는 '캐시카우'이자 '성장 엔진'으로 평가받았다. 주가 고점에는 명확한 근거가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기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글로벌 동박 공급 확대가 맞물리며 수익성은 급격히 훼손됐다. SK넥실리스는 2023년 680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손실 규모가 1700억원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9월 누적 기준 영업손실도 1200억원에 달한다. 과거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핵심 사업이, 불과 몇 년 만에 전사 재무 부담의 중심축으로 뒤바뀐 것이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SKC의 차입금의존도는 SK넥실리스 인수 직전인 2019년(130.1%) 대비 20% 가까이 늘었다. 부채비율은 130.1%에서 182.4%로 40%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1월 20일 장중 18만1000원을 기록했던 SKC 고점은 전일 종가 기준 10만5900원까지 밀리며 약 42% 급락했다. 이차전지에 이어 유리기판 등 각 사업부문에서 시장이 기대했던 '성장 옵션'이 실적으로 검증되지 못한 채, 고정비와 투자 부담을 동반한 재무적 리스크로 전환됐다는 인식이 주가에 반영된 결과다. 전략적 중심축이었던 이차전지 소재 부문은 전기차 캐즘과 글로벌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해외 공장 증설을 통한 외형 확대는 이어졌지만, 가동률 저하와 수율 안정화 지연으로 영업적자 구조가 고착화됐다. 한신평 분석에 따르면 이차전지소재 부문 합산 영업손실은 2023년 -512억원에서 2024년 -1505억원, 2025년 3분기 누적 -1077억원으로 확대됐다. 한때 기대를 모았던 양극재 사업 역시 철회되며, 시장에서는 “성장 옵션 확장이 아닌 방어적 조정에 그쳤다"는 냉정한 평가가 나온다. 기초 체력을 뒷받침해야 할 부문 역시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구조적인 업황 부진 속에 프로필렌옥사이드(PO) 등 주력 제품의 수익성 악화가 직격타로 작용했다. 이에 2023년 -724억원, 2024년 -526억원, 2025년 3분기 누적 -418억원의 적자가 이어졌다. 과거 실적 방어 역할을 해왔던 부문마저 부담 요인으로 전락한 셈이다. 반도체 소재 부문이 2024년 446억원, 2025년 3분기 누적 3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하고 있다. 하지만 전사 매출 비중이 약 12%(2025년 9월 기준)에 그쳐 이차전지와 부문의 구조적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전사 실적과 주가의 방향성을 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갖기에는 아직 체급 차가 뚜렷하다. 결국 SKC는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미래 성장 기대주'에서, 막대한 고정비 부담과 투자 지연에 신음하는 '투자 집약형 기업'으로 전락했다. 이는 '돈 잘 버는 소재 기업'이 아닌 '돈만 계속 써야하는 부담스러운 기업'이 됐다는 의미다.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주가 측면에서만 보면 회사가 성장성이 큰 사업을 갖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사실 이는 재무적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사업이 잘되면 주가가 오르고, 자금조달이 잘되니 재무구조도 탄탄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SKC 주가 변동을 보면 코스닥 상장사 중 기술 하나로 급등했다가 고꾸라진 사례를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물론 현재의 재무적 투자가 현금으로 돌아올 미래가 점쳐진다면 장밋빛 미래는 그릴 수 있다. 하지만 주요 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면 이 기대조차 가지기 어렵다. 전기차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이차전지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수요 회복 시점은 계속 늦춰지고 있고, 정책 변수 역시 산업 전반의 반등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부진을 만회할 대안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주목해 왔다. 실제 ESS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산업 전반의 실적과 재무 체력을 되살릴 만큼의 파급력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전체 배터리 수요 가운데 ESS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수준에 불과하다.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둔화를 감안하면, ESS 단독으로 산업 전반의 실적 반등을 견인하기에는 체급 차이가 크다는 분석이다. 산업계 의견을 모아보면, 기대가 집중됐던 미국 ESS 시장 역시 단기적인 반전 구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현재 미국 ESS 시장은 중국산 배터리가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즉각적인 수혜를 누리기 어려운 구조다. ESS 시장의 성장 속도 자체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배터리 ESS 신규 발전용량은 17GW로 예상되는데, 이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작년 연초 제시한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올해 예상 규모 역시 공식 전망치 대비 실제 집행 가능 물량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SKC 주요 사업의 또 다른 한 축인 석유 부문 역시 단기간 내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국면에 놓여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산업 전반에 대해 '업황 부진이 구조화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석유 업종의 신용등급 방향성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석유 산업의 중단기 전망은 밝지 않다. 당분간 주요 기초유분의 증설이 예정돼 있어 공급 부담은 구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나신평에 따르면 오는 2027년 사이 에틸렌 생산능력은 약 3000만 톤 규모로 추가 증설될 예정인데, 이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의 과거 평균 증설 규모를 웃도는 수준이다. 더욱이 글로벌 증설 계획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 집중돼 있어, 동북아 역내 수급 구조에 추가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중단기적으로 공급 과잉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업황 반등 없이 부진한 산업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나신평은 올해에도 석유 산업의 전반적인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구조화되며, 현재의 비우호적인 업황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특히 투자 부담 완화에도 불구하고, 영업현금창출력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제한적인 현금흐름이 이어질 경우, 완화된 CAPEX 환경에서도 전반적인 재무상환능력은 낮은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SKC 관계자는 “그동안 비주력 사업 자산 유동화와 영구 EB 발행 등 자금 조달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건전성 강화를 추진해 왔다"며 “동박 사업의 북미 ESS향 수요 모멘텀과 AI 중심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사업의 성장 등 각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중심의 성장 구조 확립에 집중해 중장기적 안정성 강화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01-08 10:30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5년 글로벌 증시는 인공지능(AI) 등 제한된 업종과 테마에 수급이 집중되며 큰 변동성을 겪었다. 2026년에는 산업별 여건이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일부 산업은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반면, 어떤 산업은 업황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AI 부터 반도체, 자동차 등 각 섹터가 맞이할 다음 국면과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조망한다. [편집자주] 2025년 2차전지 산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다. 전기차(EV) 수요 회복은 예상보다 더디고, 정책 변수는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있다. 1년 전인 2024년 말, 2차전지 시장을 지배했던 평가는 한 단어로 요약됐다. '갑갑하다'는 진단이었다. 당시 신용평가사와 증권사들은 업황의 턴어라운드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냈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른 지금, 안타깝게도 당시의 우려는 상당 부분 현실이 됐다. 기대를 모았던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성장을 이어가고는 있다. 하지만 산업 전반의 체력을 되살릴 만큼의 파급력은 아니다. 2026년을 앞둔 현시점에서도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신중한 시각을 유지하는 이유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연초 고점(1월 20일)인 3137.04에서 지난 26일 3148.66으로 0.4% 오르는 데 그쳤다. 1년 내내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문 셈이다. 해당 지수에는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LG,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SK이노베이션,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SKC, 에코프로머티 등이 편입돼 있다. 2차전지 산업은 이제 막연한 기대를 넘어 냉혹한 검증의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2026년 산업 전망을 '비우호적'으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규정했다. 2차전지는 핵심 시장인 미국은 트럼프 정부 재집권 이후 친환경 정책 후퇴가 가시화되며 수요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 하반기 세액공제 종료 방침이 발표된 직후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전월 대비 54% 급감한 사례는 시장이 직면한 정책적 불확실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유럽 시장이 규제 강화와 보조금 재개로 완만한 회복세를 꾀하고 있으나,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파상공세를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단순한 외형 확장보다는 실제 가동률과 수익성이 주가를 결정짓는 기준이 될 것이라는 것이 2차전지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중론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얼마나 많이 파는가'에서 '정책적 격변기 속에서 수익을 낼 체력이 있는가'로 옮겨가고 있다. 전기차 수요의 빈자리를 채워줄 것으로 기대되는 ESS 시장 역시 산업 전체를 견인하기엔 아직 체급이 부족하다. 한신평에 따르면 전체 배터리 수요에서 ESS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수준에 불과하다. 전기차 시장의 거대한 수요 공백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이다. 더욱이 현재 미국 ESS 시장은 국내 기업들의 즉각적인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산 배터리가 장악하고 있어서다. 신평사와 증권가는 내년을 실질적인 반전의 기점으로 지목한다. 미국이 중국산 ESS 배터리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48.4%까지 대폭 인상하고, 국내 업체들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이 본격화되는 시점이 맞물려야 비로소 유의미한 반사이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ESS는 당장의 구원투수라기보다, 이후를 기약하는 '중장기 완충재'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나마 기대를 받는 미국 ESS 시장의 성장 속도 자체도 둔화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에 주목했다. 2025년 미국 배터리 ESS 신규 발전용량은 17GW로 예상되는데, 이는 연초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제시한 전망치(19.6GW)보다 13% 낮은 수준이다. 지난 11월 새로 집계한 데이터를 보면 내년 예상 규모는 23.7GW로 예상되는데, 진행단계로 볼 때 실제 규모는 20.4GW로 추정된다. 성장률로 보면 20%에 그치게 되는 것으로 ESS 배터리 셀 수요 증가율도 둔화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에도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의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V용 배터리 수요의 급격한 둔화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ESS 성장,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실적 개선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ESS가 EV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주가 측면에서도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황 부진보다 더 무서운 것은 누적된 재무적 하중이다.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됐음에도 기업들의 신용도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가동률 저하로 현금 창출력이 떨어지면서다. 한신평은 영업손실 장기화와 차입금 부담 가중이 신용등급 하향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미래 기술 투자를 위축시켜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는 악순환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김영훈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주력 시장인 미국의 수요 역성장 우려와 신규 공장 고정비 부담으로 배터리 셀 업체의 부진한 실적이 지속될 것"이라며 “소재 업체는 업황 둔화로 낮은 가동률이 이어지는 가운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등 수익 보완 요소가 부재해 실적 회복이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ESS 성과, 신규 수요처 발굴, 이차전지 외 사업 부문의 실적 보완 수준 등 수익성 방어 전략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5-12-29 10:59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