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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호황을 타고 역대급 실적을 거둔 증권사들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체력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증시 거래대금이 고점에서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과거와 유사한 흐름이 이어지면 하반기 거래대금이 상반기보다 두 자릿수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위탁매매와 주식 운용 등 증시 환경에 민감한 수익이 크게 늘어난 만큼 거래대금 감소가 실적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미래·한국·NH·메리츠증권 등 국내 29개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8조9000억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7%를 나타냈다. 국내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신용공여 확대 등에 힘입어 위탁매매와 금융부문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조3000억원, 1조4000억원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문제는 증권사 실적을 끌어올린 시장 환경이 하반기 들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138조원까지 늘었던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8월 91조7000억원으로 두 달 만에 33% 감소했다. 7월 이후 증시 조정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 진입장벽 강화 등 제도적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거래대금이 빠르게 줄었다. 과거에도 증시 호황기에 급증한 거래대금은 고점을 통과한 뒤 빠르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신평이 과거 5차례 증시 호황기를 분석한 결과 거래대금은 고점 이후 1년간 35.9~50.8% 감소했다. 나신평은 올해 6월을 이번 사이클의 거래대금 고점으로 가정하고 과거 사례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크고 시점이 가까운 2021년의 경로를 적용했다. 그 결과 올해 하반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상반기보다 약 1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올해 연간 추정치보다 약 35% 줄어드는 시나리오다. 과거 사이클을 기계적으로 적용한 결과인 만큼 확정적인 전망은 아니지만 거래대금 감소가 증권사 실적에 미칠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나신평은 최근 증권업의 이익 개선이 증시 환경에 민감한 수익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리테일 수익성 개선과 자본 축적으로 건전성 지표도 개선되는 흐름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외형 성장에 따른 분모효과가 작용했다. 부실자산 해소에 따른 개선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주가 조정도 부담이다. 상반기 증권사의 이익 증가에는 위탁매매뿐 아니라 직접 보유한 주식과 집합투자증권의 운용성과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주가 상승으로 관련 운용수익이 크게 늘었지만 증시 방향이 바뀌면 반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주식 관련 파생손익을 포함한 주식·집합투자증권 운용손익이 순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형 투자은행(IB)이 52.0%, 중소형사는 57.3%에 달했다. 증시 환경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신승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이익 개선은 증시 환경에 민감한 수익에 주로 의존하고 있어 지속가능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 연구원은 “리테일 부문의 수익성 개선과 자본 축적을 바탕으로 건전성 지표는 개선 흐름을 나타내고 있으나, 이는 업황 회복에 힘입은 부실자산 해소보다는 외형 성장에 따른 분모효과가 존재하고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증시 조정이 장기화할 경우 증권사별 실적 격차도 커질 전망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위탁매매와 운용수익은 빠르게 감소할 수 있는 반면 인건비 등 비용과 이미 늘려놓은 위험 익스포저는 단기간에 줄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형사의 비용 흡수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신평이 주식 관련 파생손익을 포함한 주식·집합투자증권 운용손익을 제외하고 판관비를 과거 비용 수준을 토대로 조정한 결과 순영업수익 대비 판관비 비율은 대형 IB가 181.7%, 중소형사는 96.3%로 나타났다. 100% 아래로 내려가면 해당 수익만으로 판관비를 충당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증시 호황으로 발생한 수익을 제외할 경우 중소형사의 비용 흡수력이 대형사보다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상반기 이익 증가는 리테일 고객 기반과 조달·자본 여력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대형사에 집중됐다. 중소형사도 증시 호황에 힘입어 이익이 늘었지만, 시장 민감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실적 변동성도 함께 커졌다. 이 때문에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경우 중소형사의 이익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동성 관리도 변수다. 증시 거래와 변동성이 확대되면 거래증거금 납부 등을 위한 단기자금 수요가 함께 늘어난다. 지난해 12월 9.41%였던 주식시장 기초증거금률은 올해 6월 13.49%로 상승했다. 지난 6월 대형 IB 9개사의 전자단기사채 발행잔액은 23조6000억원까지 늘었다. 대형사의 단기자금 조달이 일시에 증가하면 단기자금이 대형사로 집중되면서 시장 내 가용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고 대체 조달수단이 부족한 중소형사는 발행금리 상승과 조달 만기 단축, 차환 여건 악화에 더 민감하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게 나신평의 분석이다. 나신평은 보고서에서 “대형 IB의 단기조달 수요가 일시에 증가할 경우 단기자금이 대형사로 집중되면서 시장 내 가용 유동성이 축소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고착화되면 상대적으로 신용도와 대체 조달수단이 열위한 중소형사는 발행금리 상승, 조달 만기 단축 및 차환 여건 저하에 민감하게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형사가 수익성과 유동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면 대형 IB는 확대된 위험인수가 관건으로 꼽힌다. 증권업권의 여신성 익스포저는 지난 6월 말 약 90조원에 달한다. 특히 비부동산 기업금융자산은 2022년 말 23조1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9조3000억원으로 3년 반 만에 약 70% 증가했다. 증가세는 대형 IB가 주도했다.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기업금융자산의 회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증권사가 보유한 기업금융자산은 기업의 영업현금흐름뿐 아니라 차환과 자산매각,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회수 경로에 의존한다. 금리 상승으로 차환이나 매각이 지연되면 보유 기간이 길어지고 조달비용과 유동성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대형사의 자본 확충도 새로운 위험인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올해 1~8월 증권사의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을 통한 순조달액은 약 6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4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자본을 확충한 증권사는 자본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투자 규모를 확대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 자본 확충 경쟁이 위험인수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나신평의 분석이다.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를 통한 조달도 확대되고 있다. 관련 조달액은 지난해 말 52조원에서 올해 6월 말 59조원으로 반년 만에 7조원 증가했다. 대형 IB의 자본과 조달 여력이 커진 만큼 새로 편입하는 자산의 건전성과 실제 회수 성과를 중장기적으로 확인할 필요성이 커졌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도 하반기 증권사 실적 개선세가 둔화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7월 이후 증시 조정과 거래대금 감소가 위탁매매와 주식·ETF 운용수익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금리 상승도 실적 변수로 지목했다. 이혁진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7월 이후 증시 하락과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매매와 주식·ETF 운용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모멘텀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실적 전반에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09-22 15:53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증시 활황으로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위탁매매 수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상품운용과 투자은행(IB) 부문도 힘을 보탰다. 다만 2분기 실적은 정점에 가까웠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가 조정을 받고 거래대금도 빠르게 줄고 있어서다. 특히 종합IB와 일반증권사의 실적 격차는 하반기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호황의 과실이 대형 종합IB에 집중된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까지 강화되면서다. 20일 한국기업평가가 유효등급을 보유한 국내 26개 증권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을 종합한 결과, 총 영업순수익은 10조5334억원으로 집계됐다. 종전 최대였던 올 1분기 8조4902억원보다 24.1% 증가하며 한 분기 만에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조7092억원에서 5조6579억원으로, 순이익은 3조5561억원에서 4조3324억원으로 늘었다. 모두 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실적을 끌어올린 가장 큰 동력은 위탁매매였다. 2분기 위탁매매부문 수지는 5조3757억원으로 1분기 4조2880억원보다 25.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위탁매매수수료는 3조1476억원에서 4조1064억원으로 30.5% 늘었다. 신용공여금 수익도 9767억원에서 1조845억원으로 11.0% 증가했다. 증시 상승과 함께 투자자들의 거래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지난 4월 이후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에 6월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90조원에 달했다. 거래가 늘면서 증권사가 고객의 주식 매매를 중개하고 받는 수수료가 증가했고 신용거래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도 함께 늘어난 셈이다. 다른 사업부문도 호조를 보였다. 2분기 상품운용 수지는 4조213억원으로 전분기 3조1686억원보다 26.9% 증가했다.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손익 개선이 성장을 이끌었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손실이 이어졌지만 채권 이자수익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 IB부문 수지도 1조4452억원으로 전분기 1조1931억원보다 21.1% 늘었다. 특히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가 같은 기간 4011억원에서 5424억원으로 35.2% 증가했다. 대출채권 이자수익 역시 4889억원에서 5128억원으로 4.9% 늘었다. 금리 상승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 발행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위축됐지만 전분기보다는 소폭 회복됐다.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숫자 뒤에서는 증권사 간 격차가 더욱 뚜렷해졌다. 2분기 종합IB의 영업순수익은 8조4496억원에 달했다. 반면 중대형사와 중소형사를 합친 일반증권사의 영업순수익은 2조838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에 종합IB와 일반증권사 간 영업순수익 차이는 약 6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7000억원보다 크게 벌어졌다. 단순히 위탁매매 경쟁력에서만 차이가 난 것도 아니다. 상품운용과 IB, 자산관리(WM) 등 사업 전반에서 대형사와 일반증권사의 실적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증시 활황이 모든 증권사에 동일한 수준의 실적 개선으로 연결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격차는 특히 IB에서 두드러진다. 종합IB의 2분기 IB부문 수지는 1조2089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646억원보다 1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증권사는 2752억원에서 2363억원으로 14.1% 감소했다. 한쪽은 두 자릿수 성장했지만 다른 한쪽은 오히려 뒷걸음질한 것이다. 자본력 차이가 실적 차이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종합IB는 유상증자와 대규모 이익 유보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한 데다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등을 활용해 투자여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IB 사업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반면 일반증권사는 상대적으로 PF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IB 실적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는 신규 부동산 투자를 둘러싼 규제 부담까지 커진다. 지난 7월 금융투자업규정 및 시행세칙이 개정되면서 증권사의 부동산 투자 규제 대상이 확대됐다. 기존에는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중심으로 관리했지만 앞으로는 PF 채무보증뿐 아니라 부동산 관련 대출과 지분투자, 펀드 등을 모두 포함한 부동산 투자금액을 기준으로 한도가 적용된다. 증권사는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투자금액 비율을 올해 말까지 13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이후 한도는 매년 10%포인트씩 낮아져 2029년부터 100%가 적용된다. 부동산 투자에 적용되는 위험값도 사업 단계와 담보인정비율(LTV)에 따라 높아진다. 브릿지론 단계에는 60%, 본PF 단계에는 24%의 위험값이 적용된다. LTV가 60%를 넘으면 일부 투자형태의 위험값은 추가로 높아진다. 개정 기준은 지난달 8일 이후 신규로 취급한 부동산 투자부터 적용돼 기존 자산보다는 향후 신규 사업 과정에서 순자본비율(NCR)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규제 강화의 영향 역시 증권사마다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종합IB는 상대적으로 충분한 자본과 투자여력을 확보한 반면 일반증권사는 이익 유보와 자본 확충 여력이 제한적이다. 중·후순위 PF 채무보증 등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부동산 PF 비중도 높아 신규 투자 때 위험값 상승에 따른 NCR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2분기 실적을 끌어올렸던 시장 환경이 하반기 들어 달라졌다는 점이다. 국내 증시 거래규모는 지난 6월 2087조원에서 7월 1458조원으로 약 30% 급감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일부 반등했지만 거래대금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다.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의 가장 큰 동력이 위탁매매였던 만큼 거래대금 감소가 지속될 경우 증권사 실적 역시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상품운용 부문도 변수다. 2분기 상품운용 실적 개선이 주식·ETF 운용손익을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증시가 다시 하락할 경우 관련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 채권평가손실 부담도 커진다. 2분기 위탁매매와 상품운용 실적을 동시에 끌어올렸던 증시 호황이 하반기에는 오히려 실적 부담으로 돌아설 수 있는 셈이다. 시장 환경 악화에 따른 충격은 증권사마다 다르게 나타날 전망이다. 상반기 호황 속에서도 종합IB와 일반증권사의 실적 격차가 크게 벌어진 데다 자본력과 사업구조에서도 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증권사는 상대적으로 PF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부동산 규제 강화까지 맞물리면서 하반기 실적 확보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이혁진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7월 이후 증시 하락과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매매와 주식·ETF 운용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모멘텀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실적 전반에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투자금액 한도 신설과 위험값 상향 등 규제 강화로 신규 부동산 투자 부담도 확대될 전망"이라며 “특히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열위한 일반증권사의 PF 신규 투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08-20 09:52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