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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에 대한 전체 검색결과는 3건 입니다.

정부가 '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한 전력 인프라 확충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선 수도권 집중·송전망 병목·지역발전소 가동률 저하 현상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를 명분 삼아 원전·LNG· 업계 모두 발전설비 확충을 주장하고 있으나, 정작 당장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지역 발전소는 놀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CF연합, 민간LNG산업협회, 녹색전환연구소 등은 각각 포럼과 보고서를 통해 AI·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를 이유로 자신들의 발전원이 필수적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원전업계는 무탄소 전원임과 저렴하고 24시간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한 발전원임을 강조하며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중심 확충을 내세우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업계는 송전망 부담이 적고 수요지 인근에 신속하게 건설할 수 있는 유연성 전원임을 강조한다. 업계는 RE100과 친환경 발전원임을 강조하며 전력망 투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 모든 발전원 확대 주장의 배경에는 AI와 데이터센터가 있다. 즉, AI 산업이 한국 에너지 업계 확장의 최대 '정당한 명분'이 된 형국이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데이터센터 업계는 수도권 외 지역엔 여전히 소극적이다. 전력 계통영향평가에서 줄줄이 탈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외 이전 계획은 거의 없으며, 신규 송전망 확충은 민원과 인허가 문제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데이터센터의 전체 전력 사용량 495만8111㎿h(메가와트시) 중 수도권 비중은 77.9%(386만1613㎿h)로 집계됐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세빌스코리아는 '2025년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 리포트'를 통해 2028년까지 수도권에 데이터센터 40개가 추가로 구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의 지역 이전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지역에는 가동되지 못하고 노는 발전소가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강원도의 석탄발전소인 삼척블루파워와 강릉에코파워의 가동률은 최근 2년간 20~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동해안 지역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유치하자는 주장이 발전업계와 일부 지자체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의 투자 지원과 고객사 확보, 인력 수급 등 기반이 부족해 실행은 제자리 걸음이다. 반면 수도권은 전력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공급은 지체되고 있으며, 민간 데이터센터는 속도 경쟁에 밀려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다. 애초에 정부가 등 분산에너지 확대를 추진한 취지는 지역 안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지역 내에서 소비하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었으나 현실은 정 반대인 셈이다. 발전소 인근에 공장·산업단지·데이터센터 등을 유치해 불필요한 송전망 건설을 줄이고, 지역에 일자리와 부가가치도 남기자는 구상이었다. 이는 송전망 확충에 드는 사회적 갈등과 천문학적 비용을 줄이고, 지역 균형발전을 이끄는 실질적 대안이었으나 현재 논의는 또 다시 수도권 집중화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2023년부터 '데이터센터 지역 분산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지만, 지역 입지 유도는 실효성이 떨어지고, 수도권 송전망 확충은 제자리다. △ 확대 △지역균형 발전 △전력망 확충 등 모든 전략이 선언에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는 현실적인 대책 없이 각자의 명분만을 내세우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석탄이든 원전이든 LNG든 전기를 당장 줄 수 있는 설비가 있는데도, 수도권 수요만 바라보며 정책이 늦어지고 있다"며 “AI 전력망 구축이 진짜 국가 전략이라면 부처 간 책임 미루기를 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2025-09-03 13:59 전지성

정부 주도의 올해 상반기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에서 태양광 발전은 역대 최저 규모로 낙찰됐고, 풍력발전 입찰에선 민간사업이 모두 탈락했다. 참여물량은 발전공기업의 신의무발전(RPS)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향후 차질이 예상된다. 이재명 정부의 보급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2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낙찰용량은 총 46메가와트(MW)로 전체 입찰모집용량 1000MW의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낙찰물량 72MW의 64% 수준에 그쳤다. 풍력 고정가격계약 입찰에선 공공주도형 부문에 4개 사업자가 참여해 총 689MW가 낙찰됐다. 총 입찰모집용량 500MW를 상회했다. 하지만 민간사업자들이 참여하는 일반형 부문에는 2개 사업자가 총 844MW로 참여했으나 모두 탈락했다. 일반형 총 입찰모집물량은 750MW였다. 정부가 한국에너지공단을 통해 실시하는 고정가격계약은 발전사업자가 한국전력 및 발전공기업 등과 20년간 고정된 가격으로 전력을 판매하는 계약이다. 발전공기업은 신공급의무화(RPS) 제도에 따라 발전량의 일정 부분을 신로 채워야 한다. RPS 의무량을 안정적으로 고정된 가격에 채우기 위해 고정가격계약을 활용한다. 태양광 고정가격계약에 참여가 저조한 이유는 사업자들이 가격이 더 비싼 현물시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낙찰평균가는1메가와트시(MWh)당 15만4655원이다. 반면, 신재생 원스톱 사업정보 통합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현물시장 가격은 1MWh당 19만2039원으로, 현물가격이 고정가격보다 약 24%나 비싸다.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현물가격이 고정가격보다 비싼 상황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은 지난 2022년부터 계속 미달되고 있다. 풍력은 태양광과 상황이 다르다. 풍력은 고정가격계약 참여를 원하는 사업자들이 있었으나 입찰에 탈락했다. 풍력의 경우 태양광보다 훨씬 대규모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이 때문에 사업자들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고정가격계약에 낙찰돼야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을 수 있다. 이번 풍력발전 고정가격계약 일반형에는 해송3해상풍력(CIP)와 한빛해상풍력(명운산업개발)이 입찰에 참여했으나 기준 미달로 탈락했다. 풍력발전 업계에서는 두 기업의 탈락한 이유로 정부가 국내 부품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안보 평가지표를 신설하면서 이를 맞추지 못해서라고 보고 있다. 덴마크 기업인 CIP는 해송3해상풍력에 사용되는 터빈을 유럽 베스타스 제품으로 사용하려 했고, 명운산업개발도 외국 터빈을 국내 기업인 유니슨을 통해 조립해 사용하려는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 평가지표는 상대적으로 높은 8점이 부여됐다. 풍력업계 관계자는 “이번 고정가격입찰에서 민간 사업이 모두 탈락하면서 풍력업계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낙찰된 사업자를 기준으로 앞으로 입찰참여 계획을 세울 수 있는데 올해부터 기준이 엄격해져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산업부는 올해 안에 풍력발전 고정가격계약 입찰을 추가로 열겠다고 밝혔다. 원래 풍력발전 고정가격계약 입찰은 일년에 한번 열리지만, 낙찰이 저조할 경우 한번 더 열 수 있도록 돼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025-09-02 17:42 이원희

'에너지고속도로'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 공약 중 하나다. 이 대통령은 와 탄소중립산업을 대한민국 경제를 책임질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공약했는데, 그 중심에 있는 것이 에너지고속도로다. 박정희 정부가 경부고속도로, 김대중 정부가 인터넷고속도로를 만들었다면, 이재명 정부는 에너지고속도로라는 새로운 경제 동맥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력수요를 분산해야 하는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부터 재원 마련 방안이 없다, 값비싼 해저 송전망 건설이 가장 급한 일인가 하는 비판, 그리고 이재명 정부 5년 내에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까지 다양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차기 전기학회장)와 김승완 한국에너지공대 교수의 자문을 받아 하나하나 분석해본다. 한국의 전력망이 심한 병목 현상에 부닥쳤다는 지적은 몇년 전부터 제기돼왔다. 발전소를 지어도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송전망을 건설하지 못해 발전소를 돌리지 못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동해안에 화력발전소 등이 지어졌으나 송전망이 부족해 총 설비용량 17.9 기가와트(GW) 가운데 최대 7.4 GW의 전력이 생산되지 못하고 있다. 호남지역에서는 태양광, 풍력 등 로 전기를 생산해도 수요처가 많은 수도권까지 끌어올 송전망이 없어 출력제한을 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호남은 2031년까지 신규 발전사업 인허가가 중단되었다. 반면에 인공지능(AI)의 발달과 경기도 남부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으로 전기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RE100( 100%로 전기를 조달) 캠페인으로 인해 에 대한 수요가 많다. 는 변동성이 커서 원자력발전이나 화력발전소보다 더 많은 전력망을 필요로 한다. 또한 는 다루기가 까다로워 과거처럼 일방향의 전력망이 아니라 좀 더 스마트한 새로운 전력망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재명 정부는 수도권과 호남지역을 잇는 서해안 전력망을 시작으로, 호남과 영남을 잇는 전력망, 동해를 따라가는 전력망까지 전국을 U자형으로 에워싸는 해저 송전망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해저 송전망은 기술적 어려움과 건설 환경의 특수성 때문에 지상 송전망에 비해 비용이 몇 배~ 몇 십 배 더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상 송전망은 교류(AC) 형태로 전기를 보내지만 해저 송전망은 전기를 직류(DC)로 바꿔 전송하는 등 상당히 다른 기술을 요구한다. 한국은 제주 일부를 빼고는 장거리 해저 송전망 설치 경험도 거의 없다. 이 때문에 “값비싼 송전망 건설에 앞서 전력시장을 개편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부터 “국산 기술에 경쟁력이 생길 때까지 해저 송전망 건설을 늦춰야 한다"는 얘기까지 다양한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사실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는 이재명 정부만의 정책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3년 산업통상자원부는 '서해안 해저 전력 고속도로' 계획을 발표했다. 호남에서 생산한 원전과 전기를 직접 수도권에 공급하기 위해 2036년까지 해저에 초고압직류송전(HVDC) 선로를 깔겠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정부는 이것을 2030년까지 서해안에 첫 1개 선로를 완공하고, 2040년까지는 서해안 뿐 아니라 남해안, 동해안을 포함해 U자형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박종배 교수는 “밀양 송전탑 갈등 이후 정부와 한전의 송전망 건설 방침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진보든 보수든 정권의 성향과 무관하다. 지상 송전망은 더 이상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얻기 힘들어서 바다 밑이나 땅 밑으로 송전망을 구축하는 정책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밀양 송전탑 갈등은 2005년부터 경남 밀양시에 건설 예정이던 765kV 초고압 송전선과 송전탑을 둘러싸고 지역 주민들과 한전 간에 벌어진 분쟁이다. 주민들은 건강과 생업 피해를 이유로 강하게 반대했고, 이 과정에서 분신을 하는 등 2014년 이후까지 갈등과 비극이 이어졌다. 밀양 사건 이후에도 송전망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거부감은 갈수록 강해져 송전망 건설이 보통 10여년 씩 늦어지고, 이는 비용 증가와 국가 경제의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김승완 교수는 “해저 전력망에 쓰이는 기술은 전부는 아니지만 국산화가 많이 되어 있고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도 있다. 지상 송전망 건설에 따른 민원 해결에 많은 비용이 들고, 제 때 건설을 못하면 경제에도 부정적 효과를 주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보면 비용이 더 들더라도 해저 전력망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균형 발전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에너지고속도로가 수도권 집중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대만의 TSMC는 시골에도 공장 만드는데 왜 삼성과 SK는 수도권만 고집하냐. 반도체 공장을 지방으로 옮겨라" 같은 비판이 대표적이다. 수요처를 지방으로 옮길 생각을 해야지, 지방에서 생산하는 전기를 수도권으로 끌어오는 에너지고속도로는 지역 균형 발전과 분산형 에너지 확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승완 교수는 “에너지고속도로는 하나의 브랜드명일 뿐, 실제 정부의 설계에는 분산형 에너지를 포함한 미래형 전력망 개념이 모두 들어있다"고 말했다. 서해안 해저 송전망 외에도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송전로, 지역 내 생산과 소비를 위한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 배터리 설치로 송전망 수요를 줄이는 에너지휴게소, 계통안정화 설비 등 5대 설계요소를 다 포함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지방은 생산만 하고 수도권은 소비만 하는 그런 방식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 설계도가 에너지고속도로의 핵심"이라면서 해저 송전망 뿐 아니라 지역 내 생산과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한 장치, 송전망의 필요성을 줄이는 전력 안정화 장치 등이 모두 잘 건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지난주 대통령실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에도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하면서 “에너지고속도로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에너지고속도로란 서울로 가는 뻥 뚫린 길이 아니고, 대한민국 전국을 촘촘하게 연결하는 첨단 전력망을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배 교수는 “현실적으로 대규모 전력 수요를 가진 기업들을 전부 지방으로 이전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수도권 기업들에게 전기를 제공 안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전기 수요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수요 분산 정책'을 계속 추진해야겠지만, 수도권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신규 송전망 건설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분산화와 송전망 건설이라는 투트랙(two track)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전기의 수요지와 공급지가 달라서 전력망이 더 필요하다는 데는 기업들이나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한다. 문제는 새로운 전력망을 구축하는데 드는 재원 마련이다. 올해 5월 한전이 발표한 '제11차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에 따르면 2038년까지 전력망 확충에 72조 8천억 원이 들고, 서해안 해저 송전망에만 11조 원 가량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나라 제도상 전력망 건설과 운영은 한전의 책임이다. 그런데 한전은 지난해 말 기준 부채 규모가 200조 원, 누적 적자가 34조 7천억 원이다. 전기요금이 정치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경영상의 이유로 전기요금을 올릴 수도 없다. 이재명 정부는 아직까지 에너지고속도로에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지 대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대선 공약에서는 공공- 민간 합동투자 모델을 도입하고, 민간 자본 유입을 위한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한다는 포괄적인 안만 제시했다. 국비, 전력산업기반기금, 발전사업자 부담금, 녹색채권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을 수립하겠다고도 했다. 사실상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없는 셈이다. 김승완 교수는 “그동안 전력망 재원 마련과 건설 책임은 한전에 있었으나, 이제는 국가가 직접 나서서 민간과 함께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영국처럼 직접 재정을 투입하거나 국책은행 출자,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 투자를 끌어들이려면 그만큼 수익이 보장되어야 하고, 한전 역시 계속 적자를 늘릴 수는 없으니 결국 전력망 구축 비용은 전기요금에 전가되거나 국민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박종배 교수는 “결국은 전기요금이 더 인상돼야 한다"면서 “송전망 건설 속도를 높여야 조금이라도 소비자의 요금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고속도로를 실제로 건설하려면 수많은 난관에 부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재원 마련부터 비용 분담, 노선 설계에 따른 각종 민원 등을 해결해야 한다. 송전망을 해저에 건설하더라도 해저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지점의 변환소, 변전소 건설에서 또 민원이 발생한다. 이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서울로만 가는 고속도로가 아니라 지역균형 발전을 함께 도모하려면 RE100 산업단지 건설,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 등 여러 가지 제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범 부처 차원의 강력한 콘트롤 타워를 성공의 열쇠로 꼽았다. 박종배 교수는 “에너지고속도로를 만들려면 산업부는 물론이고 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지방자치단체 등 여러 부처와 기관들이 관련된다. 에너지고속도로가 2040년, 2050년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중요한 인프라라고 생각한다면 범 부처 차원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이왕에 범부처 차원의 사업을 추진하려면 전력망 뿐 아니라 통신망과 수소망, 가스망을 포함해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짜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승완 교수는 “정책이 성공하려면 리더십 차원의 강한 의지, 재원, 전문 인력의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전문 인력은 있는 것 같다면서 재원을 마련할 창의적인 방법과 실행력을 성공의 조건으로 꼽았다. 시간도 촉박하다. 이재명 정부는 2030년에 끝난다. 그 때까지 기후에너지부를 만들고, 전력망 구축과 재원 조달을 위한 새로운 지배구조를 만들고, 세부 설계를 완성해 서해안 해저 송전망을 1개라도 깔려면 빠르고 강한 추진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연수 기자 ysshin@ekn.kr

2025-08-05 14:48 신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