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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증시는 반도체를 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도 반도체 신상품이 연일 나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압축형 ETF부터 , 채권혼합형, 소재·부품·장비를 담은 상품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선택지가 넓어진 만큼 투자자 고민도 커지고 있다. 정재욱 삼성자산운용 ETF운용3팀장은 반도체 ETF 투자법에 대해 “결국 단순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대표주 ETF, 소부장 ETF, 산업 전반 ETF 등 세 가지로 나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KODEX200, AI반도체TOP2플러스, AI반도체핵심장비, AI전력핵심설비 등을 운용 중인 정 팀장을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삼성자산운용 본사에서 만나 반도체 ETF 투자 전략과 AI 반도체 시장 전망을 들었다. 수많은 반도체 ETF는 이름만 비슷할 뿐 담고 있는 종목과 전략은 제각각이다. 정재욱 팀장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본인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나누면 된다"며 세 가지 분류를 제시했다. 첫째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표 종목에 집중하는 압축형 ETF, 둘째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ETF, 셋째는 반도체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ETF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을 높인 압축형 ETF를 기본 축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한국 증시 자체가 반도체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반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도 삼성전자·하이닉스 중심 ETF 비중을 60~70% 정도 가져가고, 나머지를 소부장 ETF로 채우는 방식이 가장 정석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모리 업황이 강하면 삼성전자·하이닉스 비중을 더 높이고, 이후 낙수효과가 기대되는 시점에는 소부장 ETF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시장 흐름을 따라가기 좋다"고 덧붙였다. 최근 ETF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절반 가까이 담은 '압축형 ETF'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ETF 본연의 분산 투자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 팀장은 “현재 시장 자체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이를 집중 투자라고만 보기는 어렵다"며 “압축형 ETF와 소부장 ETF를 함께 조합하면 충분히 분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인 테마 ETF는 산업 전체를 한 상품으로 담는 경우가 많지만 반도체 ETF는 이미 산업 전반·압축형·소부장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며 “투자자들이 여러 ETF를 조합하면서 스스로 포트폴리오를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반도체 ETF 시장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조차 단기 급등 후 차익 실현 매물에 하루에도 5~6%씩 빠지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과열' 논란도 커지고 있다. 정 팀장은 이에 대해 '변동성과 구조적 성장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정 팀장은 “주가는 단기적으로 5~10%씩 조정받을 수 있지만 중요한 건 실적과 산업 성장"이라며 “AI는 이미 대중화 단계로 진입했고, 사용량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이맘때만 해도 AI 쓰는 사람을 주변에서 찾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오히려 안 쓰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며 “AI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 만큼 결국 관련 인프라 투자도 계속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산업이 성장하려면 결국 더 많은 연산 능력과 반도체가 필요하다"며 “AI와 반도체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고 강조했다. 국내 반도체와 미국 반도체 중 어느 쪽이 더 유망하냐는 질문에는 “둘 다 가져가는 게 정답"이라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한국 반도체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은 설계 중심, 한국은 메모리 제조와 부품 공급 중심이라는 차이가 있다"며 “다만 현재 한국 시장은 전반적인 재평가 구간에 들어와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한국 반도체가 더 매력적인 구간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3일 KODEX AI반도체 명칭을 AI반도체TOP2플러스로 바꾸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비중을 절반으로 늘리고 삼성전기를 신규 편입했다. 정 팀장은 “시장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ETF도 계속 변화해야 한다"며 “반도체 ETF를 한 번 출시하고 그대로 두는 것이 아니라 시장 변화를 얼마나 빠르게 반영하느냐가 운용 성과를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편입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전통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인식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기판과 AI 관련 밸류체인에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 “시장 구조 변화가 지수에 반영된 사례"라고 말했다. 오는 2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하루 수익률 기준 2배로 추종하는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도 8개 운용사가 일제히 출시할 예정이다. 그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흥미로운 상품이지만 운용 측면에서는 생각보다 어려운 상품"이라며 “국내 시장은 가격제한 폭 제도 등 여러 제약이 있기 때문에 단순한 상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강한 투자자에게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단기적으로 활용하기 좋은 상품"이라면서도 “레버리지 ETF 특성상 변동성이 누적되면 기대했던 수익률과 실제 성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장기 보유보다는 짧게 활용하는 전략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가 늘어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유동성도 더 확대될 수 있다"며 “선물을 활용하던 기관 투자자에게도 새로운 대체 수단이 생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소부장 ETF에 대한 관심도 앞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국내 반도체 장비 기업 상당수가 특정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개별 종목 투자 부담이 크다"며 “ETF는 중소형 반도체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를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목받는 반도체 ETF와 채권 혼합형 ETF에 대해서도 “투자자 수요가 매우 강하다"고 평가했다. 정 팀장은 “반도체는 성장성이 높지만 변동성도 큰 산업인데, 채권을 혼합하면 연금 투자와 궁합이 좋아진다"며 “과거에는 왜 이런 상품이 없었나 싶을 정도로 연금 시장에 적합한 구조"라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11일 상장한 반도체타겟 위클리ETF에도 출시 하루 만에 개인투자자 자금 1359억원이 몰리며 패시브형 ETF 가운데 가장 큰 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정 팀장은 “반도체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여전히 매우 높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라며 “해외 투자자들 역시 한국 반도체 ETF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TF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운용사의 핵심 역량은 결국 투자자 수요를 얼마나 빠르게 읽어내느냐에 달렸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 유튜브, 해외 리서치, 매매 데이터, 글로벌 산업 흐름 등을 모두 본다"며 “AI전력핵심설비 ETF 역시 해외에서 AI 전력 병목 이슈가 먼저 부각되는 흐름을 보고 상품화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ETF는 결국 투자자 수요와 산업 성장성이 만나는 지점에서 성공한다"며 “AI와 반도체는 지금 그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대표 산업"이라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5-16 15:00 최태현 기자 cth@ekn.kr

국내 ETF 시장 빅2 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정면 대결을 벌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반도체타겟위클리'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반도체TOP10액티브'를 각각 내놓았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가 상승도 챙기고 매달 현금도 받고 싶다'는 수요가 커지면서 이를 겨냥한 상품이다. 겉보기엔 둘 다 '반도체 월 배당 ETF'처럼 보이지만 실제 구조와 운용 철학은 상당히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운용은 안정적인 월 분배와 예측 가능한 구조를 앞세운 반면, 미래에셋은 개별 종목 옵션을 활용해 보다 높은 프리미엄과 초과 수익을 노리는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다. 두 상품이 등장한 배경에 최근 국내 증시를 사실상 반도체 업종이 주도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 증가분 127조원 가운데 반도체 기여분은 122조원으로 전체의 96%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커졌고, ETF 시장에도 관련 자금 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 두 ETF 모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절반을 웃돈다. 삼성자산운용은 KRX반도체 TR 지수를 기반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을 약 54% 수준으로 담을 예정이다. 두 종목을 합해 최대 60%까지 담을 수 있다. 미래에셋 역시 기존 'TIGER 반도체TOP10' ETF와 동일한 종목 선정 방식을 적용해 반도체 대형주 중심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11일 기준, SK하이닉스 33.29%, 삼성전자 21.95%, SK스퀘어 8.46%, 한미반도체 7.63%, 삼성전기 5.90% 등을 담고 있다. 다만 수익을 만드는 방식은 다르다. 삼성운용은 코스피200 위클리 콜옵션을 활용하는 패시브 전략을 택했다. 반도체 주식에 100% 투자하면서 코스피200 위클리 옵션을 약 30% 수준으로 고정 매도해 옵션 프리미엄을 확보하고, 이를 재원으로 연 9% 수준의 목표 분배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남는 프리미엄은 다시 반도체 주식에 재투자해 복리 효과를 추구한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번 상품을 “반도체 상승에 높은 수준으로 참여하면서 타겟 월 배당을 추구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박성철 삼성자산운용 ETF운용1팀장은 “반도체 주식 상승에 일정 부분 참여하면서 일정한 타겟 월 배당을 추구한다"며 “반도체가 상승할 때 수익이 나고 횡보하거나 하락하더라도 자산 방어를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은 개별 종목 옵션 대신 코스피200 옵션을 선택한 배경으로 유동성을 강조했다. 박 팀장은 “개별 주식 옵션도 고려했지만 안정적인 배당을 제공하려면 거래량과 유동성이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며 “코스피200 위클리 옵션은 ETF 규모가 커지더라도 원하는 수준의 프리미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별 종목 옵션 시장의 한계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박 팀장은 “3월 기준 삼성전자 옵션 누적 거래대금은 약 500억원, SK하이닉스는 900억원 수준"이라며 “ETF가 2조~3조원 규모로 커질 경우 수천억원 단위 옵션 매도가 필요한데 개별 주식 옵션 시장은 이를 소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은 액티브 전략 대신 패시브 구조를 택한 이유도 강조했다. 박 팀장은 “ 투자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계획적인 월 배당과 예측 가능한 상승 참여"라며 “패시브 구조여야만 안정적으로 월 배당을 추구하고 상시 높은 수준의 상승 참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도 “투자자가 ETF에 들어갔을 때 예상했던 대로 주가가 움직인다면 그 수익을 온전히 얻을 수 있도록 패시브 구조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은 오히려 개별 종목 옵션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다. 'TIGER 반도체TOP10액티브'는 국내 처음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개별 종목 옵션을 직접 활용하는 ETF다. 기존 국내 ETF들이 대부분 코스피200 지수 옵션을 기계적으로 매도했던 것과 다른 접근이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운용 본부장은 “개별 종목은 지수보다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옵션 프리미엄도 훨씬 크다"며 “옵션 프리미엄이 크다는 건 콜옵션을 덜 매도해도 현금흐름을 많이 만들 수 있다는 뜻으로 결국 시장 상승 참여율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삼성전자 월간 옵션 프리미엄은 약 8.5%, SK하이닉스는 약 10% 수준이다. 또 미래에셋은 상품명에 '액티브'를 넣은 것처럼 시장 상황에 따라 옵션 매도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이 예상되는 구간에서는 옵션 매도를 줄여 주가 상승에 적극 참여하고,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서는 옵션 매도 비중을 높여 프리미엄 수익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기계적으로 옵션을 매도하는 기존 지수형 과 차별화를 시도한 셈이다. 양사의 승부는 '안정성'과 '공격성'의 대결로 압축된다. 삼성은 국내 최대 유동성을 갖춘 코스피200 옵션 시장을 활용해 운용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반면 미래에셋은 변동성이 더 큰 개별 종목 옵션을 활용해 높은 프리미엄과 초과 성과 가능성을 노렸다. 세제 혜택도 두 운용사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다. 국내 주식 옵션 프리미엄 수익은 비과세 대상이다. 분배금 재원 중 상당 부분이 금융소득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 계좌 투자자 입장에서는 종합과세나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월 분배 ETF 시장이 급성장하는 배경에도 이러한 절세 수요가 자리하고 있다. 다만 투자자들이 높은 분배율만 보고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TF는 구조적으로 상승장에서 일반 반도체 ETF보다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옵션을 매도한 만큼 추가 상승분을 온전히 가져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변동성이 큰 섹터에서는 시장 급등 시 수익 제한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하락장에서 손실을 완전히 막아주는 상품도 아니다. 옵션 프리미엄으로 손실 일부를 완충할 수는 있지만, 기초자산인 반도체 주식이 급락하면 원금 손실은 불가피하다. 목표 분배율 달성을 위해 자산 일부를 매각하거나 원금을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5-11 18:01 최태현 기자 cth@ekn.kr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경쟁 축이 상품 출시 경쟁에서 성과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어떤 운용사가 먼저 상품을 내고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중요했다. 이제는 유사한 테마와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 많아지면서 장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운용 역량을 핵심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운용본부장은 4월 22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이제 ETF 경쟁은 운용사의 본질로 넘어가고 있다"며 “누가 투자자에게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는가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그는 “똑같은 테마나 대표 지수를 추종하더라도 수익률은 다르게 나타난다"며 “결국 성과가 좋은 ETF, 운용 본질에 집중한 ETF가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차별화 전략으로 '퓨어 플레이' 포트폴리오를 꼽았다. 특정 테마 안에서도 관련 매출 비중이 높고 테마 성장의 직접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해 담는 방식이다. 그는 “테마 ETF는 특정 섹터 유니버스가 크지 않은 가운데 어떤 종목을 조합하고 비중을 나누느냐가 성과 차이를 만든다"며 “TIGER 반도체TOP10, 코리아원자력, 코리아AI전력기기TOP3플러스 ETF 등은 해당 산업에서 실제 매출과 이익을 내는 핵심 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TF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진 2020년 전후와 비교하면 가장 큰 변화는 상품 수 증가다. 정 본부장은 “당시 반도체 ETF는 KRX 반도체 지수 기반 상품 정도였지만 지금은 반도체 ETF만 해도 수십 개"라며 “먼저 나온 상품이 무조건 유리한 시대가 아니라, 나중에 나오더라도 좋은 성과를 보여주는 상품에 자금이 몰리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최근 ETF 시장에서 빠르게 커진 상품에 대해서는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 본부장은 과도한 분배율을 앞세운 상품은 원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분배율이 높은 상품은 일반적으로 시장 상승 국면에서 상승 참여율이 제한된다"며 “콜옵션을 많이 매도할수록 당장 현금 흐름은 커질 수 있지만, 그만큼 시장 상승에 참여할 여지는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률이 나오지 않았는데 ETF가 1만원에서 10%를 분배하면 9000원이 되고, 다시 수익률이 없는데 10%를 분배하면 8100원이 되는 구조"라며 “성과나 옵션 프리미엄을 통해 분배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21일 내놓은 TIGER 반도체TOP10 액티브 ETF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정 본부장은 이 상품에 대해 “반도체 대표 종목 옵션을 활용해 현금 흐름을 만드는 상품"이라며 “코스피200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개별 주식 콜옵션 매도를 병행해 더 높은 옵션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별 주식 옵션은 동일 만기 구조에서 지수 옵션보다 변동성과 프리미엄이 더 클 수 있다"며 “콜옵션을 덜 매도해도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시장 상승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가장 중점을 두는 시장은 연금이다. 정 본부장은 “미래에셋은 원래 항상 연금이 중심이었다"며 “연금에서는 현금 흐름이 가장 중요하고, 세금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주식 옵션 프리미엄을 활용한 현금 흐름의 상당 부분을 비과세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중년층 이상에서는 세금 부담이 상당하다"며 “과세 대상 현금흐름은 건강보험료와 금융소득종합과세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상품 구조 단계에서 세금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투자자에 대해서는 연금계좌 안에서 위험자산 비중을 효율적으로 높이는 상품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TDF는 퇴직연금에서 100% 투자 가능한 상품"이라며 “TIGER TDF 2045 같은 상품을 통해 젊은 투자자가 연금 내 위험자산 비중을 높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액티브 ETF 시장에 대해서도 정 본부장은 성과가 생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액티브 ETF의 핵심은 비교지수 대비 얼마나 초과성과를 내느냐"라며 “시장이 커질수록 결국 성과가 좋은 액티브 ETF 위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액티브 ETF의 비교지수 상관계수 규제 완화 논의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 본부장은 “상관계수 0.7 규제는 포트폴리오 운용에 제한이 된다"며 “액티브 ETF는 매일 종목을 바꿀 수 있는데 비교지수는 자주 바뀌지 않기 때문에, 운용자가 원하는 매매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제한은 투자자 수익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제도 개선 논의는 좋은 방향"이라고 했다. 상관계수 0.7 규제는 액티브 ETF도 비교지수의 일간 수익률과 70% 이상 비슷한 흐름을 유지하도록 한 제도다. 액티브 운용의 자율성을 제한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금융당국은 지수연동 요건이 없는 '완전한 액티브 ETF'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보수 인하 경쟁에 대해서는 대표 지수형 상품과 운용 역량이 필요한 상품을 구분해야 한다고 봤다. 정 본부장은 “장기 투자에 적합한 국내외 대표 지수 상품은 저보수로 가는 방향이 맞다"면서도 “극단적 저보수 구조가 리서치와 포트폴리오 운용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ETF 시장의 승패를 가를 변수로도 운용 성과를 꼽았다. 정 본부장은 “예전에는 상품을 많이 내거나 마케팅을 많이 하는 운용사가 유리했다면, 이제는 투자자들이 ETF의 본질을 정확히 보고 있다"며 “결국 투자자 수익률을 높여줄 수 있는 ETF로 자금이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4-30 13:07 최태현 기자 ct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