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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이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안(이하 정무위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보류해 달라며 이례적으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무위안은 인수자가 지배주주 지분을 장외에서 먼저 취득하는 '선행매수'를 허용해 일반주주는 지배주주보다 적은 비율을 헐값에 팔게 된다고 참여 운용사들은 지적했다. 이들은 대안으로 지배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가 같은 비율로 같은 가격에 파는 '비례적 공개매수'를 제안했다.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10여개 자산운용사 대표가 참석했다. 얼라인파트너스 이창환 대표와 VIP자산운용 김민국 대표, 라이프자산운용 이채원 의장 등이 발표했다. 운용사들은 전날 국회에도 공동성명을 전달했다. 다만 법안이 지난 28일 국회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서 요구가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10월 1일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참여 운용사들은 인수자가 지배주주 지분을 장외에서 먼저 취득할 수 있는 '선행매수'를 허용한 점이 정무위안의 핵심 문제라고 짚었다. 지배주주가 지분 40%를 가진 회사를 예로 들면, 인수자가 지배주주 지분 40%를 먼저 사면 나머지 60%를 가진 일반주주에서 10%+1주만 더 사면 되는 구조다. 일반주주가 모두 공개매수에 응모해도 보유주식의 약 6분의 1밖에 팔지 못한다. 인수자가 사는 물량의 80%는 지배주주 몫이다. 설령 주식 일부를 지배주주와 같은 가격에 팔더라도 일반주주에 남은 주식 가치는 공개매수 전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두 개의 가격을 법제화한 것으로 지금까지 추구하던 자본시장 개혁과 매우 다르다"고 지적했다. 참여 운용사들은 정무위안대로 선행매수를 허용하게 되면 기존에 통과된 상법 개정과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추진 중인 베어허그 제도 모두 무력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관계가 가장 크게 엇갈리는 경영권 거래에서 지배주주만 먼저 주식을 전량 팔 수 있다면 공평대우 원칙이 필요한 순간에 예외로 두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통과된 개정 상법에 따르면, 이사는 전체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 여당은 최근 M&A를 활성화해 저평가를 해소하려는 한국형 베어허그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두 법안 모두 경영권 거래에서 일반주주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다. 다만 정무위안의 선행매수를 적용하면 이사회를 건너뛰고 인수자가 지배주주와 직접 협상해 경영권 지분만 먼저 사는 기존 관행을 허용하는 셈이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일반주주 보호가 가장 필요한 경영권 변경의 순간에 이를 직접 다루는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다른 제도 방향과 어긋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 참여 운용사들은 정무위안에 포함된 선행매수는 해외 입법례나 시장 관행과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의무공개매수제와 관련된 해외 입법례는 모든 주주가 같은 공개매수에 참여하거나, 선행매수 후 잔여주식 전부에 매수 제안을 의무화해 일반주주를 보호하고 있다. 일본은 부분매수를 허용하는 대신 지분이 30% 넘는 취득은 공개매수로 하게 해 선행매수를 막는다. 영국·유럽연합·홍콩·싱가포르는 원칙적으로 선행매수를 허용하는 대신 남은 주식 전부를 매수 제안하도록 해 지배주주 지분만 사고 끝낼 수 없게 한다. 국내 시장 관행도 법적 의무가 없지만 일반주주에게 지배주주와 같은 가격으로 매각 기회를 주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루트로닉, 제이시스메디칼, 에코마케팅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창환 대표는 “제한된 수량만 매수해도 의무를 다한 것으로 인정하는 법이 도입되면 인수자들은 법이 정한 최소한에 맞춰 거래를 설계할 것"이라며 “일반주주 보호를 강화하려는 법이 시장의 주주 보호 수준을 낮춘다"고 지적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9-30 15:41 최태현 기자 cth@ekn.kr

의무공개매수제도가 국회 본회의 통과만 남겨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법 시행 전에 지배주주 지분율을 '50%+1주' 위로 미리 채워두려는 움직임이 자본시장 곳곳에서 나타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어 상장회사 경영권이 바뀔 때 일반주주도 최대주주와 같은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만 남았다. 여야가 정기국회 내 처리에 합의한 만큼 연내 통과 가능성이 크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날 논평에서 제도가 시행되면 지배주주들이 장내매수와 부분 공개매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동원해 지분율을 '50%+1주'로 일제히 맞추려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무공개매수제는 1997년 도입됐다가 외환위기 직후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한다는 이유로 이듬해 폐지됐다. 이번 개정안은 상장사 지분을 사들여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거나, 이미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려 할 경우 공개매수를 하도록 의무화했다. 공개매수 대상은 기존 보유분을 포함해 발행주식총수의 '50%+1주'까지다. 청약이 목표치에 못 미치면 응모한 주식만 사들이면 된다. 공개매수 물량 산정에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권리행사분도 포함되지만, 이미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주주의 추가 매수와 부실 징후·회생절차 기업 인수 등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법안이 통과되면 공포 후 1년 뒤부터 시행된다. 당초 정부와 일부 여당 의원들은 잔여지분 전부를 공개매수 대상으로 하는 '100%안'을 추진했지만, 여야는 인수자 부담을 고려해 '50%+1주' 선에서 절충했다. 제도 시행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경영권 인수를 노리는 사모펀드(PEF)업계다. 기업가치 1조원인 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할 때 소요되는 비용은 종전 지분 30% 기준 3000억원 안팎에서 '50%+1주' 기준 5000억원가량으로 급증한다. 업계에서는 공개매수 비용 부담이 커진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을 낮춰 잡는 딜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처음 제시하는 인수가를 보수적으로 책정하려는 움직임도 예상된다. 상장사 대신 비상장사 인수로 눈을 돌리는 PEF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소액주주 보호를 요구해온 쪽도 이번 개정안에 만족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7일 논평에서 '50%+1주' 부분매수를 “'반쪽'이 아니라 '나쁜 제도'"라고 규정하며 “보완할 수 없다면 차라리 입법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포럼은 지배주주가 이미 과반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일반주주는 이번 개정안으로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나눠 받거나 회수 기회를 보장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지분율이 과반에 못 미치는 기업 역시, 최대주주는 지분 전량을 프리미엄을 받고 팔 수 있는 반면 일반주주는 안분비례로 일부만 매각할 수 있어 형평에 어긋난다고 봤다. 포럼은 또 이 제도가 시행되면 과반에 못 미치는 지배주주들이 장내매수와 부분 공개매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동원해 지분율을 '50%+1주'로 일제히 맞추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지배력 집중을 심화시키고 일반주주의 견제 기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코스닥 상장사 리파인의 2대주주 머스트자산운용은 최근 최대주주 측이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지분 30%를 공개매수하려는 배경에 '50%+1주 확보로 향후 공개매수 없는 경영권 매각이 가능해진다'는 문구가 투자설명서에 담겼다며, 입법 회피 목적의 사전 대응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포럼은 해외 사례도 비교했다. 영국·유럽연합(EU)·홍콩·싱가포르는 지배권을 넘길 때 잔여주식 전부를 공개매수하도록 강제한다. 미국은 이사의 주주충실의무로 강압적 인수를 통제한다. 세계 각국의 제도가 이 두 갈래로 수렴했다는 것이다. 포럼은 그 중간 지점인 부분 의무공개매수를 선진국 흐름과 동떨어진 별개의 나쁜 제도라고 진단했다. 보완책도 제시했다. 하나는 지배주주도 공개매수를 통해서만 지분을 팔게 하는 '안분매수'다. 다른 하나는 부분매수 성립을 독립주주 과반 승인에 걸고, 반대 주주에게도 같은 조건의 매각 기회를 주는 '투표와 매각의 분리'다. 정무위 표결에서도 이견이 드러났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상정된 의무공개매수제는 허울뿐이고 기대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업계와 관계자들 사이에서 아직 검토가 더 필요한 설익은 제도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며 기권했다. 법안은 법사위와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최종 의결 과정에서 이 같은 보완 요구가 얼마나 반영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9-19 15:01 최태현 기자 ct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