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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0일 퇴임한 이창용 총재의 후임을 맞는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가 이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한 덕분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재경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지난 15·17일과 달리 간사 협의를 토대로 이같이 결정했다. 신 후보자 장녀의 허위 전입신고 등 가족을 둘러싼 논란이 남아있으나, 중동전쟁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 우려, 고환율·저성장 등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각종 악재 속에서 중앙은행 총재 자리를 비우기 힘들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청문보고서가 채택됨에 따라 이재명 대통령은 신 후보자를 한국은행 총재로 임명할 예정이다. 신 후보자는 오는 21일 취임하게 된다. 신 후보자는 글로벌 경제 전문가로 불린다.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고했고, 최근에도 금융·환율안정을 비롯한 주제로 논문을 저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엔데믹 전환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됐던 시기에, 신속하고 과감한 금리 인상으로 물가를 잡아야한다는 주장을 편 것이 알려지면서 '실용적 매파'라는 이미지가 형성됐다. 이창용 총재는 이임식 이후 기자들을 만나 신 후보자에 대한 능력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서 논의하며 정책을 수립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고, 한은을 잘 이끌어갈 인사라는 것이다. '후임자에게 도움될 만한 조언이 있냐'는 질문에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훌륭한 분"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신 후보자의 임명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이미 국고채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높아졌고, 한은 내부에서도 중동전쟁 영향이 본격 반영되는 시기에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존과 다른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신 후보자가 이분법적인 분류를 일축하고 '항상 한 가지 정책을 고수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펴고 있으나, '비둘기파'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향후 6개월 내 조건부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던 금통위원 일부가 상당기간 동결 또는 인상 으로 선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가스요금 인상 등의 충격이 가공식품 가격 상승 등 2차 파급효과로 이어지면 물가상승률 목표(2%) 달성이 요원해진다는 논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주요국이 금리를 높이는 때에 한국이 동결을 고수하면 환율 추가 상방 압력이 가해지고 수입 물가 상승을 막기 어렵다는 점도 언급했다. 신 후보자 역시 국회 청문회에서 물가 안정과 경제성장이 부딪히면 물가에 방점을 두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한은 총재로서 조직의 최우선 과제를 먼저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연준 의장으로 폴 볼커를 언급한 점도 주목할만한 요소다. 폴 볼커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손발을 맞춘 인물로, 경기침체 속 전임자의 섣부른 금리인하가 초래한 난국을 타파하기 위해 초고금리 정책을 꺼내들었다. 그 결과 물가상승률을 급격히 떨어뜨렸고, 산업 섹터에서도 부실기업이 정리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다만 재경위는 신 후보자의 가족 논란을 보고서 내 소수 의견으로 기재했다. 한은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도입한 2014년 이후 보고서가 당일 처리되지 않은 첫번째 사례로 기록된 탓이다. 임이자 재경위원장은 신 후보자의 장녀가 국적을 상실했음에도 대한민국 여권을 이용해 출국한 기록이 확인됐다는 점을 기재 이유로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도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영국 국적을 보유한 신 후보자의 장녀는 2023년말 서울 강남구 아파트로 전입신고하는 과정에서 과거 주민등록번호를 활용해 내국인으로 신고한 것이 드러나 이번 청문회의 '태풍의 눈'으로 꼽혔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단순 여권 사용을 넘어 재발급까지 이뤄진 점을 지적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이번 청문회가 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고, 공직자로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을 지녔는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였다고 밝혔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2026-04-20 16:17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은행 중심으로 발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은행 주도 발행 구조가 더욱 힘을 받는 모습이다. 다만 은행 중심의 발행 환경이 마련돼도 은행이 수익 모델을 모두 가져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발행 주체를 둘러싸고 법안 마련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어 발행 이후 과정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열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신 후보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찬성하면서도 은행 중심 발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그는 “과거에는 스테이블코인이나 가상자산에 부정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기반 예금토큰이 통화 생태계에서 각각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은행 중심 발행 구조에는 “한국은 외환거래법에서 외환 규제가 상당히 중요한데, 현재는 은행이 고객 확인(KYC) 업무를 가장 잘한다는 전제 하에 이런 제안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핀테크 기업도 컨소시엄에서 역할을 한다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며 핀테크 기업의 참여 가능성도 열어뒀다.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과정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놓고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한은은 은행이 지분 과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른바 51%룰(50%+1주)을 주장하는 반면 여당과 업계는 혁신이 저해될 수 있다며 비은행 기업도 발행이 가능해야 한다고 맞선다. 현재는 은행 중심 발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데, 신 후보자도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어 한은 입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초기 시장에서 발행 권한을 가지는 것은 시장 선점과 새로운 코인 시장 생태계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평가된다. 수익성 측면도 기대된다.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 기업은 그만큼 지급 준비금을 확보해야 하는데, 발행사는 준비금을 채권 투자나 은행 예치금 등으로 활용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발행사로 유력한 은행이 전적으로 수혜를 보는 것인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스테이블코인은 발행사와 유통사, 결제사 등 다양한 참여자가 결합해 생태계를 이룬다. 은행이 발행권을 가져도 이후의 유통, 결제 과정 등 이용까지 이끌어내지 못하면 시장 장악력과 수익성이 제한되는 한계가 존재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유통, 결제 플랫폼 기업들은 코인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와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며 관련 사업을 확장하면서 영향력이나 수익성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현재 관련 법안 마련이 지연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가 어떤 구조로 어떤 인프라 위에서 작동할지 등을 예상하기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발행사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파생되는 수익 비중이 높을 것으로 확신하기는 어렵다"며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수수료 사업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유통·결제 등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나 이외 수익 사업을 통해 유통·결제 플랫폼들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초기, 그리고 스테이블코인 특성상 낮은 수수료와 다양한 혜택을 내걸고 경쟁을 해야 하는데 수익 모델을 어떻게 가져갈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먼저 법안이 마련돼 밑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둘러싸고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인 만큼 발행 이후 과정에 대한 논의는 늦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발행 주체를 두고 장기간 논의가 이어지다보니 발행 이후 준비 과정도 불확실성이 크다"며 “스테이블코인을 이용자들이 얼마나 사용할지도 의문을 가지고 있는데, 참여 기업들이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2026-04-16 10:18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