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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인공지능(AI)속도 조절론과 고유가, 의 3중고에 시달리며 소폭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물가 상승 압력 조절을 위해 긴축 기조를 강화한 데다, 중동 정세가 악화되며 국제유가 역시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국내 증시에서는 이 같은 변동성과 추석 연휴를 앞둔 수급 공백이 맞물리며 단기적으로 부진한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0.23% 하락하며 약보합세를 보였다. 반도체·수출주 업종 약세가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지난주 첫 거래일인 14일 하루에만 KRX 반도체지수는 3.77% 하락했다. 같은 날 미국 증시에서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5.86% 급락했다. AI 관련주 투자심리 악화의 배경으로는 AI 속도조절론이 꼽힌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AI 프론티어 모델 개발 속도를 조절하자는 주장을 내놨다. AI 능력 발전 속도가 지나치게 빠를 경우 통제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와 샘 알트먼 오픈AI CEO가 해당 의견에 지지를 표명했다. 시장에서는 AI 투자 둔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나왔다. 새로운 AI 모델 개발과 출시가 지연될 경우 모델 상용화와 매출 발생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익 실현이 늦어지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인프라 발주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대규모 학습 일정이 조정되며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메모리, 장비 주문이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AI 모델 개발과 출시 지연이 인프라 발주와 이익 성장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며 “실제 주문 감소 전임에도 투자 경로의 불확실성과 할인율 부담이 함께 반영된 조정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유가 역시 국내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대체 수송로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송유관까지 피격당했다. 이에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 우려를 자아내며 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지난 16~17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FOMC는 금리 인상으로 대응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25bp(1bp=0.01%포인트) 인상되며 3.75~4.00%로 결정됐다. 케빈 워시 Fed 의장은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견조한 경제 상황과 높은 물가 상승 압력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돌파했다. 유가가 더 이상 원자재 가격 변수가 아닌 금리 하단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높은 장기 금리는 기간 프리미엄 중심의 실질금리에 더해 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 우려가 더해진 결과라는 것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코스피 멀티플과 이익 양쪽의 압력으로 작용한다"며 “현재처럼 미국 장기금리가 5%를 넘어선 상황에서 추가적 인플레이션 기대로 연결될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국면에 추석 연휴가 맞물리면서 이번 주 국내 증시에서는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연휴를 앞두고는 수급이 줄어들고, 연휴 이후에 수급이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두 가지 요인이 맞물리며 단기적으로 증시가 부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신증권은 최근 10년간 추석 연휴 전 5거래일 동안 코스피가 평균적으로 0.42% 내려앉은 반면, 연휴 이후 5거래일 간 평균 수익률은 0.68%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파적 FOMC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추석 연휴를 앞둔 만큼 경계 매물이 쏟아지며 단기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피는 여전히 밸류에이션이 저평가 구간에 있어, 정상화에 따른 상향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2026-09-20 08:56 김태환 기자 kth@ekn.kr

가 이어지면서 회사채 발행시장이 상반기 내내 얼어붙었다. 기업들은 만기가 2~3년인 회사채 대신 1년 이내인 기업어음(CP)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연말로 갈수록 단기 자금 조달의 차환 위험도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4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일 3년 만기 AA-등급 회사채 금리는 4.488%였다. 지난해 같은 날 2.896%에 견줘 1년 새 159.2bp(bp=0.01%포인트) 뛰었다.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올해 들어서만 100bp 넘게 오르면서 4%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회사채 발행은 줄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 규모는 123조59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2%(22조1018억원) 감소했다. 특히 신규 발행액이 만기 도래액에도 못 미치면서 상반기에 9조5992억원 규모 '순상환'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6조4980억원 순발행이었던 것과 견줘 자금 흐름의 방향 자체가 뒤바뀐 셈이다.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새로 발행한 회사채가 아닌 은행 대출이나 CP 등 단기 조달 수단으로 갚은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채 시장 전반이 로 위축됐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은 더욱 발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BBB등급이던 중앙그룹 회사채가 채무 불이행 사태를 겪으며 하위 등급 발행시장은 더 위축됐다. 한 증권사 채권 담당 연구원은 “주식시장 활황으로 자금이 이동한 데다 금리 상승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겹쳤다"며 “특히 비우량 쪽은 중앙그룹 부도 등 여파로 위축이 더 심하다"고 말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은 자금 여력이 있다 보니 자발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서지 않는 것이고, 하위 등급은 중앙그룹 부도 등으로 투자 심리가 안 좋아지면서 발행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은 사이 기업은 만기가 훨씬 짧은 CP와 단기사채로 눈을 돌리고 있다. CP와 단기사채는 만기 1년 이내의 대표적인 단기 자금조달 수단이다. 회사채에 비해 발행 절차가 간소해 운전자금 확보나 기존 채무 상환 같은 단기 유동성 목적으로 발행한다. 올 상반기 회사채 발행이 22조원가량 줄어드는 동안 CP·단기사채 발행은 500조원 넘게 늘어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CP·단기사채 발행 실적은 1272조8483억원으로 전년 동기(757조7414억원) 대비 68.0%(515조1069억원) 급증했다. 단기사채 발행액은 990조936억원으로 전년 동기(520조641억원) 대비 90.4% 늘며 거의 두 배로 뛰었다. CP 발행액도 282조7547억원으로 전년 동기(237조6773억원) 대비 19.0% 증가했다. 금리 측면에서도 두 시장의 온도차가 뚜렷하다. 91일물 CP 금리는 이날 현재 3.150%로, 1년 전(2.710%) 대비 44bp 오르는 데 그쳤다. 3년물 회사채 금리 상승폭(159.2bp)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그 결과 회사채와 CP의 금리 차(스프레드)는 지난해 하반기 0.25%포인트에서 전일 1.3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장기로 자금을 묶어두는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금리 부담이 덜한 단기 조달로 몰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는 빠르게 상승했지만, CD 및 CP 금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회사채 대비 조달 비용 경쟁력이 높아졌다"며 “이에 따라 기업은 조달 비용 절감을 위해 회사채 발행을 축소하고 은행 대출과 CP 등 단기 차입금 활용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김상만 연구원도 “장단기 금리차 등으로 인해 기업어음 같은 단기 위주로 조달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단기 조달로 옮겨간 자금이 계속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만기가 짧은 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기업들의 차환 부담도 함께 커진다.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조달 비용과 유동성 관리 부담이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올 상반기 말 현재 기업들의 단기자금은 350조원을 돌파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CP 잔액이 241조488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말보다 11.8%(25조5241억원) 늘었다. 단기사채 잔액은 39.2%(31조963억원) 증가한 111조2300억원이다. 특히 단기사채 잔액은 지난해 말(84조5000억원)보다 26조7000억원이나 불어나며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김은기 연구원은 “기업이 은행 대출과 기업어음 등 단기 차입을 크게 늘리면서 단기 차입금 비중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말 재무비율 관리 부담이 확대될 수 있고, CP 등 단기 조달 수단의 차환 리스크도 점차 부각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에도 회사채 조달 금리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만 연구원은 “지금 여건으로 보면 하반기에도 별로 달라질 게 없다"며 “기준금리를 하반기 남은 기간 한두 번 올린다고 해서 장단기 금리차가 의미 있게 줄어들기는 어렵고, 기본적인 환경이 변동될 여지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8-14 17:18 최태현 기자 ct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