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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5일 ' '을 맞았다. 장 초반 6% 넘게 급락하며 3900선이 무너졌고, 한국거래소는 7개월 만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장중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 4000선을 간신히 지켜냈지만, 투자심리는 얼어붙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1% 내린 4055.47로 거래를 시작했다. 하락세는 장중 내내 이어졌고 오전 10시34분 기준 6.08% 급락한 3870.96까지 밀리며 3900선을 내줬다. 결국 지수는 전장보다 2.85% 떨어진 4004.4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2.66% 내린 901.89로 마감했다. 거래 급락세에 한국거래소는 오전 9시46분 코스피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하락해 1분 이상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발동 당시 코스피200선물은 5.20% 급락한 552.80을 기록했다. 사이드카는 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조치다. 이어 오전 10시26분에는 코스닥 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작동했다. 코스닥150 선물이 6.23% 하락한 1523.90, 코스닥150 지수도 6.01% 떨어진 1523.68을 나타냈다. 코스닥150 선물 가격이 6% 이상, 지수가 3%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경우 매도호가가 일시 정지된다. 이번 매도 사이드카는 지난 4월 7일 이후 7개월 만이다. 당시에도 '트럼프발 관세 충격'이 불거지며 코스피가 급락했다. 역대 기준으로는 이번이 32번째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 발동 사례다. 2002년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2차례, 2020년 팬데믹 때 4차례 발동되는 등 시장 급변기에 반복돼왔다. 역대 코스피 지수 급락폭과 비교하면 이날의 급락폭은 큰 것은 아니다. 2008년 금융위기엔 2,246.13에서 938.75로 36.5% 급락한 바 있다. 2020년 코로나19 위기 때는 2,426.13에서 1,457.64로 약 40% 가량 폭락한 적도 있다. 대폭락을 겪은 코스피 지수가 회복에 수개월에서 1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5일 코스피는 하루 안에 4000선을 회복해 '폭락세'라고 보기 어렵다. 코스닥의 경우 지난해 8월 5일 '블랙먼데이' 폭락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서는 4월 10일 매수 사이드카가 한 차례 발동된 바 있다. 그간 매수 행렬을 보인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2조50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2000년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하루에 2조원 이상 순매도한 사례는 손에 꼽힌다. 이번 2025년 11월 5일의 2조2000억원대 순매도는 2021년 이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규모다. 이번 매도세는 2021년 2월 이후 4년 9개월 만의 최대치다. 연준의 금리정책·미국 경기 변수·반도체 업황 둔화 등 과거 외국인 매도 트리거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순매도를 10월 이후 반도체 등 대형주의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성격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AI 대표주 변동성 확대와 글로벌 매크로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반도체 중심의 외국인 매도가 일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익 전망 상향과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 그리고 특정 업종에서의 지속적 매수세를 감안할 때, 이번 흐름을 본격적인 '셀 코리아(Sell Korea)' 국면으로 보긴 어렵다는 판단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간 상승폭이 컸던 반도체 중심의 외국인 순매도를 추가적으로 유발할 수 있겠으나, 상기 내용을 감안할 시 본격적인 셀 코리아가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날 낙폭은 지난해 8월 5일의 폭락보다는 크지 않았지만, 시장 충격은 상당했다. 당시 코스피는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하루 만에 8.77%급락해 2441.55로 마감,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하락률로 보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10.57%) 이후 16년 만의 최대 낙폭이었다. 당시 장중 낙폭이 10%를 넘어서며 유가증권시장에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거래가 20분간 정지된 뒤 재개되자 낙폭이 더 확대돼 24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 역시 오후 1시56분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600선대로 주저앉았다. 폭락 다음날인 6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반등하며 이번엔 '매수 사이드카'가 작동했다. 장 시작 6분 만에 코스피200선물이 전일 대비 5.06% 상승하면서 프로그램매수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됐다. 코스닥150선물도 7.99% 급등해 동시 발동됐다. 코스닥 사이드카 발동은 2023년 11월 이후 9개월 만이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급락을 두고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 구간"이라는 분석과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 관세·금리 리스크가 다시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엇갈린다. 다만 전문가들은 4000선을 지켜낸 것 자체가 '기술적 방어선'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5-11-05 17:22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