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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여헌우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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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다변화’ 韓 기업 지속 성장 열쇠 삼아야”

우리나라 수출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결정짓는 핵심은 시장·품목 다변화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수출의 다변화 현황과 수출 지속 및 성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국 및 품목 집중도 지수는 각각 918, 520으로 집계됐다. 세계 10대 수출국(홍콩 제외)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출 규모가 비슷한 일본(892, 389), 프랑스(549, 118), 이탈리아(486, 108) 등과 비교해도 숫자가 현저히 높았다. 조사에 사용된 '허핀달-허쉬만 집중도 지수'(HHI: Herfindal-Hirschman Index)는 수출 집중도를 평가하는 기준이다. 수치가 낮을수록 수출 포트폴리오가 다양화됨을 의미한다. 상위 10대 수출품목과 수출국 비중으로 봐도 우리나라 수출의 편중 양상은 뚜렷했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는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상위 10대 품목이 전체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상위 10대 수출국 비중도 70.8%로 가장 높았다. 보고서는 불확실한 대외 무역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출 다변화가 필수적인 요건이라고 봤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국내 9만2385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5년 수출실적을 실증 분석한 결과 수출국 및 수출품목이 1단위 늘어나면 수출 중단 위험은 각각 5.4%, 1.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 기간 중 수출을 지속한 2만2755개 기업을 패널 분석한 결과 수출국과 수출품목 수가 1단위 증가할 때 기업의 연간 수출액은 각각 7.8%, 1.1%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개별기업 단위에서도 수출시장과 품목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게 구성될수록 수출 지속력과 성장성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수출 지속기간이 5년 이하인 기업의 절반 이상이 단일 품목과 단일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고 짚었다. 기업 규모와 성장 단계를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초기 중소기업에는 해외 바이어 발굴과 마케팅 지원을 강화하고 중견기업에는 연구개발(R&D) 및 현지화 지원을 확대하는 등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혜정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우리 수출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특정 시장·품목에 대한 의존을 벗어나 신흥시장과 신산업으로의 전략적 다변화가 절실하다"며 “단순한 양적인 확장에 그치지 않고 미국, 중국 등 기존 시장에서 축적된 경험을 활용해 새로운 수출 기회를 확보하거나 인공지능(AI) 확산, ESG 요구 등 대외 무역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질적 다변화'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그룹, 추석명절 협력사 대금 9800억 조기 지급

LG그룹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와 상생을 위해 납품대금을 조기에 지급하고 생필품 나눔 등 사회공헌 활동에 나선다. LG그룹은 추석 명절에 앞서 협력사와 상생을 위해 납품대금 9800억원 가량을 최대 14일 앞당겨 지급한다고 18일 밝혔다. LG전자,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D&O 등 8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LG그룹은 지난 설 명절에도 중소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운영을 돕기 위해 1조5000억원 규모 납품대금을 예정보다 앞당겨 지급했다. 계열사들은 협력사가 무이자 또는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동반성장펀드, 직접 대출 등을 포함해 약 1조2000억원 규모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시중 은행과 예탁·출연금으로 총 3000억원 규모 상생협력펀드를 운영하며 경영자금이 필요한 협력사에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또 신규 설비 및 자동화 설비에 투자해야 하는 협력사에는 매년 400억원 가량 자금을 무이자로 제공해 협력사의 제조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LG이노텍은 1400억원, LG화학은 2000억원, LG CNS는 470억원 규모 동반성장펀드·상생펀드·금융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LG 계열사들은 추석 명절을 맞아 지역 이웃들에게 생활용품 등을 전달하며 온정을 나눌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와 경북 구미의 사업장 인근 저소득 가정에 생활용품 등을 지원한다. 결연을 맺은 복지시설을 방문해 다양한 봉사활동도 진행한다. LG화학은 여수, 대산, 청주의 사업장 인근에 사는 지역 이웃들에게 생활용품 등을 전달한다. LG헬로비전은 추석을 맞아 지역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마음나눔 꾸러미' 활동을 전개한다. 마음나눔 꾸러미는 지역 소상공인이 판매하는 지역 특산물과 생필품으로 구성돼 지역사회 복지기관을 통해 장애인·독거노인·다문화가족·자립준비청년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SK 등 주요 대기업, 신규채용 대폭 늘린다

삼성, SK, 한화 등 주요 대기업들이 미래 성장 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신규채용 인원을 늘리기로 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향후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연간 1만2000명씩 뽑는 셈이다. 삼성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요 부품사업, 미래 먹거리로 자리잡은 바이오 산업, 핵심기술로 급부상한 인공지능(AI) 분야 등에 집중해서 채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삼성은 1957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공채제도를 아직 유지 중이다. 1993년 대졸 여성 신입사원 공채를 신설하고, 1995년에는 지원 자격 요건에서 학력을 제외하는 등 차별을 철폐한 '열린 채용'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그룹 역시 AI 시대를 이끌어갈 청년인재를 채용한다고 선언했다. 올해 12월까지 상반기(1~6월) 규모에 버금가는 4000여명을 채용해 총 8000여명을 선발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실무형 청년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지원도 강화한다. 계열사별로는 SK하이닉스가 이달 22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하반기(7~12월)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반도체 설계, 소자, 연구개발(R&D), 양산기술 등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사업 확대에 함께할 역량 있는 인재를 선발할 계획이다. 2027년 상반기 중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서만 수천명 규모 채용이 계획 돼있다. 청주캠퍼스 M15의 차세대 D램 생산능력이 증설되는 등 SK하이닉스의 채용활동은 향후 확대될 예정이다. SK그룹은 또 지난달 기공한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등 미래 전략사업 확대에 발맞춰 사업분야별로 청년인재를 모집할 계획이다. SK그룹은 3·9월 정기 공개채용과 수시 공개채용을 병행하고 있다. SK 취업을 희망하는 인재들이 더 많은 기업에 지원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고, 멤버사들은 정해진 시기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필요한 인재를 신속히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국가 경제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해 총 72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청년 채용 규모를 1만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현대차그룹의 채용은 글로벌 모빌리티 퍼스트무버의 위상을 확보하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국내 연관산업의 고용 유발 효과까지 감안하면 관련 산업의 전체 채용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그룹은 청년 일자리 확대 차원에서 앞으로 5년간 1만5000명을 뽑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당장 올해 채용 인원을 당초 계획(2600명)보다 400명 늘려 300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 이후에는 안전, AI, R&D 분야 채용 확대 등을 통해 올해와 유사한 채용 규모를 유지한다는 구상이다. 한화그룹도 하반기 신규 채용 규모를 확대한다고 이날 밝혔다. 방산·우주·조선·해양·금융·기계·서비스 등 사업을 확대하면서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기 위해서다. 한화그룹은 30개 계열사의 하반기 신규 채용 규모를 상반기 대비 1400여명 늘어난 3500여명으로 확대했다. 앞서 상반기에 신규로 2100여명을 채용했다. 하반기 채용까지 마무리하게 되면 올해 총 5600여명을 뽑게 된다. 특히, 방산 분야에서만 연간 약 2500명을 채용할 예정이며, 금융 계열사는 700여명을 뽑을 계획이다. 주요 계열사별 연간 채용인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100명, 한화오션 800명, 한화시스템 550명, 한화생명 300명, 한화손해보험 250명, 한화투자증권 200명 등이다. 이 외에도 인턴십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신규 채용 확대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 고용 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는 한편 국내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韓中 세탁기 전쟁] GE·도시바도 삼킨 中가전 ‘프리미엄 행보’ 거침없다

[로스앤젤레스(미국)=여헌우 기자] 중국 세탁기 브랜드들은 내수에서 존재감을 키운 뒤 해외에 이를 수출하는 방식으로 전세계 시장에 진출해왔다. 최근에는 '이구환신' 정책 등을 힘에 없고 상품성까지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들이 '자본 체력'을 지속적으로 비축하면 삼성·LG전자의 기술 리더십까지 넘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가전 기업들은 정부의 '이구환신(以舊換新)'을 등에 업고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이구환신은 중국 정부가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해 시행하는 핵심 소비 진작 정책이다. 가전 분야에서는 노후된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할 때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2급 및 그 이상의 에너지 또는 물 효율 기준을 충족하는 △냉장고 △세탁기 △TV △에어컨 △컴퓨터 △온수기 △가스레인지 △주방 후드가 그 대상이다. 중국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참여 인원이 100만명을 돌파하는 데 한 달여밖에 걸리지 않았다.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은 지난해 3월 해당 정책 시행 이후 연말까지 가전제품 판매량이 전년 대비 80% 가량 늘었다고 추정했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보조금을 살포하면서도 기업 경쟁력 확보를 함께 주문했다. 보조금 기준은 제품의 최종 판매 가격의 15%로 책정하면서도 1급 이상 에너지 또는 물 효율 제품을 구매할 경우 5%를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하이얼, 메이디, 하이센스 등은 자연스럽게 '녹색 스마트 세탁기' 생산을 도모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키웠다. 아오웨이윈왕(AVC) 등 시장조사기관과 국가통계국 자료 등을 종합하면 중국 내에서 만들어지는 세탁기는 2023년 기준 1억458만여대로 추산된다. 지난해에는 1억2000만여대가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정확한 수출량 통계는 잡히지 않고 있다. 금액으로 추산하면 연간 1억8500만달러(약 2500억원) 수준으로 분석된다. 수출액 자체는 2020년대 들어 매년 두 배 이상씩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변화 양상은 중국 내에서 만들어지는 세탁기의 용량이 점점 커지고 구조도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현지에서는 10kg 크기 안팎 세탁기가 시장 주류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구환신 정책 시행 이후 12% 이상급 제품 침투율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9~12월 온·오프라인 채널 내 12kg 세탁기 소매량 비중은 각각 7.3%, 6.1%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4.5%, 3.1%씩 증가했다. 심하윤 연세대학교 중국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 세탁기 시장은 세탁기의 대중화 기간이 끝나고 교체 기간이 도래했다"며 “과거 세탁방식과 다른 물 절약, 절전, 소음 제어 등 새로운 기능을 탑재한 기기가 출시·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생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대용량 세탁기 및 의류관리에 장점이 있는 세탁기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스마트 세탁기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데, 스마트 홈 개념이 적용된 고급화 기기가 새로운 추세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국에서 힘을 키운 중국 세탁기 브랜드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저가형 제품으로 신흥국을 공략하는 한편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해 선진국을 겨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은 5~7kg급 세탁기가 주로 소비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다양한 라인업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중이다. 인도 매체들은 최근 중국과 경제 협력 가능성 등을 언급하는 기사를 내면서 세탁기를 비롯한 중국 가전 브랜드 판매가 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유력 경제지 The Economic Times는 '최고의 세탁기'를 소개하는 코너에서 LG전자, 삼성전자, 월풀과 함께 중국 하이얼을 함께 언급했다. 특히 저렴한 가격대 상품에서는 하이얼이 LG·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태국 매체 The Nation은 14일(현지시각) 기획기사에서 하이얼을 '붕괴 직전에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한 기업으로 소개했다. 이들은 하이얼이 지난해 태국에 100억바트(약 4400억원)를 투자해 신규 공장을 건설했다는 사실 등을 언급하면서 연내 세탁기 시장 점유율 15%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TCL이 판매망을 확장하며 점차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영미권 언론사들은 중국 기업들이 M&A에 적극적이라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북미, 유럽 등 시장 공략을 위해 자본을 앞세우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하이얼은 지난 2016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문을 54억달러에 인수했다. 메이디는 2016년 일본 도시바의 백색가전 자회사 도시바 라이프스타일을 사들였다. 자연스럽게 미국에서 팔리는 GE 세탁기나 일본에서 소비되는 도시바 제품에서 나는 수익은 중국 기업들에게 흘러들어가는 구조다. 현지 소매판매점에서는 이같은 브랜드가 중국에 흡수된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들이 더 많다고 전해진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Traqline)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 세탁기 시장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LG전자(21.1%)와 삼성전자(21%)가 상위권에 올라 있다. GE(18%)와 월풀(15%)이 뒤를 따르는 구조다. 하이얼, 메이디, 하이센스 등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중국 기업이 인수한 GE를 '중국 세탁기'라고 분류할 경우 얘기가 전혀 달라진다. 업계에서는 향후 '중국산 세탁기'와 '중국 세탁기' 파도는 넘어가기 힘들다고 본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판매되는 소형 세탁기 등을 놓고 보면 우리나라 업체가 중국산 '저가 공세'를 이겨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까지 포함하면 이미 전세계 세탁기의 절반 가량이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세탁기 산업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 대규모 생산시설, 경쟁력 있는 인건비,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지원 등을 꼽는다. 2010년대 들어서는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세탁기'와 같은 혁신적 제품을 출시하면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을 지켜야 하는 삼성·LG전자 입장에서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넘어가는 게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가형으로 자본을 축적한 중국 업체들이 대형·고급 제품 분야 개발에 나설 경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이 AI 가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대표적인 사례가 로봇청소기인데, 이는 내수에서 엄청난 데이터를 모아 이를 AI 기술로 발전시켰기 때문"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세탁기 분야에서도 같은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 기업들이 단순히 칩(Chip)에 단순한 AI 기능을 적용하는 식으로 제품을 발전시키려 한다면 프리미엄 시장에서 위기에 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했습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韓中 세탁기 전쟁] 中 글로벌공략 거세진다…삼성·LG ‘K-백색가전’ 최대 위협

하이얼·메이디·하이센스·TCL 등 중국 가전 기업들이 전세계 세탁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아직 삼성전자와 LG전자 상품성을 따라오지는 못했지만 물량과 자본을 앞세운 공세가 꽤나 매섭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일본 도시바 가전사업부를 흡수하는 등 인수합병(M&A)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중국 세탁기의 글로벌화와 한국 기업의 대응 전략' 기획 기사를 연재한다. 한국 가전기업의 '캐시카우'인 세탁기 분야에서 중국산의 약진 배경을 찾고 대응 방법을 찾는 차원이다. 주요 시장인 미국·일본에서 한·중 세탁기 진출상과 현지기업들의 방어 움직임도 소개한다. 2000년대 중반 태양광 시장을 주도하는 곳은 독일·일본 기업들이었다. 이들은 '기술'을 방패 삼아 고부가가치 산업 영향력을 유지하려 했고, 중국은 '저가 공세'에 나섰다.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과 공격적인 투자에 힘입은 중국 기업들은 무서운 속도로 생산량을 늘려 원가를 낮췄다. 지금은 전세계 태양광 패널 시장을 중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해당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잃었음은 물론이다. TV 역시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을 주름잡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가격 파괴' 전략에 경쟁력을 잃었다. 결국 수익성이 악화된 LCD 사업을 접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에서 최근 열린 디스플레이 산업 세미나에서는 “내년이면 중국 하이센스가 삼성전자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중국 기업들이 '저가 공세'를 앞세워 글로벌 세탁기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삼성·LG전자가 수십년간 기술 장벽을 쌓아 백색가전의 '마지막 보루'로 여겼던 분야다. 아직 상품성이나 브랜드 인지도는 따라오지 못했지만 태양광·TV 시장을 장악했던 방식을 그대로 내세우고 있어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18일 시장조사기관 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세탁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628억8000만달러(약 86조8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같은 시기 TV 분야 크기는 2062억달러(약 284조6500억원)로 파악됐다. 체급 차이가 3배 가량 나는 셈이다. 성장 속도는 세탁기가 더 빠르다. 전세계 세탁기 시장은 2032년까지 연 평균 8.15% 성장해 규모가 두 배 가까이(1152억달러, 약 159조원) 증가할 전망이다. TV의 경우 연 평균 성장률이 2.4%에 불과해 2032년 2481억달러(약 342조4000억원) 크기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100조원대 시장'인 세탁기 분야 선두 업체는 삼성·LG전자다. 일찍부터 통돌이, 드럼형, 교반식 등 다양한 분야 제품을 내놓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등 실력을 쌓아온 결과다. 미국·유럽 등 대부분 선진 시장에서 현지 업체들과 점유율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월풀과 제너럴일렉트릭(GE), 유럽에서는 일렉트로룩스 등과 맞붙는 중이다. 다만 중국·일본 등에서는 존재감이 거의 없다. 삼성·LG전자의 강점은 기술력이다. 미국 컨슈머리포트 조사에서 거의 매번 '최고 세탁기' 상을 휩쓸고 있다. 지난 1월 발표된 '최고 대용량 세탁기' 부문에서는 총 9개 중 LG전자가 8개, 삼성전자가 1개를 차지했다. 반면 중국 브랜드는 성능 평가 대상에 선정되는 데도 애를 먹었다. 메이디가 교반식 세탁기 성능 평가 대상에 유일하게 선정됐지만 낮은 점수를 받았다. 세탁 후 옷감의 상태, 진동 등은 장점으로 꼽혔지만 브랜드 신뢰도와 소비자 만족도 부문은 아예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통돌이·소형 제품 등에서 저가 공세를 펼치며 틈새를 노리고 있는 형국이다. 인도, 아프리카 등 인구는 많고 저렴한 제품이 보급될 확률이 높은 국가에서는 '메이드 인 차이나' 영향력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는 중국 업체들이 선진 시장 공략을 위해 '인수합병(M&A)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이얼은 지난 2016년 미국 GE 가전사업부문을 54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북미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대했다. 메이디는 2016년 일본 도시바의 백색가전 자회사 도시바 라이프스타일 지분 80%를 약 5473억원에 사들였다. 도시바 브랜드와 기술력을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밖에 중국 업체들은 유럽 가전기업 캔디, 파나소닉 자회사 산요전기 등을 인수하며 각 시장별 공략법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했습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韓中 세탁기 전쟁] 폴더블폰 약진에도 “애플 A/S 더 좋다”…삼성 스마트폰, 日공략 ‘갈 길 멀다’

[도쿄(일본)=여헌우 기자] “갤럭시 Z플립 6 액정이 갑자기 망가져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 갔는데 예약 없이 당일 수리는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2주 넘게 불편을 겪었어요." 일본 도쿄에 사는 30대 직장인 A씨의 불만이다. A씨는 제품이 마음에 들어 갤럭시를 사용하지만 애프터서비스(A/S)는 아쉽다고 토로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일본에서 '진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고객 신뢰 확보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11~12일(현지시각) 도쿄 곳곳을 돌아보니 A씨의 지적에 공감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등 신제품을 앞세워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절대 강자'인 애플을 넘어서고 중국 업체들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는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해 보였다. 우선 삼성전자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시내 전자제품 판매점이나 통신사 대리점 대부분에서 '삼성' 제품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삼성 로고를 숨긴 채 '갤럭시' 브랜드만 앞세웠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다. '요도바시 카메라'(Yodobashi Camera), '빅 카메라'(Big Camera) 등 전자제품 판매점 스마트폰 코너에서는 꽤 많은 사람들이 갤럭시 폴더블폰에 관심을 보였다. 점원들도 삼성 제품에 대해 “인공지능(AI) 기능이 많이 들어가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소개했다. 현지 소비자들이 고성능 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가격보다는 품질에 초점을 맞춘 듯했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 소매 판매는 자급제와 통신사 두 축으로 이뤄진다. 우리나라와 비슷해 보이지만 통신사 쪽에서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훨씬 치열하다는 점이 다르다. 제품을 둘러보는 고객과 상담을 위해 대기 중인 통신사 직원 수가 비슷해 보일 정도다.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은 통신사를 먼저 고른 뒤 기기 가격이나 혜택 등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 알뜰폰 브랜드 등에서 삼성 전문관 못지않게 다양한 스마트폰을 판매 중이다. 이곳 매장에서 주인공은 애플이었다. 제품을 둘러보는 사람들도 대부분 구형 아이폰을 손에 들고 있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상대적으로 구석에 전시됐지만 갤럭시 S25, 갤럭시 Z폴드·플립7 등 라인업이 다양했다. 구글이나 중국 브랜드와 비교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듯 보였다. 삼성전자가 최근 일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현지 통신사와 협업이 주효한 결과로 풀이된다. 갤럭시 S25 등 플래그십 모델을 앞세워 이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삼성전자 통신장비 고객사기도 하다. 빅 카메라 아키하라바점에서 본 한 고객은 통신사 부스를 기웃거리면서 연신 갤럭시 폴더블폰을 접었다 폈다 하며 관심을 보였다. 삼성 제품 카메라 화질이 좋다고 모객활동을 하는 영업사원도 있었다. 중심 상권인 시부야 내 전자제품 매장에서는 소프트뱅크 직원이 삼성 폴더블폰을 손에 들고 고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갤럭시Z 플립7과 갤럭시Z 폴드7은 '도코모 온라인숍' 주간 판매 순위에서 한때 1·2위를 석권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아직 애플과 경쟁하기에는 체급이 작은 게 사실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10%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60%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2분기에는 5위였던 브랜드 순위는 일본 샤프(6%)와 중국 샤오미(5%)를 넘어 3위로 올라섰다. 샤오미의 '포코' 브랜드 제품 등이 곳곳에 보이긴 했지만 삼성전자 제품보다는 찾아보기가 훨씬 힘들었다. 다만 애플(49%), 구글(11%)은 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구글에 밀리고 있다는 사실은 아쉬운 대목이다. 애플은 도쿄 시내에 전용 매장 '애플스토어'를 7개 가량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도쿄 중심지 시부야구에 '갤럭시 하라주쿠' 정도만 선보이고 있다. 평일 오후 찾아가본 갤럭시 하라주쿠에서는 직원들이 폴더블폰을 중심으로 신제품 AI 기능을 중점적으로 소개하고 있었다. 안에서는 한국 유명 가수와 협업한 마케팅, 경품 증정 이벤트 등이 펼쳐지고 있었다. 1층 전시장, 2층 카페, 3층 체험 공간 등에 꽤 많은 이들이 오갔다. 고객층은 젊은 현지인 또는 외국인이었다. 하라주쿠 지역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영어를 구사해 관광객들을 주로 상대하는 직원도 따로 있었다. 한 일본인 무리는 갤럭시 Z의 카메라 성능을 살펴보며 감탄했다. 갤럭시 하라주쿠 곳곳에 마련된 K-POP 스타 포토존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이들도 많았다. 문제는 일본에서 성장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내실'은 제대로 다지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갤럭시 하라주쿠 지하에는 A/S 센터가 마련됐다. 자급제폰 등을 사용하는 이들이 정식으로 수리를 받거나 부품을 교환할 수 있는 장소다. 현지 직원에게 제품 수리를 문의하니 “인터넷에서 예약을 하고 오셔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가장 빠른 일정을 묻자 “(예약 사이트가 열리는) 밤 12시에 사이트에 접속하시면 2주 뒤 일정을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일 수리가 안돼 불편을 겪었다는 A씨 사례가 떠오른 순간이다. 갤럭시 하라주쿠 내 A/S 담당 직원은 2~3명에 불과하다. 이 곳에서 만난 한 일본인은 “삼성전자보다 애플 A/S가 더 빠르고 좋다"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A/S가 약하기로 소문난 애플이지만 일본에서는 삼성전자보다 신뢰도가 높은 듯했다. 현지인들은 심지어 삼성전자 직영 서비스센터보다 도코모 등 통신사 A/S를 더 선호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예약이 보다 편리하고 기간도 1주일 이상 빠르기 때문이다. 갤럭시 하라주쿠에 있는 직원에게 “통신사에서도 정식 부품으로 수리를 받을 수 있냐"고 물었지만 제대로 된 대답은 듣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신뢰'가 있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은 곧 강력한 A/S 경쟁력으로 연결되곤 했다. 이같은 삼성의 전략은 한국, 미국, 유럽 등 다양한 시장 내 점유율 확대라는 열매로 돌아왔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추격자' 입장인 삼성전자가 더 크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고객 신뢰 확보를 위한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할 듯하다.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는 동시에 전폭적인 A/S까지 제공하는 승부수를 띄울 때가 됐다는 분석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한화그룹 시총 ‘100조원 클럽’ 첫 입성”

코스피 지수가 4년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주요 그룹사들의 시가총액도 연초 대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그룹은 160% 넘는 증가율로 30대 그룹 가운데 1위를 차지하며 사상 처음으로 '시총 100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14일 리더스인덱스가 30대 그룹 상장사 219개의 시가총액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시총은 1500조2219억원에서 2099조8306억원으로 40.0% 증가했다. 1월2일과 9월10일 종가를 비교했을 때 9개월만에 600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한국 증권 시장 전체 시총(코스피·코스닥·코넥스 포함)은 2307조3380억원에서 3139조7112억원으로 36.1% 늘었다. 30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65.0%에서 66.9%로 1.9%포인트 올랐다. 시총 증가율 1위는 한화였다. 44조8068억원에서 118조1583억원으로 163.7% 뛰었다. 삼성·SK·현대차·LG 4대그룹 외 100조원 클럽에 가입한 것은 한화그룹이 유일하다. 2022년 방산 부문을 재편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출범시키고,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하며 해양 방산으로 외연을 확장한 게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가율 2위는 미래에셋이었다. 5조8826억원에서 14조7285억원으로 150.4% 뛰었다.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증가율만큼은 최상위권이다. 상법 개정 영향으로 증시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권주가 급등한 것이 직접적 배경이다. 효성그룹은 7조2596억원에서 17조4874억원으로 140.9% 늘며 3위를 기록했다. 10조원이 넘는 증가분 대부분은 효성중공업에서 나왔다. 효성중공업은 인공지능(AI) 보급 확산에 따른 전력 인프라 투자 기대와 고수익 전력기기 수요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다. 두산은 원자력 모멘텀을 타고 4위에 올랐다. 26조1936억원이던 시총은 62조5537억원으로 138.8% 늘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 회사는 11조5685억원에서 40조991억원으로 246.6% 올랐다. 시총 규모 기준으로는 삼성그룹이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삼성은 503조7408억원에서 674조9706억원으로 34.0% 늘며, 30대 그룹 전체 시총(2099조8306억원)의 약 32%를 차지했다. SK는 2위를 지켰고, 3위와 4위는 순위가 뒤바뀌었다. 현대차가 135조1076억원에서 172조1879억원으로 27.4% 증가하며 LG를 제쳤다. LG는 141조3066억원에서 145조5088억원으로 3.0% 늘어나는 데 그쳐 4위로 밀려났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상생’ 택한 포스코 노사···올해 입단협 마무리

포스코 노사가 '대립' 대신 '상생'을 택했다. 올해 임금·단체협약이 무분규로 최종 통과됐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13일 진행한 입단협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찬성 71.76%가 나왔다고 밝혔다. 포스코 대표교섭노조인 포스코노조는 지난 5일 회사 측과 임단협에 잠정 합의했다. 기본임금 11만원 인상, 경쟁력 강화 공헌금 250만원, 우리사주 취득 지원금 400만원, 지역사랑 상품권 50만원 지급 등이 주요 내용이다. 또 생산성 인센티브(PI) 제도를 신설하고 입사 시기에 따라 다르게 운영된 임금체계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작업장 안전 강화를 위한 작업중지권 사용을 확대하는 내용에도 뜻을 모았다. 지난 5월부터 이달까지 10여차례 교섭을 진행해 얻어낸 결과다. 업계에서는 노사가 예년보다 많은 안건을 다뤘음에도 신속히 합의점을 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래 파업이 일어난 적이 없는 무분규 사업장이다. 작년과 2023년 임단협이 결렬돼 노조가 투표를 통해 쟁의권을 확보하는 등 파업 문턱까지 갔지만 중앙노동위원회 조정과 추가 교섭을 통해 파업은 피했다. 포스코 노사는 오는 17일 임단협 조인식을 할 예정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전동킥보드 등 PM 사고 감소세인데···‘뺑소니’ 범죄는 급증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이동장치(PM) 사고가 점차 줄어들고 있으나 '강력 범죄'로 분류되는 뺑소니 비중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PM 뺑소니 교통사고는 2020년 22건에서 2021년 45건, 2022년 88건, 2023년 106건, 지난해 147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5년간 408건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430명이 다쳤다. 최근 5년간 개인형 이동장치 뺑소니 사고 피해자는 432명이었다. 이 중 0~12세가 87명(20.1%), 60세 이상이 79명(18.3%)으로 타 연령층에 비해 피해가 많았다. 한 의원은 “PM 이용 장벽이 낮다 하더라도 자동차로 분류되는 만큼 사고 후 도주하는 행위는 중대 범죄"라며 “골목 통행이 용이하고 번호판이 부재하다는 등의 전동킥보드 특성을 악용한 도주 행위에 대해서는 엄벌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청도 개인형 이동장치 법규 위반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적극적인 계도·홍보 활동과 함께 단속에도 활발히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강력 범죄' 뺑소니는 늘었지만 전체적인 사고 자체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한국퍼스널모빌리티산업협회(한국PM산업협회)가 한국도로교통공단의 지난해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PM 가해 사고는 총 2232건으로 전년(2389건) 대비 6.6% 감소했다. 사고 건수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다. 이 기간 사망자 수는 23명으로 1명 줄었고(-4.2%), 부상자 수는 2486명으로 136명 감소(-5.2%), 중상자 수는 636명으로 소폭 감소(-0.2%)했다.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중 PM이 차지하는 비중이 1.1%였다. 박판열 한국PM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PM은 전체 사고 비중이 낮을 뿐 아니라 치사율과 보행자 피해도 자전거·이륜차보다 낮다"며 “사고 원인 역시 속도보다는 교통량과 도로 환경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킥보드만 없는 거리' 등 특정 교통수단만을 배제하는 방식이 실질적인 보행자 안전 향상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PM 사업자들 역시 '안전 확보'를 위한 자정 활동에 적극적이다. PM의 일상화에 따라 주차 질서, 보행자 안전 등 이용 문화 전반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가 높아지면서 업계는 기술과 시스템을 통해 지속가능한 해법을 제시하며 도시와의 공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협업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국 최초로 모든 PM 운영사와 함께 '가상 지정주차제'를 도입한 대구시 사례는 협력 모델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대구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일대에서 빔모빌리티, 씽씽, 알파카 등 주요 운영사가 참여해 GPS 기반의 가상 반납구역을 설정하고 앱과 연동된 시스템을 통해 해당 구역 외에는 반납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기술을 통한 질서 개선도 활발하다. 빔모빌리티는 인공지능(AI) 이미지 분석 기술을 활용한 'AI 주차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청주와 대구 일부 지역에 적용된 이 시스템은 이용자가 킥보드를 반납할 때 촬영한 사진을 AI로 자동으로 분석, 쓰러짐·횡단보도 위·점자블록 위 등 부적절한 위치일 경우 앱 내에서 즉시 경고 메시지를 띄운다. 문제는 업계 노력과는 별개로 이용자들의 인식 개선이 뒤따라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뺑소니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는 게 대표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운영사들의 안전 확보 노력 뿐 아니라 사용자 인식 개선까지 이뤄져야 PM과 도시가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피치, 프랑스 신용등급 ‘A+’로 강등···“정치 분열 심화”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프랑스 전역에서 정부의 긴축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등 정치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피치는 12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신임 투표에서 패배한 것은 국내 정치의 분열과 양극화가 심화했음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불안정성은 상당한 재정 건전성을 달성하는 정치 시스템의 역량을 약화한다"고 밝혔다. 다만 피치는 프랑스의 향후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면 각종 차입 비용이 상승한다. 이는 재정 악화 심화로 이어져 경제적 악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 프랑스의 재정적자는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5.8%다. 유로존 평균(약 3.1%)을 크게 웃돌았다. 국가부채는 GDP의 113%를 넘어 유로존에서 그리스, 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피치는 “향후 몇 년간 국가부채 안정화를 위한 명확한 시야가 없는 상태"라며 “국가부채가 지난해 GDP의 113.2%에서 2027년에는 121%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스에서는 프랑수아 바이루 전 총리가 지난 7월 정부 지출 동결과 공휴일 축소를 포함한 긴축 재정안을 발표하며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분노한 시민들이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를 통해 '9월10일 국가를 마비시키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이런 상황에 의회 불신임으로 물러난 바이루 총리 후임으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측근인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국방부 장관을 임명하자 분노한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마크롱 2기 행정부는 2년이 채 되지 않아 5번째 총리를 교체했다. 프랑스에서 긴축 정책을 둘러싸고 정국 혼란이 이어지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오는 11월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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