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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승계지도] 교통정리 끝낸 정용진·정유경…신세계그룹 미래 ‘갈림길’

신세계그룹은 3세 승계 관련 교통정리를 끝낸 상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대형마트·편의점·복합쇼핑몰 같은 사업을 책임지고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백화점·패션·면세점 등에 집중하는 구조다. 경영권이 확실히 분리됐고 지분 정리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남은 과제는 SSG닷컴 지분 교환 정도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두 사람이 각자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동력을 찾아낼 수 있을지 여부다. 이를 통해 과거 투자 실패 등 악재를 극복해야 '3세 경영'이 본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 이명희 총괄회장 지분 증여 통해 남매 '계열 분리' 신세계그룹이 남매 계열 분리를 공식화한 것은 지난 2024년이다. 당해 3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이 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고 10월에는 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들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정용진 회장은 작년 2월 이명희 총괄회장이 가진 이마트 지분 전량(10%)을 시간외 거래로 사들였다. 정유경 회장은 모친이 지닌 ㈜신세계 주식 10.21%를 같은 해 4월 증여받았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신세계 두 축으로 구성돼 있다. 이마트 최대주주는 정용진 회장(28.85%)이다. 국민연금공단(7.89%)을 제외하면 5% 이상 지분을 소유한 주주가 없다. 이마트 자회사로는 SCK컴퍼니(67.5%), 신세계프라퍼티(100%), 이마트24(100%), 신세계푸드(55.47%), 조선호텔앤리조트(99.9%), 신세계건설(100%), 신세계아이앤씨(43.86%), 신세계야구단(100%) 등이 있다. 이밖에 자산 유동화나 부동산 개발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들도 몇 개 있다. G마켓의 경우 이마트가 세운 인수목적용 법인 산하에 있다. 에메랄드에스피브이가 아폴로코리아 지분 80.01%를 들고 있는 형식이다. 에메랄드에스피브이는 이마트의 100% 자회사다. 신세계푸드는 세린식품, 스무디킹코리아 등 지분을 전량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광주(100%), 스타필드청라(99.9%), 스타필드하남(51%), 스타필드고양(51%) 등 주식을 소유했다.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 29.15%, 신세계인터내셔날 15.29%의 지분을 각각 들고 있다. ㈜신세계 역시 정유경 회장과 국민연금공단(13.42%)을 제외하면 주요 주주가 없다. ㈜신세계 밑에는 신세계디에프(100%), 신세계인터내셔날(39.31%), 신세계센트럴(60.02%), 신세계까사(97.9%), 광주신세계(62.84%), 신세계사이먼(25%), 신세계라이브쇼핑(76%), 신세계의정부역사(27.55%) 등이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신세계사이먼 지분 25%를 가졌고 광주신세계가 신세계의정부역사 주식 25%를 소유했다. 신세계센트럴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70.49%)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아래로는 어뮤즈(100%), 신세계톰보이(95.4%), 시그나이트(50%)가 있다. 시그나이트의 경우 ㈜신세계(30%)와 신세계센트럴(20%)이 나머지 주식을 가졌다. 이마트와 ㈜신세계가 동시에 지분을 가진 계열사는 SSG닷컴이 유일하다. 이마트가 45.6%, ㈜신세계가 24.4%를 각각 보유했다. 이마트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이 신세계의정부역사 지분 19.9%를 지녔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완전한 계열 분리를 위해서는 이들 소유권을 정리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신세계의정부역사는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자산총계 2173억원 규모 덩치를 지녔지만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매출액 149억6800만원, 영업이익 10억9000만원의 실적을 올렸지만 1억6100만원 당기순손실을 봤다. 이 회사를 두고 남매간 분쟁이 생길 여지는 거의 없어 보인다. SSG닷컴은 상황이 다르다. 자산총계가 2조3282억원에 이르는데다 그룹 차원 신사업을 상당수 도맡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유통의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신세계그룹 선봉장에 서있는 회사다. 더블유컨셉코리아 및 플래티넘페이먼츠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기도 하다. SSG닷컴은 최근 '쓱7클럽' 혜택을 대폭 확대하고 가입자 유치에 사활을 거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명품 등 패션·뷰티 제품을 판매하거나 이마트 장보기 기능을 강화하는 등 계열사간 시너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프로야구 SSG랜더스를 운영하는 신세계야구단과 협업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지원 사격도 이어지고 있다. SSG랜더스가 올해부터 티켓 예매 대행을 SSG닷컴에 맡기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SSG랜더스는 기존 충성고객들의 혜택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쓱7클럽을 '끼워팔기'해 야구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룹 입장에서는 프로야구 열풍의 수혜를 SSG닷컴에 밀어주고 있는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이 친족독립경영을 신청하면 심사를 통해 계열 분리를 최종 확정한다. 상장사는 상호 보유지분 3% 미만, 비상장사는 10% 미만 등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명희 총괄회장이 삼성그룹에서 백화점을 가지고 독립한 것은 지난 1991년이다. 공정거래법상 삼성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완전히 분리된 것은 1997년이었다. ◇ SSG닷컴 정용진이 가져갈 듯…신성장동력 발굴 '공통 과제' 재계에서는 SSG닷컴이 결국 이마트 산하로 편입될 것으로 본다. 당초 이마트의 지분율이 높은데다 마트나 프로야구단 등과 시너지 기대감도 더 크기 때문이다. 지분은 정리하더라도 ㈜신세계 산하 기업들과 협업은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남매간 사업 분리 방식을 두고 불만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표면적으로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부터 이어온 승계 방식을 이명희 총괄회장이 그대로 따랐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이명희 총괄회장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막내딸이다. 총수 일가가 지배하는 대기업은 장남이 경영권을 가지고 딸들은 지분만 받아가는 사례가 많지만, 신세계백화점은 대를 이어 딸의 몫으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개인 역량을 기반으로 봤을 때도 계열사가 체계적으로 나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유경 회장은 1996년 조선호텔 상무를 시작으로 백화점, 화장품, 면세점 등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정용진 회장은 부회장 시절부터 그룹 사업 전반을 이끄는 동시에 대형마트, 이커머스, 부동산임대업 등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덩치 측면에서도 균형이 잘 맞춰진 편이다. 6일 종가 기준 상장사 시가총액을 살펴보면 ㈜신세계 3조8500억원, 신세계인터내셔날 5000억원, 광주신세계 3000억원 수준이다. 정용진 회장쪽 회사는 이마트 2조8700억원, 신세계아이앤씨 2800억원, 신세계푸드 2000억원 등이다.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신세계프라퍼티와 스타벅스(SCK컴퍼니)가 이마트 산하에 있다는 점 정도가 정유경 회장이 불만을 가질만한 요소로 꼽힌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작년 연결 기준 매출 7664억원, 영업이익 467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같은 시기 SCK컴퍼니의 매출·영업이익은 각각 3조2380억원, 1730억원이다. 대신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라는 그룹명을 계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 분리 마무리 국면에서는 신세계야구단, 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건설 등은 사명을 변경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 4세는 1990년~2000년대 생들이다. 대부분 학생 신분이고 정유경 회장의 장녀는 아이돌 가수로 데뷔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정용진 회장의 장남 정해찬씨는 대학 졸업 후 경영 수업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인턴 생활을 한 경력이 있다. 다만 아직 '3세 경영'이 안정 궤도에 접어들지 못한 상태라는 점에서 총수 일가 4세의 경영 참여 여부는 논할 단계가 아니라는 게 재계 중론이다. 정용진·정유경 회장 모두 경영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공통 숙제는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쿠팡이 각종 사건·사고에 연루되며 빈틈을 보이는 가운데 롯데·네이버 등 경쟁 상대들도 저마다 활로를 찾기 위해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특히 그룹 성장에 크게 기여했던 대형마트와 면세점 등은 업황 자체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두 사람의 경영 스타일은 '정반대'다. 정용진 회장은 트렌드 파악에 능하고 '현장 경영'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편이다. 프로젝트 추진 등에서 유연성이 뛰어나고 임직원 및 고객들과 소통이 활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과감한 신사업 진출과 인수합병(M&A) 결과물을 두고는 성과에 대한 업계 의견이 분분하다. 정유경 회장은 반대로 신중한 경영 스타일을 유지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화점, 뷰티·패션 등 분야에서 꾸준히 내공을 쌓으며 트렌드를 잘 따라가는 결정을 내린다는 호평이 주를 이룬다. 다만, 외부활동이 적다보니 보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용진 회장은 조직 체질 개선에 시동을 건 상태다.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등 새로운 측면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그림을 다각도로 그려나가고 있다. 그룹 콘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을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이를 과감하게 실행할 혁신 조직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지난달 말 선언했다. 이를 위해 경영전략실 전반에 걸친 조직 개편을 진행할 방침이다. 당초 경영전략실장을 겸하고 있던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의 겸직도 해제했다. 임 사장은 앞으로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게 된다. 경영전략실은 신임 실장이 선임될 때까지 정용진 회장이 진두지휘하게 된다. 정용진 회장은 신세계푸드를 이마트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중복 상장 구조를 해소하는 동시에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다. 현재 양사 주식 포괄적 주식교환을 결정하고 소액주주 및 당국 등을 설득하는 단계다. 작업이 마무리되면 이마트와 신세계푸드간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인 사업 재편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유경 회장의 비밀병기는 시그나이트다. 기업형 벤처캐피탈 역할을 수행하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을 하는 회사다. 시그나이트는 단순히 돈을 버는게 목적이 아니라 신세계 기존 사업들과 시너지를 낼 기술이나 브랜드를 찾고 있다. 이를 활용해 AI를 비롯한 신기술을 적극 장착하면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 파업이냐 상생이냐…노사협상 해법찾기 ‘내주 분수령’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진행 여부가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대표 기업에서 잡음이 계속 새 나오면서 정재계는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노사 협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노사 간 입장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게 대화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근본 원인이다. 이런 와중에 가장 큰 세력을 지닌 최대 노조는 명분 없이 투쟁 깃발만 치켜들고 있다. 임단협 요구안을 상향 조정하며 계속 말을 바꾸거나 임직원간 갈등을 대놓고 조장하는 등 노사 양쪽에서 모두 신뢰를 잃었다. 회사 주주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노조를 비판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측은 노조 눈치를 보는 모양새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회사가 입을 피해액이 천문학적이기 때문이다. 갈등이 지속되면 삼성전자 사업장을 넘어 우리 산업계와 국가 경쟁력까지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을 필두로 정치권이 총출동해 노사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파업' 카드를 자신들의 밥그릇만 챙기는 데는 쓰지 못하도록 이참에 제도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일등기업 삼성이지만 노사 대화 '경험 전무'…노조 폭주 빌미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이 전 국민 관심사로 급부상한 것은 노사가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는 경험을 거의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등 기업' 직원과 경영자들이 임금 및 단체협약에는 서툰 탓에 일을 키웠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 시절부터 '무노조 경영'을 원칙으로 삼았다. 국면이 바뀐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섰던 2020년이다. 삼성전자 노사가 첫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은 창사 50여년만인 지난 2021년이다. 무노조 경영 철폐 선언 이후 삼성전자 내부의 노조 지형은 급격히 변해왔다. 한국노총 산하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급격히 세력을 불렸다가 위축됐다. 이들은 2년 전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주도한 조직이다. 최근 들어서는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가 부상하며 과반 노조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초기업노조가 몸집을 키운 방법이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억대 성과급'을 받게 됐다는 질투심으로 직원들이 모였다. 집행부의 리더십이나 도덕성을 검증하지 못한 상황에서 조합원이 갑자기 불어났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한 직원은 “초기업노조 조합원들이 다른 가치는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성과급에만 집중하고 있다. (게시판 등에서) 도를 넘은 의견들도 자주 언급된다"고 귀띔했다. 8일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7만3135명이다. 대부분 디바이스솔루션(DS) 소속이다.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 전체 직원 수는 12만8881명이다. 이 중 DS 소속은 7만8064명이다. 성과급을 위해 뭉친 초기업노조는 말 그대로 '폭주'하고 있다. 먼저 사측과 협상 과정에서 정당성을 잃었다. 협상을 시작하며 노조의 핵심 요구 사항은 성과급 상한 폐지였다. 회사가 주던 기존 제도가 불투명하게 운영되는 만큼 이를 투명·제도화해 달라는 의견도 내놨다. 당시만 해도 성과급 지급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사측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다. 1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노조는 영업이익의 15~2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말을 바꿨다. 역대급 실적에 맞게 특별 포상도 내놓으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300조~350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반도체 부문에서만 300조원 가까이 돈을 벌 것으로 관측된다. 단순 계산하면 DS 직원이 일인당 6억원 가까이 받아갈 수 있는 셈이다. 여론의 시선이 싸늘하게 식어간 것도 이 시점부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구개발(R&D)에 약 37조7000억원을 투입했다.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에게 배당한 금액은 9조8000억원이다. 평택 캠퍼스 등 공장을 짓고 장비를 사들이는 시설 투자에는 약 52조7000억원을 사용했다. 노조의 요구는 그간 삼성전자 성장에 기여한 지역사회 헌신, 정부의 지원, 주주들의 투자 등을 모두 부정하는 수준으로 해석된다. 초기업노조는 여기서 한 술 더 떴다. 파업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임직원간 갈등을 조장하는 선택을 내린 것이다. DS 직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소속이다. 가전·네트워크 등 일부 사업부의 경우 올해 이익이 급감하거나 영업적자를 낼 가능성도 있다. 초기업노조는 DX 직원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반도체끼리 투쟁' 형식의 판을 깔고 있다. 반도체 직원들은 일인당 수억원씩 받아야 하는 반면, DX 직원들에게는 공통 영업이익에서 자사주 1주(약 25만원)조차 나눠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결국 노·노(勞·勞) 갈등에도 불이 붙었다. 삼성전자 노조는 그간 초기업노조, 전삼노, 동행노조 등 3개 단체가 공동투쟁본부(공투본)를 구성해 사측과 협상을 벌였다. DS 직원 위주로 세워진 초기업노조가 과반 지위를 확보하면서 DX 구성원이 많은 다른 조직들과 불화를 겪고 있다. DX 임직원 2300여명이 가입한 동행노조는 지난 4일 공투본에서 빠지기로 했다. 이들은 “과거 초기업노조는 과반 조합이라는 권한을 남용해 우리 노조의 의견을 고의로 무시·배제하거나 심지어 형법 제311조(모욕)에 해당하는 비하 등을 지속했다"고 강조하며 초기업노조 측에 사과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2대 조직인 전삼노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전삼노는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타 노조에 대한 경솔한 언행으로 대외적 신뢰를 실추시켰던 전례에 이어 이제는 내부의 정당한 목소리마저 '교섭 배제'라는 압박으로 입막음하려는 태도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과반 노조로서 특정 부문을 외면하거나 배제하지 말고 DS와 DX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초기업노조 내부에서는 DX 직원들 대부분이 탈퇴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각종 커뮤니티 등에 '탈퇴 인증' 글을 남기면서 내부 갈등에 대한 걱정도 커졌다. 집행부가 부당하게 사익을 편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온다. 파업 기간 스태프에게 활동비 최대 30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고 조합비 역시 기존 1만원에서 5만원으로 갑자기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초기업노조를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는 중이다.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협박하거나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임직원 개인정보를 빼돌리려다 적발되는 등 '상식 밖' 행보가 지속되고 있다. 최 위원장이 총파업을 한달여 앞둔 상황에서 동남아시아로 장기 휴가를 떠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오며 조합원들이 술렁였다고 전해진다. 노조 영향력이 큰 한 제조업 기업 관계자는 “노조가 '협상 카드'로 무리한 요구를 내놓고 협상을 시작하는 경우가 있어도 대화 과정에서 의견을 맞추는 법"이라며 “(삼성전자 노사는) 서로를 인정하고 협상에서 '선'을 지키는 법을 아직 모르는 듯하다"고 일침했다. ◇ 삼성전자 '비상' 정치권도 노사 협상 중재 총력전 노조는 사측이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손실 금액이 '측정 불가'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 증권가에서는 예상 손실액이 단기적으로 20조~30조원가량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조가 예고한 기간 파업이 벌어지고 이후 설비를 복구하는 시간을 계산한 금액이다. 영업이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는 금액도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파업이 장기화하거나 설비를 고의로 고장 내는 등 예외적인 사건이 일어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파업이 장기화하면 손실액이 50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실적 악화를 넘어 기업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라인은 한 번 멈추면 재가동 후 수율을 정상화하는 데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수주가 걸린다는 특징이 있다. 가동 중단 시 라인에 깔려 있던 수만 장의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 비용도 상당하다. 고객사들이 삼성전자의 '공급 안전성'에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는 것도 핵심 포인트다. 당장은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경쟁사에 점유율을 뺏기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대부분 '책임 있는 대화'를 강조하며 노조에 손을 내밀고 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은 지난 7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금협상으로) 미래 경쟁력이 손실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회사는 임직원 여러분과 미래 경쟁력, 사업 운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안을 제시하고 노동조합과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했다"며 “아직 최종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엄중한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미래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경영진 모두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임직원 여러분께서도 우리의 미래 경쟁력이 손실되지 않도록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도 지난 5일 사내 게시판에 메시지를 올렸다. 신 의장은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노사 모두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막대한 파업 손실과 고객 이탈로 회사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주주, 투자자, 임직원, 지역사회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수백억달러의 수출과 수십조원의 세수가 감소하고 환율 상승 유발로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드는 등 국가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지금은 회사가 직면한 무한경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임직원 모두가 합심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정치권도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우리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며 삼성전자 노조를 에둘러 비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과 경쟁력이 노사만의 전유물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결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의 결실에는 수많은 인프라, 수많은 협력 기업, 400만명이 넘는 소액 주주와 국민연금 등이 연결돼 있다"며 “현재 발생한 이익을 회사 내부 구성원들끼리만 나눠도 되는 이슈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난 7일 “오늘 삼성전자가 있기까지 수많은 협력업체의 노력, 정부의 지원,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특히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막대한 전력 확보를 위한 지역 주민들의 협조가 있었다"며 “노사 간 교섭 테이블이 마련된다면 정부는 실질적인 교섭이 촉진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노사 일단 협상 테이블로…핵심쟁점 '성과급' 절충안 나올까 삼성전자 노사는 일단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는 방침이다. 김도형 고용노동부 경기지방고용노동청장이 8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과 면담하는 등 노동 당국이 중재 노력에 나선 결과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삼성전자 노사를 상대로 사후조정 절차 참여를 타진했다. 사후조정은 조정이 종료된 뒤 노동쟁의 해결을 위해 노사 동의하에 다시 실시하는 협상이다. 중노위가 중재자 역할을 맡게 된다. 지난 2024년 7월 삼성전자 노조 첫 파업 때도 중노위가 사후조정에 들어갔었다. 초기업노조는 한 차례 결렬된 노사조정의 후속 절차로서 사후조정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관련 대화는 오는 11일과 12일 집중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노사 간 견해 차이는 좁히기 쉽지 않아 보인다. 사측은 지난 3월 열린 집중 교섭에서 DS 직원들에게 업계 1위 달성 시 경쟁사 이상의 보상을 해주겠다고 제시했다.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쓰겠다고 약속했다. '성과급 상한 유지'라는 주장도 한발 물러나 특별 포상을 통해 직원들에게 상한선 이상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구적인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등을 주장하고 있다. 변수는 여론이다.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전 국민이 쳐다보고 있는 만큼 노사 모두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돼 있다. 특히 주주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 경제 체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목소리에 양측 모두 집중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정부 차원에서 '밸류업'을 통해 주주권 강화 운동을 벌이는 만큼 이번 성과급 논란에서도 '주인'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홍 광운대 명예교수는 지난 6일 '이해관계자 경영학회' 춘계 정기세미나에서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요구 관련 “주주의 잔여청구권 이론에 의하면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정률로 배분받는 것은 일종의 선배당을 받는 것"이라며 “이는 노조의 '준 주주화'를 의미하며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들도 단체를 만들어 현수막 시위를 열거나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일부 조직들은 노조원들이 단체행동을 벌이면 근처에서 '맞불 집회'를 여는 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는 삼성전자의 파업 관련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정당한 권리 행사 및 보상 요구로 적절하다'는 응답은 18.5%에 그쳤다.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무선(10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노사 관계 균형 자체를 다시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노조의 쟁의권은 강한데 기업의 대응 수단은 지나치게 제한돼 있다는 논리에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등 친노동 입법은 활발한데 사업장 불법 점거를 제한하는 등 회사 측 방어수단은 거의 없다"며 “파업이 벌어져도 대체인력 투입이나 외부 인원 활용 등이 어려운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짚었다. 학계 한 관계자는 “노조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게 가장 시급하다"며 “조합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감사 제도를 도입하는 등 거대 노조 선진화 작업을 거쳐야 한국 특유의 노사 갈등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주간 신차] ‘올 뉴 RAV4’ 사전계약…마칸 GTS 일렉트릭 출시

◇ 토요타 '올 뉴 RAV4' 사전계약 실시 토요타코리아가 전국 전시장에서 '올 뉴 라브4(RAV4)' 사전계약을 받기 시작했다. 공식 출시일은 다음달 16일이다. 신차는 '라이프 이즈 언 어드벤처'(Life is an Adventure)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라인업은 4개 트림으로 확대됐다. 주행 성능을 강조한 'PHEV GR SPORT'를 새롭게 추가한 게 특징이다. 차량에는 2.5L 가솔린 엔진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들어갔다. 실내에는 12.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파노라마 문루프, 파노라믹 뷰 모니터,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편의 사양이 적용됐다. 토요타 '올 뉴 RAV4'의 가격은 4927만~6180만원이다(이하 개별소비세 3.5% 기준). ◇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등 상용차 라인업 강화 현대자동차가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등 주력 상용 모델 3종을 새롭게 내놨다. 상품성을 강화한 '2027 엑시언트' 및 '더 뉴 2027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더 뉴 2027 마이티', '더 뉴 2027 파비스' 등이다. 더 뉴 2027 마이티는 2015년 출시된 이후 약 11년 만에 나온 부분변경 모델이다. 더 뉴 2027 파비스는 2019년 이후 약 7년 만에 새롭게 돌아왔다. 2027 엑시언트는 고객의 실사용 환경을 고려해 제동 성능과 내구성을 향상한 게 특징이다. ◇ 포르쉐, 신형 마칸 GTS 일렉트릭 출시 포르쉐코리아가 '신형 마칸 GTS 일렉트릭'을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신차는 마칸 터보 일렉트릭과 동일하게 리어 액슬 전기 모터를 장착했다. 최고출력 516마력, 최대토크 97.4kg·m 수준의 힘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3.8초가 소요된다. 100kWh 용량의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했다. 완충 시 WLTP 기준 최대 437km 주행이 가능하다. 최대 270kW 출력을 지원해 10%에서 80%까지 21분만에 충전할 수 있다. 포르쉐 신형 마칸 GTS 일렉트릭의 가격은 1억3300만원부터 시작된다. ◇ BMW, 5월 온라인 한정 에디션 9종 선봬 BMW 코리아가 오는 12일 오후 3시 샵 온라인을 통해 5월 온라인 한정 에디션 9종을 선보인다. 계절감을 반영한 외장색과 차별화된 사양을 적용한 모델들이다. 초고성능 M 모델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라인업을 폭넓게 구성했다. 대표 라인업은 M2 쿠페 상파울로 옐로우 에디션, M3 컴페티션 M xDrive 투어링 드라빗 그레이 에디션, XM 레이블 마리나 베이 블루 에디션, BMW X1 xDrive20i M 스포츠 프로즌 퓨어 그레이 스페셜 에디션 등이다. ◇ '더 MINI 쿠퍼 컨버터블 S 인디고 브리즈 에디션' 출격 MINI 코리아가 특별 모델 '더 MINI 쿠퍼 컨버터블 S 인디고 브리즈 에디션'을 선보였다. 외장색으로 '인디고 선셋 블루'를 사용했다.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을 품었다. 엔진은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MINI 쿠퍼 컨버터블 S 인디고 브리즈 에디션의 가격은 5500만원이다. ◇ 볼보 'XC90 블랙 에디션' 55대 한정 판매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오는 12일 오전 10시부터 디지털 숍을 통해 'XC90 블랙 에디션'을 한정 판매한다. 물량은 55대가 준비됐다. 플래그십 SUV XC90에 전용 디자인을 입힌 차량이다. 외관에 '오닉스 블랙'(Onyx Black) 컬러를 적용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B6) 30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T8) 25대가 판매된다. 볼보 'XC90 블랙 에디션'의 가격은 B6 1억90만원, T8 1억1720만원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KGM 6분기 연속 흑자 여세 몰아 ‘수출 덩치’ 키운다

KG모빌리티(KGM)가 순항하고 있다. 6분기 연속으로 영업흑자를 내고 연구개발(R&D) 집행 금액을 크게 늘리는 등 체질 자체가 개선되고 있다. 수출 물량을 확대해 실적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게 업체 측 구상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GM은 지난 1분기 매출 1조1365억원, 영업이익 21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3%, 104.7% 증가한 수치다. 무쏘, 무쏘 EV 등 신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6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KGM은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2000년대 중국, 2010년대 인도계 대주주가 회사를 인수한 뒤 투자 없이 기술력만 빼간 게 주요 원인이다. 쌍용자동차 시절인 2016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잠시 숨을 돌렸지만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 가까이 적자를 냈다. KG그룹에 인수된 이후인 2024년 3분기에도 400억원대 영업적자를 냈다. '레저용차량(RV) 명가' 이미지를 회복한 게 실적 순항의 비결로 꼽힌다. 티볼리-토레스-액티언으로 이어지는 SUV는 물론 무쏘, 무쏘 EV 등 픽업트럭 라인업까지 갖추며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힌 게 주효했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등 경쟁사와 달리 노사가 '상생'을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점도 KGM만의 경쟁력이다. 대외 환경도 나쁘지 않다. 내수에서 꾸준히 수요를 창출하고 있고 원재료 가격도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KGM의 원재료 매입 내역을 보면 2023년에는 철판을 t당 131만원에 사왔지만 작년에는 127만원에 구매했다. 같은 기간 도료 매입액도 1kg당 4373원에서 4198원으로 낮아졌다. KGM은 이를 바탕으로 R&D 투자 비용도 빠르게 늘리며 중장기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연간 R&D 집행 금액이 2023년 1814억원에서 지난해 2441억원으로 2년 사이 34.6% 뛰었다. 같은 기간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4.9%에서 5.7%로 높아졌다. 업계는 KGM이 더욱 안정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수출 물량 확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평택 공장 가동률을 더 끌어올려 외형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SUV 선호도가 높은 신흥국 공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KGM의 지난해 연결 기준 실적을 보면 자동차 판매를 통해 국내에서 1조4208억원, 수출로 2조122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내수에서는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서도 '틈새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해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1~4월 누적 판매가 1만4851대로 전년 동기(1만1730대) 대비 26.6% 늘었다. 토레스(3173대), 무쏘(2946대), 티볼리(1541대) 등 주력 차종이 골고루 팔리는데다 전기차인 무쏘 EV(1245대)도 선전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수출은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실적이 2만2311대에서 2만1738대로 6.3% 줄었다. KGM은 튀르키예 등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8~29일(현지시각) 튀르키예에서 '무쏘 글로벌 론칭' 행사를 열고 현지 매체 등을 대상으로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작년 말에는 이스라엘에 토레스 하이브리드와 무쏘 EV 등을 출시했다. 베트남 진출을 앞두고 막판 담금질 작업에도 한창이다. 곽재선 KGM 회장은 지난 3월 베트남을 찾아 반조립수출(KD) 파트너사인 푸타 그룹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KGM은 올 하반기부터 렉스턴과 무쏘 등을 현지에서 만들 예정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 노조 ‘점입가경’ 노노 갈등도 불붙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 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조가 단체 행동에 대한 '명분'을 계속해서 잃어가고 있다.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집행부가 디바이스솔루션(DS) 입장만 대변한 탓에 노·노(勞·勞) 갈등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상생을 강조한 대통령의 경고에도 '나 몰라라'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와중에 노조위원장이 동남아시아로 장기 휴가를 떠났다는 사실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동행노조 등 3개 단체가 '공동투쟁본부'(공투본)를 구성해 사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을 기반으로 한 동행노조는 전날 '2026년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종료의 건'이라는 공문을 다른 조직에 보내며 공투본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동행노조 가입자는 2300여명 수준이다. 동행노조 측은 “우리가 특정 분야 조합원이 아닌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 및 요청을 해도 귀 조합(초기업노조·전삼노)은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며 “심지어 협의하려는 의사조차 보이지 않는 등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우리 노조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초기업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최근 탈퇴를 신청·인증하는 글이 급증하고 있다. 당초 하루 100여건이던 탈퇴 신청이 지난달 29일에는 1000건을 넘어섰을 정도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서는 직원들끼리 서로 험담하거나 도를 넘어선 인신공격을 하는 사례도 다수 확인된다. 초기업노조를 떠나는 직원들도 대부분 DX 구성원들이다. 업계는 삼성전자 노노갈등의 씨앗은 초기업노조 집행부가 뿌렸다고 분석한다. 현재 삼성전자 노사 협상의 핵심은 성과급이다.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올해 영업이익의 15%를 달라는 게 노조 측 요구사항이다.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달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문제는 DS 구성원들이 철저히 자신들의 '밥그릇'만 챙긴다는 점이다. 노조의 요구대로라면 DS 직원들은 올해 일인당 5억~7억원씩 성과급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DX 내 일부 사업부 직원들은 수백만원만 받게 된다. 초기업노조는 DS 분야에서 나온 이익은 자사주 한 주(약 20만원)도 다른 사업부와 나눌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각종 논란도 계속된다.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협박하거나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임직원 개인정보를 빼돌리려다 적발되는 등 도를 넘어선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최근 동남아시아로 휴가를 떠난 것을 두고도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파업을 눈앞에 두고 일주일간 자리를 비운다는 사실에 조합원들이 술렁였다. 친노동 성향의 이재명 대통령도 삼성전자 노조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사측은 노동자를 기업운영의 소중한 동반자로 대우해야 하며 노동자와 노조도 책임 의식을 함께 가져야 한다. 노동자들 상호 간에도 연대 의식을 발휘해주면 좋겠다"며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나 부당한 요구를 해서 우리 국민으로부터 지탄을 받게 된다면 해당 노조뿐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주게 된다"고 일침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것이라고 재계는 해석한다. 그는 “'나만 살자'가 아니고 노동자 모두가 또는 모든 국민이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책임 의식과 연대 의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삼성전자 노조 측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LG유플러스를 향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외부 비판에 완전히 귀를 닫았다는 지적이 가능해 보인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최근 회사 상황으로 주주와 고객은 물론 많은 국민들께서 큰 걱정을 하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노사 모두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의장은 “국가 기반 산업인 반도체 사업은 타이밍과 고객 신뢰가 핵심"이라며 “개발 및 생산 차질, 납기 미준수 등이 발생할 경우 근본적인 경쟁력을 잃게 되고 경쟁사로의 고객 이탈로 시장 지배력을 상실하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갈등이 앞으로 더욱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며 “저도 경영진과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문제를 푸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여론은 싸늘하게 식어있는 상태다. 삼성전자 노조가 명분 없이 '도 넘은' 행보를 지속하는데 국민들의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는 삼성전자의 파업 관련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정당한 권리 행사 및 보상 요구로 적절하다'는 응답은 18.5%에 그쳤다.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무선(10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 ‘TV 수장’ 교체 승부수…이원진 체제로 전환

삼성전자는 이원진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을 신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으로 선임한다고 4일 밝혔다. 그간 해당 사업부를 이끌어온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보좌역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 사장은 내부에서 콘텐츠·서비스 및 마케팅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TV 사업부를 이끄는 동시에 서비스·비즈니스 팀장 역할도 겸임하게 된다. 앞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비즈니스 턴어라운드를 주도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작업 등에 매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용 사장은 인공지능(AI), 로봇 등 세트사업 전반의 미래 핵심 기술에 대한 자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재계 총수 ‘현장 경영’ 글로벌 시장 종횡무진 누빈다

재계 주요 기업 총수들이 글로벌 시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현장 경영'을 펼치고 있다. 정부와 '원팀' 행보를 보이며 인도 등 신흥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는 게 공통 키워드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은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 일정에 '경제사절단' 역할로 동행했다. 이후 베트남으로 행선지를 변경해 신흥 시장 공략법을 점검했다. 베트남 경제사절단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함께했다. 총수들은 인도에서 현지 시장 공략 강화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이재용 회장은 오찬 자리에서 “삼성그룹은 현지기업이 되겠다는 자세로 (인도에) 진출했다"며 “앞으로 첨단제품 생산과 혁신 연구개발(R&D)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2028년 말 인도에서 종합 R&D 센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포스코는 현지 기업과 제철소 합작건설 추진 계획을 공개다. HD현대는 중형 조선소 건설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인공지능(AI) 관련 현장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개막한 글로벌 기술 콘퍼런스 'GTC 2026'에 처음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글로벌 AI 생태계 내 SK하이닉스의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환영사를 통해 “AI가 산업의 흐름 자체를 바꾸고 있다. 한국의 기술과 베트남의 젊고 역동적인 인재가 만나면 굉장히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1월에만 중국, 미국, 인도 등을 돌며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회동했다. 거대 경제권이며 글로벌 영향력 높은 3개국을 새해 벽두부터 챙긴 것이다. 정부와 '원팀 행보'를 이어간 이후 최근에는 중국을 찾아 '2026 베이징 모터쇼' 행사장을 둘러봤다. 그는 현대차·기아의 중국 시장 부활에 대한 해법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3월 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미국·브라질 사업장을 찾아 현장 경영을 펼쳤다. 그는 “어떤 외부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며 “특히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고객에게 부가가치가 높은 통합 설루션 역량을 높여 시장을 선도하는 압도적 지위 구축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지난달 초에는 실리콘밸리에서 팔란티어와 스킬드AI 경영진을 만나 미래 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베트남 경제사절단에 동참한 이후 현지 사업장을 점검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롯데센터 하노이 등을 시찰하고 하노이시 인민위원장을 만나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재계 총수들은 국내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1월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둘러보고 '어려워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을 가는 것, 그것이 한화의 사명'이라는 당부를 임직원들에게 공유했다.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등이 지난달 말 방한한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와 면담하고 로봇·AI 관련 의견을 교환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대통령까지 나섰지만…韓 대기업 ‘줄파업 공포’ 초긴장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파업 공포'에 떨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노조가 일인당 수억원의 성과급이나 두 자릿수 연봉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 기치를 내걸고 있어서다. 이들은 반도체·의약품 등 생산라인이 멈추면 수십조원대 손실을 입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부 노조의 경우 사내 구성원간 갈등을 노골적으로 조장하거나 대통령의 경고도 무시하는 등 상식 밖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2일 재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지부는 전날과 이날 이틀 연속 총파업을 벌였다. 조합원들이 연차휴가를 내고 휴일 근무를 하지 않는 방식의 쟁의행위다. 별도의 단체 행동은 없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총파업을 진행한 것은 2011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노조는 임금 14% 인상, 영업이익의 20%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 일인당 3000만원씩 격려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 3월까지 13차례 이같은 안을 두고 대화를 나눴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오는 5일까지 파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로 인한 손실은 수천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전면 파업에 앞서 지난달 28~30일 진행된 부분파업으로 인해 1500억원 수준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회사는 인원 부족으로 일부 약품 생산을 불가피하게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는 항암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 등 환자 생명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제품도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이른 시일 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사측은 지급 여력과 성장을 위한 재원 확보 등을 고려했을 때 노조의 현재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오는 4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노사가 다시 만나지만 협상 타결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 회사가 입는 피해는 급격히 늘 것으로 예상된다. 연속 공정 특성상 라인이 잠시라도 멈추면 단백질 변질 등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전체 생산품을 폐기해야 하는 이슈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노조는 이를 활용해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굵직한 요구안을 100% 수용했을 때 금액이 (파업으로 인한) 손실액보다 작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 직원은 작년 말 기준 총 5195명이다. 평균 연봉은 1억1400만원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디바이스솔루션(DS)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상식 밖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노조가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사내 직원간 갈등을 조장하거나 회사 인사권에 개입하려 하는 등 '선'을 넘는 중이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의 핵심은 성과급이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올해 영업이익의 15%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달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여론은 싸늘하게 식어 있다. '기업의 주인'인 주주들에게 가는 배당이나 미래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액보다 훨씬 큰 금액을 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재원이 50조원 이상 필요할 전망이다. DS 직원 일인당 최대 5억원 정도씩 받아가는 수준이다. 노조는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오자 협상 중간에 말을 바꿔 성과급 액수를 올리기도 했다. 각종 논란도 끝없이 터져나오고 있다.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협박하거나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임직원 개인정보를 빼돌리려다 적발되는 등 시끄러운 상황이 계속 연출되고 있다. 노조는 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집회를 기획하다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 회장은 등기임원이 아닌데다 보수도 받지 않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최근 동남아시아로 휴가를 떠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창사 이래 최대 파업을 눈앞에 두고 일주일간 자리를 비운다는 사실에 조합원들이 술렁이는 모습이다. 최 위원장은 휴가지에서 “총파업에서조차 끝내 사측의 편에 서서 동료들의 헌신을 방해한다면 더 이상 당신들을 동료로 바라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가장 큰 문제는 노조의 이같은 행보가 DS 구성원들만의 '돈잔치'라는 점이다. 삼성전자 직원 수는 작년 말 기준 12만8881명이다. 이 중 DS 직원이 7만8064명으로 과반 이상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올해 임금협상을 주도하며 '성과급 생떼'를 쓰고 있다. 지금 노조의 요구대로라면 DS 직원들은 올해 일인당 5억~7억원씩 성과급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디바이스경험(DX) 내 일부 사업부 직원들은 수백만원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사내 구성원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DS 구성원들은 자사주 한 주(약 20만원)도 다른 사업부와 나눌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그룹을 제외한 다른 대기업들도 '노조리스크'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영업이익·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거나 정년을 65세 이상으로 연장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HD현대, 한화오션 등 중후장대 기업들도 올해 협상 과정을 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이재명 대통령도 나섰다. 친노동 성향의 이 대통령이 '작심 비판'을 했다는 점에 재계와 노동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사측은 노동자를 기업운영의 소중한 동반자로 대우해야 하며 노동자와 노조도 책임 의식을 함께 가져야 한다. 노동자들 상호 간에도 연대 의식을 발휘해주면 좋겠다"며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나 부당한 요구를 해서 우리 국민으로부터 지탄을 받게 된다면, 해당 노조뿐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사실상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해 “'나만 살자'가 아니고 노동자 모두가 또는 모든 국민이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책임 의식과 연대 의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다만 삼성전자 노조 측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LG유플러스를 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알려졌다. 공공운수노조 민주유플러스지부는 1일 “삼성전자 노조위원장이 언론과 조합원 커뮤니티를 통해 대통령의 '과도한 요구' 발언이 본인들이 아닌 LG유플러스 노조를 향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는 삼성전자의 파업 관련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정당한 권리 행사 및 보상 요구로 적절하다'는 응답은 18.5%에 그쳤다.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무선(10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빅테크 韓 법인, 매출은 ‘수조원’ 세금은 ‘찔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에서 '배짱영업'을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수조원대 매출을 올리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도 법인세는 거의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업체임에도 매출원가율을 90% 이상으로 높여 잡는 등 이익을 인위적으로 축소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들을 견제하기 위한 국세청의 '세금 추징' 카드는 계속 힘을 잃어 가고 있다. 구글·넷플릭스 등 한국 법인이 법인세 추징 불복 소송에서 승소하면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국 주요 빅테크 6개가 직전 회계연도 국내에서 올린 매출액은 총 13조941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4594억원이었다. 대상 기업은 애플코리아, 테슬라코리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구글코리아, 페이스북코리아 등이다. 애플은 2024년 10월1일부터 작년 9월30일까지, 마이크로소프트는 2024년 7월1일부터 지난해 6월30일까지 기준이다. 나머지는 지난해 실적을 기반으로 산출했다. 테슬라와 애플 하드웨어 사업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서비스나 구독 멤버십 등을 판매하는 회사다. 그럼에도 영업이익률이 3.3%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들 6개사가 해당 기간 납부한 법인세는 1348억원 수준이다. 수십조원 매출에도 1000억원대 법인세가 나온 배경은 이들이 '원가율'을 높게 책정해서다. 애플코리아 감사보고서를 보면 매출원가를 6조8094억원이라고 집계했다. 비율이 92.4%에 달한다. 미국 애플 본사의 원가 비중은 50% 수준이다. 이 회사가 매출원가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해 법인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은 지난 2022년 국정감사 당시에도 나왔다. 테슬라코리아는 감사보고서가 6년 연속 '한정' 의견을 받을 정도로 불투명하게 회계를 처리하고 있다. 경영 환경이 매년 변하고 차량 판매 대수도 급증했는데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영업이익률이 매년 1.5% 안팎으로 일정하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전체 매출의 90%에 달하는 8929억원을 매출원가로 잡았다.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로 본사에 대부분 수익을 송금한 탓에 영업이익률이 1.9%에 머물렀다. 넷플릭스 본사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3년간 꾸준히 30% 안팎을 기록 중이다. 구글코리아는 사업 특성을 활용해 국내 법인 매출 자체를 최소화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는다. 앱 마켓 등에서 나온 수익을 다른나라 법인에 돌리는 식으로 이익을 축소하고 있다는 게 골자다. 일각에서는 구글코리아의 국내 매출액이 연간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성민 가천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5월 국회 세미나에서 “지난해 구글코리아 매출액이 최대 11조3020억원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페이스북의 경우에도 매출 자체를 축소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 회사가 지난해 인스타그램 광고 등을 통해 벌어들인 광고 총판매액은 1조752억원에 이른다. 페이스북은 이 중 대부분인 1조285억원이 광고매입비용이라고 처리했다. 이를 통해 광고재판매수익 467억6475만 신고해 중소기업 수준의 실적을 달성했다. 빅테크들은 사업 특성상 국내 고용 창출 등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에도 인색한 편이다. 대상 기업 중 구글코리아(2억6317만원), 한국마이크로소프트(777만원), 페이스북코리아(8100만원) 3개사만 지난해 기부금을 집행했다. 기부금 총액은 3억5194만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0.07% 수준이다. 문제는 현행법상 이전가격이나 매출 축소 의혹을 해소할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빅테크들이 브랜드 가치와 로열티 등이 포함된 적정 가격을 산정했다고 주장하면 이에 반박할 논리가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국세청이 다른 허점을 찾아 구사하는 '세금 추징' 전략도 번번이 막히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나진이 부장판사)는 지난 28일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종로세무서장 등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2021년 이후 5년여간 이어온 과세 불복 소송에서 넷플릭스가 승리한 것이다. 국세청이 부과한 세금 762억원 가운데 687억원을 취소해야 한다는 게 사법부의 결정이다. 국세청은 넷플릭스코리아가 네덜란드 법인에 지급한 금액을 '저작권 사용료'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이를 '사업 소득'이라고 보고 국내에 과세권이 없다고 맞섰다. 법원은 이날 넷플릭스가 매개자를 두고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 자체를 법적으로 조세 회피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밝혔다. 국세청은 지난해 구글코리아가 제기한 1540억원대 법인세 불복 소송 1심에서도 패소했다. 테슬라코리아의 경우 소송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과세 당국이 추징한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이라고 회계처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법인세가 글로벌 표준 대비 지나치게 높은 탓에 빅테크들의 '꼼수 회계' 관행이 생겨났다는 의견도 나온다. 해외 기업을 국내에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실효 법인세가 27%대인데 싱가포르는 17%, 아일랜드 15% 수준이다. 전세계가 세금을 낮춰 일자리를 낮추고 기업을 유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빅테크 한국 법인 회계 꼼수 논란도) 이런 환경에서 나타난 부작용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주간 신차] 현대차 ‘더 뉴 그랜저’ 베일 벗었다

현대자동차가 '더 뉴 그랜저' 디자인을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 2022년 11월 출시된 7세대 그랜저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신차는 역동적인 외관 이미지와 고급스러운 실내 공간을 갖춘 게 특징이라고 업체 측은 소개했다. 전면부는 독특한 후드와 함께 '샤크 노즈' 형상을 강조해 이전 모델과 차별화를 꾀했다. 베젤리스 타입의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는 더 얇고 길어졌다. 실내 센터페시아에는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가 자리잡았다. 하단에는 주요 기능의 조화롭게 배치했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 출시를 기다리는 고객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공식 홈페이지에서 '얼리 패스 사전 알림'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페라리가 브랜드 최초의 4도어 4인승 모델 푸로산게의 전용 사양 '핸들링 스페치알레'(Handling Speciale)를 공개했다. 해당 사양은 차량의 기계·전자적 반응을 정교하게 다듬어 한층 더 강력한 주행 경험을 선사하도록 설계됐다. 액티브 서스펜션 캘리브레이션을 포함한 주요 동역학 요소를 수정한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연속된 코너나 급격한 방향 전환 시에도 제어력이 높아진다는 게 페라리 측 설명이다. 지프 '루비콘(Rubicon)'의 글로벌 누적 판매가 100만대를 돌파했다. 루비콘은 랭글러와 글래디에이터의 상징적인 트림이다. 국내의 경우 랭글러·글래디에이터의 루비콘 트림 선택 비중이 2023년 61%, 2024년 72.4%, 지난해 73.4%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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