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미지

박경현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경현 기자 입니다.
  • 금융부
  • pearl@ekn.kr

전체기사

앱에서 웹툰보고 유전자검사까지…플랫폼에 ‘고객모시기’ 불붙는 카드업계

올 들어 카드사들이 성장성 정체에 대한 묘수 중 하나로 애플리케이션(앱) 내 플랫폼 강화에 본격 힘을 싣고 있다. 결제시장 내 간편결제사와의 경쟁에도 나서야 하는 만큼 앱 내 '고객 유입력' 높이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다음 달부터 디지로카 앱에서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카드는 지난 10일 디지털 헬스케어사 마크로젠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추후 '롯데카드 회원 전용 DTC(Direct To Customer; 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며 129종의 검사를 통해 △탈모 △운동 능력 △수면 시간 △식욕 등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발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카드는 최근 앱 내 고객 관심사 기반 실시간 큐레이션 서비스 '발견'탭에 '재테크'와 '오토' 큐레이션 서비스를 새롭게 추가했다. 발견탭에선 다양한 데이터로 고객 관심사를 실시간 분석해 콘텐츠, 상품, 혜택을 24시간 큐레이션 해준다. 추가된 재테크 서비스에선 △인기 재테크 영상 콘텐츠 △오늘의 경제 뉴스 △공모주, 부동산 청약 정보 등 투자 정보부터 전문가 추천 금융상품, 국내외 주식 종목, 부동산 매물도 한 번에 볼 수 있다. 오토 서비스에서는 시승 후기, 자동차세 납부 팁 등 운전자에게 유용한 콘텐츠와 함께 △신차·중고차 견적 확인 △외제차 시승 신청 등 차를 사고 탈 때 필요한 모든 혜택을 탭에서 빠르게 찾고 이용할 수 있도록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플랫폼 '쏠페이'에 카드업계 최초로 기차 예매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KTX에 이어 새마을호, 무궁화호, SRT 등 모든 기차에 대한 예매 서비스로 범위를 확대했다. 고객은 코레일 앱(코레일톡)을 설치 하거나 코레일 회원에 가입할 필요 없이 신한카드 앱에서 출발역과 도착역을 선택하고, 좌석 선택 및 결제까지 한번에 이용할 수 있다. KB국민카드는 KB페이에 'KB툰'(웹툰)을 제공 중이다. 증권사 PB의 감수를 받은 주식 입문 웹툰인 '고독한 개미 투자자', 식재료 정보와 손질 방법·맛있게 먹는 꿀팁을 추천해 주는 '도전 혼술 요리', '할짝 심리학', '무비 트리비아 나이트' 등 현재 4개 작품을 연재 중이다. △문화·예술 △여행·맛집 △건강·스포츠 △쇼핑·뷰티 △리빙·취미·교육 △금융·경제 △테크·디지털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콘텐츠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삼성금융네트웍스(삼성카드·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간 삼성그룹 내 금융을 용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플랫폼 '모니모'의 혜택을 강화했다. 이 외에도 카드사들은 모바일 앱 유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비금융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신한 쏠페이 내 오늘의 운세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다수 카드사들이 자사 앱에서 뷰티, 패션, 건강, 여행 등 다양한 카테고리 주제에 맞춘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카드사들은 자사 카드 상품과 연계해 가맹점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모집하던 방식에서 확장해 앱 내 플랫폼에 고객을 유입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는 추세다. 앱에서는 결제 편의성을 키우는 것 외에 각종 편의 서비스를 통해 앱 유입매력을 높이고 앱 내 체류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플랫폼 서비스의 강화에 나서는 것은 업계 내 경쟁력 강화가 '디지털'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편의성 제공으로 소비자가 앱 이용 시간을 늘림으로써 해당 카드사의 주 고객이 되면 간편결제 이용 확대 등으로 연결되는 등 여러 이점을 노려볼 수 있다. 최근 결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는 간편결제사에 대항하기 위함도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내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네이버·카카오페이 등 핀테크사의 이용금액 기준 시장 내 비중은 48.9%다. 같은 기간 카드사의 시장 내 비중은 25.57%로, 핀테크사 절반 가량에 그쳤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업황으로 인해 내실경영에 집중하면서 카드사가 신규 고객 확대 정체를 겪고있는데다 간편결제사와의 경쟁, 향후 실적에 대한 고민 등으로 플랫폼이 새로운 돌파구처럼 여겨지고 있는 분위기"라며 “잠재적 이용 고객이 늘어나야 장기적인 성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KDB생명, 안팎으로 ‘건전성’ 심폐소생술…재매각 기대감엔 물음표

KDB생명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출자를 받으면서 재매각을 염두에 두고 본격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동안 시장에서 판매가 주춤했던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에 드라이브를 거는 등 최근 안팎의 행보들이 매물로써 몸값 입증에 어느정도 효과를 보일지에도 시선이 모인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KDB PEF)에 2990억원을 출자한다고 18일 공시했다. 산은은 또한 추후 펀드비용 충당 등을 목적으로 최대 80억원을 추가로 출자할 수 있도록 했다. 산은은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설립한 KDB PEF를 통해 KDB생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분은 산은이 70%를 지니고 있다. 산은은 이번 출자로 앞서 KDB생명이 추진한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DB생명은 지난 4월 3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단행을 공시했다. 조달된 자금은 운영자금에 2106억원, 채무상환에 990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이번 증자까지 포함해 산은이 KDB생명에 투입한 금액은 1조5000억원 가량이다. 이번 자금수혈의 목적은 KDB생명 재무구조 개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1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KDB생명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검토하겠다"며 “KDB생명의 가치를 제고하고 그에 따라 최종 결정을 내리는 방향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엔 KDB생명 영업 측면에서 체질개선에 나서려는 내부적인 변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앞서 이달 초 단기납 종신보험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CSM 확보에 또 다시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KDB생명은 최근 일반 암 진단을 받거나 50% 이상의 후유장애를 입을 경우 냈던 보험료를 모두 돌려주고, 기준에 상응할 경우 해지환급금도 수령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였다. 암을 진단받으면 보험료 전액을 지급받고 사망보장까지 가능한 이른바 '암 종신' 상품이다. KDB생명이 내놓은 상품의 경우 10년 시점 해지환급률 124%를 적용해 암 진단으로 보험료를 돌려받고 납입면제된 가입자가 해약환급금까지 받아갈 수 있도록하는 혜택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중첩 혜택을 통해 영업력을 극대화 하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KDB생명은 올해 초 유병자, 무심사 단기납 종신보험을 출시하면서 시장에서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가 주춤해지던 시기에도 강수를 뒀다. 시장은 KDB생명이 가치를 제고한 뒤 재매각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를 염두에 둔 KDB생명의 사업 재점검과 산은의 자금수혈 등이 자본건전성 개선 성공을 이뤄낼지에 시선이 모인다. 일각에선 산업은행의 자본 확충 효과 등을 감안하면 KDB생명 킥스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를 웃돌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안팎의 노력에도 매물로서 몸값을 입증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란 시각도 있다. 매각에 있어 재무 건전성 리스크가 고질적인 장애물 요소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KDB생명의 신지급여력비율(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 117.5%로 직전 분기인 134.1% 대비 하락했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데다 생보업권 평균인 232.8%와 비교하면 더 부진한 수치다. KDB생명의 기업가치는 3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공시에 따르면 KDB생명의 내재가치는 2540억원 적자, 신계약가치는 4610억원을 나타냈다. 거듭된 매각 불발과 적자, 어려운 생보업황 등도 아직까지 매각을 희망적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앞서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KDB생명을 인수한 뒤 2014년부터 매각을 추진해 왔지만 여섯 차례나 실패했다. 앞선 매각 실패들로 인해 인수 후보군이 다소 떨어져 나간 데다 원매자의 수개월에 거친 실사 과정 후 조단위의 유상증자가 필요하단 결론 등이 나오면서 매물로서 매력도에 치명타를 입기도 했다. 산은의 증자 효과를 일부 보더라도 보다 근본적이고 심도있는 자구책이 필요할 것이란 평가도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의 경우 적자를 기록 중인 보험사이면서 특히나 업권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생보사이기에 시장에서 매력도를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적자를 보고 있다면 미래에 들어올 이익을 가정해 손익을 인식하는 구조의 새 회계기준을 적용할 때 몸값에도 불리하고, 현재 들고있는 계약이 손실을 인식할 가능성이 있어 인수 후 경영도 부담스러운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AI 바람’ 변곡점 맞이한 보험업계…자동화 움직임 속속

보험업계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험서비스를 마련하는 등 디지털로의 변환 바람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최근 확대되고 있는 생성형 AI 활용에 있어 범용성에는 아직까지 한계 따른다는 평가도 나온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은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와 간편심사 등을 중심으로 기존 머신러닝 기반 AI 활용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흥국화재는 고객과 전화상담원이 실시간으로 같은 화면을 보며 보험 가입을 진행할 수 있는 보이는 텔레마케팅(TM) 서비스를 모든 상품으로 확대했다. 미러링 기술을 이용해 모바일 화면과 전화상담원이 보는 PC 화면을 거울처럼 실시간으로 일치시키는 기술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보험가입 소요시간을 기존 90분가량에서 평균 35분으로 단축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2월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자 AI 기반 보험금 신속지급 서비스 'S-패스(Smart Claims Pass)'도 선보였다. S-패스는 고객이 보험청구 유형과 진료정보를 입력하고 보험금을 청구하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심사과정 없이 즉시 보험금을 지급하거나 우선 심사로 분류해 신속하게 처리하는 서비스다. 메트라이프생명도 '인공지능 기반 광학식 문자 인식 시스템 (AI OCR)'을 통해 고객의 보험금 청구를 빠르게 심사하고 지급하는 프로세스를 마련했다. 시스템 도입으로 인해 입원을 수반하지 않는 간단한 보험금의 경우 5분 이내로 지급 처리가 가능하다. 의사 진단서나 소견서의 자연어까지 인식하는 등 업계 최고 수준의 고도화된 기술을 도입했다. 메트라이프는 보험금 자동지급 범위를 전체의 3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BL생명도 사고보험금 실시간 지급 서비스에 AI OCR 솔루션을 탑재했다. 실시간 지급 조건 충족 시 고객이 업로드한 병원진단서 등의 이미지 속 데이터가 자동으로 추출, 입력돼 보험금이 고객의 계좌로 실시간 지급된다. 동양생명은 고객 응대를 위한 인공지능(AI)컨택센터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11월 네이버 클라우드와 협업해 AI컨택센터를 도입했다. 고객의 상담 문의에 AI를 통한 응대가 가능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도입 후 AI를 통한 고객안내 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2022년 12월 기준 80%대를 기록했다. AI 기술을 보유한 회사와 협업해 고도화된 서비스 개발에 나서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지난 4월 인슈어테크 전문기업 에이아이포블록체인과 비전AI 및 생성형AI분야 협력사업을 진행 중이다. DB손해보험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지난달 AI기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참가기업을 모집하기도 했다. 선발된 스타트업엔 비즈니스 연계, 인슈어테크 전문가 컨설팅, 전략적투자 검토 등의 혜택을 지원해 보험 비즈니스 진출을 도울 예정이다. ABL생명은 앞서 네이버클라우드와 'AI 기반 보험서비스 확대를 위한 비즈니스 협력'을 맺고 AI 기반 보험서비스를 확대하고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한 협업에 들어갔다. ABL은 올해 중 네이버의 대규모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주력 보험상품 약관과 ABL라이프케어(자동 보장분석) 분석 결과를 학습해 FC(재무 컨설턴트)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KB손해보험은 화재보험협회와 함께 신종 위험에 대한 머신러닝 기반 생태계 구축에 들어갔다. 화재보험협회가 보유한 방대한 위험 분석 데이터를 융합해 고도화된 AI 기반의 위험예측 모델을 구축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6월 M2E(Move to Earn) 서비스 앱 '가자고' 개발사인 이지테크핀과 업계 최초로 임베디드 보험이 결합된 보험 아이템을 출시했다. M2E 서비스는 걷기 등의 운동을 하면 리워드를 얻을 수 있는 서비스로 블록체인 기반과 가상화폐 및 대체불가토큰(NFT) 등을 연계하며 최근 유저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서비스다. 아울러 지난해 8월부터 AI기술을 활용한 시나리오 기반 보험사기(허위·과다입원) 유의자 발굴 모듈을 도입해 보험사기 관리에도 효과를 보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의 이 같은 AI 도입으로 인한 효과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DB손해보험의 경우 빅데이터 기반의 고객 맞춤형 설계와 사전 인수심사를 원스탑으로 제공하는 'AI비서(사전U/W) 시스템'을 지난해 6월 최초 도입한 뒤 월 6000명의 설계사가 10만명 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3억원의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높은 활용도를 나타내고 있다. 보험업계는 사내 업무절차를 자동화하고, 임직원 업무수행의 보조역할에서 도움을 받아 효율성을 증진하며, 고객과의 소통에 신속한 대응을 제시해 보다 나은 보험소비 경험을 제공하는데 AI를 활용하는 움직임이 보다 커질 전망이다. 특히 다양한 위험관리를 위한 서비스 제공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개인화된 맞춤 보험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은 초기 단계라는 평가가 따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설명 가능성, 신뢰성, 편향성, 개인정보, 사이버 리스크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데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보험연구원은 “기존 AI 활용에 따른 이슈와 함께 생성형 AI의 등장은 할루시네이션(환각), 오정보의 생성·확산으로 피해가 확대될 수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4세대 실손 손해율 134%로 늘어…주범은 비급여 진료

4세대 실손보험마저 손해율이 올해 1분기 130%를 넘는 수준으로 급등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5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에서 취합한 올해 1분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28.0%로 작년 동기(126.3%) 대비 1.7% 상승했다. 손해율이 100%가 넘는다는 것은 보험사들이 그만큼 실손보험에서 적자를 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세대별로 보면 특히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1분기 118.4%에서 올해 1분기 134.0%로 15.6%p 급등했다. 4세대 실손보험은 지난 2021년 7월 과잉 진료 억제와 가입자 간 형평성 도모를 목적으로 보험료 할인·할증제를 적용해 출시한 상품이다. 보험료가 이전 세대 상품보다 저렴하지만 진료비 자기부담비율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4세대 실손 손해율은 △2021년 62.0% △2022년 88.8% △2023년 115.5% △올해 1분기 134.0%로 지속해서 급등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해 4세대 손해율이 1세대·2세대 손해율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1세대(지난해 124.9→올해 1분기 123.5%), 2세대(117.0→120.5%), 3세대(159.1→155.5%) 실손보험 손해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손해율 급등의 주범으로는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비급여 주사료 등 비급여 항목이 꼽힌다. 비급여 의료는 의료기관이 가격을 임의로 설정하고 진료 횟수나 양 등을 남용할 수 있어 일부 의료기관과 소비자로부터 과잉의료가 지속되고 있다. 5개사의 올해 5월까지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총 3조84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는데, 이중 비급여 지급액은 2조2058억원으로 11.3%, 급여 지급액은 1조6385억원으로 11.0% 늘어났다. 지난해 전체 실손에서 급여 지급액이 20.7% 늘고, 비급여 지급액은 2.0%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비급여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전체 실손 지급액 증가율은 9.2%였다. 진료과목별로는 코로나19 이후 호흡기 질환이 증가한 영향으로 이비인후과(20.5%)의 실손 지급액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정형외과(15.1%), 비뇨의학과(15.1%), 소아청소년과(14.5%), 한방병원(11.0%) 등 순이었다. 특히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등 영향으로 정형외과 지급액 8645억원 중 비급여 지급액은 6089억원으로 70.4%에 달했다. 비뇨의학과에서는 전립선 결찰술을 사용 대상(50세 이상 등)을 벗어나 사용하거나 입원을 권유하는 행태가, 한방병원에서는 한방 의료 항목의 급여화 및 한방 협진 등으로 실손보험금 청구가 증가하는 추세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국내 보험사, 해외시장 공략 녹록지 않아…‘동남아’ 타깃 전략 집중

보험사들이 성장성 확대를 위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업계는 영업환경이 어려운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국내 금융권이 정착하기 용이한 환경에서 돌파구를 확대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손해보험사 중 DB손해보험이 지난 2월 베트남 현지 손보사 베트남국가항공보험(VNI)과 사이공하노이보험(BSH)의 지분을 인수 계약 과정을 완료했다. DB손보는 앞서 베트남시장에서 우편통신보험(PTI) 지분도 양수한 바 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삼성생명이 태국과 중국에, 한화생명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와 중국에, 신한라이프생명이 베트남에 법인을 통해 진출한 상태다. 생·손보업을 넘어서 업권을 확장해 진출하는 경우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노부은행' 지분 투자를 통해 국내 보험사 최초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했다. 당시 인니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의 지분 40.0% 매입을 발표하며 리포그룹과의 디지털 영업 등을 협업해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캐롯손해보험은 지난 2월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리포손보)의 BBI(운전습관 연동형 보험) 솔루션 구축 사업을 수주하면서 비보험 수익 기반을 만들기도 했다.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 사업을 늘려감에 따라 관련 실적 또한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해외에 진출한 국내 보험사(생·손보) 11곳의 이익은 1억2259만달러 가량을 기록했다. 다만 보험사들이 법인 진출 방식이 아닌 지점을 통해 직접 영업하는 방식으로 뿌리를 내리는 건 아직까지 사막에서 밭을 경작하는듯한 어려움이 따른다고 입을 모은다. KB손해보험의 경우 지난 1990년 미국시장에 지점 형태로 진출했고 2005년 법인을 설립하며 터 잡기에 나섰지만 2022년 7월 이사회를 통해 미국 법인 철수를 결정하고 같은 해 10월 신규 영업 중단에 들어갔다. 삼성화재는 이보다 먼저인 2017년 미국법인의 보유 보험계약을 재보험사에 넘기면서 영업을 내려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가 현지에서 영업을 하는 행위 뒤엔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높은 장벽과 허들이 있다"며 “해당 국가 당국의 수많은 라이센스 허가는 기본이고 현지 업권에 형성돼있는 사업방식, 국민 문화, 선호 상품이나 영업채널, 규모의 경제 차이 등 넘어야 할 산이 매우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보험사들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쪽으로 시선을 옮기는 전략에 나섰다. 특히 신남방 4개국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에 대한 업계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인구가 4번째로 많은 나라이면서 5% 내외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등 진출과 수익성 확장에 있어 용이한 조건의 해외시장으로 꼽힌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국내 보험사는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한화생명이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며 DB손해보험은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떤 국가든 치밀하게 전략을 세우고 환경마다 방식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보험연구원은 “인도네시아 내 생보 시장의 경우 경쟁이 매우 치열해 국내 보험사의 수입 대비 순이익 비율은 1%대"라며 “해당 국가 진출을 고려하는 생보사들은 인도네시아 생명보험 시장의 환경이 우리나라와 매우 다르다는 점,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 유닛링크 보험의 시장 점유율이 높다는 점, 샤리아 생명보험이 빠르게 성장한다는 점, 현지 직원의 업무능력 편차 등을 고려해 효과적인 진출 전략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최대실적 중 ‘희망퇴직’ 꺼낸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 슬림화 이유는

메리츠화재가 9년 만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들어간다. 취임 1년이 채 되지 않아 조직구조 효율화에 나서는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 경영 행보에 시선이 모인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메리츠화재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2024년 특별퇴직 기준안'을 공지했다. 해당 직원을 대상으로 이번주까지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대상은 30세 이상의 일반 직군·사무지원 직군 직원이며 사실상 전 직원이 대상이다. 퇴직금은 직급과 근속연수 등을 기준으로 최대 38개월 분의 특별퇴직금을 비롯해 자녀학자금지원금(2000만원), 전직지원금(2000만원), 의료지원금(1000만원)을 지급한다.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이 특별퇴직을 신청할 경우 임피 미적용 직원의 조건에 정년까지 잔여 근무월수를 60개월로 나눈 값을 곱해 퇴직금으로 지급할 방침이다.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평균 연봉은 1억3000만원으로, 최대 38개월의 특별퇴직금을 받으면 기본 퇴직금을 포함해 5억원 가량의 수령이 예상된다. 퇴직금 규모는 은행권과 비교해 1억원가량 높다.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은행연합회에 공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희망퇴직금 수령 수준은 3억~4억원 사이다. 통상적으로 희망퇴직은 고연봉자나 저성과자를 정년보다 먼저 내보내기 위해 법정 퇴직금에 더해 수개월에서 수년치 월급을 얹어주는 식으로 시행된다. 회사 측에선 업황난이나 재무적 이유가 있을 때 인력 감축을 통해 생산성 제고와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선택하기도 한다. 다만 메리츠화재는 당장 실적 방어에 있어 위급한 상황은 아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1조5748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더군다나 보험사는 정기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권 내에서도 희망퇴직이 활발하지 않는 업권이다. 메리츠화재의 직원 수가 이미 업계 대비 많지 않은 점을 보면 추가적인 조직 슬림화는 다소 파격적인 행보로 읽힌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5528명이다. 급여 총액은 8020억여원, 1인 평균 1억4300억원을 받아갔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 직원 수는 2886명으로 삼성화재의 절반 수준이다. 연간 급여 총액은 2643억원 수준이며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3100만원가량이다. 이런 가운데 김중현 대표는 임기 초반 시점에서 희망퇴직 카드를 꺼냈다. 회사로선 9년 만에 희망퇴직 단행이다. 앞서 김용범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2015년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전체인력의 16%인 임직원 406명이 회사를 떠났다. 메리츠화재는 인력의 선순환 등을 위해 변화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메리츠화재는 새로운 시대를 이끄는 젊고 활기찬 조직으로 변화하기 위해 특별퇴직을 실시한다"며 “제2의 인생을 원하는 직원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향후 우수인재 영입과 재배치를 통해 조직의 선순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김 대표가 향후 시행할 전략과 사업 재원 마련 등을 염두에 둔 단행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서도 진행한다"며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메리츠화재가 성장성 확대를 위해 더욱 고삐를 죄는 것으로도 해석된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여행 무사고 시 돈 돌려주는 보험’ 두고 전운…또 규제하나 긴장감도

해외여행 후 사고 없이 귀국하면 보험료를 일부 환급해주는 여행자보험이 인기를 끌자 금융당국이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선 긴장감이 도는 가운데 상품 창의성 등을 위해 당국의 과한 제재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도 나온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판매하는 해외여행자보험의 가입자가 지난 4월 출시 10개월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초기 계약자 기준 재가입률도 30%를 기록하고 있어 여행자들을 타깃으로 한 해당 상품이 초기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상품은 코로나19 이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여행수요와 맞물려 흥행에 힘이 실린 것으로 분석된다. 별도의 앱 설치나 회원가입 과정이 필요치 않기 때문에 '카카오톡'을 통해 상품 접근성을 높인 것도 신계약 체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해당 상품에서 해외여행 후 무사고로 돌아오면 보험료의 10%를 '안전귀국환급금'으로 지급하는 등 그동안 시장에 없었던 혜택을 제시했다. 그동안에는 사고가 나야 보상금을 받는 방식의 보험 상품만 있었다. 카카오페이손보에 따르면 가입자의 75%는 '안전 귀국 환급금' 혜택을 받아갔다. 해당 상품이 시장에서 반응을 보이자 최근 업계가 이와 관련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4월 24일부터 KB스타뱅킹에서 KB해외여행보험을 가입할 경우 사고 유무와 관계 없이 '귀국 축하금'을 지급하고 있다. 보험료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KB포인트리로 최대 3만 포인트까지 지급한다. KB손보의 경우 사고 없이 귀국할 경우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가입자에게 보험료 10%를 리워드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였다. 캐롯손해보험도 지난 3월 '안전여행 축하 포인트' 제도를 도입했다. 가입자가 사고 없이 귀국할 경우 결제한 보험료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캐롯포인트로(최대 3만 포인트) 지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해당 상품이 보험 원리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 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기본적으로 손해보험은 보험자가 보험 사고로 입은 물적 손해 등에 대해 보상해주는 구조다. 사고 없이 환급금을 지급하는 것은 기본 원리에 어긋날 수 있단 지적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시장 점검을 통해 해당 보험을 들여다볼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업계는 '보험사가 환급비를 어떻게 내주느냐'가 중요한 논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료는 기본 요율에 따른 보험료와 사업비 보험료로 구분된다. 요율을 통해 보험료를 책정한다면 향후 자체보험료가 높아질 위험이 있고, 사업비에서 내주는 구조라면 일단 보험사가 감당하는 영역이지만 향후 보험사가 사업비 명목으로 보험료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보험료율의 환급일 경우 보험료율이 적용되는 소비자 범위를 어떻게 결정하느냐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료 환급 제도가 타 상품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를 점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문제 발생의 여지가 크지 않아 당국의 제재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사업비에서 환급금을 지출할 경우 이를 보험사가 부담하겠다는 의미이며, 보험사기 방지에도 효과를 주는 등 여러 이점이 있다는 시각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아이디어가 상품화 된 경우로 본다"며 “보험사 상품 창의성이 위축되지 않도록 오히려 시장에서 잘 팔릴 수 있도록 독려하는 방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고의로 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을 수령하는 보험사기가 전체 보험료를 높이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며 “소비자의 보험 필요성 인지와 보험사 건전성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금융지주 ‘여행카드’ 전쟁 개막...우리금융 ‘위비트래블’ 차별점은

우리금융까지 해외여행 특화카드를 출시하면서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간 경쟁에 본격 막이 올랐다. 우리금융은 환전 한도와 세계 공항 라운지 이용 서비스를 앞선 카드들만큼 탑재함과 동시에 가장 높은 수준의 캐시백을 내세워 차별화에 나섰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전날 해외여행 특화 체크카드 '위비트래블'을 출시했다. 위비트래블은 앞선 해외여행 특화 카드와 같이 환전, 결제, 할인, 적립 분야에서 혜택을 제공한다. 외화 환전이 무료인점을 비롯해 △해외결제 수수료 면제 △국제브랜드 수수료 면제 △해외ATM 출금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번 카드 출시로 본격 '해외여행 카드' 경쟁전에 출사표를 냈다. 시장에는 현재 금융지주사 해외여행 특화카드로 가장 먼저 출시된 하나금융의 '트래블로그'를 필두로 신한금융의 '쏠트래블', KB금융의 '트래블러스'가 해외여행 특화 카드로 나와있다. 트래블로그의 경우 가입자 수가 최근 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관심이 지속되는 추세다. 올해 초 신한금융이 내놓은 쏠트래블의 인지도도 높아지면서 최근 가입자 70만명을 넘어 섰다. 가수 뉴진스를 홍보 모델로 내세우면서 광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위비트래블이 제공하는 환전 통화 종류는 30종이다. 트래블로그가 41종, 쏠트래블이 30종, 트래블러스가 33종인 점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이다. 환전 한도는 카드별로 각각 통화별 300만원, 통화 총합 5만달러, 통화별 200만원이며 위비트래블은 통화 총합 5만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각 카드들이 유사성을 지니지만 내세우는 특장점에선 조금씩 차이가 있다. 트래블로그는 외화송금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며 쏠트래블은 공항 라운지 상·하반기 각각 1회 이용과 미국 스타벅스·베트남 그랩 5% 할인을 제공해준다. 트래블러스는 카페 등 7개 영역에서 월 합산 최대 2만원 할인을 제공한다. 위비트래블은 전 세계 공항 라운지 연 2회 무료이용 서비스에 더해 국내외 결제 시 5%(월 3만원 한도)를 캐시백해주는 혜택을 제시했다. 위비트래블은 외화예금 고객 잡기에도 나선다. 외화예금을 이용하면 미국 달러 기준 하루에 1만 달러까지 환전이 가능하며 최대 5만달러까지 예치할 수 있다. 달러와 유로 외화예금에는 각각 2.0%, 1.5%의 이자를 지급한다. 다만 재환전에서 트래블로그와 트래블러스가 무료 혜택을 제공 중이지만 위비트래블은 50%를 우대로 적용해 준다. 위비트래블의 참전으로 올 여름 금융지주사의 트래블카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여행수요층이 많아지는 추세인데다 MZ세대 고객을 동시에 타깃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사로선 여행카드로 유입된 새 고객들이 자사 플랫폼 이용 확대나 은행 계좌 신설 등의 연계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당장의 수익성보다 경쟁에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후발주자로 출시되는 상품이 많아질수록 여행특화카드를 운영하는 금융사들의 출혈성 지출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체크카드가 대부분이기에 연회비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데다 시기적으로 뒤늦게 경쟁에 참전하는 상품은 빠른 고객 모집을 위해 앞선 상품에서 제시한 것보다 서비스 수준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카드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은행권의 지원이 가세되는 구조이기에 은행 수수료 수익 급감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 시중은행의 환전 수수료 수익은 380억9000만 원으로 직전 분기(426억3000만원)대비 10.6% 감소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서비스 확대나 환전수수료 혜택이 출혈경쟁임을 알지만 상품 출시에 있어 감행하지 않을 수 없다"며 “라운지 이용도 경쟁적으로 혜택을 추가하고 있으나 대부분 올해에 한하는 것으로 보아 예산상 오래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초기 고객 모집에 목적성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데이터 기업’ 궤도 오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다음 스텝에 시선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공지능(AI) 데이터 기업으로의 도약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올해 초 업계가 직면한 위기를 회사 개선의 기회로 보겠다고 밝힌 가운데 올 들어 다각도로 시도 중인 경영 행보에 시선이 모인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에서 데이터 사업을 궤도에 올린 기업은 현대카드가 유일할 것"이라며 “현재까지 AI에만 1조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카드 설계사 운용 등 주로 영업에 힘을 주는 현재 업권의 행보에서 시선을 옮겨 데이터 사업 확장에 대비해 온 모습이다. 그는 AI가 머지않아 카드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수년 전부터 관련 학회에 참석하는 등 현대카드를 'AI 데이터 기업'으로 도약시키려는 그림을 그려왔다.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AI 혁명은 산업혁명보다 더 세게 올 것으로 본다"며 “단기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데이터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경영 방향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지난 2015년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의 첫 선을 보인 뒤 최근까지 이 같은 행보를 활발하게 이어오고 있다. 현재까지 항공, 자동차, 유통, 식음료, 포털, 패션, 게임, 금융, 여가 등 각 산업분야에서 내로라 하는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성사시켰다. 지난달에는 국내 뷰티 플랫폼 기업 CJ 올리브영과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올리브영 또한 최근 고객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한 초개인화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올리브영과의 PLCC 협약 이후 브랜딩과 마케팅, 데이터 사이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하기로 했다. 정 부회장의 PLCC 사업에는 단순한 '모객'을 넘어 파트너사들과의 데이터 동맹이 숨어있다. 정 부회장이 손을 내밀어 PLCC를 선보인 기업들은 대부분 각 업계에서 어느 정도의 브랜드파워나 소비자층을 획득한 곳이다. 이를 통해 파트너사들과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협업을 이어가려는 방침이다. 실제로 현대차, 대한항공, 이마트 등 파트너사간의 거대한 네트워크인 '도메인 갤럭시' 구축을 통해 '금융 테크 기업'을 선언하면서 데이터 비즈니스에서 입지를 키워가고 있다.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데이터를 공유하고 마케팅과 상품개발 등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카드는 “고도화된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협업을 진행해왔으며, 파트너사들이 증가하고 업종 또한 다양해지면서 2000건이 넘는 공동 마케팅이 진행될 정도로 현대카드 PLCC 생태계가 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 업계 역시 현재 업권 전반에 활발하게 퍼진 'PLCC' 사업의 의미가 단순히 고객 모집에 있지 않다고 설명한다. 타 업권과 관계를 맺고 해당 기업이나 산업군을 이용하는 고객군의 결제관련 데이터를 획득함으로써 카드사에는 없는 무형의 가치를 함께 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새 먹거리를 위해 모색하고 주목하는 것 중에 하나가 데이터다"며 “PLCC를 통해 표면적으로는 고객군을 늘리는 효과가 있겠지만 해당 산업군과의 협업이나 결제 관련 데이터를 통해 향후 다른 사업에 연계하거나 새로운 분야를 구상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사업 강화 이후 '카드사' 답지 않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결제 시장 사업자인 비자와 파트너십을 맺고 양사의 데이터 자산과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공동 데이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현대카드는 자사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해외에서 선보이기로 했다. 데이터 상품과 솔루션 개발도 추진 중이다. 올해 경영 방향을 살펴보면 정 부회장이 카드영업과 자본관리 영역에서 업권이 직면한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우선 올 들어 카드 상품체계의 단순화에 나서면서 상품영업력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상품 포트폴리오는 '현대카드제로 에디션3', '현대카드M', '현대카드X' 등 직관적으로 바꾸고 상품 혜택과 포인트 적립 체계도 표준화했다. 신용등급 관리에 공들이면서 건전성 관리와 해외진출 초석 다지기에도 나섰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 동안 7번의 신용등급·신용등급 전망 상향을 기록했다.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업계 유일 0%대를 나타냈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지난해 전업카드사 8곳 중 유일하게 순이익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조달비용 확대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업계가 위기에 직면했지만 이를 회사가 전면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그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회사가 완전히 바뀔 수 있는 '골든 윈도우'가 열려 있다"며 “집중력을 잃지 않고 앞으로 전진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