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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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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IG넥스원, 해양 감시·정찰용 ‘수중 글라이더’ 개발 추진

LIG넥스원이 수중에서 장시간 자율 항해가 가능한 무인 해양 플랫폼인 '수중 글라이더' 디자인 등록을 마쳤다. 추진기 없이 부력 조절과 날개의 양력을 활용해 움직이는 장비로, 해양 감시·정찰 목적의 장기 임무 수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방위 사업 무인화 트렌드에 맞춰 해양 전장 인식(MDA)과 수중 정찰 체계 확대를 겨냥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21일 본지 취재 결과 LIG넥스원은 지난해 4월 23일 특허법인 우인을 통해 '수중 글라이더' 디자인을 특허청에 출원했고, 같은 해 11월 13일 등록 절차를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수중 글라이더는 사내 해양연구소 경어뢰2체계개발단 1팀 소관으로, 아직 이 장비에 대한 개발에 착수하지는 않은 상태"라면서도 “본격 전개될 경우를 대비해 선제 등록해놨다"며 사업 의지를 피력했다. 또 등록 디자인 설명서를 통해서는 수중 글라이더의 재질을 금속이나 합성수지로 하고, 수중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장시간 안정적인 주행을 위해 좌우에 자가 충전용 회전 날개를 장착한다고 전했다. 도면에 따르면 전형적인 글라이더 모양새를 갖춘 '에어포일'형 본체는 수중에서 양력을 이용한 추진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꼬리 부분에는 스크류와 통신용으로 보이는 안테나형 돌출부도 배치돼 있어 제한적인 자율 추진과 통신 기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면부는 볼록하고 후면부는 매끈한 구조로, 부력 조절 장치 및 각종 센서를 내장할 수 있는 공간 확보를 염두에 둔 설계로 분석된다. 이는 장기 수중 항해를 염두에 둔 작전용 구조로, 해양 감시·정찰 목적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을 시사한다. 아울러 측면의 돌출된 날개는 글라이딩 효율을 제고하고 방향 조정을 위한 장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무인화 추세가 뚜렷한 방산 분야에서는 MDA와 수중 정찰 체계가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측면에서 수중 글라이더는 차세대 감시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추진기 없이 부력 조절과 날개의 양력을 활용해 활강하며 항해하는 무인 수중 로봇이다. 일반적인 자율 무인 잠수정(AUV)보다 전력 소모량이 현저히 적어 수주에서 수개월에 이르는 장기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 해군이 채택한 '시글라이더(Seaglider)'가 있다. 군사적 목적의 수중 글라이더는 △수온 △염분 △해류 △음향 특성 등 해양 환경 정보를 수집해 전투용 음향 탐지, 모델링, 소나 운용의 최적화 등에 활용된다. 복수의 글라이더를 네트워크화하면 해저에 센서 그리드를 구축할 수 있고, 적의 해저 기뢰 등의 자산을 탐지하고 MDA와 지휘·통제·통신·컴퓨터·정보·감시·정찰 등 수중 C4ISR 체계를 구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 대형 잠수정이나 해상 드론 등 이종 무인체를 포함한 타 플랫폼과도 군집 운용을 하는 등 연동도 할 수 있어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앞서 LIG넥스원은 무인 수상정 'M-헌터'와 연동 가능한 수중 자율 기뢰 탐색체(AUV)를 개발한 바 있다. 이 같은 무인 수중체에는 인공지능(AI)·데이터 링크·자율화·체계 통합 등 첨단 통신 기술이 적용된다. 아울러 LIG넥스원은 해군의 미래 유·무인 전력 체계인 '해양의 수호자(Navy Sea GHOST)'에 부응할 종합 솔루션 구축을 목표로 수중 무인체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또 수중 유도 무기 개발의 핵심 인프라인 '수중 HILS(Hardware In the Loop Simulation)' 시스템을 구축해 실제 해양 환경을 가상으로 재현하며 수중 무기와 무인체의 성능을 정밀하게 검증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LIG넥스원은 자항식 기만기·자항 기뢰 등 다양한 수중 운동체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했다. 수중 HILS와 대형 수조 시험장 등 핵심 인프라를 바탕으로 무인 잠수정(UUV)·수중 글라이더 등 새로운 특수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김문환 LIG넥스원 해양2연구센터 프로젝트 1팀 선임연구원은 “핵심 인프라와 수준 높은 연구 인력,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1등 수중 유도 무기 개발 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자의 눈] 실수도 말 못하게 만드는 조직이 항공 안전을 위협한다

“아직도 현장에서는 보고하면 조직에서 문제아로 낙인 찍히거나 관리자들로부터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만연해 묻고 넘어가기도 합니다." '공정 문화(Just Culture)'라는 단어가 있다. 고위험 산업군에서 직원이 실수나 오류를 보고하더라도 처벌하기보다 학습의 기회로 삼고, 조직 전체의 안전성을 제고하려는 문화와 그에 목적을 둔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부속서 13을 통해 공정 문화 도입을 권장하고, 유럽항공안전청(EASA)도 고의·중과실이 아닌 이상 면책 원칙을 보장하고 있다. 과거보다 개선됐다고는 하나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실수를 보고하면 인사 불이익이나 징계 우려가 여전하고, 실수와 위반의 경계가 모호해 관리자 재량에 의존하는 경향이 아직도 있다는 게 현업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잘못된 게 있어도 입도 뻥긋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전언이다. 가장 비근한 예로 작년 12월 29일에는 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사고를 들 수 있다. 당시 여객기는 새떼와 충돌했고, 양쪽 엔진이 먹통인 상태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끝의 콘크리트 둔덕을 들이받고 완파돼 179명 사망·2명 중상이라는 참사가 발생했다. 당시 계기 착륙 장치(ILS)는 잘 부서지는 속성을 지녀야 한다는 ICAO와 국토부 지침에도 어긋나게 콘크리트를 타설한 사람이 누구였느냐는 질타가 끊이질 않았고,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국토교통부와 공항공사, 무안공항 측을 변호하려는 건 아니지만 관계자들 중 그 누구라도 문제 의식을 갖고 제대로 보고했다면 책임을 면할 수 있었을까? 이처럼 희생 제물만을 찾는 데에 혈안이 된 처벌 일변도의 분위기에서는 그 어느 것도 바뀔 수가 없다. 베넷 앨런 월시 대한항공 항공안전전략실장은 “한국엔 더욱 강력한 면책 기반 자발적 보고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국내에는 아직 공정 문화가 자리잡지 못했음을 점잖은 방식으로 지적한 것인데, 이 마저도 외국인이기에 가능했던 발언이다. 분명 대한민국 항공 산업은 양적 규모 측면에서 과거에 비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지만 안전에 대한 시각은 성숙 단계에 접어들지 못한 듯 하다. '누가 했느냐?'는 추궁보다 '무엇이 부족했나?'와 같은 자성에 가까운 질문이 먼저 나와야 ICAO 파트 1 또는 2와 같은 항공 선진국 그룹 일원으로의 도약이 가능해지는 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UAE 공군 시찰단, KF-21 시제기 탑승…KAI, 중동·아프리카 시장 공략 박차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라시드 알샴시 공군방공사령관 일행이 경남 사천 본사에 방문해 KF-21과 FA-50 등 등 주요 항공기 생산 시설을 시찰했다고 16일 밝혔다. 특히 시찰단으로 동행한 아잔 알누아이미 UAE 공군 전투전술훈련센터(AWC) 사령관은 차세대 전투기인 KF-21을 직접 탑승해 우수한 비행 성능과 최신 항전 기능의 우수성을 확인했다. 금번 UAE 공군 대표단의 KAI 방문은 상호 방문과 교류를 통해 신뢰를 쌓아온 양국 공군 간 협력 활동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양국 공군참모총장 간 상호 협력 추진을 위한 LOI 서명 행사와 블랙 이글스의 축하 비행도 이어졌다. 지난 2월 UAE에서 열린 IDEX 전시회에서 강구영 KAI 사장은 UAE 공군방공사령관과 면담하며 KF-21 사업 현황과 함께 향후 유무인 복합·AI 파일럿을 통한 미래 전장에서의 확장성과 개발 로드맵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UAE는 전략적 파트너로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이 매우 큰 국가이고, 이번 방문은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KAI 측 입장다. 앞서 UAE 공군은 차세대 전투기 도입을 위해 2023년 KF-21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우리 정부에 KF-21의 개발 상황과 성능에 대해 문의한 바 있다. KAI는 UAE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의 최적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협력을 UAE 공군과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범 정부 차원의 국산 항공기 수출을 위한 노력으로 팀 KF-21을 조직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강구영 사장은 “첨단 항공기 개발 기술력을 UAE에 소개하겠다“며 “앞으로 중동·아프리카 시장 수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항공기 엔진 기술 국산화 속도전…한화 ‘우위 굳히기’ vs. 두산 ‘기술 도전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두산에너빌리티가 일부 선진국만 보유한 항공 엔진 기술 자립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와 타 기업들과의 협력 확대 등 각종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17일 미국 투자 은행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항공기 엔진 시장은 2037년 3000조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엔진은 고도에서 비행하는 항공기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안전에 직결될 수 밖에 없어 이를 개발·생산·정비하는 것은 첨단 기계 산업의 선두에 있는 분야다.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 등 일부 국가만 자체 기술을 보유 중일 정도로 진입 장벽이 높다. '브레이튼 사이클'에 기반해 흡입-압축-연소-팽창·배기의 원리로 작동하는 항공기 엔진은 열역학·유체역학·재료 공학·전자 제어·정밀 가공 기술이 총망라된 현대 공학 기술의 결정체다. 그런 만큼 상당 수준의 투자를 필요함은 물론 핵심 기술의 장기간 개발 기간과 투자를 필요로 한다. 국내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군용기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우월한 지위로 안정적인 내수 시장을 확보한 상태로, 해외 선진·신흥 시장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독자적인 첨단 항공 엔진 개발을 추진함과 동시에 엔진 원 제작사와 개발-생산-판매-정비에 이르기까지의 수익과 리스크를 참여 지분에 따라 공유하는 RSP(Risk and Revenue Sharing Program) 사업을 진행 중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RSP는 엔진 빌드 기간 초기 투자 비용이 큰 편이나, 애프터 마켓 매출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는 경향을 보인다. 항공 엔진 시장의 약 70% 이상을 차지해 MTU 등 대형 글로벌 부품·모듈 업체는 모두 RSP사업에 참여 중이고 수익성 또한 LTA(Long Term Agreement) 업체보다 높다. 때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엔진 부품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 반드시 진입해야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방위 사업의 보안 관계상 엔진 시장 점유율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품질·납기·가격에서 사업 경쟁력이 좌우된다"고 했다. 이어 “항공·해양 가스 터빈 엔진과 기계 부품 사업을 영위 중이고, 전후방 산업으로의 신규 사업 추진을 통해 글로벌 사업자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자체 연구·개발(R&D) 비용은 2022년 5867억원에서 2023년 8141억원, 2024년에는 8878억원으로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 또한 항공엔진사업부의 최고기술책임자(CTO)도 6명이나 두고 있고, 최근에는 포스코·현대제철 연구원 출신 최주태 담당 임원을 자사 한국연구소 소재연구센터로 전격 영입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근래 들어 K-방산의 수주와 수출 물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한계점도 뚜렷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F-21 보라매 전투기에 탑재될 F414 엔진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납품하고 있지만 제너럴 일렉트릭(GE)의 기술력에 바탕을 두고 있어 미국 정부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같은 이유로 방산 물자 수출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선 기술 독립이 필수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신규 무기 체계 부품 시제 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계통별 핵심 기술을 배양하고, 양산 사업을 안정적으로 해나가 고객 신인도를 제고하겠다"며 “단순 가공품에서 복잡도가 높은 고부가 품목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트랙 레코드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작년 3월 정관상 사업 목적에 '항공기 엔진 제작과 각종 엔진·추진체 보조 기기류 부분품 제작, 정비, 판매 및 서비스업'을 추가해 관련 분야 진출을 선언했다. 발전용 가스 터빈과 항공기 엔진은 기술 기반이 동일하고, 구조와 작동 원리가 유사하고, 사업 모델 또한 본품 판매와 서비스로 이루어져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 큰 어려움이 따르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또 종래까지 축적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항공기 엔진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소재와 모델 설계 부분에서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항공기 엔진 개발 인력을 자체 구성해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관하는 1만 파운드 포스(lbf) 무인기용 가스 터빈 엔진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과제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엔진 레이아웃 설계와 구성품 해석, 터빈 베인·블레이드 주조품 제작과 후가공을 담당하고 있고 2027년까지 기본 설계를 수행할 계획이다. 엔진 제작에는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 양산 체계를 갖춰나간다는 입장이다. 지난 16일 대한항공 항공기술원과는 항공기 엔진과 무인기 체계 개발 차원에서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저피탐 편대기·다목적 스텔스 무인기 등 중대형 무인기용 5000~1만5000lbf급 엔진과 소모성 협동 전투기(CCA) 등 소형 무인기용 100~1000lbf급 엔진 개발에서 중점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항공 엔진 국산화를 넘어 국산 항공기의 해외 시장 진출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동국제강, 클래드 강판 상표 ‘DKLAD’ 출원…고부가 전략 본격화

동국제강이 최근 새로운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했다. 철강을 바탕으로 한 제품군이 주요 지정 상품으로 포함돼 있어 브랜드를 입힌 고부가가치 마케팅 전략 전개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본지 취재 결과 동국제강은 올해 3월 19일 아이픽스특허법률사무소를 통해 '디클래드'·'DKLAD'라는 상표 2종을 특허청 정보 검색 서비스인 키프리스(KIPRIS)에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원 단계에서 △강관 △강선 △강철 △강판 △금속제 후판 △선철 △연철 △주강 △철관 △철선 △클래드된 강판 △합금 등 총 12개의 철강 소재 품목이 지정 상품으로 명시됐다. 해당 상표는 '동국'을 영문으로 쓴 'Dongkuk'의 'DK'와 클래드 강판을 의미하는 'Clad'를 결합한 것이다. '클래드'는 '덧입힌' 또는 '겹쳐진'이라는 의미를 지닌 영단어로, 업계에서는 두 가지 이상의 금속을 접합해 만든 두꺼운 복합 강재로 통용된다. 동국홀딩스 관계자는 “'디클래드'는 향후 클래드 강판 제품 브랜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주로 극한 환경이나 고성능이 요구되는 산업 분야에서는 니켈알로이강을 써야 하지만 비용 문제가 발목을 잡아왔다. 니켈 가격은 지난달 기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톤당 약 1만6530달러를 기록해 연초 대비 약 9% 상승했다. 작년 한국의 니켈 수입 평균 가격은 톤당 3만3971달러로 전년 대비 40% 가량 오르는 등 전방 수요처에서는 생산 원가 부담을 호소해왔다. 이에 동국제강은 2022년 국내 강관 제작사들과 협업해 니켈강과 동일한 성능을 내되 단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클래드 강판을 개발해내 고객사들로부터 호평을 받고있다. 클래드 강판은 금속별 강도·내식성·내열성 등의 속성을 동시에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클래드 강판은 주로 석유화학·정유·가스·발전 플랜트나 해양 구조물, 환경·탈황·식음료·제약 설비 등 내식성과 강도를 모두 요구하는 제반 업계에서 활용되고 있다. 당진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클래드 강판은 고난이도 생산 기술을 요해 공정이 까다롭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국산화와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국내외 고부가가치 강재 시장에서 동국제강의 경쟁력을 강화해줄 비기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동국제강은 꾸준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해 기술 혁신을 통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2023년 R&D 투자 비용은 64억900만원이었으나 2024년에는 71.24% 늘린 109억7500만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도 0.24%에서 0.31%로 확대됐다. 동국제강 측은 원가 절감 목적으로 자체 R&D를 통해 인공 지능(AI) 기반 스크랩 영상 검수 시스템과 탄소 배출 저감형 하이퍼 전기로 기술, 전기로 디지털 업그레이드, 봉형강 가열로 자동 제어 시스템 구축, 철근 냉각 시스템 자동화 연구 성과를 이뤄냈다고 공시했다. 또한 대량 생산 위주인 봉형강 시장에서 신소재 제품인 '디-메가빔'을 개발함과 동시에 품질 개선에 대한 연구도 진행해 건축 현장 수주 대응력을 높여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현재 동국제강은 디-메가빔 초도 물량을 생산하고 있는 등 고부가가치 전략 전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신규 브랜드인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보강근(GFRP)'을 단 '디케이 그린바' 제품을 선보였다. 이는 코일·내진·극저온 철근을 잇는 동국제강의 특수 철근 포트폴리오다. 고분자 수지로 강화해 기존 철근 대비 부식에서 자유롭고 강도가 높고 가벼우며, 전기가 통하지 않고 탄소 배출이 적은 친환경 제품이라는 특징을 띤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설비 투자와 R&D를 통해 경쟁력 마련에 노력하며 탄소 중립 시대를 맞아 친환경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동시에 다양한 마케팅 전략과 판매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진, 태국에서만 지주사 설립해 이원화…현지 사업 확대 포석

종합 물류 기업 ㈜한진이 태국 사업 본격화를 위해 현지 사업 법인을 지배하는 지주 회사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 태국 현행법의 규제를 넘고자 이와 같은 경영 형태를 채택한 것으로, 장기적 관점을 갖고 미래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한진은 지난해 1월 11일 태국에 '한진 홀딩스 타일랜드(HANJIN HOLDINGS (THAILAND) COMPANY LIMITED)'를, 3월 22일에는 사업 법인 '한진 글로벌 로지스틱스 타일랜드(HANJIN GLOBAL LOGISTICS (THAILAND) CO., LTD)'를 설립했다. 두 회사 소재지는 방콕 와타나구 클롱탄누아 수쿰윗 33 골목 591 유나이티드 비즈니스 센터 II 24층으로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 목적은 한진 홀딩스 타일랜드의 경우 태국 내 물류 네트워크 확대, 한진 글로벌 로지스틱스 타일랜드는 해상·항공 국제 물류라는 게 ㈜한진 측 공식 설명이다. 지배 구조상 한진 홀딩스 타일랜드는 한진 글로벌 로지스틱스 타일랜드를 자회사로 두고 있고, 현지 물류 기반 시설인 항만과 컨테이너 화물 스테이션(CFS)·컨테이너 야드(CY) 등을 중심으로 한 인프라 투자·참여 목적으로 운영된다. 한진 글로벌 로지스틱스 타일랜드는 현재 국제 물류 주선업과 항공 일반 판매 대리점(GSA) 등 아세안 지역 네트워크를 이용한 종합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전역을 포괄하는 거점 중간 지주 회사는 아닌 만큼 지역 전체로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한진은 △미국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포르 △러시아 △슬로바키아 △미얀마 △캄보디아 △자카르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법인들을 세워왔고, 공통적으로 '한진 글로벌 로지스틱스'라는 단일 명칭에 국가명을 붙여왔다. 이처럼 타국 법인들은 이와 같은 형태로 존재하는 반면 이원화 구조를 가진 태국 법인들의 경우 이례적이다. 통상 해외에서 지주 회사 체제로 운영한다는 것은 현지 자회사 또는 복수의 사업 법인의 지분을 보유·관리하는 통합 기능을 수행하거나 세무·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의도가 있음을 의미한다. 1999년 제정된 태국의 외국인 사업법(FBA)은 외국 사업자가 자국 내 기업 지분을 최대 49.99%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하고, 외국인 자격으로 대부분의 사업 참여 금지를 규정한다. 외국인 사업자에게 개방된 사업 분야는 태국 상무부에서 발급하는 외국 사업 면허(FBL)를 취득한 후에만 허용되고, 태국 투자청(BOI)법 등 특정법의 적용 대상이다. 태국 지명 주주에게 51%의 지분을 대신 보유하도록 하는 우회적 방식으로 이 같은 장벽을 극복하려 할 경우 FBA 위반에 해당한다. 아울러 외국 기업의 최소 등록 자본금은 300만바트(한화 약 1억2750만원)를 초과해야 하며, 토지 소유가 금지된다. 그러나 지주 회사로 등록하면 태국 기업으로 인정돼 현지 회사들과 완전히 동등한 법적 지위를 얻을 수 있어 모든 사업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태국 로펌 콘라드 리갈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주 회사 설립 시 거래소 상장 신청에 제한을 받지 않고, 다양한 기업 구조를 가진 회사와 상장 자회사를 인수할 수 있다. 다만 태국 현지에 주주로서 자기 자본을 투입할 사업 파트너를 둬야 한다. 태국 회사법에 따라 자기 자본을 투자하지 않고 타인 소유의 회사 주식을 보유한 현지 파트너를 두는 것은 금지돼있기 때문이다. 태국에서 지주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등록 자본금 10만바트의 51% 투자가 가능해 신뢰할 수 있는 현지인만 있으면 된다는 게 콘라드 리갈 측 전언이다. ㈜한진은 중장기 사업 재편이나 전략적 대응을 염두에 두고 이 같은 조건에 따라 현지 자회사를 고려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2023년에는 83만달러를 투자해 태국 현지 유수 물류 업체인 'KSP디포' 지분 14% 인수를 완료했고 CFS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한진 관계자는 “향후 태국 뿐만 아니라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 등 인접국 시장에 포워딩·국경 운송 등 물류 사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R&D 확대에 영업손실 ‘눈덩이’

대한항공이 항공우주·방산 사업을 강화하며 기술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영업손실도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항공기술연구원은 기술 경쟁력을 갖춘 신성장 분야 중심의 연구·개발(R&D)을 추진하고 있다. R&D 비용과 정부 보조금은 2022년 452억3300만원·5억7900만원, 2023년 523억2400만원·20억6800만원, 2024년 801억7000만원·21억5400만원으로 최근 3개년 평균 각각 21.02%·51.17%씩 증가세를 보였다. 마찬가지로 항공우주사업본부의 매출은 4910억1400만원, 5407억1100만원, 5929억8000만원으로 매해 늘었다. 한편 2022년 6억7300만원이던 영업손실은 2023년 113억7300만원으로 급증했고, 2024년에는 157억500만원으로 불과 2년 새 2233.58% 확대됐다. 대한항공 측은 보잉 노동조합 파업에 따른 납품 실적 감소를 영업손실의 요인이라고 언급했지만 전체 손실 확대의 주요 배경은 선행 기술 중심의 대규모 R&D 투자 지출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통상 R&D 비용은 판매·관리비(판관비)에 포함된다. 대한항공의 판관비는 2022년 1조200억6763만원이었지만 2023년 1조4714억5038만원, 2024년 1조6479억6831만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낸다. 항공우주사업본부는 2019년부터 에어버스와 함께 차세대 날개 구조물 플랫폼 개발을 위한 국제 공동 개발 프로젝트인 '윙 오브 투모로우'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미래 무인기 시장에 대비해 2016년 스텔스 무인기 기술 시범기 개발과 2021년 스텔스 비행체 형상 설계·구조물 핵심 기술을 확보했고, 2022년 차세대 스텔스 무인기 개발 센터 설립을 기반으로 저피탐 무인 편대기 개발에 참여해 핵심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항공기술연구원 산하에는 연구 기획팀·차세대 무인기 개발팀·미래 기술 개발팀·소프트웨어 개발팀·항공 기술팀 등 5개 조직이 있다. 이들은 2022년부터 작년까지 3년 간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실증 플랫폼 구축사업 △정찰 무인기 개발 △초소형 위성 액체 추진 공중 발사 방안 연구 △하이브리드 드론 지속 개발·시장 진출 다각화 △소형 무인기 2종 개발·납품 △K-UAM 그랜드 챌린지 1단계 실증 완료 △P-3C 해상 초계기 핵심 부품 국산화 개발 지원 사업 △UAM 항로 개설 기획·연구 등을 이뤄내는 성과를 기록했다. 신 성장 부문에서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여객·화물 운송과 유·무인 항공기 개발·정비 노하우를 바탕으로 AI 기반 항공 MRO 기술 개발도 추진 중이고, 위성·발사체 기술도 확보해 통해 우주 분야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2021년부터 시작한 인스펙션 드론 자체 개발 사업 결과물은 국토교통부 과제로 연계돼 드론 6대·로버 2대로 이뤄진 군집·자율 로봇들에서 획득한 영상을 손상 진단 AI가 자동으로 결함을 분석하는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우주 분야에서는 소형 발사체용 공통 격벽 추진제 탱크 개발, 단간 연결 엄빌리컬 개발 과제, 우주 발사체·우주 수송 교육 연구 센터, 3D 프린팅 특화 설계 기반 제조 기술 개발, 공중 발사체 기획 연구, 한국형 위성 항법 시스템 위성 구조계 제작 사업, 한국형 대형 통신 위성 안테나 기술 과제 등의 기획 연구·R&D 과제를 적극 수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라는 목표 아래 다방면으로의 투자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나, 결국 이를 어떻게 수익화로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다. 딜로이트 관계자는 “첨단 우주 기술의 발전으로 위성과 발사체의 크기·무게·전력 등 우주 진입에 소요되는 비용이 낮아지면서 우주 산업 현실화가 가까워지고 있다"며 “지구 저궤도의 우주 산업 진입 시에 우선적으로 위성 설계·제작·발사·군집 운용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특별 기고] 이젠 전문화 된 항공 안전 전담 기관을 생각해야 할 때다

2025 을사년 새해 설 명절을 하루 앞둔 지난 1월 28일, 김해국제공항에서 아찔한 에어부산 391편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후미에서 시작된 불은 삽시간에 번져 승무원 포함 총 176명의 탑승 인원이 비상 탈출하는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졌다. 다행히 소방 당국의 침착한 대응과 적극적인 진화 노력으로 항공기만 소실되는 선에서 인명 피해 없이 참극을 막은 건 정말 기적이다. 그러나 작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는 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사고로 무고한 179명이 희생된 참사가 벌어졌다. 이처럼 연달아 발생한 대형 항공 사고에 모든 국민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초동 조사 결과 조류 충돌 등 여러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됐고, 에어부산 화재 사고의 발화점은 승객의 짐 속에 있었던 보조 배터리인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두 건의 공통점은 항공사의 통제 가능 범위 밖의 요소가 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같은 일이 다른 항공사에서 일어났다고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객관적인 증거나 확신이 없다. 항공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제반 정책이 적용될 수 없는 사각지대가 아직도 존재하고, 이들의 위험성 정도는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는다. 그런 만큼 위험 요소를 제거·통제가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은 발생 시 필연적으로 규모가 클 수 밖에 없는 항공 사고의 속성에 비춰 볼 때 매우 우려되는 대목이다. 필자가 종사하고 있는 항공업계의 경제적 규모는 현재 36조원 수준이나, 2030년 경 58조원으로 급성장하고 2만5000개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돼 전망이 밝다. 그런 만큼 생태적으로 구조가 매우 복잡해 톱니 바퀴가 매우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듯 참여자들의 높은 이해도와 안전 의식, 국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매우 중요한 분야다. 바로 이 부분이 국토교통부를 위시한 모든 업계 관계들이 나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숲을 보는 마음으로 항공 산업과 안전을 위해 힘을 모아 나아가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작금의 사고들을 바라보며 항공 산업의 중요한 요소인 안전에 대한 접근 방법과 시각을 새로이 점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간 양적 팽창에 치중했던 업계 전반을 돌아보고 이번 사고들로 드러난 여러 불안전한 요소들을 저인망식으로 점검해 국제 기준에 비해 미비했던 부분을 찾아 시정함에 적극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현재 국토부 산하로 집중된 항공 관련 조직들의 구성과 기능, 독립성·전문성을 점검해 부족했던 점을 인정해야 한다. 물론 전문 인력의 양성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 업계 기반을 새롭게 다지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 현장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항공 사고의 위험 요소는 현장 최일선의 종사자가 가장 잘 안다. 정책을 입안하는 조직들은 인지하기 어려운 위험 요소들을 현업자들과 '안전 보고 제도의 운영'이라는 상호 작용을 통해 공유하고, 정책화하는 공고하고도 선진적인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현행 항공 안전 보고 제도 자체는 존재하지만 항공사나 업계 종사자의 신뢰와 참여가 결여된 속 빈 강정이다. 국내 현장에서는 보고하면 조직에서 찍힌다거나 관리 조직으로부터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 현장을 지키는 종사자는 안전 문화 창달을 위한 참여자가 아니라 관리 대상이라는 수동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또한 보고를 한다고 해서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없을진대, 하물며 굳이 처벌받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며 자신의 경험담과 위험 요소를 보고할 분위기 형성이 안 돼있어서다. 종사자의 실수를 숨기게 만드는 종래의 폐쇄적이고 고압적인 조직 문화를 바꾸고, 현업자들과 신뢰를 구축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노력은 항공 안전 시스템 개선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실질적이고 강력한 면책 기반의 보고 제도 운용과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항공 안전 정책으로의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도 이러한 비 처벌 공정 문화(Just Culture)와 신뢰에 기초한 보고 체계의 안전 문화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항공 안전 대책이라고 강조한다. ICAO 36개 이사국 중 33개국은 이미 별도의 항공 안전 관리와 사고 조사에 관한 전문 기관을 독립 운영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없다. 항공 사고 조사 전문 기구의 독립과 함께 전문 인력이 항공 안전 정책을 총괄할 수 있는 '항공안전청' 설립은 한시가 급하다. 여러 사고로 혼란스러운 지금이야말로 항공 산업에 대한 정책적인 이해와 종사자 간 신뢰를 바탕으로 현장을 잘 이해하고 전문 지식을 겸비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새 독립 기관을 설립하기 좋은 때다. 또한 항공 안전을 위한 총체적인 점검과 과감한 제도 정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다. 또 항공 안전 문화가 정착돼 '누가 했느냐?'는 추궁보다는 '무엇이 부족했나?' 하는 자성에 가까운 질문이 먼저 나오는 항공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위기의 철강업계, 첨단 소재·기술 혁신으로 장기 불황 돌파구 찾는다

글로벌 철강업계가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 등으로 다중고를 겪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철강 회사들은 첨단 소재와 혁신적인 기술을 앞세워 난국을 타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건설·부동산 시장은 부진의 늪에 빠진 상태이고, 경제 블록화에 따른 전세계 경기 불확실성 탓에 전방 수요가 급감했다. 특히 중국 철강 회사들은 조강 생산량을 매년 늘려가고 있고, 현지에서 소화되지 않은 물량이 해외 시장에 나와 공급 과잉이 이뤄지고있다. 이 외에도 철광석과 같은 원자재 가격과 탄소 중립에 따른 에너지 비용 등 제조 원가 상승 압박도 점점 커져 전세계 철강업계 전반의 수익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빅3'는 꾸준한 연구·개발(R&D)을 이어와 이와 같은 파고를 넘어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은 2008년 국제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액화 천연 가스(LNG)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저장하고 운송할 소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신소재 개발의 필요성을 느껴 망간(Mn) 합금강에 주목하며 고망간강 개발에 착수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당사가 독자 개발한 고망간강은 철에 22.5~25.5% 수준의 망간을 첨가해 영하 196℃의 극저온에서도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나타낸다"며 “고강도·내마모성 외에도 비자성(非磁性)과 같은 다양한 성능을 특화시킨 철강 소재"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고망간강은 소재 성질과 가공성에서는 강도가 높으면서도 연신율 또한 우수하다. 특히 고망간강에 첨가하는 망간은 전세계적으로 매장량이 풍부하고 가격도 기존 소재로 쓰이던 9% 니켈강 대비 약 30% 저렴하다. 고망간강이 저장과 운송 분야에서 활용된 대표적인 사례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광양 LNG 터미널 5·6호기가 있고, 현재 공사중인 7·8호기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는 영하 163℃의 LNG를 직접 담아두는 내조 탱크에 쓰인다. 현대제철 기술연구소는 탄소 감축 목표 달성 차원에서 저탄소 공정 기술 개발과 제품의 저탄소화 투 트랙 전략을 수립하고 수소 환원 제철·신전기로 기반 저탄소 프리미엄 제품 생산 체계를 갖추기 위한 핵심 기술을 개발 중이다.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는 신전기로 기반 제품 생산의 전단계로, 양쪽에서 생산된 쇳물을 섞어 기존 고로재 대비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생산 방식이다. 또 변화하는 모빌리티 산업에 대응하고,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구동 모터용 연자성 분말과 분리판 등 전기·수소차 핵심 소재의 개발과 더불어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차체와 미래 항공 교통(AAM) 기체의 부품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대량 생산 위주 봉형강 시장에서 신소재를 개발하고 맞춤형 상품을 만들어내는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신규 브랜드인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보강근(GFRP)'을 단 '디케이 그린바' 제품은 코일·내진·극저온 철근을 잇는 동국제강의 특수 철근 포트폴리오다. 고분자 수지로 강화해 기존 철근 대비 부식에서 자유롭고 강도가 높고 가벼우며, 전기가 통하지 않고 탄소 배출이 적은 친환경 제품이라는 특징을 띤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건축 현장 수주 대응력이 높아짐에 따라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1분기 잠정 영업익 3509억원…전년 동기비 19%↓

11일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 3조9559억원, 영업이익 3509억원, 당기순이익은 1932억원이라고 잠정 공시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여객·화물 부문의 적극적인 수요 유치 노력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신규 기재 도입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정비비가 늘어났고, 환율 상승에 따른 조업 단가 인상 등에 따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9%, 44% 감소했다"고 부연했다. 영업 비용 증가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지연됐던 신규 항공기 도입 영향에 기인하고, 특히 중·장기적 공급 확대와 서비스 고급화를 위한 투자 비용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이를 통해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서비스를 개선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1분기 여객사업본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2조435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반적인 항공 시장 공급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와 대내외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연초 설 명절·3월 연휴 효과 등 견조한 여행 수요 지속으로 매출과 수송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했다는 전언이다. 같은 기간 화물사업본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1조540억원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전자상거래 △전자 제품 △자동차 부품 출하 증가 △한국발 신선 화물 수요의 견조세가 지속된 덕분이다. 아울러 유연한 공급 조정과 고정 수요 확보 등 노력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했다는 입장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2분기 여객 사업과 관련, 5월 초 연휴를 필두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발 일본·중국·동남아 노선의 수요를 바탕으로 실적 증가가 기대된다. 이를 위해 회사는 신규 취항지 발굴·부정기 운영 등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 할 계획이다. 화물 사업에 관해서는 미국 관세 부과 정책에 따른 항공 화물 변동성 추이를 면밀히 분석해 모니터링하고 적시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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