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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외환보유액 5년 만에 최저치...전문가들 “걱정말라”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5.08 17:02

4월 말 외환보유액 50억 달러 급감
보유액 규모 9위→10위로 ‘뚝’

한미 통상 협의 의제에 환율도 포함
외환보유액 증가세 전환 ‘글쎄’

6월 새 정부 구성, 추경 기대감
환율 1300원선 안착 무게

달러

▲4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046억7000만 달러로 전월 말(4096억6000만 달러) 대비 49억9000만 달러 감소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2020년 4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고 강조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은 한국은행과 국민연금 간에 외환스왑거래라는 일시적인 현상이 원인으로, 우리나라 외환보유고 자체는 충분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7월 8일 이전까지 관세·비관세조치, 통화(환율)정책 등을 논의하기로 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달러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외환보유액을 인위적으로 늘릴 가능성은 적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한국 외환보유액 순위 10위...한 단계 하락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046억7000만 달러로 전월 말(4096억6000만 달러) 대비 49억9000만 달러 감소했다. 4월 외환보유액은 2020년 4월(4049억8000만 달러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미국 상호관세 발표로 연일 원·달러 환율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은행과 국민연금 간에 외환스왑거래로 국민연금의 환 헤지(위험분산) 수요가 늘면서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스왑거래 기간 중 외환보유액은 거래금액만큼 줄어들지만, 만기시 자금이 환원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친다. 여기에 분기 말 효과가 소멸되면서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줄어든 점도 외환보유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통상 분기 말에는 금융기관들이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준수하기 위해 외화예수금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외환보유액

▲주요국 외환보유액.(자료=한국은행)

이에 따라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3월 말 기준 세계 10위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2023년 8월 이후 올해 2월까지 9위를 지켰지만, 3월에는 한 단계 떨어졌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3조2407억 달러로 세계 1위였고, 일본 1조2725억 달러, 스위스 9408억 달러, 인도 6683억 달러, 러시아 6474억 달러, 대만 578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 4542억 달러, 독일 4355억 달러, 홍콩 4125억 달러 순이었다. 이 중 독일은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의 가격이 오르면서 외환보유액 순위가 기존 10위에서 8위로 뛰었다.



“부잣집 곳간에 쌀 조금 떨어져도 부자인건 마찬가지"

전문가들은 현재 수준에서 외환보유액 증감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환율 레벨 자체가 낮은 수준이고,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단기 대외채무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1월 2일 1466.60원에서 8일 현재 1396.6원으로 70원 하락했다. 여기에 6월 초 선거 이후 새 정부 구성 기대감, 추가경정예산(추경) 가능성, 통화정책을 통한 유동성 공급 기대감 등이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선 구간에 안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한미 고위급 통상 협의에서 관세·비관세 조치, 경제안보, 투자협력, 통화·환율 정책 등 4개 의제를 중심으로 분야별 실무 논의에 들어가기로 한 가운데 외환보유액이 다시 반등세로 돌아설지도 미지수다. 외환보유액이 증가하려면 한국은행이 달러를 매입해야 하는데, 미국과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굳이 심기를 건드릴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부잣집 곳간에 쌀이 3000석이 있거나 2800석이 있거나 어쨌든 부자인 건 마찬가지이고, 외환보유액을 볼 때 가장 중요한 건 커버리지 비율"이라며 “코로나19 직후 이집트, 체코 등 일부 국가에서 외환보유액이 절반가량 급감한 사례가 있었는데,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현재의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감소 속도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민연금과의 통화 스왑 거래는 외환보유액의 일시적인 감소 요인"이라며 “이를 우리나라 환율방어 능력이 약화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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