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초기 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지난해보다 30% 증액한 15조400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맞춤형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서울 마포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벤처기업 현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국내 벤처투자 성장 유도를 위한 과제를 발표했다.
금융위는 벤처기업 창업 초기 단계부터 자금 확보에 도움을 주기 위해 올해 중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을 통해 벤처시장에 15조4000억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약 11조8000억원 대비 약 30% 증액한 액수다.
동시에 지난 3월 출범한 'IBK 벤처투자'를 통해 향후 3년 동안 5000억원 이상 펀드를 조성 및 투자하는 등 창업 초기기업 육성 노력을 강화한다.
김 위원장은 “초기 기업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 사업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글로벌 벤처투자와 달리 국내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입증된 후기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2023년 기준 47.3%)이 높아 초기 기업에 대한 사각지대 보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 개설한 IBK M&A 센터를 통해 M&A 기업정보플랫폼 기능을 강화해 중개·주선과 자문을 제공하면서 3000억원 규모 인수금융 집행도 속도를 높인다.
금융위는 기존 모험자본 펀드 회수를 지원하는 세컨더리 펀드와 인수·합병(M&A) 등 중간 회수 시장 활성화도 추진한다. 세컨더리 펀드는 벤처캐피털이나 사모펀드 등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 주식을 다시 인수하는 펀드다.
금융위는 기업공개(IPO) 중심 회수시장 개선을 위해 1조2000억원 규모의 산은·기은 세컨더리 펀드를 조성해 올해 5월부터 본격적인 투자 집행에 나서고 있다. 벤처펀드 구주매각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현재 샌드박스로 지정해 운영 중인 비상장주식거래 플랫폼 제도화 방안도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투자유치 기회가 적은 지방소재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벤처기업 육성 플랫폼을 부산과 광주에 연내 추가로 개소할 예정이다. 지역기반 창업기업에 대한 우대상품 마련과 보증연계투자도 확대 추진 중이다.
해외투자유치를 통해 사업확장을 위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거나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려는 벤처기업을 위해 해외네트워크를 통한 지원도 확대한다. 산은 넥스트 라운드 등 대규모 IR 행사의 해외투자자 초청과 해외 현지 개최를 늘리고, IBK창공(미국 실리콘밸리, 독일 잘란트) 등 해외거점을 활용한 비금융 지원도 확대한다.
올해에는 대규모 벤처투자유치 플랫폼인 KDB 넥스트 라운드를 벤처생태계 중심지인 실리콘밸리(4월)에 이어 일본 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은 업계 수요를 반영해 동경에서 추가로 개최한다. 정책금융기관 해외 거점을 통한 현지 네트워크 구축과 컨설팅 지원 등 다양한 비금융지원도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온전한 벤처생태계 구축을 위해 금융위 정책금융 뿐만 아니라 범부처 차원 촘촘한 지원체계 구축이 중요한 만큼, 중소기업벤처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와 협업을 통해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