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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조선업계에 2022년은 냉탕과 온탕을 오간 한 해였다. 2년간 이어지는 수주 잭팟으로 초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파업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민주노총 거제통영고성 하청지회의 선박 점거로 8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으며 현대중공업 역시 얼마 전 노조 파업에 가슴을 쓸어야 했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가 LNG운반선을 중심으로 수주를 휩쓸며 실적 개선에 힘을 받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장기화로 글로벌 에너지난이 빨라지면서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여기에 카타르 프로젝트 물량을 대거 받은 것도 한몫했다.
카타르 프로젝트는 5년간 100척 이상의 LNG선을 발주하는 23조6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이다. 카타르 프로젝트의 1차 물량으로 대형 조선 3사의 수주 규모는 54척에 달한다. 내년까지 2차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추가 수주 가능성도 크다.
그 결과 우리 조선사들은 수주잔고를 일찌감치 채운 상황이다. 각 사별로 보면 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총 194척, 236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치의 135.3%를, 대우조선해양은 총 46척, 104억달러로 117%, 삼성중공업의 경우 총 45척, 92억달러를 수주해 목표치의 107% 달성률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지난 6일 이탈리아 사이펨과 계약 종료로 악성 재고나 다름없던 ‘드릴십’ 5척도 모두 매각하며 털어냈다. 이로써 향후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받게 됐다.
그러나 파업 리스크로 몸살을 앓아야 했다.
대표적으로 대우조선해양 거제통영고성 하청지회가 지난 6월 2일부터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51일간 도크 불법 점거 파업을 진행해 수천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게 했다. 대우조선 측 발표를 보면 8000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얼마전엔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노조도 사상 처음으로 공동 파업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다행히 총 파업까진 막았으나 현대삼호중공업 협력사들이 지난 14일 블라스팅 노동자 40여명에게 계약 해지를 전격 통보하며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다.
조선업계는 노조 파업이 조선업 전체에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노조까지 일손을 놓으면 생산 차질에 따른 손실 발생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2년 연속 목표 수주치를 달성하고 있으나, 글로벌 경기 불황에 국내에선 파업 리스크가 늘 자리하고 있어 마음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산업 인력구조 개선은 물론, 전문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