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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대산공장 |
19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에 호황을 누렸던 화학업계가 올해 초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LG화학을 비롯해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등이 석화부문에서 마이너스 실적을 맛봤다.
3분기만 두고 봤을 때, LG화학의 경우 석화 부문 영업이익은 91.4% 감소한 926억원을 기록했으며 한화솔루션도 케미칼 부문 영업이익 역시 전년과 비교해 55% 감소한 1197억원을 거뒀다. 그룹의 ‘실적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 롯데케미칼도 대내외 악재를 피해갈 수 없었다. 3분기 영업손실 4329억원을 기록,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안게 됐다.
금호석화는 영업익 기준 ‘1조 클럽’은 수성했으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한 1조8872억원, 영업이익은 63.1% 감소한 2305억원을 거뒀다.
석화업체들의 부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고유가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 여기에 고환율, 고물가 등이 겹쳐서다.
특히 석화업계 실적의 핵심지표라 할 수 있는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가-원가) 악화가 주효했다. 통상 에틸렌 스프레드의 손익분기점은 t당 300달러 수준인데, 지난 3분기 대부분 t당 80달러에서 200달러대를 오갔다. 그런데다가 중국 봉쇄로 한국산 석화 제품의 월평균 중국 수출물량도 올해 1~9월 누적 110만t으로 위축됐다.
석화업계는 극심한 실적 한파에 대한 대책으로 공장 가동률을 떨어트렸다.
LG화학은 올해 3·4분기 석유화학부문 공장 가동률이 84%로 전년 같은 기간(93.7%) 대비 9.7%포인트, 롯데케미칼은 같은 기간 석유화학제품 공장 가동률은 평균 80% 가량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포인트 하락했다. 금호석화도 3·4분기 합성고무부문과 합성수지부문 평균 공장 가동률은 70%로 지난해 동기 대비 17%포인트 낮췄다.
업계는 올해 업황이 좋지 않았다며 내년 전망에 대해서도 염려하는 분위기다.
석화업체 한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부터 좋아질 것이란 전망도 간간히 보이긴 하나, 내년 전체로 봤을 때 시황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긴 힘들다"며 "배터리 소재나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짤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중국 정부의 봉쇄정책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다양한 악재들이 중첩된 상황에서 석유화학업체들이 통제할 수 없는 다양한 외부 변수들로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주요 업체들이 에틸렌 등 전반적으로 업황이 부정적인 제품군 비중이 50%를 넘어서 석유화학 산업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