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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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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결산] 정유업계, 코로나 바닥터널 뚫고 최대 실적 거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18 09:48

2020~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에 5조원 적자



정유 4사,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익 15조원 넘어



정치권 '횡재세' 도입 목소리에 '좌불안석'

정유5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악재로 2년간 바닥터널에 머무르던 정유업계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모처럼 호황을 누렸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수급 불안이 야기되며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고개를 든 탓이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 만은 없었다.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탓에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횡재세’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 여기에 연말 화물연대 파업과 다시 급락하는 정제마진에 마음 졸여야 했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유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들이 정제마진의 급등으로 전례 없는 호황기를 보내는 분위기다. 정제마진은 정유사의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로,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금액이다. 통상 업계에선 정제마진의 4∼5달러, 많게는 6달러선 안팎을 손익분기점(BP)으로 본다.

실제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 2년간 마이너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다가 지난해 말부터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후 올해 6월엔 배럴당 24.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정유사의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정유 4사의 올해 3분기 누적 합산 실적은 연결기준 영업익 15조55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60조9255억원, 당기순이익 또한 8조303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은 158.9%, 매출은 78.3%, 당기순익 238.5% 증가한 규모다.

이 가운데 정유 부문은 12조5949억원을 달성했다.

4분기 실적이 아직 남았으나, 예년과 비교해 견조한 수준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 자료를 보면, SK이노베이션의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분기 대비 28.2% 상승한 9031억원이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도 3분기와 비교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희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호실적이 ‘횡재세(초과이윤세)’ 도입 필요성 주장의 근거가 됐기 때문이다.

횡재세는 초과 이윤을 세금으로 환수하는 것을 뜻하는 말로, 유럽과 미국 등에서 에너지 기업 등에 횡재세를 걷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상태다. 이에 국내 정치권에서도 정유사의 올해 실적을 두고 횡재세를 거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정유업계로선 마음 놓지 못하는 한해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정유사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2년이 정유사들에겐 보릿고개나 다름없는 시간이었다"며 "여전히 횡재세 도입 목소리가 사그라진 것이 아니다 보니, 불안요소는 남아 있다. 그래도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어 다행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전망에 대해 "하반기들어 정제마진이 하락했으나, 최근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면서 "추이를 봐야겠으나 중국 봉쇄 완화 움직임과 항공유 등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어 부정적으로 보진 않는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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