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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결산] 해운업계, 경기 침체에 연내 따라다닌 피크아웃 '꼬리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20 13:47

글로벌 경기침체에 해상운임(SCFI) 우하향 기조



HMM 민영화· 환경규제 문제는 여전히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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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써내려간 해운업계는 올해 1분기 정점을 찍고 피크아웃(고점을 찍고 하락국면에 접어드는 상황)을 직면했다. 해운업계 시황은 전세계 물동량과 해상운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엔데믹’ 기대감으로 전세계 물동량과 해상운임이 급등한 반면, 올해는 우크라이나 전쟁·각 국의 재정긴축·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야기된 경기 침체로 정반대 상황이 연출됐다.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 16일 기준 1123.29를 기록했다. SCFI는 상하이 수출 컨테이너 운송시장의 15개 항로의 운임의 평균 값으로, 해운시장 시황을 진단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이는 올해 1월 최고점(5109.60) 대비 약 78% 감소한 수치다.

국내 최대 국적선사인 HMM는 올해 1∼3분기 견조한 실적을 올렸으나, 영업이익(3조1486억원→2조9371억원→2조6010억원) 우하향 기조를 나타냈다. 통상 하반기는 블랙프라이데이·크리스마스·신년 등 기념일들이 줄지어 있어 성수기로 여겨짐에도, 경기 침체의 여파가 더 크게 작용한 탓이다.

다만, 벌크선 부문은 발틱운임지수(BDI)의 조정에도 안정적인 수입을 올렸다. 국내 1위 벌크선사 팬오션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6324억원을 기록하며 이미 작년 연간 실적(5729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벌크사업은 하나의 화주와 10∼25년 장기 계약을 통해 운임을 보장 받기 때문에 수익의 안정성을 꾀할 수 있다.

올 한해를 달궜던 HMM의 민영화는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HMM이 지난해부터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경신하자, 업계는 산업은행이 HMM 민영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은행은 HMM 지분 20.69%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있다. 하지만 해운 시황이 급격히 나빠지자, 산업은행은 민영화 시기와 형태에 대해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최근엔 해운업계 환경규제가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내년부터 에너지효율지수(EEXI)와 탄소집약도 등급제도(CII)를 도입한다. 해당 규제로 바다 위를 항해하는 선박들은 2008년 대비 2030년까지 40%, 2050년까지 50%까지 탄소배출량을 감축해야 한다. 이에 해운업계는 기존 화석 연료를 대체할 차세대 친환경 선박 마련에 나서고 있다.

내년 해운업계 전망도 다소 어두울 전망이다. 그간 발주된 선박들이 내년부터 해운시장에 대거 풀리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내년도 컨테이너 선박 증가율은 7.3%로 물동량 증가율 1.6%를 크게 상회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과 건화물선 두 선종 다 내년 시황은 좋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및 금리 인상, 펜데믹, IMO의 탄소배출규제 등 시장 환경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ls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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