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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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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공격적 긴축’ 급부상...글로벌 금융권 "올해 금리 인상 4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1.11 12:10
USA-FED/POWELL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인상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실업률이 내려가고 임금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나 연준의 긴축 전환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10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수준이 예상보다 더 나빠 연준이 사람들의 생각보다 더 많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금리가 4번만 인상된다면 놀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CNBC는 올해 최소 4회 이상의 금리인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앞서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미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투자노트에서 첫 금리 인상이 6월에서 3월로 앞당겨지고 이후 분기당 한 번씩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다이먼 CEO는 이어 "운이 좋다면 연준이 (물가)둔화를 유도해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연준의 조치로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을 기대했다.

또 연준이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금리를 더 많이 인상하더라도 올해 미국 경제는 잘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올해 우리는 대공황 이후 최고의 성장을 이룰 것"이라며 "내년에도 꽤 괜찮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소비자들의 재무상태가 탄탄하다는 이유에서다.

제이미 CEO는 "소비자들의 재무 상태가 과거 어느 때보다 나아졌다"며 "소비자들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더 많이 지출하고 채무상환비율은 지난 50년간 집계 이래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JP모건

▲JP모건(사진=에너지경제DB)

이날 연준의 금리인상과 관련한 다이먼 CEO의 발언은 또 다른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올해 4차례 금리인상을 전망한지 하루 만에 나와 주목을 받는다.

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투자노트를 통해 미국 노동시장의 빠른 진전과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나타난 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적) 신호가 확인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어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시작 시기도 12월에서 7월로 앞당겨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미 노동부가 지난 주 공개한 지난해 12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실업률은 전월 4.2%에서 3.9%로 큰 폭 감소해 월가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는 또한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6%, 전년 동월보다 4.7% 각각 올라 역시 시장 전망치(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4.2%)를 상회했다.

이와 관련해 해치우스는 "인플레이션이 7월에도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대차대조표 축소가 분기별 금리인상을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3월과 6월, 9월 금리 인상 전망에 12월 인상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 전망을 연 3회에서 4회로 늘린 것이다.

도이체방크도 연준이 오는 3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올해 총 4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을 바꿨다.

또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씨티그룹과 바클레이즈는 미국의 고용보고서를 근거로 오는 3월부터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기 전 적어도 2분기까지 기다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월가의 전망대로 기준금리를 올해 4차례 인상한다는 것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과거보다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취하겠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지난 2015년 금리를 인상 한 이후 2016년 말에 두 번째 금리 인상이 있었고 2017년과 2018년에는 기준금리가 각각 3차례, 4차례 인상됐다. 또 연준이 지난 2015년 금리 인상 시작 후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

이와 관련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상원 인준 청문회를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공개한 서면 인사말에서 "우리는 경제와 강력한 노동시장을 지원하고 더 높은 물가 상승이 고착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연준의 조기 긴축에 대한 우려로 장 초반부터 급락 장세가 펼쳐졌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줄여갔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저가 매수에 장 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장중 나스닥 지수의 반등 폭은 지난 2020년 2월 이후 최대였다.

이를 두고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빅 수석 전략가는 "12월 FOMC 의사록 여파에 따른 위험 자산의 조정 폭은 분명히 과도하다"며 "시장은 더 높은 금리를 견딜 수 있으니, 저가 매수하라"고 투자자들에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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