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20일(월)
에너지경제 포토

이진솔

jinsol@ekn.kr

이진솔기자 기사모음




구광모의 '전장사업' 야심…LG전자, 이스라엘 車사이버보안업체 인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9.23 14:00

세계 최고 기술력 확보 위해 글로벌기업 잇따라 M&A



기업가치 1650억원 규모..전장사업 사이버보안 체계 강화



지분 63.9% 확보..신주투자계약 등 추가 주식 취득 예정

3203_7671_4344

▲구광모 LG그룹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LG전자가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전장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국제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 자동차 사이버보안 전문기업을 인수했다.

LG전자는 최근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 선도기업인 사이벨럼(Cybellum) 지분 63.9%를 확보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아울러 올 연말까지 일부 주식을 추가로 취득할 예정이다. 최종 지분율과 투자금액은 주식매매절차가 마무리되는 올 연말에 확정된다. 사이벨럼 기업가치는 약 1억4000만 달러(약 1650억원)다.

또 LG전자는 사이벨럼과 2000만 달러 규모 신주투자계약(SAFE)도 맺었다. 해당 투자금액은 2022년 말에서 2023년 상반기 사이에 주식으로 전환될 예정이라 지분율은 추가로 늘어난다.

2016년 설립된 사이벨럼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직원 수는 50여 명이다. 다양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분석할 수 있는 ‘멀티플랫폼 분석 도구’를 개발했으며 자동차 사이버보안 관련 취약점을 점검할 수 있는 솔루션 역량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부품 회사 등과 협업해오고 있다.

최근 자동차의 전자기기화가 가속화되면서 자동차 산업에서 보안이 갖는 중요성도 커지는 추세다. 특히 네트워크 연결이 필수인 커넥티드카 시대가 도래하는 상황에서 자동차 사이버보안의 국제 기준은 강화되고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런 추세에 맞춰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사업경쟁력을 조기에 갖추고 인포테인먼트, 텔레메틱스 등 전장사업 보안체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사이벨럼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사이버보안을 강화하는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완성차 업체와 파트너십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분 인수 이후에도 사이벨럼은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며 완성차 업체, 자동차 부품 회사 등 기존 고객사와 협력관계를 유지한다. 기존 경영진도 그대로 자리를 지킨다.

LG전자는 사이벨럼과 전장사업 사이버보안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글로벌 고객사 요구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급성장하고 있는 자동차 사이버보안 시장을 조기에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전장사업을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등 3개 축으로 재편하며 미래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사이벨럼 사이버보안 역량을 활용하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신뢰도 높은 부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LG전자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특히 이번 인수는 자동차 부품 설계, 개발, 운행 등 라이프사이클 전반에서 사이버보안이 자동차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어 의미가 크다"며 "차세대 자동차는 수많은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복잡한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어 사이버보안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전장사업 확대를 위해 인수·합병(M&A)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18년 8월 차량용 조명을 생산하는 오스트리아 ZKW를 인수했다. 2019년 말에는 사업 효율화를 위해 VS사업본부 산하 헤드램프 사업을 ZKW에 통합했다. 이어 LG전자는 올 7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Magna International Inc.)과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전자동력장치) 분야 합작법인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LG전자는 이번 사이버보안 분야 투자가 인포테인먼트를 비롯해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등 전장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진용 LG전자 VS사업본부 부사장은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 소프트웨어 역할이 점차 커지면서 사이버보안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이번 사이벨럼 인수는 미래 커넥티드카 시대를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LG전자 사이버보안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선보일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