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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래버부터 신작까지…인기 애니와 손 잡는 게임업계

게임업계가 인기 애니메이션 지식재산권(IP) 협업을 넓히고 있다. 높은 인지도를 토대로 진입장벽을 낮추고, 기존 세계관을 확장해 신규 이용자를 유입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온라인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던전 앤 파이터와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이누야샤'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다. 주요 캐릭터들을 던파 전 직업군에 매칭해 싱크로율을 구현한 게 특징이다. 도트 그래픽으로 원작 감성을 정교하게 재현한 '이누야샤' 아바타 이미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확산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특히 그동안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던 사례가 드물었던 만큼 기존 팬덤의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컴투스홀딩스는 오는 29일 방치형 RPG '소울 스트라이크'에 유명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 대규모 컬래버레이션 콘텐츠를 적용한다. 원작의 주요 등장인물들이 게임 속 동료 캐릭터로 등장하는 게 골자다. '연금술'이란 공통 테마를 토대로 양 콘텐츠의 세계관을 엮어낸 게 특징이다. 게임의 주요 요소인 손쉬운 조작과 빠른 성장, 핵앤슬래시 기반 전투에 맞춰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특징·개성을 반영한 화려한 고유 스킬을 구현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관심을 반영해 각각의 스토리와 설정이 조화를 이루는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른바 이용자 저변을 넓히기 위한 '두 마리 토끼'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존 이용자들에게는 새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하면서 애니메이션 팬들을 신규 이용자로 유입시키는 방식이다. 게임의 장르적 특성과 애니메이션 IP 특성을 균형 있게 살리면서 두 작품의 세계관을 조화시키는 게 관건으로 꼽힌다. 앞서 언급된 두 애니메이션의 공통점은 2000년대 연재 당시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고, 현재까지도 두터운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기 IP의 경우 팬덤 내 연령대가 다양해 이용자층을 폭넓게 확보할 수 있고, 구매력을 갖춘 팬층 또한 적잖아 매출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대중적 인지도 또한 높아 출시 초반 화제성을 모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러한 전략은 컬래버레이션뿐 아니라 신작 출시로도 확대되고 있다. NHN은 일본 기업 카도가와와 함께 인기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IP 기반 신작 퍼즐 게임을 연내 글로벌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이다. 카도카와가 IP 제공 및 일본 퍼블리싱을 담당하고, NHN이 게임 개발 및 일본을 제외한 글로벌 국가의 퍼블리싱을 담당한다. 컴투스 또한 일본 TV 애니메이션 '도원암귀' IP 기반의 게임을 제작 중이다. 스토리·캐릭터 특징 등 원작의 설정과 세계관을 담아내면서 게임 고유의 재미를 살린 RPG 장르로 개발될 전망이다. 3차원(3D) 모델링 아트와 고도의 기술로 원작 퀄리티를 완벽에 가깝게 재현할 계획이다. 글로벌 유저 편의성을 높인 모바일·PC 멀티 플랫폼으로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애니메이션 제작사들도 IP 확장을 통해 글로벌 이용자 저변을 넓히고 있어 협력이 긍정적으로 검토되는 추세"라며 “게임과 애니메이션 팬층은 대부분 겹치는 경향이 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신규 이용자 유입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실적 부진’ LG화학, 양극재에 미래 걸었다…美 테네시 생산 법인 2725억원 추가 출자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고전하는 LG화학이 미국 내 전기 자동차 시장이 확대에 대비해 양극재 사업에 적극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LG화학은 작년 1분기인 2월 28일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자회사 'LG화학 아메리카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LG Chem America Advanced Materials, Inc.)'를 설립했다. 이와 동시에 LG화학은 1331억3000만원을 들여 LG화학 아메리카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의 지분 100%를 취득했고 같은해 3분기에 1379억원, 4분기에 1346억5000만원 등 총 2725억5000만원을 더 출자했다. 이로써 누적 투자 금액은 총 4056억8000만원으로 늘어났다. LG화학 아메리카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는 양극재 제조·판매를 사업 목적으로 세워졌다. 이는 판매·무역을 위해 1988년 7월 1일 설립된 애틀란타 소재 LG화학 아메리카와는 별도 법인이다. LG화학의 기존 주력 사업인 석화 부문은 에틸렌·폴리에틸렌·폴리염화비닐(PVC) 등을 생산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발 공급 과잉, 고유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업황 자체가 장기 부진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석화 부문은 2023년 1434억5200만원, 2024년에는 1357억9600만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사적으로도 2024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8조9161억원, 916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 63.8% 떨어졌다. 영업이익률은 2.71%p 깎인 1.87%, 부채 비율도 95.6%로 전년 대비 6.5%p 늘어 재무 상태가 악화됐다. 이 같은 이유로 신 성장 동력 마련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고, LG화학은 첨단 소재인 양극재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첨단 소재 사업은 양극재·분리막 등 전지 재료와 자동차 내·외장재, 부품·가전 제품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IT·반도체 제품용 핵심 소재를 개발하고 생산·판매하는 사업이어서 시장·고객 지향적인 스페셜티 소재 산업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LG화학은 미국 전기차 시장 선제 대응 능력 강화 차원에서 2026년 상반기 중 테네시 공장 양산 체제에 돌입하고, 이로써 고성능 순수 전기차 60만대를 만들 수 있는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를 연간 6만톤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2027년까지 테네시 공장에 투입할 설비 투자 지출 비용(CAPEX)은 4조원에 이른다. 전기차 시장에서 중저가 세그먼트의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LG화학 전지재료사업부는 고전압 미드니켈이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의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연구와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전구체 프리 양극재를 국내 최초로 양산해 성능과 비용, 친환경 측면의 차별화된 맞춤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종합 전지 소재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당사는 분리막·기타 전지 재료 육성을 위해 지속적인 제품 개발·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사내 전지소재연구소를 통해서는 전지 소재 기반 기술과 차세대 소재를 개발해 양극재·전지 부가 소재 등 기술 경쟁력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 또 양극재개발그룹으로 하여금 전기차에 탑재될 2차 전지용 고용량 장수명 양극재를 개발하는 중이다. 이와 관련, 정부 보조금을 포함한 작년 LG화학의 연구·개발(R&D) 비용은 2조1903억4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046억2300만원 늘었다. LG화학 관계자는 “전지 소재 사업은 성장성이 큰 북미 고객 중심으로 출하 확대가 예상된다"며 “생산과 공급망 관리(SCM) 운영 최적화와 함께 신제품 개발 가속화로 고객 다변화를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무디스·한신평 “트럼프 2기, 韓 반도체·철강·車 산업에 구조적 충격”

무디스(Moody's)와 한국신용평가(KIS)는 24일 공동 웨비나를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방위적 관세 정책이 한국 주요 수출 산업에 미칠 구조적 영향을 경고했다. 두 기관은 “반도체, 철강, 자동차 산업 모두 단기적 가격 경쟁력 저하를 넘어, 공급망 재편과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1월 재집권 이후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을 본격화하며, 상호관세 및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고율 관세 부과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왔다. 특히 한국은 25% 상호관세 대상국으로 지정됐으며, 현재는 90일간의 유예 조치로 10% 기본 관세만 적용받고 있다. 그러나 이 유예가 오는 7월 9일 종료될 경우, 대미 수출 경쟁력에 본격적인 타격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무디스와 한신평은 산업별 영향도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현재까지는 직접적인 관세 부과가 없지만, 최근 미국 상무부가 개시한 232조 조사 대상에 포함돼 향후 관세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한국신용평가 원종현 실장은 “반도체는 기술 기반 경제의 핵심이자 전략 산업으로,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수요 둔화와 메모리 가격 하락이 동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철강 산업은 이미 정책 영향을 본격적으로 체감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기존 철강 쿼터제를 전면 폐지하고, 모든 철강 제품에 25%의 일률적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유정용강관, 송유관 등 한국 철강업체들의 주력 수출 품목이 가격경쟁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 안희준 실장은 “포스코, 세아제강 등은 미국 내 생산 거점이 없어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며, 현대제철은 향후 현지 투자로 방어력을 높일 수 있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자동차 산업 역시 수입 차량 및 부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가 확정되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 일부 방어가 가능하지만, 주요 SUV 수입 모델에는 평균 5천 달러 이상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됐다. 무디스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차량에 대해선 소비자 반응에 따라 실질 판매량이 줄고 수익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별 충격이 거시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도 나왔다. 한국의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1%에서 1.5%로 하향 조정되었으며, 이는 G20 국가 중 세 번째로 큰 폭이다. 특히, 수출 중심 구조를 갖는 한국 경제에 관세 리스크는 신용도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디스와 한신평은 “오는 7월 유예 종료 이후 관세가 본격적으로 현실화될 경우,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확대, 공급망 다변화,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 등의 전략 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정책 대응력 제고를 위한 정부-기업 간 공조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컨콜] 현대차 “美 관세 대응, 내부 역량 집중”

현대자동차는 24일 진행한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관세 정책 대응 방안에 대해 “외부 변수에 의존하지 않고 비용과 공급 등을 효율화하는 등 내부 역량을 집중해 만회 방안을 추진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고, 체질 개선의 모멘텀으로 삼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구체적으로는 미국 관세 대응 전략 TF를 출범해 전사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며 “당사의 최대 강점인 수익성 기반의 거점별 차종별 생산 판매 최적화 전략과 전사 전 권역을 대상으로, 단순한 절감이 아닌 투자 우선 순위와 효율성에 입각해 생산능력(CAPEX)·운영비용(OPEX)을 최적화하는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해 적극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향후 시장 수요와 공급 변동에 따른 탄력적이고 효율적인 가격과 인센티브정책을 수립해 수익성 만회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차, 美 관세 도입 혼란 속에서 1분기 매출 역대 최대치

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 44조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1분기 최대 매출 신기록을 작성했다. 영업이익도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자동차 관세 여파로 혼란스러운 와중에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선방했다. 다만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2분기부터 적용된 만큼 앞으로의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현대차는 시장별 현지화 전략을 고도화해 위기를 뛰어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24일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1분기 매출액 44조4078억원과 영업이익 3조63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하면 역대 1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우호적인 환율과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 등으로 1년 전보다 2.1% 늘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판매 대수가 감소했지만, 역대 최대 수준의 하이브리드 판매와 우호적 환율로 호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112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분기와 비교해 0.6% 줄어든 규모다. 국내 시장에서는 작년 신차 생산을 위한 아산공장 셧다운 기저효과로 작년 동기 대비 4% 늘어난 16만6360대를 판매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미국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한 24만2729대를 기록했으나 글로벌 전체로는 대외 환경 악화로 1.4% 줄어든 83만4760대가 팔렸다. 올해 1분기 현대차의 호실적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이끌었다. 친환경차 판매량은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 등에 따른 판매 견인 효과로 작년 동기 대비 38.4% 증가한 21만2426대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는 각각 13만7075대와 6만4091대가 글로벌 시장에서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올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450원 안팎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9.4% 가량 상승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관세 등 통상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실물 경제 침체 가능성 등이 향후 경영 활동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국가 간 무역 갈등 심화 등 대외변수로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현대차의 최대 수출처인 미국은 4월 초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향후 몇 개월 동안 가격 인상 없이 현지 재고로 관세에 대응하고, 동시에 미국 현지 생산 대수를 최대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재고 소진과 현지 생산 증대 사이에는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국내 생산 비중이 높은 일부 차종은 그 기간 관세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현대차는 디 올 뉴 팰리세이드, 디 올 뉴 넥쏘, 더 뉴 아이오닉 6 등 신차 판매를 적극 추진하는 동시에 시장별 현지화 전략 고도화를 통해 체계적으로 대응책을 적극 실행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복합적인 대내외 경영 리스크에 대한 정교한 분석과 근본적인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올해 1분기 보통주 배당금을 지난해 2000원 대비 25% 증가한 주당 2500원으로 책정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컨콜] 현대차 “완성차 3개월 북미 재고 확보…현지 부품 업체 발굴 중”

현대자동차는 24일 실시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완성차, 부품 재고 비축을 최대한 하기 위해서 3월 말까지 최대한 선적을 추진했다"며 “완성차 기준으로는 3.1개월의 재고를 북미에서 갖고 있고 부품은 그것보다 더 긴 재고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부품 공급 현지화를 위해 현지화 우선순위 리스트를 수립하고 현지 공급 업체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7조4405억원’ 韓 기업 1분기 영업이익 1위는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깜짝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하며 국내 기업 영업이익 1위 자리를 꿰찼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 HBM3E 12단의 판매 확대 등에 힘입어 2개 분기 연속 삼성전자 전사 실적을 뛰어넘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7조4405억원으로 잡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7.8% 급등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1.9% 상승한 17조6391억원을 올렸다. 당기순이익은 323% 뛴 8조1082억원이다. 이같은 매출과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작년 4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1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다. 종전 1분기 최대 기록은 매출의 경우 작년 1분기(12조4296억원), 영업이익은 2018년 1분기(4조3673억원)에 세웠다.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 대비 1% 포인트(p) 개선된 42%를 나타내 8개 분기 연속 개선 추세를 이어갔다. 이 회사 영업이익률은 2023년 4분기 3%로 흑자전환한 뒤 계속 상승했다. 작년 1분기(23%)와 비교해도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1분기 말 기준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14조3000억원으로 확인됐다. 작년 말 대비 2000억원 가량 늘어난 숫자다. 이에 따라 차입금과 순차입금 비율도 각각 29%와 11%로 개선됐다. 시장에서는 당초 SK하이닉스가 6조원 중후반대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는 7조원 고지까지 훌쩍 뛰어넘었다. 이로 인해 작년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삼성전자의 전사 영업이익(6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비결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인공지능(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리며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에 맞춰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HBM 매출의 경우 올해 전년 대비 약 2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객과 1년 전 공급 물량을 합의하는 제품 특성상 성장이 예고돼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HBM3E 12단 판매를 순조롭게 확대해 2분기에는 기존 계획대로 해당 제품 매출 비중이 HBM3E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6세대 HBM인 'HBM4' 샘플을 지난달 주요 고객사에게 제공한 상태다. HBM4 12단 제품은 고객 수요에 맞춰 올해 내 양산 준비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낸드 분야도 힘을 보탰다. 중국의 소비 촉진 정책과 AI향 물량 증가로 인해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관세전쟁 등을 앞두고 고객사들이 제품을 선주문한 경향이 일부 나타나기도 했지만 공급 업체들이 저마다 감산에 나선 상황이라 앞으로 기대치도 낮지 않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AI PC용 고성능 메모리 모듈인 'LPCAMM2'도 올해 1분기부터 일부 PC 고객에게 공급하고 있다. AI 서버용 저전력 D램 모듈인 'SOCAMM'은 고객과 긴밀히 협업해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수요 가시성이 높고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투자효율성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며 “AI 메모리 리더로서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기술 한계를 돌파해 지속적인 이익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올해 HBM 매출 2배 성장” SK하이닉스 실적 고공비행 자신감

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 국내 기업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배경은 단연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였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D램 시장 지배력을 키웠고 글로벌 관세 불확실성 영향도 최소화하며 승승장구했다. 회사 측은 “HBM 장기 수요 성장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언급하며 앞으로 실적 향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4일 진행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은 고객과 1년 전 공급 물량을 합의하는 제품 특성상 한동안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HBM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배 성장하고 전체 수요 역시 2028년까지 연평균 50%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만 놓고 보면 HBM 5세대인 HBM3E 12단 매출 비중이 HBM3E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 역시 회사 입장에서는 호재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딥시크 같은 오픈소스 기반 AI 모델이 공개되며 다양한 분야에서 참여하는 이들이 늘고 기회가 생기고 있다"며 “이로 인해 HBM 뿐 아니라 96GB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매출 비중이 전 분기 74%에서 1분기 80%로 확대된 것도 'HBM 효과'로 봤다. 수익성 높은 제품 수요가 늘어 영업이익률 개선세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시장조사기관들은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전세계 D램 시장에서 매출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관세 전쟁 여파는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SK하이닉스는 “HBM 사업 관련 기존 계약 체결한 내용에 변동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며 “고객 수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AI 서버는 상대적으로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PC나 스마트폰 같은 IT 소비재들은 당분간 관세 적용이 예외되는데다 올해 AI 기능이 탑재된 신제품 효과까지 기대된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인상 전 구매를 생각하는 여지가 생겨 교체수요가 앞당겨지지 않을까 생각도 한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회사 매출 중 미국 고객에게 가는 비중은 감사보고서 기준 60% 가량으로 높다"면서도 “본사를 미국에 둔 고객이라 해도 (회사 제품) 선적은 미국 외 지역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직접적으로 미국으로 수출되는 양은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낸드플래시 분야도 AI 효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이날 발표에서 “2분기 출하량 목표는 D램은 전분기 대비 10% 증가, 낸드는 20% 이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0% 이상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생성형 AI 추론 서비스에 고품질이 요구되면서 관련 인프라 고도화가 필요해 고성능 TLC SSD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고용량 QLC SSD도 128TB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불확실성에도 예정된 투자는 계획대로 집행하겠다고 약속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1기 팹(공장)은 계획대로 2027년 2분기에 준공할 예정"이라며 “청주에 짓고 있는 M15X도 올해 4분기 문을 열 것"이라고 공개했다. 이어 “미래 성장 기반을 적기에 준비해 운영 탄력성을 확보한다는 기존 전략을 유지하되 향후 수요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신규 팹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재고 조정은 유연하게 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D램 출하량이 기존 계획을 크게 상회하지 않았고 모바일, PC 등 클라이언트 제품에 국한돼 있다"며 “이에 고객들 재고 수준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2분기의 경우 국가별 관세 부과대상 등이 정해지지 않아 불확실성이 높지만 고객들이 재고조정을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고 공급업체도 코로나19 팬데믹때와 같은 급격한 조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당사 경쟁력을 입증하는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 시장 상황이 조정기에 진입하더라도 차별화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사업 체질 개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시승기] 기아 EV4, 공간·전비 효율성 극대화한 전기 세단

기아 EV4는 준중형과 중형, 세단과 SUV 사이에서 가장 효율적인 성능을 뽑아낸 새로운 세그먼트의 전기차였다. 세단답게 부드럽고 안락한 주행감과, SUV에 못지않은 실내 공간과 적재량을 갖춘 무결점 차량이었다. 전기차를 고민 중인데 EV3의 가벼운 주행감, 아이오닉6의 높은 가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에게 안성맞춤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기아는 경기 하남시 주렁주렁 하남에서 EV4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했다. 시승 코스는 출발지부터 경기 광주시 카페까지 왕복 약 50km, 2시간 주행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EV4는 기아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기반으로 보다 세련된 외관을 갖췄다. 특히 측면 라인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루프라인이 길고 낮게 떨어지면서 차량의 앞과 뒤가 대칭에 가깝게 설계 됐다. 패스트백 스타일과 유사하지만 트렁크 부분이 더 길어서 동급 모델 최대 수준은 490L의 적재공간을 확보했다. 보통 세단의 경우 앞이 뒤보다 훨씬 긴데 EV4는 이 편견을 깼다. 앞의 길이와 뒤의길이를 거의 대칭에 맞게 디자인해 독보전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또 기존 세단에서 볼 수 없었던 루프 스포일러가 차체 양 끝에 배치돼 EV4의 스포티한 감성까지 더해줬다. 실내공간은 세단임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매우 여유로웠다. 은근히 높은 전고덕분에 넓은 헤드룸을 확보했고,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 E-GMP에서 제작된 차량답게 휠베이스가 넓어서 운전석과 2열 모두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특히 1열은 2열보다도 헤드룸이 널널해서 마치 SUV에 탄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2열 역시 신장 180cm의 남성이 앉아도 충분히 넓은 레그룸과 헤드룸이 제공됐다. 디스플레이와 인포테인먼트, 어댑티브 크루즈 기능은 이 분야 최고 권위자답게 완벽했다. 운전자가 보기 좋게 탑재된 디스플레이 안에는 전기차 주행에 꼭 필요한 정보들이 편하게 담겨있었다. 더불어 시트도 매우 편안했다. 특히 헤드레스트 부분이 가죽이 아닌 천 재질로 돼 있었는데, 마치 베개나 쿠션을 베고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조금 과장을 보탠다면 어댑티브 크루즈 기능을 켜고 머리를 레스트에 대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잠이올 것 같았다. 주행감은 저속에선 묵직한 중형 세단이었고, 고속에선 날렵한 스포츠카 같았다. 저속 상황 시 방지턱이나 도로 크랙 등을 부드럽게 지나가면서 편안한 주행감을 선사했고, 고속에선 날렵한 차체 덕분에 바람을 가르는 시원한 주행이 가능했다. 특히 앞차가 길을 막아서 급하게 회피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부드러운 핸들의 성능까지 더해져서 유려하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전기차로서 EV4의 가장 큰 장점은 국내 최대 수준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다. EV4는 4세대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우수한 공력성능을 바탕으로 롱레인지 모델 기준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가장 긴 533km의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다. EV4는 81.4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과 58.3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스탠다드 모델로 출시됐다. 2WD 17인치 휠 및 산업부 인증 완료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롱레인지 모델 533km, 스탠다드 모델 382km다. 스탠다드 모델의 주행거리는 좀 아쉽지만 일상생활에 치명적인 수준은 아닌 것이다. 롱레인지 모델은 350kW급 충전기로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충전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약 31분이 소요되며, 스탠다드 모델은 약 29분이 소요된다. 가격은 3000만원대다. 전기차 세제혜택,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서울 기준)을 고려할 경우 실제 구매 가격은 스탠다드 모델 3400만원대, 롱레인지 모델 3800만원대가 될 전망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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