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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인 3일 전국 각지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잇따라 발생하며 곳곳에서 투표에 차질이 빚어졌다. 국민의힘은 개표 중단과 재선거를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책임론을 내세우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엄정한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점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서울시장 투표가 한창인 이날 오후 4시30분께 송파구 잠실2동 6투표소에선 준비된 투표용지가 모두 소진돼 투표를 일시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해당 투표소는 오후 1시 무렵 투표지 부족으로 유권자 대기줄이 서서히 연장됐는데, 결국 용지가 전부 떨어져 투표를 멈춘 것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같은 날 잠실4동·잠실7동 등 송파구 일대와 강남구·광진구 등 서울시 곳곳에서 이어지며 관내 14개 투표소까지 번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문제는 인천 연수구와 경기 화성시 등에서도 보고돼 혼란을 가중시켰다. 중앙선관위는 우선 상황을 파악한 뒤 각 투표소의 관할 선관위에서 투표용지를 긴급 이송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일부 투표소에 투표지 공급이 지연되면서 투표는 공식 마감시간인 오후 6시를 넘겨서까지 진행됐다. 일부 유권자들은 끝내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야권을 중심으로는 거센 반발이 일어 부정선거론은 물론 개표 중단과 재선거도 언급하며 선거 불복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이미 오전부터 전국에서 본투표율이 지난 선거보다 꾸준히 높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던데다, 높아진 본투표율도 10%를 밑돌았다"며 “그럼에도 투표 용지가 지난 선거 대비 10% 수준의 여유분도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또 “투표용지를 기다리다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가 있을 수 있고, 장시간 기다리다 돌아갔다는 뉴스를 접하고 아예 투표장에 갈 것을 포기한 유권자도 있을 것"이라며 “6시 이후에 투표를 진행한 유권자의 경우엔 개표방송을 보고 투표를 했기 때문에 투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번 서울시 투표는 유권자의 투표권과 참정권이 심각하게 침해됐고, 투표의 공정성도 깨져 오염됐으므로 무효"라며 “지금이라도 진상 파악이 이뤄질 때까지 즉시 개표를 중단하고, 파악 결과에 따라 서울시의 선거를 다시 실시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도 “서울 선거 개표를 지금 즉시 중단하도록 중앙선관위에 분명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독일 한법재판소로부터 '선거 전면 무효' 선언 이후 재투표가 명령된 베를린 지방선거를 언급하며 서울시장 선거 불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서 정희용 국민의힘 선대본부장 역시 “2026년 대한민국의 투표 현장에선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충격적 사건"이라며 “투표율이 높아지자 긴장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반면 여권은 중앙선관위의 관리 소홀에 따른 책임론을 부각하면서도,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개표중단과 재선거에 대해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내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진행한 브리핑을 통해 “중앙선관위의 대국민 사과는 현재 단계에선 국민 이해를 받기 어려워보인다"며 “근본적으로 선관위가 투표용지를 부실하게 관리했는지에 대해 진상을 파악하고,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따져 사회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책임론을 띄웠다. 앞서 조 본부장은 투표지 부족 논란이 한창인 투표 마감 시간 인근에도 “투표 사무를 준비해 온 중앙선관위를 비롯한 서울시 선관위의 선거 준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 며 “선관위의 준비 부족에 따른 상황이 발생했으므로 투표장에 나오신 시민들이 모두 투표할 수 있도록 선관위의 조치를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개표 중단 등 국민의힘의 주장에 대해선 “투표용지 문제와 관계 없이 많은 서울시민들이 투표를 진행했고, 마감돼 봉인을 거쳐 개표소로 이송해 개표를 진행하고 있으므로 개표는 분명히 중단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재선거와 개표 중단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개표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을 선관위에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논란의 중심에 선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9시 대국민 사과를 통해 “중앙선관위는 이번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개표가 종료되는 즉시 일부 투표소의 투표 용지부족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모든 투표소의 투표를 마치고 개표가 진행 중에 있어 투표 용지가 부족한 투표소, 해당 투표소에 추가 이송된 투표용지 수, 투표 마감까지 지연된 시간 등을 상세하게 파악할 수가 없는 상황" 이라며 “개표가 종료되는 즉시 해당 자료를 확인하고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2026-06-03 21:32 박주성 기자 wn107@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