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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여헌우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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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반떼·투싼 등, 美 ‘10대를 위한 최고의 車’ 선정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시사 주간지 'U.S.뉴스 앤드 월드리포트'가 뽑은 '10대를 위한 최고의 차량'에서 신차 부문 8개 중 4개, 중고차 부문 4개 중 3개 등이 선정됐다고 3일 밝혔다. 2022년부터 4년 연속 최다 수상 기록이다. 1948년 창간한 U.S.뉴스 앤드 월드리포트는 각 분야별 순위 조사 전문 매체다. 현대차는 신차 부문에서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가 2만5000~3만달러 가격대 최고의 자동차, 투싼이 2만5000달러~3만달러 가격대 최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 하이브리드가 3만달러~3만5000달러 가격대 최고의 SUV로 선정됐다. 기아는 쏘울이 2만달러~2만5000달러 가격대 최고의 SUV로 뽑혔다. 투싼의 경우 2022년부터 4년 연속 최고의 SUV 자리를 꿰찼다. 중고차 부문에서는 2022 아반떼 하이브리드가 최고의 소형차, 2022 투싼 하이브리드가 최고의 소형 SUV, 2022 싼타페 하이브리드가 최고의 중형 SUV로 각각 선정됐다. 10대를 위한 최고의 차량은 신차 부문에서 △신뢰도 △충돌 안전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업계 전문가들의 호평, 중고차 부문에서 2020~2022년 모델 중 △안전성 △낮은 유지비용 △긍정적인 전문가 평가 등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잭 도엘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차량 테스트 에디터는 “현대차그룹의 최다 수상은 안전하고 경제적인 차량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올해의 수상 차량은 모두 최고의 충돌 안전 등급과 안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운전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앱을 제공해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게 해준다"고 평가했다. 올라비시 보일 현대차 북미법인 상품기획 및 모빌리티 전략 부문 전무는 “이번 수상은 단순한 사양 비교를 넘어 신뢰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LG전자 ‘年 15조원’ 러시아 가전 시장 재진출 카드 ‘만지작’

삼성·LG전자가 전쟁 여파로 철수했던 러시아에 재진출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공장 재가동을 추진하고 마케팅 활동 재개 방안을 고민하는 등 본격적으로 움직일 준비를 마쳤다. 한국 기업 빈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채운 상황이라 연간 15조원 규모에 달하는 현지 가전 시장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LG전자는 작년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러시아 시장 재진입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고민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러 성향을 지닌데다 후보 시절 “전쟁을 당장 끝내겠다"고 호언장담한 영향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에서 종전 또는 휴전에 대한 언급이 나온 올해 들어서는 보다 적극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재진출 시기·방법을 두고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계산하고 있다. 코메르산트 등 현지 매체들은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광고·마케팅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연초 게재된 광고 수가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는 구체적인 수치도 언급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3월 모스크바주 루자에 있는 가전 공장 생산을 일부 재개했다. 생산설비 노후화 방지 차원에서 일부 물량을 만들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보유 재고를 활용해 세탁기, 냉장고 등을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에서) 당장 공격적으로 뭔가 하는 것은 아니고 규제가 해제되거나 하면 다시 (공장 가동 및 영업 활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08년 러시아 칼루가주에 47만㎡ 규모 공장을 준공했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을 만들어오다 2022년 가동을 중단했다. LG전자 역시 2006년 모스크바주 루자 지역에 가전·TV 공장을 지었다. 연간 100만대 생산 목표로 1억달러를 투자했지만 2022년 생산을 멈췄다. 전쟁 이전인 2021년 양사 현지 법인의 매출액은 각각 4조4000억원, 1조원 수준이다. 삼성·LG전자가 제품 생산을 멈춘 사이 가전 시장 지배력은 중국 업체들이 가져간 상황이다. 코메르산트는 2022년 25%가 넘던 삼성전자의 TV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이 2023년 5% 가량으로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LG전자 역시 2021년 세탁기·냉장고 등 분야 점유율이 25%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판매가 사실상 중단됐다. 스마트폰 역시 1위 삼성전자 지배력이 30%대에서 한 자릿수로 내려간 상태다. 중국 영향력이 커졌다고 인구 1억4000만명의 러시아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현지에서 전쟁 이후에도 '한류 열풍'이 강하게 부는 만큼 소비재 판매 기업이 이를 마케팅에 활용할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작년 러시아의 한국산 음반 수입액은 약 139만달러(약 19억원)다. 국가별로는 독일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K-POP 그룹 러시아 공연도 작년부터 재개됐다. 'W24' 등 5개 팀이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서 7회 이상 무대에 올랐다. 작년 11월 열린 'X:IN'은 총 6000장 이상 티켓을 판매하며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코트라 모스크바무역관은 보고서를 통해 “한류를 매개로 형성된 콘텐츠 소비가 브랜드 가치로 확산되고 있다"며 “우리 기업이 한류와 함께 러시아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수는 종전이 언제 될지 예상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종전 협상 내용·방식 등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협상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상보다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이 트럼프식 '상호관세'에 제동을 걸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신경 쓸 여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진단도 일각에서 나온다. 시장조시기관 Mordor Intelligence는 러시아 가전 시장 규모가 올해 115억달러(약 15조7000억원) 규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크기는 연평균 3.4% 커져 2030년 135억9000만달러(약 18조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러시아 법인 인력 등은 그대로 유지 중"이라며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디스플레이 업계 ‘불확실성 파도’ 기술력으로 넘는다

디스플레이 업계가 관세 전쟁, 중국 저가 공세, 공급망 리스크 등 '불확실성 파도'를 넘기 위한 돌파구로 '기술력'을 택했다. 시장 변동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20~23일(이하 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에 참가해 차세대 기술인 '울트라씬 원'(UT One)을 최초로 공개했다. UT One은 IT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최초로 '1헤르츠 가변 주사율'이 가능한 차세대 저전력 기술이다. 기존 패널 대비 소비전력을 30% 더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UT One을 실제 제품에 적용할 경우 줄어든 무게만큼 노트북 등의 배터리 용량을 늘리거나 휴대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3~15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행사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2025'에서 성능이 개선된 '전계발광 퀀텀닷'(EL-QD)을 공개하기도 했다. EL-QD는 초미세 반도체 입자인 퀀텀닷을 이용해 적녹청(RGB) 픽셀을 구현한 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400니트(nit, 1니트는 촛불 한 개의 밝기) 고휘도 제품과 264PPI(1인치당 픽셀 수) 고해상도 제품 등을 소개했다. 고휘도 제품은 작년 대비 화면이 50% 이상 밝아진 게 특징이다. 고해상도 제품도 기존 202PPI 제품보다 픽셀 밀도를 더 높였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센서 OLED 디스플레이'는 올해 초 국제 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되기도 했다. 특정 부분이 아닌 화면 전체에서 지문을 인식하고 빛으로 혈류량을 측정해 심혈관 건강 상태까지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라인업 확대와 기술 고도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개발한 4세대 OLED 패널에는 RGB 소자를 독립적으로 쌓아 빛을 내는 독자 기술인 '프라이머리 RGB 탠덤' 구조를 넣어 상품성을 끌어올렸다. 이 제품은 이를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인 최대 휘도 4000니트를 달성했다. LG디스플레이 4세대 OLED 패널 신기술 연구 논문은 SID에서 '올해의 우수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회사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휘도, 색 표현력, 에너지 효율 등 측면에서 기존 대비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4세대 OLED 패널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세계 최초로 양산 라인에서 청색 인광 OLED 패널 제품화 성능 검증에 성공한 것도 LG디스플레이 기술 리더십 확대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OLED 패널의 발광 방식은 크게 형광과 인광으로 나뉜다. 형광은 전기가 들어오면 바로 반응해 빛을 내는 단순한 방식이지만 발광 효율은 25%에 그친다. 인광은 전기를 받은 뒤 잠시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빛을 내는 방식이다. 기술 난도는 높지만 발광 효율이 100%에 달한다. 빛의 삼원색(적녹청)을 모두 인광으로 구현한 OLED 패널은 '꿈의 제품'으로 불린다. 다만 청색은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많이 필요해 인광 구현에 어려움을 겪었다. LG디스플레이는 아래층에 청색 형광 물질을, 위층에는 청색 인광을 쌓는 '하이브리드 투스택 탠덤' 구조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기존 OLED 패널 수준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전력 소모량을 15% 가량 절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가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는 것은 '불확실성 파도'를 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글로벌 통상 갈등, 중국의 액정표시장치(LCD) 저가 공세 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하반기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자 시야를 더 넓히고 있다는 해석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패널 출하는 어느 정도 수요가 있었지만 세트 부문에서 좋은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관세 변수로 인한 고객사 '선구매 효과'로 하반기에는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애플의 폴더블폰 시장 진입 등 이벤트를 기대할 수 있지만 추세적인 업황 반등을 이끌 소재로 작용하기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삼성·LG디스플레이에 연구개발에 주력하는 것은 중국 업체들 견제를 위해 '기술 장벽'을 쌓는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OLED 시장 내 한국과 중국 업체들의 금액 기준 점유율은 2022년 81.3%, 17.9%로 격차가 컸지만 지난해에는 67.2%, 33.3%까지 좁혀졌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시장을 리딩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 차별화'를 통해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결과로 꼽힌다. 권민규 SK증권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업계) 대외환경 불확실성으로 하반기 전체적인 수요 증가를 가정하기는 어렵다"며 “외부 환경에 적게 영향을 받는 동시에 구조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업체를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물러설 곳 없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두뇌’ 개발 총력전 이유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역량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AP 매입액이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영업이익을 넘어서고 있어 수익성 확보를 위해 '기술 자립'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공들여 개발한 '엑시노스'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파운드리 사업부 일감이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월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 '갤럭시 Z플립 7' 일부 모델에 자사 모바일 AP '엑시노스 2500'을 탑재할 계획이다. 플래그십 라인업인 Z플립에 엑시노스를 탑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그간 AP 분야 경쟁에서 퀄컴, 미디어텍 등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2015년(갤럭시 S6) 당시만 해도 전세계 판매 제품에 모두 엑시노스를 넣기도 했지만 이후 북미와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스냅드래곤 사용 빈도가 늘었다. 2020년(갤럭시 S20) 발열·성능 논란 등을 겪으며 2023년(갤럭시 S23)에는 엑시노스 탑재를 완전 포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나온 '갤럭시 S25' 시리즈에 엑시노스 2500 탑재를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수율과 성능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은 탓이다. 회사는 이후 전사적 역량을 동원해 AP 시스템을 재설계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MX사업부장)도 해당 작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차세대 제품인 엑시노스 2600 역시 수율을 안정화하는 수준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두뇌'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이 회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모바일 AP 매입액은 10조9326억원에 이른다. DX부문 전체 원재료 매입액(67조7958억원)의 16.1%에 해당한다. 작년 삼성전자 MX부문 영업이익(10조6000억원)을 뛰어넘는 수치기도 하다. 매입처는 퀄컴, 미디어텍 등 해외 기업이다. 원재료 가격도 상승 추세다. 지난해 모바일 AP 매입 가격은 전년 대비 약 7%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연간 평균 대비 가격이 19% 가량 뛰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1~3월 모바일 AP 매입액은 4조7891억원까지 상승했다. 엑시노스 개발을 통해 퀄컴 등 의존도를 낮추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AP 자립은 적자를 내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부 실적 개선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엑시노스를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하고 파운드리 사업부가 수탁 생산하기 때문이다. 엑시노스 2500의 경우 최첨단 라인인 3나노미터 공정에서 만들어진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1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D램 가격 상승 등으로 메모리 분야에서 3조원 이상을 벌었지만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는 2조원 안팎 적자를 낸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의 AP 독립 행보는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는 성격도 있다. 샤오미는 최근 신제품 발표회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칩 '쉬안제O1'을 공개했다. 대만 TSMC가 만드는 3나노 공정급 제품이다. 중국 업체들이 자체 재발 AP를 차세대 스마트폰에 탑재할 경우 더욱 강력한 '저가 공세'를 할 수 있는 체력을 쌓는 셈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더 큰 문제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AP 역량이 예상보다 뛰어나다는 점이다. 글로벌 성능실험 사이트 긱벤치 등은 샤오미 쉬안제O1이 일부 성능에서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 등을 앞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 Z폴드7과 내년 출시되는 S26 시리즈에서 성능이 검증되면 (삼성전자 제품 중) 엑시노스를 탑재한 스마트폰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만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태원 회장이 27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만났다고 밝혔다. 이번 면담은 올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 필요성과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 회장을 비롯해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이형희 서울상의 부회장(SK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한일 양국이 미국 상호관세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의 확대와 이를 위한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시바 총리에게 양국 기업활동에 대한 일본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렸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상의가 주관하는 'APEC CEO 서밋'에 대한 이시바 총리의 관심과 함께 일본 유수 기업들의 참여도 요청했다. 최 회장은 총리 면담에 이어 일본상공회의소를 찾아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과도 대화를 나눴다. 일본상의 방문은 지난 2022년 이후 약 3년만이다. 올해 14회째를 맞이한 한일 상의회장단 회의 등 양국 상의 간 협력방안이 논의됐다. 제14회 한일상의 회장단 회의는 금년 말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전자 ‘현지화 전략’ 해외 접점 늘려 B2B 사업 키운다

LG전자가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전세계 주요 도시에 다양한 형태의 거점을 만들며 고객사들과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소비재 시장 성장 한계가 뚜렷한 만큼 B2B 사업 확대를 통해 매출을 늘려가겠다는 게 업체 측 목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프랑스 남동부 리옹에 '냉난방공조(HVAC) 아카데미'를 신설했다. 파리에 이어 프랑스 내 두 번째 거점이다. 리옹은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등 유럽 남부 국가들과 연결성이 뛰어난 도시로 꼽힌다. LG전자는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내 약 20곳에 HVAC 아카데미를 마련해둔 상태다. 전세계적으로는 43개 국가, 65개 지역에 퍼져있다. 올해 들어 선전에 중국 내 두 번째 HVAC 아카데미를 만들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태국 방콕에 있는 거점은 첨단 기술 인프라를 갖춘 곳으로 이전했다. LG전자는 HVAC 아카데미를 통해 매년 3만명 이상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있다. 고객사, 공조 설계 컨설턴트 등을 대상으로 세미나도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연말까지 HVAC 아카데미를 70개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상업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현지화 전략에도 눈길이 간다. LG전자는 해당 시장 공략을 위해 43개국 52개 지역에 '비즈니스이노베이션센터(BIC)'를 운영 중이다. 사무실, 학교, 병원 등 다양한 공간에 특화된 상업용 디스플레이 설루션을 고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기업들과 컨설팅이나 협업 논의 등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성장동력인 전장은 지역사무소를 앞세워 영업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는 유럽, 북미, 일본 등 지역 거점에 총 15개의 전장 지역사무소를 두고 있다. 회사는 올해 들어 토요타 '우수 공급사'와 제너럴모터스(GM) '올해의 공급사'에 선정되는 등 관련한 성과도 내고 있다. LG전자가 해외 접점을 늘리며 B2B 사업을 키우는 것은 소비재 분야 발전 한계가 분명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소비 여력이 있는 대부분 국가에 이미 진출한 상태고 중국발 '저가공세' 등 경쟁은 계속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판관비 지출이 늘며 수익성 확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전자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2년 83조4673억원에서 지난해 87조7282억원으로 5% 커졌지만 영업이익은 3조5510억원에서 3조4197억원으로 뒷걸음질쳤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역시 회사 성장을 위해 B2B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수차례 언급했다. 조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제2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미국에서 가전 분야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B2B인) 빌트인 시장엔 아직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해당 분야 공략을 강화해 '가전 1위' 지위를 굳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조 사장은 “HVAC 분야가 지난 4년간 연평균 12% 가량 성장했는데 기후, 건축방식, 주거행태, 규제 등을 감안한 '현지 완결형 체계 구축'이 그 비결"이라며 “앞으로도 연구개발(R&D)부터 판매까지 현지에서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LG전자는 앞으로 세계 주요 지역에 위치한 거점을 활용해 지역·고객에 특화된 맞춤형 설루션을 발굴·제안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싱가포르 초대형 물류센터에 고효율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을 공급한 사례나 미국 보스턴 레드삭스 홈구장에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분석된다. LG전자의 전체 매출 중 B2B 사업 비중은 지난 2021년 27% 수준이었지만 올해 1분기 36%까지 뛰었다. 회사는 이 비중을 2030년 4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뉴욕 언팩’ 기획했는데… 삼성 폴더블폰 ‘美 25% 관세 리스크’

미국 폴더블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던 삼성전자가 '관세 리스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되는 스마트폰에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으름장을 놨기 때문이다. 애플과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3년만에 야심차게 '뉴욕 언팩'까지 기획해둔 상황이라 고민이 깊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해외에서 생산된 애플 아이폰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삼성이나 다른 기업도 해당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며 다음달 말부터 수입 스마트폰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을 겨냥해 관세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현재 대부분 아이폰을 중국에서 만들고 있다. 수년전부터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조짐이 보이자 생산 기반을 인도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제품 대부분을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에서 만들고 있는 삼성전자에도 불똥이 튄 셈이다. 문제는 똑같이 25%의 관세를 문다 해도 삼성전자가 입을 타격이 더 크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미국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 기준 점유율은 애플이 57.6%로 삼성전자(23%)를 압도하고 있다. 관세를 반영해 제품 가격을 올릴지 아니면 이를 제조사가 떠안을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행동반경이 좁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애플이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는 것도 고민거리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 영업이익률은 작년 기준 9.1%다. 30%가 넘는 애플과 차이가 크다. 애플은 마진을 과감하게 포기하며 가격 정책을 가져갈 여력이 있지만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애플은 '삼성 견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내년 '아이폰 18'부터 제품 출시 일정을 재편하기로 결정한 게 대표적이다. 애플은 기존에는 매년 9월 아이폰과 프로·프로맥스를 동시에 공개해왔다. 앞으로는 일정을 두 차례로 나눠 일부 모델을 이듬해 초 출시하기로 했다. 통상 갤럭시 S 신모델이 출시되는 상반기에 삼성전자 실적이 개선된다는 사실을 반영한 결정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꺼낸 카드는 '폴더블폰'이다. 수년간 Z 시리즈를 만들며 내공을 쌓아온 만큼 기술력에서 애플을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내년 첫 폴더블폰을 내놓으면 미국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계산에 하반기 언팩 개최 장소도 뉴욕으로 정했다. 여기에서 갤럭시 Z플립·폴드7를 공개할 방침이다. 이 회사가 뉴욕에서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2022년 8월 이후 3년여만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뉴욕 '갤럭시 언팩' 일정을 7월9일로 잡았다. 하반기부터 제품 생산 및 판매가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25% 관세'를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갤럭시 S·A 등 기존 제품들은 재고를 많이 확보하며 변화에 대응할 여력이 있지만 Z시리즈는 힘들다는 의미다. 미국 폴더블폰 시장을 정조준한 삼성전자가 '관세 리스크' 악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배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 인공지능(AI) 기능이 갤럭시보다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만큼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는 방법 등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36th, 에너지가 미래다] ‘팀코리아’ 심기일전···글로벌 원전 시장 공략 ‘박차’

원자력발전소(원전) 수출을 위해 뭉친 '팀코리아'가 체코 원전 수주 중단 같은 변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사 역할을 재정비하며 실무 준비에 속도를 내고, 정부 역시 전방위 지원에 나서며 국가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 탄소중립 달성 등 원전 수요가 늘어날 여지가 충분한 만큼 경쟁력을 입증할 기회가 더 많이 생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팀코리아가 추진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 및 파트너를 물색하는 동시에 기술 측면에서도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 경기중소벤처기업연합회와 협력해 수도권 소재 협력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4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사인 캐나다 'ARC 클린 테크놀로지'와 공동 기술개발 및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수원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을 성공시킨 경험을 고도화하고 있다. 동시에 체코 사태 관련 심기일전도 하고 있다. 운신의 폭을 넓히는 차원에서 원전 원천기술을 자립화하는 방향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한수원 품질기술본부는 기존과 다른방식으로 원자로를 설계해 대형 원전을 만드는 연구를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이밖에 각 국가별 에너지 정책과 수요에 맞는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개발하거나 해외 원전 운영·정비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전력기술(한전기술) 역시 설계 역량 향상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맞춤형 상세 설계 및 규제 대응 전략을 수립하며 수출 대상국의 환경을 철저히 분석하고 있다. 기존 APR1400 노형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미래 시장을 위한 SMR 개발에도 참여하며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UAE 성공 이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원자로, 증기발생기, 터빈발전기 등 대형 원전의 핵심 기자재 설계 및 제작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관련 경쟁력 강화에 시간을 들이고 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등 해외 기업과도 긴밀히 협력하며 실력을 쌓고 있다. 원전 기자재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한 행보를 보인다는 점도 팀코리아 수출 경쟁력에 힘을 보태는 요소로 꼽힌다. 시공 분야를 책임지는 대우건설 움직임도 눈길을 끈다. 작년 9월 새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원자력 분야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기존 2팀+2태스크포스(TF) 규모였던 조직을 5팀 1반 체제로 늘렸다. 신설된 국내원자력팀은 기존 대우건설이 강점으로 보유한 원자력 생애주기 전분야 실적을 바탕으로 국내 신규원전 영업 뿐만 아니라 원전해체, 방폐장, 연구용원자로, 가속기 등 원자력 이용시설의 수주영업까지 담당하게 된다. 한전KPS와 한전연료 등은 팀코리아 운영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시운전, 정비, 핵연료 공급 등 후속 운영 생태계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전KPS는 원전의 시운전, 정비, 성능개선 등 운영 및 유지보수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각 해외 원전의 특성과 요구에 맞는 최적화된 운영 및 정비 솔루션을 개발·제공해 프로젝트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전연료는 원자력연료 설계, 제조, 공급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APR1400 등 한국형 원전에 최적화된 고성능, 고안전성 핵연료를 개발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해 해외 원전 운영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정부 역시 적극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는 초기 원전 수주전 단계부터 '경제 외교팀'을 중심으로 외교적 지원과 규제 대응을 병행해왔다. 체코 사태를 반면교사삼아 다른 국가에서 실수를 범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다진 상태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이달 초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안 장관은 “에너지 정책은 몇세대를 보고 가는 것이라 일관성이 중요하다"며 “국회가 현시점에서 가장 절실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팀코리아는 체코 프로젝트와 별도로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카자흐스탄 등 후속 원전 시장을 대상으로 유사한 협업 체계를 유지하며 수주 확대를 노릴 전망이다. 원전은 단일 프로젝트당 수십조원 규모에 달하고 시공 후에도 장기 운영이 수반되는 만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민관 공동 전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팀코리아'는 그간 다양한 방면에서 원전 수출 성과를 올려왔다. 한전을 포함한 팀코리아는 지난 2009년 12월 UAE 바카라 원전 4기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약 20조원 규모다. 이 원전은 2020년 8월 1호기 가동 후 첫 송전을 시작했다. 한수원은 2022년 8월 3조원 규모 이집트 엘다바 원전을 만들기로 계약했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사업을 약 2600억원에 수주했다. 작년에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프랑스 등 경쟁당국이 몽니를 부리고 있어 현재 일시 보류된 상태다. 한수원은 당초 올해 3월까지 체코 원전 관련 최종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분쟁에다 탈락 경쟁사들이 절차적 문제로 이의를 제기하면서 본계약이 늦어졌다. 체코는 두코바니에 1GW급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추진 중이다. 새로 짓는 원전은 2036년께부터 차례로 가동될 예정이었다. 업계에서는 원전 수주가 패키지형 국가 프로젝트인 만큼 정부·기업 간 '역할 분담'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 수요에 대한 기대는 충분한 만큼 수주 당사국에 팀코리아 경쟁력을 잘 알리는 방법도 고민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5일(현지시각) “원전 수출에선 비교적 신흥국인 한국이 수익성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전세계에서 계획·제안된 원전 사업 400여건을 분석한 결과 한국이 이 중 43%를 수주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업계를 선도했던 미국과 프랑스는 비용과 건설 기간이 늘어난 전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강자인 중국·러시아의 경우 서방 국가들이 안보 우려 때문에 공사를 맡기기 주저할 수 있다고 봤다. 블룸버그는 다만 한국의 국내 혼란과 정치적 변화는 변수로 들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는 지난달 원전 정책 관련 “비중을 유지하되 사회적 합의로 조금씩 줄여가는 게 큰 방향"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AI 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하며 원전 비중을 확대하고 수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더 커지는 HBM 시장···삼성전자 ‘엔비디아 납품’ 언제?

'인공지능(AI) 붐'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고속 성장이 예상되지만 삼성전자는 좀처럼 웃지 못하고 있다. 5세대 HBM3E 등 제품을 앞세워 수주 확대를 노리고 있지만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좀처럼 통과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HBM 관련 성과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HBM 총 출하량은 300억 기가비트(Gb)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등 신기술 관련 수요가 워낙 강력한 탓이다. 기술 개발 속도도 빨라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이 내년 하반기에는 6세대 HBM4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류 제품은 5세대 HBM3E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과 AMD의 차세대 AI 칩 'MI400' 시리즈에 HBM4 탑재가 유력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시장 성장 수혜를 잘 누리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 보고서를 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전세계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3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34%)를 앞지르며 최초로 'D램 왕좌'에 오른 것이다. 이 시기 연결 영업이익(7조4405억원) 역시 국내 전체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월에는 차세대 HBM4 샘플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제7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상반기 중 고객사들과 내년 생산 예정인 HBM 계약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AI 반도체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 역시 SK하이닉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0일(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전시센터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에서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았다. 그는 HBM4 샘플 등을 살펴본 뒤 “정말 아름답다", “원 팀", “사랑한다" 등 찬사를 쏟아냈다. 삼성전자 분위기는 다르다. 엔비디아에 HBM3E 공급을 위한 품질 테스트를 받은지 1년 가량 됐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 작년까지만 해도 황 CEO가 삼성의 기술력과 관련한 긍정적인 발언을 내놓기도 했지만 '컴퓨텍스 2025' 현장에서는 따로 없었다. 삼성전자는 '기술통'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장(부회장)을 경영 전면에 내세우며 HBM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총장에서 “빠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 HBM3E 12단 제품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HBM3E 12단 생산을 확대하는 등 승부수를 띄운 상태다. 엔비디아 공급 승인이 완료되면 실적이 확 뛸 수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에) 5세대 HBM3E 납품 이력이 없으면 부가가치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6세대 HBM4 물량을 따내는 데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HBM3E 가격이 프리미엄 약 20%로 출시됐으나 HBM4는 제조 난도 상승으로 프리미엄이 30%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일단 기술력 확보에 매진하면서 계약 물량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HBM 판매량은 1분기 저점을 찍겠지만 HBM3E 개선 제품 판매 확대와 함께 매 분기 계단식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HBM2E 개선 제품은 주요 고객사 샘플 공급을 완료했다"며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판매 기여 폭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HBM4의 경우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올해 IT 관련 수요는 매크로 불확실성 확대로 하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어 2분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HBM에 대한 중요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 R&D 지적재산화 집중···실력 쌓아 ‘특허 소송 방패’ 만든다

삼성전자가 전세계 주요국 특허 보유 건수를 꾸준히 늘려가며 연구개발(R&D) 지적재산화에 집중하고 있다. 제도를 악용해 회사를 공격하는 '글로벌 특허 괴물' 공세에 대비하는 동시에 미래 신기술 관련 진입 장벽을 쌓아 경쟁사를 견제하는 차원이다. 22일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회사가 보유한 특허는 총 27만618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3월 말(25만691건)과 비교해 2만여건 늘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10만655개, 한국 6만3654개, 유럽 4만8391개, 중국 2만9615개, 일본 8768개 등을 등록했다. 올해 1분기만 놓고 보면 국내에서 2364건, 미국에서 2357건의 특허를 새로 따냈다. 삼성전자는 다른 기업과 협력해 '특허 보호망'을 만드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4년 구글을 시작으로 에릭슨(2021년), 퀄컴(2022년), 화웨이(2022년), 노키아(2023년) 등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모바일, 반도체 등 주력사업 및 신사업 분야에서 R&D 역량을 고도화하는 발판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R&D 지적재산화에 집중하는 이유는 워낙 다양한 사업과 시장에서 회사 제품·서비스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제품은 양산하지 않고 특허만 보유한 채 이를 앞세워 수익을내는 특허관리기업(NPE) 등의 표적이 되기 쉽다는 뜻이다. 삼성전자가 특허 소송 '타깃'이 된 사례는 셀 수 없을 정도다. 미국 정보 제공업체 유나이티드 페이턴츠에 따르면 삼성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에서 404건 이상의 특허 침해 소송을 당했다. 4.5일에 한 건 수준으로 분쟁이 휘말린 것이다. 지난해 회사에서 지적재산권 업무를 담당하던 핵심 임원이 기밀을 유출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는 미국 NPE 넷리스트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군을 겨냥해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HBM3E를 만들면서 자신들의 D램 적층 기술을 적용했다는 게 넷리스트 측 주장이다. 넷리스트는 작년 말까지도 삼성전자에 반도체 특허 침해 관련 소송을 8개 걸었지만 대부분 무효 판정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1984년 미국에 최초로 특허를 등록했다. 다만 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적재산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열중한 것은 2012년 이후로 꼽힌다. 당시 삼성전자는 애플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결을 받아 수천억원대 배상금을 지급했다. 이 분쟁 이후 삼성전자는 특허 개발 조직을 만들고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왔다. '특허 방패' 보강을 위해 글로벌 기업에서 역량을 쌓은 최고급 인재들을 다수 영입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전세계적으로 최고 수준 금액을 R&D에 쏟는 기업이다. 올해 1분기에만 비용을 9조327억원 투입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11.4%로 SK하이닉스(8.8%), LG전자(5%) 등을 압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보유한 지적재산권은 전략사업 제품에 쓰이거나 향후 활용될 예정"이라며 “사업 보호 역할뿐 아니라 유사 기술·특허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경쟁사 견제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신기술 관련 선행 특허 확보를 통해 향후 신규 사업 진출 시 사업 보호의 역할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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