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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기업 E사람] 아스트로마, CO2 포집기술 글로벌 시장공략 '신호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11.18 23:57

필리핀 마우반시에서 2천억원 규모 플랜트 기공식…포집기술은 산업현장서 재활용

▲아스트로마 신기영 대표가 14일 필리핀 케손주 마우반시에서 열린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 건설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김연숙 기자] 세계 최초 분리막을 통한 이산화탄소(CO2) 포집 기술 개발에 성공해 세계시장 개척에 나선 중소기업이 화제다.

대구지역 대표 강소기업으로 꼽히는 아스트로마는 현재 이용 가능한 기술 중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이산화탄소 포집이 가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상용화를 통해 산업체의 이산화탄소 배출은 줄이고 포집한 CO2를 활용한 신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스트로마는 2012년 분리막 연구를 시작해 이후 한전에서 연구·개발비 180억원을 지원받아 세계 최초로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 당진화력발전소 5호기에 이산화탄소 포집장치를 설치하면서 상용화의 길을 텄다.

첫 해외진출국은 필리핀이다. 아스트로마는 지난 14일 필리핀 케손주 마우반시에서 1억8000만 달러(약 2000억원) 규모의 플랜트 기공식을 가졌다. 2022년까지 마우반시 케손파워 화력발전소 옆에 1만㎡ 크기의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를 건설하는 공사이다. 인근에는 플랜트에 공급할 분리막(멤버레인) 생산 공장(3만㎡)도 짓는다. 앞서 회사는 마우반시와 하루 450t의 이산화탄소를 분리해 포집하는 플랜트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아스트로마의 분리막 포집기술은 분자의 크기 차이를 이용해 화력발전소가 배출하는 기체 가운데 이산화탄소를 걸러낸다. 분리막 외부에 혼합가스를 투입하고 막 내부에서 CO2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분리막 가격이 저렴하고, 장치가 간단하며 에너지 소모가 거의 없어 대형화 및 대량생산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현재 대부분의 화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습식 포집기술은 비용이 3배 정도 더 들고,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재활용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로마는 분리막 제조기술뿐만 아니라, 분리막을 포함하는 분리장치의 세부기술에 이르기까지 한국특허 등록 5건·출원 9건을 포함해 전 세계 20여 개국에 수십 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분리막 기술로 포집한 CO2는 화학적 오염이 없어 활용가치 또한 높다. 비료공장, 제철소, 조선소 등 산업 현장에서도 필수 화합물이다.

▲아스트로마는 14일 필리핀 케손주 마우반시에서 1억 8000만 달러(2000억원) 규모의 플랜트 기공식을 가졌다.


필리핀에서는 포집한 것을 재활용하면 연간 200만t에 이르는 이산화탄소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특화도시인 마우반시는 발전소 4곳을 추가 건설할 계획인데, 모두 이산화탄소 포집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아스트로마는 4곳의 발전소 모두 아스트로마의 기술을 활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일정 압력 이상으로 CO2를 유정에 주입해 원유의 점성도를 감소시켜 회수율을 증진시키는 석유회수증진법(EOR; Enhanced Oil Recovery)에도 유용하다. 경제적인 비용의 CO2포집 기술이 동반될 경우 북미 EOR 시장규모는 2014년 201억 달러에서 2020년 706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기영 아스트로마 사장은 "우리의 CO2 포집기술은 상업적 규모에서 톤당 30달러 이하로 CO2를 분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탄소 자원화를 통한 기후변화 대응으로 인류의 환경문제 개선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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