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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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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에너지+] 퇴행성 무릎관절염 ‘줄기세포 치료길’ 활짝…고령층 ‘반색’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19 15:30

■ 연골재생술 등 다양한 치료법, 관절염 환자에 '희망봉'

지속적 통증 유발 삶의 질 저하…年진료인원 400만명

탯줄제대혈·자가골수서 추출, 거부반응 거의 없어 안전

회복 더디고 마취 힘든 환자는 자가골수 주사치료 권장


연세본병원 관절염환자 연골재배치 시술

▲국내에서 연간 400만명이 퇴행성 무릎관절염으로 진료를 받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줄기세포 치료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연세본병원 정형외과 전문의가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줄기세포 이식의 사전 단계인 연골재배치 시술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세본병원

퇴행성 관절염(골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부드러운 연골(물렁뼈)이 줄어들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자동차 타이어를 계속 굴리면 야금야금 닳아 없어지듯 인체의 연골 또한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마모한다.


한 번 망가지면 자연재생이 거의 불가능한 연골은 신경세포가 없어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마모나 손상으로 뼈의 머리(골두)가 드러나면서 골두끼리 부딪치면 통증이 일어난다. 퇴행성뿐 아니라 다양한 사고나 운동·레저 중 부상으로 연골 자체가 파열되거나 상실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허준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허준영 교수(정형외과 전문의)는 “퇴행성 관절염은 사망에 이르는 질환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통증이 나타나면서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계속 늘어 연간 진료인원이 최근 400만 명에 이른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2배가량 많다. 여성의 경우, 40대 후반~50대 초반 폐경기가 오면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몸 안의 뼈 양도 줄고 연골이 약해져 손상되기 쉽다.




퇴행성 관절염은 우리 몸의 모든 관절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가장 많고 가장 중요한 부위가 무릎이다. 무거운 체중을 지탱하면서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소염진통제 등 약물이나 물리치료, 근육강화 운동 등으로 대처가 가능하지만 진행이 되면서 연골 이식·재배치 시술이나 심하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퇴행성 관절염에 새로운 희망봉으로 등장한 것이 '줄기세포 치료'다. 이미 2012년 국내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재생술이 시작됐다.


치료 효과가 크게 향상되면서 현재는 다양한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다만, 줄기세포 치료가 퇴행성 관절염 치료의 새로운 희망봉으로 등장하면서 잘못된 정보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최신 줄기세포 연골재생술, 고령층에도 부담없는 치료법 등장

무릎 연골재생을 목적으로 하는 줄기세포 연골재생술 중 유용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것은, 우선 탯줄에서 채취한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식거부반응이 없도록 만들어서 인체에 이식이 가능한 제품이 순수 국산기술로 나와 임상에 적용 중이다.


제대혈을 이용한 줄기세포 연골재생술은 성인 줄기세포에 비해 분화능력이 뛰어나고, 나이 제한 없이 적용이 가능한 치료법으로 꼽힌다. 또한, 줄기세포의 숫자가 충분해 마모된 면적이 넓어도 사용이 가능하며, 연골 자체의 재생력을 높이는 치료이기 때문에 고령층에서도 부담 없이 치료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


연세본병원 박영식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연골재생술은 자가연골을 최대한으로 보존하면서 손상된 연골의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박 병원장은 “기존의 손상된 연골을 치료하지 않고 연골재생술을 진행하면 재생된 연골 또한 견디지 못하고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연골재생술 고려 시 오다리(휜다리) 증상 여부 등에 따라 개인별 치료계획이 달라져야 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따라서, 단순한 주사가 아니고 연골이 마모된 부위를 정리하고, 손상된 부위에 직접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골이 마모된 부위를 정리하는 과정이 줄기세포치료의 핵심 중 하나이다. 줄기세포를 연골결손부위에 어떻게 고정시키느냐 하는 것이 연골재생의 성공이 열쇠인 셈이다. 반드시 연골결손 부위에 '고정물질'과 같이 고정을 해주어야 연골이 제대로 재생된다.


자가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 수술부담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국가 신의료기술로 입증받은 자가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 내 주사치료)도 있다. 아직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면서 무릎이 불편해 치료가 필요한 환자나, 회복 기간이 길고 전신 마취가 어려운 환자에게 권장된다.


신의료기술 평가 결과에 따르면, 자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는 무릎 골관절염 진단 기준인 '켈그렌­로렌스 분류법(KL)' 2~3등급과 연골 결손 정도 국제표준기준(ICRS) 3~4등급에 해당되는 환자의 무릎 관절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 효과가 있는 기술로 확인됐다. 신의료기술 평가를 통과했다는 것은 여러 논문이나 실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이 증명됐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는 환자의 장골능(골반뼈 근처)에서 자가 골수를 채취한 뒤 원심분리기로 줄기세포를 분리·농축시켜 무릎 관절강내 주사하는 방식이다.


자가 골수줄기세포가 무릎 관절내 작용해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본인 몸에서 추출한 골수를 농축시켜 사용하는 만큼, 부작용 위험이 낮고, 시술 당일 걷고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회복 속도가 빠르다.


기존 약물 주사 대비 통증 완화 효과는 높고 부작용 위험은 낮은 치료법으로 꼽힌다. 하지만 추출·농축한 줄기세포를 치료가 필요한 부위에 정확히 주사해야 제대로 효과가 난다. 잘못 주사하면 오히려 다른 곳에 통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경험 많은 전문의 선택이 중요하다.


또한, 인체조직인 늑골에서 면역거부반응을 없앤 동종 초자연골을 무릎에 도포하는 방식의 치료법도 관심을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로 지정된 이후 의료현장에서의 수요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인대 손상 등 관절부위에 복합적인 문제가 있는 환자에겐 적용이 어렵다는 한계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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