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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 메리츠보다 부동산 취급 적은데 경고 목소리↑…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9.29 07:00

한투, 메리츠보다 부동산 익스포져 1/3인데 자산건전성은 열위
한신평 "브릿지론 중심으로 본 PF 전환이 어려워지며 EOD 발생… 건전정 저하"

한투메리츠
[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한국투자증권그룹이 메리츠금융그룹보다 부동산금융을 적게 취급했지만 취급 자산의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투 그룹 부동산 IB가 브릿지론 등 초고위험 자산 투자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한국신용평가는 금융그룹 분석보고서를 21일에 발표했다. 이 중 은행이 없는 금융사는 △한국투자증권그룹 △미래에셋그룹 △메리츠금융그룹 등 총 3곳이었다.

부동산경기 침채 장기화가 이어지는 만큼 한신평은 3그룹의 부동산 리스크를 언급했는데 한투나 미래에셋은 주요 모니터링 포인트 중 첫 번째로 언급되기도 했다.

가장 눈길을 끈 보고서는 한투 그룹이다. 윤소정 한신평 연구원은 "국내 부동산 경기가 뚜렷한 회복기조를 보이기 전까지 주요 계열사의 건전성 지표가 일정 수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투 그룹의 합산 부동산 익스포져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9.6조원으로 추정되지만 자료 수집의 한계로 인해, 실질 부동산금융 익스포져는 이보다 클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반면 메리츠증권그룹은 한투그룹보다 부동산 익스포저가 3배 이상 많음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작았다. 상반기 말 기준 메리츠증권그룹의 부동산 익스포져는 30조 1490억원으로 한투그룹의 9조4752억원보다 3배 이상의 규모다. 이는 자산건전성의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증권그룹의 올 상반기 말 요주의이하여신비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3.5%, 2.1%로 한투그룹의 6.5%, 2.8%보다 3.0%p, 0.7%p 낮았다. 한투그룹의 저축은행은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16.0%에 달하며 최근 5년간 가장 높았다.

또한 한신평은 한투그룹 보고서에만 브릿지론 관련 언급을 했다. 브릿지론은 사업초기에 진행하다 보니 담보 물건이 적어 사업장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손실 비율이 커질 수밖에 없다.

윤 연구원은 "한투 그룹의 캐피탈과 저축은행의 경우 사업성이 낮은 브릿지론 중심으로 본PF 전환이 어려워지면서 기한이익상실(EOD)가 발생하고 분양률이 저조한 부동산 PF 사업장이 증가하면서 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저하됐다"면서 "증권의 경우에도 브릿지론 등 사업초기 단계 부동산PF 익스포져 비중이 높아 향후 부동산경기에 따라 건전성 지표가 저하될 가능성이 내재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메리츠그룹에 대해서 한신평은 "메리츠금융그룹의 부동산금융 경쟁력은 매우 우수하다"면서 "강력한 성과 보상 체계를 바탕으로 우수 인력을 영입했고, 증권·보험·캐피탈 3사 간 연계로 대규모 프로젝트 소화능력을 갖췄고 시장 내 상대적으로 양질의 딜을 우선적으로 흡수, 리스크관리에도 구조적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해외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는 양 사를 비롯해 미래에셋그룹까지 모두 언급됐는데, 한신평은 한투그룹과 미래에셋그룹에 대해선 "그룹의 이익창출력을 감안할 때 그룹의 손실 대응력이 양호할 것"으로 메리츠그룹에 대해서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관련 익스포져는 국내 부동산 익스포져에 비해서 높은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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