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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최근 금리 상승과 주식·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가계가 대출을 줄이고 여윳돈을 주로 예금에 넣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기업은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운전자금이 늘어나자 1년 전보다 더 많은 돈을 금융기관에서 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5일 공개한 자금순환(잠정) 통계를 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비영리단체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자금 운용액은 2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3분기(33조9000억원) 대비 7조4000억원 줄었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보통 가계는 순자금 운용액이 양(+·순운용)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을 통해 순자금 운용액이 대체로 음(-·순조달)의 상태인 기업·정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한은 관계자는 3분기 가계 여윳돈(순자금 운용액)이 줄어든 것에 대해 "일상 회복과 함께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늘면서 가계가 금융자산으로 순운용한 규모는 축소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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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
지난해 3분기 민간소비 지출은 전년 대비 10.9% 증가했다. 증가율은 2021년 3분기(5.8%)의 약 두 배로 커졌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3분기 가계의 전체 자금 운용 규모(37조6000억원)은 1년 전(84조1000억원)의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자금 운용을 부문별로 보면 가계의 국내 지분증권과 투자펀드(4조2000억원)는 직전 분기(18조9000억원)나 2021년 3분기(24조6000억원)와 비교해 줄었다.
투자펀드를 제외하고 가계는 지난해 3분기 국내외 주식을 5조6000억원어치 사들였는데, 1년 전(27조7000억원) 대비 22조1000억원이나 적다.
반대로 가계의 장기(만기 1년 초과) 저축성예금은 19조7000억원에서 37조원으로 늘었다. 2021년 2분기 21.6%로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르렀던 가계 금융자산 내 주식·투자펀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17.9%까지 떨어졌다. 반면 예금(43.6%) 비중은 1년 전(40.7%)이나 직전 분기(43.1%)보다 늘었다.
아울러 가계는 지난해 3분기 총 11조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조달액이 1년 전(50조2000억원) 대비 39조2000억원 줄었다.
자금 조달액 대부분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차입금(대출)이었다. 대출은 2021년 3분기(49조4000억원)와 비교해 급감했다.
한은 관계자는 "대출금리 상승, 대출규제 지속 등으로 예금 취급기관 대출금을 중심으로 가계의 자금조달이 축소됐다"고 말했다.
비금융 법인기업은 지난해 3분기 순조달 규모가 61조7000억원으로 1년 전(26조4000억원) 대비 35조3000억원 늘었다. 61조7000억원은 같은 기준의 통계가 시작된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많은 순조달액이다.
금융기관 차입이 47조7000억원에서 57조7000억원으로 10조원이나 늘어난 영향이 컸다.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 기업들이 대출 중심으로 자금 조달 규모를 키웠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일반정부는 순운용 규모가 1년 사이 11조4000억원에서 22조원으로 증가했다. 방역체계 전환 등으로 정부 소비의 증가 폭이 줄면서 순운용 규모가 커졌다는 것이 한은 설명이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