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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화장품 제조업체 로레알의 립스틱. 로레알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코로나19 관련 봉쇄로 중국 내 판매가 둔화했음에도 지난해 동기 대비 9.1% 늘었다(AFP/연합뉴스). |
이른바 ‘립스틱 지수’를 고안한 화장품·향수 제조업체 에스티로더의 레너드 로더 전 회장은 2001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하면서 "립스틱 판매가 늘면 사람들은 드레스를 사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 WSJ에 따르면 로레알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코로나19 관련 봉쇄로 중국 내 판매가 둔화했음에도 지난해 동기 대비 9.1% 늘었다. 코티는 같은 기간 유기농 화장품 매출이 9% 증가했다.
메이크업 제품은 소매업체들에도 요즘 보기 드물게 장사가 잘 되는 부문이다. 타깃은 지난달 29일 마감된 분기에 뷰티용품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5% 성장했다. 같은 기간 타깃에 입점한 글로벌 미용제품 소매업체 울타뷰티의 매출은 3배로 껑충 뛰었다.
지난 분기 메이시스 매장들은 동일점포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럭셔리 화장품 유통업체 블루머큐리 체인은 지난해 동기 대비 동일점포매출이 14% 늘었다.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세포라가 입점한 백화점 콜스의 매출 성적은 세포라가 입점하지 않은 다른 콜스 체인보다 월등했다.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이 추적하는 14개 임의소비재(필수소비재가 아니라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재) 가운데 고급 뷰티용품만 유일하게 매출 성장을 기록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중 매출이 급감한 립스틱 부문은 지금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고 있는 셈이다.
NPD의 라리사 젠슨 뷰티산업 담당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립스틱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다. 지난해 동기의 31% 성장률에서 더 가속화한 것이다. 젠슨 애널리스트는 “립스틱이야말로 매출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유일 부문”이라고 말했다.
코티는 이달 초순 3분기 실적 관련 보도자료에서 "향수 성분이 부족할 정도로 향수 수요가 매우 탄탄하다"고 밝혔다. 코티의 수 나비 CEO는 “소비자들이 향수를 다른 이가 아니라 자기자신에게 선물하는 쪽으로 트렌드는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젠슨 애널리스트는 "뷰티 부문이 소비자의 정서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몇 안 되는 산업 가운데 하나"라며 "뷰티제품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립스틱 효과는 2000년대 초반 경기침체기에 이미 관찰됐다. 2001년 화장품 업계에 립글로스 등 새로운 게 많이 등장했다. 당시 매니큐어는 소비자들의 조그만 사치였다. WSJ는 요즘 소비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오랫동안 마스크 뒤에 감춰져 있던 얼굴 일부를 과시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