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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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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 타이밍' 잡아라...정유株 약발 끝? "수급 정상화 기대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3.1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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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매섭게 치솟던 정유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서방국가의 대(對)이란 경제 제재 철회,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 재개 등 수급 정상화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증권가에서는 전쟁 타협과 추가 증산 등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점차 공급난이 해소되면서 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에쓰오일(S-Oil)은 전 거래일 대비 4600원(-4.31%) 하락한 8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이노베이션도 전장 보다 6000원(-2.96%) 내린 19만7000원에 마감했다.

특히 중앙에너비스는 최근 3거래일 만에 21.32%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흥구석유와 극동유화 역시 각각 16.89%, 12.11% 급락했다.

앞서 정유주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러시아에 대한 미국·유럽연합(EU)의 경제제재 수혜 업종으로 꼽히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수출 국가인 러시아의 충격이 국내 정유사에 우호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 유가는 크게 치솟았고,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도 8주 연속 올라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03년 이후 9년만의 일이다.

최근엔 분위기가 좀 다르다. 국제 유가가 수급 정상화 기대감에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정유주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가 최근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회원국에 석유 생산량을 늘릴 것을 촉구하고, 동시에 우크라이나가 종전을 위해 타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는 10% 이상의 낙폭을 보였다.

실제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12% 이상 폭락한 배럴당 108.7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4월물도 전 거래일보다 13% 폭락한 배럴당 111.1달러를 나타냈다. 특히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전거래일보다 17% 이상 폭락해 배럴당 105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이란과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 행동계획) 당사국들 간의 핵 협상이 중단됐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공급 우려가 지속, 재차 오름세를 보였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WTI 가격은 전장보다 3.31달러(3.1%) 오른 배럴당 109.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한 주간 5.5% 하락했다. 전주에는 WTI 가격이 26% 폭등했다. 원유 시장의 공급 부족 우려는 해소되고 있지 않지만, 단기적으로 유가가 폭등하면서 오른 주가에 투심이 불안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정유사의 경우 단기적으로 정제마진이 동반 상승하며, 수익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으로 보통 4달러 안팎이 손익분기점이다. 정유사의 정제마진이 높아진 이유는 국제유가가 낮을 때 사들였던 원유를 이용해 석유제품을 만들어 현재 시세에 맞춰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정유사들은 4개월분 이상의 원유를 미리 사 재고로 비축해 놓는다.

최고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이상에서 얼마나 더 오래 머물지가 변수이지만, 정제마진이 상승하는 구간이기 때문에 정유업종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지금의 혼란스러운 대외변수의 영향을 가격에 전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엔 매도 시점을 고려할 때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유가 상승은 정유주 단기적 모멘텀에 불과해 길게 이어질 경우 오히려 수요 위축으로 인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지정학적 이슈를 업고 단기간 급등한 만큼 관련주 매도 시점을 고민해야 한다"며 "유가 방향성을 보고 정유주 투자를 고민하기보다는 더 확실한 투자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가 강세가 장기화될 경우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수익 건전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정유사의 매출원가 6%는 연료비용, 유가와 연동되는 해당 비용은 고유가 장기화에 따른 비용 압박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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