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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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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시대] 세계적 탈석탄에 문닫는 석탄 발전소…어떻게 탈바꿈되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1.17 12:54
석탄발전

▲중국 석탄발전소(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탄소중립 추진의 일환으로 전 세계가 석탄발전소 폐지에 시동을 걸고 있는 가운데 탈탄소 과정에서 문을 닫는 발전소가 새로운 시설들로 탈바꿈되는 사례들이 등장하면서 관심이 집중된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한 한국도 석탄발전소 폐지를 앞두고 있기에 이러한 해외 사례들이 우리가 탄소중립을 향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석탄 산업의 사후 삶"이란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폐쇄된 석탄발전소들이 어떻게 변하는지 조명했다.

가장 대표적인 국가는 탈석탄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미국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약 12.6 기가와트(GW)에 달하는 석탄발전소를 올해 폐쇄할 예정이다. 올해 문 닫게 될 최대 규모의 석탄발전소는 미국 오하이오 주에 위치한 1305메가와트(MW)급 발전소로 전해졌다.

EIA는 "미국은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약 11GW 씩 석탄발전소를 폐쇄해왔지만 작년에는 4.6GW로 속도가 주춤해졌다"며 "그러나 올해부터 다시 빨라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와중에 업계에서는 그간 석탄산업에 크게 의존했던 도시들을 어떻게 되살릴 것인지는 물론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발전소들을 어떻게 탈바꿈시킬지 모색해왔다. 

대표 사례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세운 원전기업 테라파워다. 작년 11월 테라파워는 미국 서부 와이오밍주 소도시 케머러에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와이오밍주는 미국 최대의 석탄 생산지이고 석유, 천연가스 등 자원도 풍부하며, 케머러는 퍼시피코프 자회사 로키마운틴파워가 운영하는 석탄 발전소 소재지다. 해당 발전소가 2025년에 폐쇄되는 가운데 2024년부터 신형 원전 건설이 시작된다.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는 이 지역 석탄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존재가 케머러를 선택한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매사추세츠 주에 위치한 홀리오크에서는 약 54년 동안 전력을 공급해왔던 석탄발전소가 문을 닫았고 그 자리에 태양광 발전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가 새로 설치됐다. 그 결과, 지난 2018년 새로 거듭난 5.8 MW급 마운트 톰 태양광 발전단지는 지금까지 전력을 꾸준히 공급해 주(州)에서 설정한 재생에너지 목표달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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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문화시설로 탈바꿈한 위스콘신 주의 블랙호크 화력발전소

비(非) 에너지 생산 시설로 탈바꿈하는 사례들도 주목을 받는다. 위스콘신 주에 가동됐던 블랙호크 화력발전소는 ‘벨로이트 파워하우스’란 이름으로 대학생들을 위한 복합문화시설로 새로 탄생했다. 미주리 주의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발전소는 사무실로 변했고 펜실베이니아 주의 경우 의료용 대마초 재배를 위한 산업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석탄발전소가 새로운 시설로 탈바꿈되는 사례는 미국 외에서도 볼 수 있다. 영국 런던의 경우 과거 산업혁명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석탄발전소들은 미술관과 상업시설 등으로 개조돼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런던에 전기를 공급하던 석탄발전소는 이제 일부 흔적 만 남아있다.

템즈강 부근에 위치해 네 개의 굴뚝을 자랑하는 석탄발전소 ‘배터시발전소’도 가동을 중단한 지 오래다. 이제 곧 상업시설로 바뀔 예정이다. 옛 석탄발전소 근처에는 태양광 발전소가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또 탈탄소 기조에 맞춰 폐쇄됐던 영국 북부 지역의 석탄 광산들은 지열발전소로 전환되는 계획이 진행 중이다.

석탄 강국인 호주에서는 인도, 중국 등 호주산 석탄 수입국가들이 남아있기에 석탄을 당장 포기할 계획이 없지만 조금씩 재생에너지를 도입하려는 사례들이 포착되고 있다. 세계 최대 석탄수출 항구인 뉴캐슬은 2040년까지 모든 사업 부문에서 탈탄소를 달성하겠다고 이달 초 발표했다.

또 호주 퀸즈랜드의 경우 석탄 수출 터미널을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제조 및 수출 시설로 전환하려는 계획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성 등을 검토하기 위해 석탄 수출 사업을 맡고 있는 댈림플 베이 인프라스트럭쳐는 지난해 퀸즈랜드 정부, 인프라 투자업체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탈탄소 과정에) 석탄 관련 시설들을 철거해 없애버리는 경우는 환경에 해로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업 등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반면 석탄 시설들의 목적을 바꾸면 지역 인프라가 재활용되고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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