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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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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스마트 사회, 인류에게 축복일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1.03 10:20

고경철 세종과학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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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철 세종과학포럼 회장

우리의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돌풍이 아닌 태풍급으로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 드라마 인기의 이면에는 그만큼 삶이 고통스러운 취약계층, 사회적 약자들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과연 빈익빈 양극화의 경제판도가 어디까지 계속될까. 이러한 현상을 그대로 시장에 맡긴다면 그야말로 그 부작용은 확대 재생산될 것이다.

경제용어에 노이즈 마케팅이라는게 있다. 제품이나 자사의 홍보를 위해 뻔하게 문제가 될 것을 알면서 의도적으로 행하는 실수아닌 실수를 행하는 전략을 말한다.

오징어게임도 마찬가지다. 비록 영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극중 여성신체를 훼손하는 듯한 대사, 종반에서 보여준 바디페인팅과 외국 배우들의 여성 혐오성 연기 등은 여성단체의 항의를 크게 받을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실토만으로는 제작팀의 실수를 덮기에 아쉬운 부분이다. 폭력은 폭력일 뿐이다. 폭력물이 하나의 장르인 것은 인정하지만, 이처럼 폭력을 미학적 요소로 승화시키려는 퀼트성 작품이 일부 매니아들만의 전유물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흥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는 게임 같은 현실이 더 현실 같은 게임보다 더 지옥"이라는 극중 이길남 노인의 극중대사에서 일부 답을 찾을 수 있다. 정말 더 아쉬운 것은 우리 한국 사회가 마치 불평등과 불공정이 판치는 사회인양 전세계인에게 강하게 비춰진 것이다. 하지만 물론 코로나 펜데믹으로 사회적 약자층 패자들만 죽어나가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뿐이 아닌 지구촌 전체가 겪고 있는 고통스런 현실이다. 아직도 멈추지 않는 가정폭력, 아동학대, 사회곳곳의 성차별, OECD 최고수준의 자살율, 교통사고 사망률, 인구감소율도 우리 대한민국의 안고 있는 자화상인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사회가 되면서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과 제품이 새로운 산업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이 기술을 확보한 빅테크 정보기술(IT)의 비대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가 편리하게 느끼는 5G기술, 스마트제품 그리고 인공지능 서비스가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경제 질서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로봇기술까지 현실화되면 그야말로 인류가 꿈꾸던 스마트 사회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경제질서가 과연 공정할까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더욱 사회적 약자층에게 불공정한 게임에 더욱 강력한 아이템이 추가되는 것과 같다면 심판의 역할이 분명해진다. 기울어진 판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경사진 플레이 그라운드에서는 높은 곳을 차지한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는 약자계층은 바로 대기업과 경쟁조차 안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라고 단언한다.

우리 인류가 꿈꾸던 스마트사회는 디스토피아가 아닌 바로 유토피아이다. 모든 인간이 하루 3시간만 일하고, 주 3일만 일하는 지상낙원. 남는 대부분의 시간은 여가와 창조적인 작업으로 인간적인 사회. 그런 사회를 300년전 토마스모어는 꿈꾸었다. ‘현실세계가 더 지옥’이라는 지금의 판을 조금이라도 예전으로 되돌릴 수 있는 희망이 우리에게 있을까.

인간을 보다 인간답게 만드는 그런 세상을 향한 희망. 지금의 빅테크 기업들만의 살을 찌워주는 그런 결말이 아닌, 갈 곳 없이 방황하며 고통받는 개개인, 소기업, 자영업을 살리는 그런 방향으로 기술과 제도가 발전해야 한다. 여기에 시장경제와 기술 개발자들 만의 몫으로 맡기기에는 승부가 정해진 지옥 같은 게임과 같이 너무 가혹하다. 국가가 나서서 그 판의 질서를 바로잡아 한다. 그것이 거버넌스이다.

유력 대선 주자들의 이전투구 속에 정책 대결은 사라지고 정치적 공방만이 난무하는 현실은 마치 불꺼진 어둠속에서 서로 권력을 쥐겠다고 난투국을 벌이는 영화의 한 장면과 겹쳐진다. 불이 켜지면 쓰나미처럼 다가올 미래의 불확실성을 대비할 진정한 공약대결을 게임판의 참여자들인 국민들이 절실하게 기대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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