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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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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日·EU처럼 15% 관세 받은 날…인도·브라질은 ‘관세 폭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31 11:42

韓, 7번째로 미국과 관세협상 완료…英 다음으로 최저 관세율

품목별 관세도 인하…車 15%, 반도체·의약품 ‘최혜국 대우’

무역협상 미타결국엔 ‘관세 폭탄’ 예고…“기본관세 15~20%”

인다·브라질은 징벌적 추가 관세…대만 등 비상

USA-TRUMP/TARIFFS-SOUTH KOREA

▲(사진=로이터/연합)

미국이 한국과 협상 시한 종료(8월 1일)를 이틀 앞두고 한국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일본과 유럽연합(EU)에 적용된 관세와 동일한 수준으로 한국은 대미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전면적이고 완전한 무역협정에 합의했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에 대한 관세를 15%로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국은 영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EU에 이어 7번째로 미국과 관세협상을 완료했다. 미국이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영국(상호관세 10%)을 제외하면 한국은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한 국가 중 일본·EU와 동일하게 최저 관세율을 확보받은 것이다.


미국은 일본의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지난 22일 합의했고, EU와는 지난 27일 30%에서 15%로 상호관세를 인하하는 협상을 타결했다. 이에 앞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도 미국과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율이 각각 46%→20%, 32%→19%, 20%→19% 인하됐다.


여기에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캄보디아, 태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두 나라와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부터 태국과 캄보디아에 36%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는 일본·EU와 마찬가지로 15%로 적용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에 대한 25% 관세를 지난 4월부터 부과하기 시작했다. 다만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50%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엑스(X)를 통해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경우 한국처럼 반도체·의약품에서 '가장 낮은 관세율'을 보장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와 면담하기 위해 백악관 들어가는 한국 통상협상단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태운 한국 통상협상단 차량이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면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서쪽 출입문 검문소를 통과하고 있다.

이날까지 무역협상을 완료한 국가들은 모두 미국에 '양보'를 하면서 관세 인하를 얻어냈지만 한국, EU, 일본은 서로 비슷한 조건으로 상호관세율이 15%로 인하됐다.


한국은 3500억달러(약 487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이는 미국이 한국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4000억달러보다는 적지만, 한국이 애초 미측에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진 1000억달러보다는 상당 정도 늘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반도체, 원전, 이차전지, 바이오 등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에 대한 대미 투자펀드도 2000억 달러 조성될 예정"이라며 2000억달러 펀드의 구체적 형태에 대해 “대출과 보증에 들어가는 돈이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이고, 직접투자의 비중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과 EU도 미국의 거듭된 압박에 최종 대미 투자규모가 각각 5500억달러(약 764조원), 6000억달러(약 833조원)로 불어났다. 그러나 일본 역시 5500억달러 중 1~2%가 출자 금액에 해당된다고 설명했고 EU는 투자 의향이 있는 기업들의 투자액을 집계해 강제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한국이 미국과 약속한 조건은 일본·EU와 비슷하다.


한국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1000억달러(약 139조원)를 3년 반에 걸쳐 수입하기로 했고 EU도 향후 3년간 7500억달러(약 1040조원) 규모의 미국 에너지를 구입하기로 약속했다. 일본은 에너지 수입을 발표하지 않은 대신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했다.


US-POLITICS-TRUMP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FP/연합)

이런 가운데 미국과 협상이 아직 타결되지 않은 국가들에겐 '관세 폭탄'이 예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무역합의를 타결하지 못하는 나다들에 15~20% 수준의 기본관세를 일괄적으로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8월 1일)까지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국가들에 대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목요일(31일) 성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캐나다, 멕시코, 대만 등은 아직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지 못했는데 타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 무역 협상가들은 대만을 레몬처럼 쥐어짜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미타결국인 호주의 경우 미국과 무역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공개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CNBC는 전했다. 다만 호주는 미국이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인 데다 최근 미국산 소고기에 자국 시장을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무역협상이 타결됐음을 발표하기 전, 트루스소셜에 인도의 무역장벽과 러시아산 군사장비 및 에너지 구매 등을 지적하면서 “8월 1일부터 인도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언급된 것들에 대해 벌칙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에 기본관세 10%에 추가로 40%를 더해 총 50%의 관세를 오는 6일부터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미국 기업, 미국인의 표현 자유권, 미국 외교정책,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치는 브라질 정부의 이례적이고 이상한 정책 및 조처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와 달리 이번엔 상호관세 연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8월 1일이 마감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마감이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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