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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 진행했다. 연합 |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171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현안 공조, 코로나 백신 및 신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선진 기술과 한국의 생산 역량을 결합한 한미 백신 글로벌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담에서 양 정상은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한국군 55만명에게 백신을 직접 제공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정상회담 다음날인 22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의 백신 위탁생산 계약이 체결됐다.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합종연횡도 펼쳐진다. 4대그룹이 394억달러(약 44조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계획을 밝히면서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신규 파운드리 공장 구축에 총 170억달러(약 19조 16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약 140억달러(약 15조 8000억원) 규모의 현지 합작 또는 단독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미국내 전기차 생산과 충전 인프라 확충에 총 74억달러(약 8조 3000억원)를 투자하겠고 선언했다. SK하이닉스는 10억달러(1조 1000억원)를 들여 실리콘벨리에 인공지능(AI), 낸드 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한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한다.
미국의 대표 화학기업인 듀폰은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센터를 한국에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투자를 미국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에 한국 기업들이 동참하는 모양새라고 해석한다.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와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 등 외부 요인에 따른 것이다. 이들 기업으로서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위가 강화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윈-윈’ 투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중 간 긴장이 팽팽한 상황에서 미국을 향한 대규모 투자가 중국 견제 동참으로 해석될 수 있어 중국 측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우리 기업을 위해 세제·인프라 등 투자 인센티브를 지원해달라고 미국 측에 요청한 상태다. 한미가 해외 원전시장 공동 진출에 합의한 것도 우리 입장에서는 성과다. 문 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원전사업 공동참여를 포함해 해외원전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최고 수준의 원자력 안전·안보·비확산 기준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공동성명과 함께 공개된 ‘팩트시트(Factsheet)’를 통해 한미 양국은 함께 원전 공급망을 구성함으로써 해외 원전시장에 공동참여하기로 약속했다. 이 같은 협력의 일환으로 원전 공급 때 국제원자력기구(IAEA) 추가 의정서 가입 조건화를 양국 비확산 공동정책으로 채택하기로 했다. 한국과 미국이 원전을 제3국에 수출할 때 상대국이 IAEA 추가 의정서에 가입해야만 원전을 공급하기로 조건을 내건 것이다.
양국은 또 기후, 글로벌 보건, 5G·6G 기술과 반도체를 포함한 신흥 기술 등에서도 새로운 유대를 형성하기로 했다. ‘아르테미스 약정’을 포함한 우주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다양한 신기술 분야에서 기술·공급망 구축, 인적교류 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