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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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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현장 행차에도…건설사 산재 안 끊기는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9.13 06:00

건설업계 “李 대통령 엄포에 현장 나가 관리 총력”
전문성 있는 안전 인력 부족으로 인재 사각지대 有

건설 사고

▲서울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최근 건설사들이 신기술 적극 활용에 그치지 않고 대표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 사고는 여전히 끊이지 않는 모양새로, 안전 인력이 부족해 인재(人災) 사각지대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지하 공사 현장의 안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12공구 현장을 대상으로 경영진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에는 정경구 대표이사와 김영한 인프라본부장을 비롯한 임직원이 참여했다. 주요 점검 대상은 철도보호지구 내 차량기지 진입 선로 시공 구간의 터널 내부 작업 여건, 흙막이 가시설 상태 등이었다.


한화 건설부문은 외국인 근로자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지난 5일 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 공사현장에서 맞춤형 안전보건 교육을 실시했다. 외국인 안전문화 지도사가 전 현장을 대상으로 화상 교육도 진행했다. 또, ㈜한화 건설부문은 자체 HS2E 모바일 프로그램을 활용해 '근로자 안전신문고'를 운영 중이다. 안전모와 현수막에 QR코드를 부착해 근로자가 모국어(10개국 언어)로 위험 사항을 언제든지 접수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롯데건설도 박현철 부회장 취임 이후 매월 전국 현장을 불시에 직접 방문해안전 점검을 시행하고 있다. 근로자 건강 상태 확인을 위한 '비접촉식 생체신호 측정 기술'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해 9월 중 전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엄포를 놓은 만큼, 어느 업체든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이 회사에서 자리를 지키기보다 현장에 나가 안전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건설업에서는 여전히 사망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달에만 벌써 네 곳의 건설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9일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경기도 시흥시 아파트 현장에서 50대 하청업체 근로자가 철제 계단에 부딪혀 숨졌다. 6일에는 롯데건설 경남 김해시 불암동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굴착기 버킷에 치여 사망했다. 지난 4일에도 대우건설 의 울산 LNG 터미널 현장에서 40대 근로자가 숨졌다.


건설업계는 고공 작업 등 업종 특성뿐 아니라 고령화로 인한 기저질환 증가, 외국인력 확충에 따른 소통 미비 등이 산업재해 발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업체별 현장 점검과 고용노동부의 불시 점검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현장은 안전 인력이 부족해 실효성이 반감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건설현장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일수록 관리 의지는 강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위에서 강조하는 수준으로 관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장 권한이 있기는 하나 전문성 있는 안전 인력이 부족한 인재(人災) 사각지대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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