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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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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수 있을 때 팔자"...러시아 등 주요산유국 석유생산 확대 발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5.18 13:40

석유수요 정점에 이르기 전 "최대한 다 팔자"

BP, IEA 등 주요 전문가들...2030년대 안팎으로 석유수요 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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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시추기(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곽수연 기자] 주요 석유 수출국들이 원유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고 공식 발표함에 따라 이를 둘러싼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18일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러시아를 포함한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걸프 국가들이 생산능력 확대 계획을 밝혀 앞으로 세계 석유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석유 수요가 정점에 이르는 시기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만큼 산유국들이 가능한 한 최대한 많이 팔아치워버리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석유수요가 정점을 찍을 시기와 관련해 2030년대 안팎으로 이뤄질 것이란 의견이 업계에서 지배적이다.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는 석유수요를 전망하는 3가지 시나리오를 지난해 제시했는데 이중 두 가지 시나리오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감소한 석유 수요가 다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작년을 석유 수요의 정점기로 제시했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석유 수요가 2030년에 최고를 찍고 내려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다국적 에너지기업 비톨 역시 2030년에 석유 소비가 최고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더 빠른 전망도 나왔다. 노르웨이 에너지기업 에퀴노르는 2027년 아니면 2028년, 에너지컨설팅업체 리스타드 에너지는 2026년에 석유수요가 피크를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산유국들은 석유 수요가 본격 떨어지기 전 원유생산을 최대한 늘려 수익 극대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걸프 국가들이 생산량을 늘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 온라인 매체 트로이미디어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2024년까지 생산능력을 하루 115만 배럴 추가할 계획이다.

이라크도 현재 하루 480만 배럴어치의 원유를 생산하는데 2029년까지 생산능력을 하루 800만 배럴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지난 3월 이라크 석유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하루 생산량이 1200만 배럴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도 지난해 최고석유협회에서 1220억달러 예산을 투입해 현재 4백만 배럴의 생산량을 2030년까지 5백만 배럴로 확대하기로 승인했다.

러시아 에너지 장관도 원유 수요가 감소하는 2029년까지 산유량을 하루 1030만배럴에서 1110만배럴로 늘릴거라고 말했다.

트로이미디어는 러시아 에너지부 내부문서를 인용해 러시아가 2027~2029년 사이에 원유수출 수익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러시아 에너지위원회 파벨 자발니 위원장은 "현재 매장된 원유 현금화가 핵심전략이다, 다시 말하면 석유 수출을 통한 최대 수익 실현이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막대한 원유가 현재 자국내 매장되어 있기 때문에 2029년까지 석유 수출을 통한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산유량 확대가 급선무다.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러시아가 현 수준의 자원 채굴을 계속할 경우 원유는 2080년까지 계속 생산할 수 있고 천연가스는 103년 뒤면 고갈될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등에서 이러한 막대한 원유가 생산됐을 때 수출 대상 국가도 주목을 받는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중국이 러시아의 가장 큰 고객이고 "수출을 통한 이익 최대화" 계획에 도움이 될 국가라고 분석했다.

중국 다음으로 구매규모가 큰 지역은 유럽으로 꼽혔지만 유럽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에 총력을 가하고 있는 만큼 원유 수입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러시아가 유럽 대신 동 시베리아 원유를 수입해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체는 이어 유럽을 대체할 만한 규모를 갖춘 구매자를 인도로 거론했다. 인도는 석유 소비의 80%를 수입에 의존한다.

이와 관련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인도 시장을 두고 러시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미국과 경쟁해야 한다"며 "아시아 신흥국 시장도 러시아의 주요 고객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앞으로 석유수요가 정점을 찍더라도 새로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수요가 수직낙하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수요가 2030년 이후에 점진적으로 천천히 줄어들 것이라는 뜻이다. 산유국들의 산유량 증대와 수요 둔화는 유가 폭락을 야기시키는 요인이지만 실제로 국제유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일축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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