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4월 16일(금)

[전문가 긴급진단] "車반도체도 전략물자···정부 지원으로 기업 유도해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4.08 15:26   수정 2021.04.08 15:34:33

유지웅 연구원 "일자리 문제 등 맞물려···적당한 혜택 필요"

박재근 학회장 "국내 육성은 중장기적으로 낭비"

주원 연구실장 "해법은 기업끼리 찾는 것···시장에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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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생산라인.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대란이 펼쳐지는 가운데 중장기적인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갑론을박(甲論乙駁)이 펼쳐지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쳐 국내에 생산라인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류지만 철저히 시장논리에 맡겨 기업끼리 해법을 찾아야 건강한 생태계가 조성된다는 반박도 힘을 얻고 있다.

8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차량용 반도체 대란의 해결책을 전문가들에게 의뢰한 결과 응답자들은 사태의 심각성은 공감하면서도 실마리를 풀어나갈 포인트는 저마다 다르게 짚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정부가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 삼성·SK 등이 생산시설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당장 가을까지 해법이 없는 상황인데 수년 뒤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법은 없다"며 "자동차 반도체가 생산이 어려운 품목은 아니지만 수익성이 떨어진다. 전세계적으로 반도체가 전략물자가 되는 분위기인 만큼 우리나라도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국가가 일정 수준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유 연구원은 "삼성·SK·현대차 등에 세제혜택 등을 주는 방향도 있지만 이쪽에 특화된 업체 자체를 탄생시키는 방법도 있다"며 "일자리 문제 등도 맞물려 있는 만큼 정부가 적당한 혜택을 줄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재근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은 "정부가 돈을 써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를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이는 실현하기 어렵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본다"며 "반도체 제조사와 자동차 회사가 상당히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 부분인데, 이를 강제적으로 연결할 수는 없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제조사들이 공장 증설 등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수년 뒤 비슷한 사태가 일어날 확률이 낮고 반복되더라도 파급력이 크지 않다는 게 박 학회장의 설명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철저히 시장 논리에 맡겨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주 연구실장은 "수요와 공급이 맞물려 발생한 문제인데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도 기업의 몫"이라며 "시장에 맡겨 풀어야 할 문제를 정부에게 떠넘길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한국지엠·쌍용차 등 국내 업체들까지 덮친 반도체 대란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김 교수는 "생산량이 한정됐는데 달라는 사람은 많아 (반도체 수급문제가) 백신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연말까지는 차 제조사들이 재고 조절에 애를 먹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학회장은 "전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데다 공급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차량용 반도체가 IT 제품에 쓰이는 범용제품과는 달라 수요자의 갈증이 풀리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대란 와중 완성차 기업들은 오히려 수익성 개선의 기회가 생겼다는 진단도 나왔다. 유 연구원은 "현대차가 (반도체 수급 문제로) 세우거나 세울 예정인 라인들을 보면 대부분 최근들어 수익성이 크게 떨어져 고민인 소형차들"이라며 "이들 물량 생산을 조절하고 풀옵션 모델 위주로 출고차량을 유도할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완성차 기업의 타격이 엄청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현대차는 이달 들어 주요 모델들의 할인 판매 폭을 크게 축소하는 등 수익성 확보에 나선 상태다.

폭스바겐, 토요타,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올해 초부터 공장을 100%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수요예측 실패로 공급이 부족한데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량을 늘리는데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부 생산시설이 자연재해로 멈춰서는 등 악재도 겹쳤다. 국내에서는 한국지엠이 일찍부터 특근 물량 등을 조절해왔고 현대차는 7일부터 14일까지 울산1공장 문을 닫는다. 쌍용차도 8일부터 16일까지 공장을 멈춰세웠고 기아 공장도 셧다운을 고려하고 있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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