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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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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vs 펄어비스, 게임업계 ‘허리’ 두고 ‘격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2.21 12:15

-펄어비스, 24일부터 '검은사막' 북미·유럽 직접 서비스…카카오게임즈 누린 수수료 수익은 펄어비스로



-카카오게임즈, 26일부터 K-뉴딜지수 편입…제외된 펄어비스 주가는 '급락'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국내 게임사의 ‘허리’ 역할을 맡고 있는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의 매출액과 시가총액이 펄어비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뛰어오르면서, 양사의 올해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 카카오게임즈-펄어비스, 이번 주 ‘운명의 날’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중견게임사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펄어비스는 오는 24일부터 ‘검은사막’ 북미·유럽 지역 서비스를 직접 진행한다. 그간 해당 지역의 서비스는 카카오게임즈의 북미법인인 ‘Kakao Games Europe B.V’가 맡아왔다. 이로써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북미유럽지역 서비스 대가로 카카오게임즈에 지불했던 수수료 비용을 내지 않게 되고, 카카오게임즈는 이를 통한 수입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지난 2019년 기준 카카오게임즈가 ‘검은사막’의 퍼블리싱을 통해 얻은 수익은 약 804억원이다.

반면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를 바라보는 시장의 표정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19일 펄어비스의 주가는 전일대비 6.47% 감소한 31만9700원을 기록했고,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전일대비 1.48% 상승한 5만4800원이다. 양사 주가의 이 같은 흐름은 한국거래소가 전날 발표한 ‘KRX BBIG K-뉴딜지수’ 구성종목에서 기존 펄어비스를 제외하고 카카오게임즈를 편입하기로 한 영향이다. K-뉴딜지수는 미래 성장주도 산업으로 주목받는 2차 전지·바이오·인터넷·게임(BBIG) 업종의 우량 종목들로 구성된 지수로, 지난달 말 기준 최근 3개월 간의 일평균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종목을 구성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펄어비스의 시총을 앞질렀고, 결과적으로는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함께 게임산업을 이끄는 상위 3종목 안에 포함됐다. 이번에 변경된 ‘K-뉴딜지수’는 오는 26일부터 적용된다.

◇ 숫자는 비슷해도 전략은 다르다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게임의 ‘허리’ 역할을 맡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넥슨이나 엔씨소프트, 넷마블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사는 짧지만,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업계 영향력을 폭발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양사는 매출과 시총 면에서 서로 엇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경쟁 중이다.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4995억원, 4888억원이다. 지난 19일 장마감 기준 시가총액은 펄어비스가 4조2168억원, 카카오게임즈가 4조841억원이다.

그러나 양사는 강점과 전략 면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펄어비스가 창업주 김대일 의장의 지휘 아래 펄어비스 본체의 개발력을 활용해 대작 IP(지식재산권) 개발을 노린다면, 카카오게임즈는 우수 개발사 인수합병(M&A)을 통해 경쟁력이 높은 IP를 확보하고 몸집을 불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모회사 카카오 및 카카오공동체의 경쟁력을 활용한 플랫폼 영향력도 카카오게임즈의 강점 중 하나다.

펄어비스는 올해 자체 개발한 트리플A 신작 ‘붉은사막’을 4분기 출시하고, 판호(중국 내 서비스 허가권)를 발급받은 ‘이브 에코스’(자회사 CCP게임즈, 중국 넷이즈 공동개발)의 서비스를 빠르게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펄어비스는 주식 분할을 통해 유통 주식 수 확대를 노린다. 분할 전 주당 액면가액 500원에서 100원으로 결정했으며, 신주권 상장예정일은 4월 16일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10종의 신작을 국내외에 선보일 예정이다. 기대작으로는 앞서 국내에 선보인 ‘엘리온’(크래프톤 개발)의 글로벌 출시와 4분기 출시가 예정된 ‘오딘:발할라라이징’(관계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개발)이 꼽힌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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